요즘, ‘응답하라 1994’라는 TV드라마가 화제다. 김일성 주석의 사망, 성수대교붕괴, 서태지의 등장 등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알리는 1994년을 배경으로 시대적 애환과 청춘의 고뇌를 담아낸 내용이 동시대를 살아온 삼사십대는 물론 이십대들도 이모, 삼촌 세대의 팍팍하지만 꿈이 있는 삶의 모습에 폭넓게 공감하고 있다.
파란만장했던 1994년세대가 막 사회에 진출할 무렵인 1998년 우리는 IMF 금융위기와 함께 국가부도라는 말을 생전 처음 듣게 되었다. 연이어 ‘구조조정’의 광풍과 ‘실직’, ‘가정해체’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이러한 사회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간의 자발적인 ‘기부’와 ‘나눔문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탄생했다.
공동모금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연말이면 한시적으로 이뤄졌던 ‘불우이웃돕기성금’ 모금운동을 연중 기부와 나눔이 가능한 선진국형 나눔 문화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연중 기부와 나눔이 많이 활성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이웃을 돌아보고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활발한 때는 아무래도 연말연시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인천 공동모금회는 ‘작은 기부, 사랑의 시작입니다’를 슬로건으로 지난 11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73일간의 나눔대장정에 돌입했다.
늘 그렇듯이 놀랍고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나눔의 사연들이 가득했던 지난해 인천의 사랑 온도는 107도를 기록했다. 올 해 모금 목표는 39억5천만원. 지난해 모금된 38억3천1백만원보다 3% 더 늘어났는데 그만큼 인천 시민의 사랑과 정성이 필요한 이웃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어려운 경제사정에 모두들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기라 40억원이나 되는 큰 돈을 어떻게 모을 것인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하지만 인천 시민 그리고 기업과 단체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의 손길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기적을 기대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인천 시민들이 모아주신 소중한 성금은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는 손길이 되고, 차디찬 아랫목을 덥히는 뜨거운 연탄과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한 끼의 밥으로 어려운 우리 이웃에 삶의 희망이 되기도 하며, 사랑과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희망의 빛으로 되살아난다.
놀랍게도 이 모든 일이 1천362원이면 된다. 290만 인천시민들이 1천362원씩 사랑과 정성을 보태준다면 가능한 일이다. ‘응답하라 1362’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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