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꽃을 사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예전만큼 꽃을 찾지 않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꽃 소비액은 늘어나기 마련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현재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은 1만5천원 선에 불과하다. 이웃 일본이 10만원을 훌쩍 넘고 노르웨이가 16만원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적어도 너무 적다.
꽃 소비 감소는 꽃을 재배하는 농가에도 큰 타격이지만 국민 행복의 관점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꽃 한 송이를 주고받는 여유가 없는 사회에서 높은 수준의 문화와 행복을 누리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힘들어서 꽃을 살 여유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예쁜 꽃을 받으면 자연스레 지어지는 천연 미소, 즉 입술과 눈가의 근육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인위적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자연 미소를 ‘듀센 미소’라 한다. 꽃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에게 가장 아름다운 천연의 미소를 짓게 하며 사람들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단골고객이다.
꽃이 가진 가장 보편적인 가치인 ‘아름다움’으로 인간 생활의 보이는 부분을 아름답게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도 끌어들여 결국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출산과 생일, 입학과 졸업, 취업과 승진 등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고 서로 나누기 위해 나의 마음이 상대방의 마음에 전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꽃에 담아 선물하곤 한다.
필자도 오늘 퇴근길, 꽃집에 들러 한 다발의 꽃으로 김장김치 담그느라 힘들었던 아내의 얼굴에 ‘듀센 미소’를 꽃 피우는 멋진 남자가 돼봐야겠다.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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