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연목구어식 경기도 교육청의 외국어 교육

경기도 교육에는 대학 입시를 위한 교육 외에도 외국어 교육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경기도 동서남북을 어디에서나 외국어 교육을 하는 학원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한국에 일을 하러 온 외국인들도 너무 쉽게 길에서 마주친다. 그들이 국적이 어떤지는 몰라도 일단 영어를 하면 대단해 보이고 그리고 기타 외국어를 하면 우습게 보인다.

이러한 습관에 젖은 우리가 자유스럽게 여러 외국어를 부끄럼 없이 구사할 있는 환경조성은 무척 중요하다. 국제적인 대도시에는 온종일 여러 민족들에 의해 여러 언어가 동시에 새들이 모여 떠드는 것 같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우리가 경기도에서 외국어를 쉽게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환경이 외국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생활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굳이 외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어는 생활을 통해 배우고 그 능력이 생활습관과 같이 더욱 진전된다고 하는데, 경기도에서 외국어를 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은 거의 없다. 오히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난 외국인을 사랑하여 결혼하고, 공부하고, 국제적인 외국 도시에서 살다가 지금은 같이 경기도에서 살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사는 아내의 고충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 고충은 서울에서 살 때 보다 이곳 경기도에서 살 때가 더 심한 것 같다. 도내의 환경을 보면 외국인이 살기 편하게 된 시설은 별로 없다고 본다. 많은 것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이해하라는 강압적 환경이지 국제적인 환경으로 그들이 이곳에서 편리함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적다.

경기도의 버스 및 지하철역이 그렇고 길 안내도 그렇고, 길에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외국어로 물어 보아도 자신의 어려움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경기도에서 외국어가 통하는 관광안내소를 찾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외국어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경기도 교육청의 교육감이나 직원이 강조하는 내용을 들어도 잘 이해가 된다. 그들의 구호와 정책은 맞는 얘기이지만 그들이 얼마만큼 외국인의 입장에서 경기도의 환경을 생각했는지 의심스럽다.

경기도에서 외국어가 내외국인이 서로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시장이나 광장이라도 형성되어야 한다. 외국어는 생활이지 외우거나 사고하는 문자나 철학이 아니다. 경기도 교육청의 경기도에서의 제2외국어 교육이 연목구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기도의 국제화에 경기도청과 의회 그리고 교육청이 모두 같이 노력해 경기도의 국제화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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