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유일한 축구대회

이백래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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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이상 되신 어르신들로만 구성된 약 30여개의 축구팀이 우리나라에 있다. 83~85세의 선수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 축구팀들이 매년 대회를 수차례씩 치르고 있다. ‘어르신 축구대회’, ‘장수축구재단대회’, ‘최장수 어르신 축구대회’가 그것인데,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어르신들의 축구대회다.

축구가 좋아 평생 축구공을 놓지 않고 운동을 해 오신 분도 있지만, 사오십이 지나서 취미를 갖고 축구가 주는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공을 차는 경우도 많다.

이 분들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청소년시절 해방을 맞이했으며, 이후 대한민국정부 수립에서부터 6·25동란, 6,70년대 산업화, 80년대 민주화 항쟁 등 우리나라 근대의 가장 격동적인 시대를 고스란히 온 몸으로 겪으며 희생적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이 분들의 눈물겨운 노고는 철저한 애국애족과 책임감이 없었다면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분들이 오는 5월 드넓은 운동장에 다 같이 모여 건강, 단합, 행복을 외치며 전년도에 이어 축구대회를 연다. 화창한 계절에 건강한 모습으로 푸르른 운동장을 누비는 어르신들 모습을 미리 그려본다.

나는 이 대회의 고문과 명예회장으로 작년부터 이 대회를 치러오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대회의 뿌듯함이 더욱 커짐을 느낀다. 올해도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어르신들의 운동장 사용과 심판선정, 경기보조의료진 등 대회에 필요한 것들을 ‘경기월드컵재단’, ‘경기생활체육연합회’, ‘경기축구연합회’ 등과 상의하며 도움을 받게 됐다. 어르신들의 부상에 대한 염려로 다소 제약이 따르는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많은 이해와 배려를 약속해 주어 위안이 되고 감사한 마음이다.

세계 유일의 어르신 축구대회에서 멋진 모습으로 공을 차시는 어르신들의 건강과 열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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