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화이트데이를 아시나요?

라승룡 국립축산과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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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일, 4월9일, 5월2일, 9월9일 모두 축산물 데이다. 3월3일은 삼겹살데이, 5월2일은 오리데이, 9월9일은 치킨데이. 그런데 4월9일은 무슨 날일까.

4월9일은 바로 하얀색 고기의 대명사 ‘닭고기’를 먹는 화이트데이(白日)이다. 9일은 한 해가 시작된 지 100일에서 하루가 모자라는 99일째가 되는 날로 100일에서 하루(一)를 뺀 흰 백자 백일(白一)이다. 예로부터 99세를 백수(白壽)로 일컬었다는 점에서 토종 화이트데이에는 99일째가 되는 날에 백숙을 먹고 백수(白壽)를 누리자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닭고기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닭고기가 남녀노소 모두 즐겨먹는 서민 음식이지만 옛날엔 손님을 접대하는 잔칫상에나 오르던 귀한 음식이었다. 특히 장모는 백년손님인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았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근육섬유가 가늘고 연해 소화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위가 약한 환자나 노인, 어린이에게 좋다. 또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다. 특히 닭 가슴살은 단백질을 23.1%나 함유하고 있는 고단백 식품이다. 연예인들의 몸매관리 비법이 닭 가슴살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닭 가슴살 찾는 사람이 많아져 ‘요새는 가슴 없는 닭이 많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또한 닭 날개에는 콜라겐 성분이 많아 탄력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원한다면 닭 날개를 먹는 것이 효과가 있다.

이밖에 닭고기는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전체 지방의 2/3 정도가 불포화 지방산이어서 다른 육류보다 필수지방산이 많다.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나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리놀렌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비타민A가 쇠고기의 10배 정도 많고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일본의 한 제과업체가 판촉을 위해 만들었다는 2월14일, 3월14일은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라 해서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농민들을 위한 화이트데이(白日)를 아는 이는 드물다.

우리 땅에서 만들어진 농축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하여 만들어진 4월9일 화이트데이(白日). 다이어트는 물론 피부에도 좋은 닭고기를 많이 먹어 어려운 시기 우리 농민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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