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은 스스로 터득 되어지는 것도 있지만 어른의 가르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가 겨울에 꼭 기억해야 할 풍경은 어르신을 찾아 새해에 덕담을 듣는 일이였다. 삶의 땀방울로 채워진 어른의 경험은 도서관이며 역사이며 교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어른을 찾아 덕담을 듣는 이가 없어 졌다는 느낌이 든다.
필자는 한지역의 정신문화를 관장하는 문화원장으로서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어른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필자가 어릴 적에는 마을마다 어른이 계셨다. 어른의 말씀 한마디는 마을의 질서를 유지시켰고 마을 사람의 관계를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른이 계신 것만으로도 질서가 유지되었다. 도덕이 양심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법은 이론에만 충실하면 되기 때문에 상식과 도덕에 반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사회의 지탄을 받지 않는다. 도덕에 반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냥 그렇게 지나가 버린다. 도덕 불감증이 사회적 저항을 받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어느 날 골목까지 스며든 절대 권력은 마을과 정신까지 어른들이 설자리를 빼 앗아 갔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명예와 돈과 권력이 균형을 이루며 사회를 지탱한 것 같았는데 지금은 자본주의에 너무 빠져버린 나머지 돈이면 권력도 명예도 쉽게 얻어지는 세상이 된 것 같다. 평생을 꿋꿋하게 걸어온 길을 한순간에 후회하는 분들을 종종 보아왔다.
무엇이 이분들을 아프게 만든 것일까. 어른은 이러한 모순된 부분을 치유하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시는 분들이다. 권력은 질서를 지키는 힘이다. 그 힘이 제자리를 찾지 못할 때 우리는 어른을 망령든 노인으로 취급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스스로 질서를 유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할 시간이다.
여든의 인생을 살아오신 한 어르신의 말씀이 귓가를 울린다. “우 원장 나이 여든이 쉬운게 아니여…”
우리의 지도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우호철 화성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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