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직업인으로서 동일직군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인문사회 분야 등 다른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나누는 대화에서 언급되는 용어, 관심의 범위, 사고하는 논리체계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직이 이공계 대학교수 이외에 사회적 직업으로 자리를 잡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한 것은 그다지 먼 얘기가 아니다. 신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 각 산업에 기여할 과학기술인력도 급속한 속도로 성공적으로 양성됐다. 우리 사회의 정치, 문화, 경제의 양극화가 진정한 사회통합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처럼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사고방식 체계의 수용으로 생긴 소통의 단절도 잠재적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 사람이 과학적 사고를 하도록 훈련이 되고 사회에 필요한 직업인으로서 기여하기까지는 많은 투자와 시간이 들어가고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학습기간 동안 습득한 지식이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말미암아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늘 긴장하고 관련 신지식을 갱신하며 살아야 하고, 사회 구성원간 의사소통이 높은 수준으로 이뤄져야 각 분야의 역량이 상승적으로 발현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나 과학기술인이 지금까지 취해온 의사소통 대응태세로 보면 소통의 단절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
과학기술 감각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경제 감각이 없으면 사회생활하기 어려운 것과 같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삶의 필수 요소이다. 일반인들을 위한 대중적 과학행사와 국공립 과학관 시설들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과학기술의 원리를 자신의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들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느껴볼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 더불어 각종 미디어 기관들이 주도적으로 과학기술 대중화를 촉진하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제시해야 한다. 현재의 대중 과학행사와 과학 전시사업이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 같아 한편 우려도 되지만 각종 행사와 전시회에 과학기술을 전공할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학습 대상자와 일반 성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유도하고 격려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와 과학기술직 종사자간에 편협한 소통의 통로만 갖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