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정리 정돈

우리는 어릴 적에 정리ㆍ정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다. 정리는 불필요한 것을 선별해서 유용한 것을 가지런히 하는 것을 말하며, 정돈은 한 장소에 정연하게 두는 것을 말한다. 정리ㆍ정돈을 잘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정리ㆍ정돈을 잘 해야 짜임새 있게 일을 할 수 있다. 어수선한 가운데에서는 멀쩡한 정신도 혼란스러워 일은 망치기 일쑤고, 창의적인 발상은 더욱 더 어려워진다.

학교 졸업 후에 사회에 진출한 사람들 중에는 주변정리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계획성이 결여되어 있거나, 일을 끝낸다 하더라도 과정을 중요시 하지 않아 하자 보수나 운용관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유능한 사람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리ㆍ정돈을 잘 하지 않으면 머릿속도 정리가 되지 않아 남의 얘기를 들을 여유가 부족하여 소통과 공감이 어려워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에서 정리정돈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학생교육에서도 정리ㆍ정돈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공부를 잘 한다고 하는 학생들을 보면 학습용품들의 정리정돈은 물론, 소지품의 정리정돈과 생각이나 사고도 논리적으로 정리ㆍ정돈을 잘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의 학교에서는 물자가 부족하여 아껴 쓰는 차원에서라도 정리ㆍ정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요즘은 이러한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한 집안에서 5명이 고시에 합격한 어느 교수 일가의 공부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공부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제기하면서 불필요한 요인들이나 방해가 되는 놀이 기구 등은 따로 옆방이나 공부방 한쪽에 공간을 만들어 보관하는 등, 주변 환경이 잘 정리되고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자료들로 넘쳐나고 있다. 우리는 그 자료들을 우리에게, 또는 나에게 필요한 자료를 선별하고 가공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정리ㆍ정돈이 필요하다.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학생들이 알아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고 그에 대한 자료 역시 넘쳐나고 있다. 꼭 필요한 것, 그저 그런 것, 그리고 잘못된 자료 등등. 이제는 더 늦기 전에 학생들에게 유익한 자료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과 이러한 자료들을 정리 정돈할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한 때이다. 그리하여 서로 소통하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창의적인 민주시민사회로의 발전을 꾀하여야 한다.

김영일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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