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건강음식 ‘김치’ 한포기 더 담그기

첫눈이 내릴 정도의 추위가 시작된다는 소설(小雪)을 앞두고 겨울 채비가 한창이다. 소설은 대개 음력 10월 하순에 드는데,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크게 추워지는 시기이기에 보통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른다.

올해는 태풍도 피해가고 날씨도 좋아 모든 채소 농사가 풍년이다. 특히 김장의 재료가 되는 배추, 무, 고추, 마늘 등의 농산물 생산량도 늘고 품질도 그만큼 좋아졌다.

그러나 농업인들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물가당국에 의하면 올해 김장가격은 작년에 비해 10~20% 적게 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가격이 크게 오른데 따른 기대심리로 재배 면적이 늘어났고 기상조건이 좋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안정 대책도 필요하겠지만, 올해는 가정마다 건강음식인 김치를 한 포기씩 더 담그면 어떨까. 김치는 두말할 필요 없이 과학적으로 여러 가지 효능이 입증된 건강식품이며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웰빙 음식이다. 

김치는 대부분의 재료가 채소로 구성된 저열량 식품으로 식이섬유와 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어느 식품보다 높다. 특히 배추와 무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과 변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김치에 들어있는 다양한 영양소는 항암, 면역력 증가, 소화,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춧가루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줘 지방을 연소시킴으로써 체중조절에도 보탬이 된다.

올해 초에는 미국 백악관의 안주인인 미셀 오바마 여사가 직접 김치를 담근 사진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하면서 미셀 오바마 여사를 위해 김치 요리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우리의 전통음식이 외국에서도 인정받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건강식이 된 것은 분명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이번 가을에는 우리 모두가 풍년의 넉넉한 마음으로 전통 건강식인 김치 한 포기를 더 담가 소외된 이웃과 정을 나무고 축 쳐진 농업인의 어깨도 올려주며 가족 건강까지 챙기는 1석 3조의 기쁨을 누려보자.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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