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드컵 예선 이란전을 치른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는 박수소리보다 한숨소리가 더 가득했다. 그리고 사흘 뒤, K리그 30주년 기념 올스타전 행사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지만 군데군데 빈 좌석으로 가득했다. 썰렁한 분위기를 만회하고자 장내 아나운서가 끊임없이 관중 환호를 유도하는가 하면, 요즘 열애설로 주목받는 박지성 선수와 인터뷰도 하고, 초반부터 벤치에 앉아있는 구자철, 기성용, 윤석영, 이청용 등 해외파 선수들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축구 팬들로부터 외면받은 올스타전이 되버렸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올스타 선수들조차도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미국 메이저 리그 전통 명문팀 뉴욕 양키스는 선수 유니폼 등에 이름이 없다. 베이브 루스, 루 게릭, 조 디마지오, 미키맨틀, 얼 캄스, 토니 라제리 등 명예의 전당 헌액 타자와 허브 페낙과 같은 엄청난 투수도 있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를 지탱하는 진정한 힘은 스타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경기에서의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라는 불문율이다. 핀스트라이프(Pin-stripe,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일컫는 말)를 입으면 개인이란 없다는 것, 이것이 바로 뉴욕 양키스를 이끄는 힘인 것이다. 한때 미국 한 인터넷 사이트 설문에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살리기 위해 누구를 CEO로 앉히면 되겠느냐는 답변으로 닛산 카를로스 곤 회장, GE의 잭 웰치 전 회장, 빌 게이츠 MS 회장, 대처 전 영국 총리 등 쟁쟁한 사람들이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으로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뽑혔다. 맨유를 21년 동안 맡아 2부 리그 강등 위기에 처한 팀을 프리미어리그의 영원한 챔피언 후보로 끌어올린 퍼거슨 감독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변함없는 철학을 갖고 있다. 당시 최고 미드필더로 인정받았던 데이비드 베컴과 5년 동안 150골을 뽑아냈던 루드 반 니스텔루이 등과 같은 스타들도 팀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안 보이자 결국 다른 팀으로 이적되었다. 2002년 월드컵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었던 한국 대표팀 히딩크 감독과 올림픽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역시 팀워크(teamwork)를 우승의 최우선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이제 이쯤 되면 우리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진리를 스포츠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것으로 단정 짓지 말고, 새삼 대~한민국! 팀코리아(Team-Korea)를 외치며 오늘 하루를 힘차게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김영석 경기도수원월드컵관리재단 사무총장
오피니언
김영석
2013-06-27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