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

이상명 수원YMCA 시민사회개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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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뭄과 이상고온이 계속되고 있다. 지구의 온도상승과 함께 찾아오는 예측불허의 홍수, 가뭄, 추위 등 이상기후 현상은 앞으로 우리의 생활을 더 크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주범으로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근간으로 편리한 생활을 누려온 ‘인간 활동’을 꼽는다. 최근 석유를 물 쓰듯 쓰며 자동차 사회로 세계를 만들어온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어려움은, 화석에너지에 철저히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라는 경종이 아닐 수 없다.

현 정부에서는 작년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을 발표한 이후, 신문과 TV는 연일 우리사회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보도하고 있다. 또 봄이 되면서 많은 모임과 단체들도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다양한 환경행사들을 곳곳에서 펼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각 지자체마다 더 큰 행사를 기획해 펼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은 저탄소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을 공유하고, 지구온난화의 주요 요인인 이산화탄소 저감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 각 구성원들의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 물론 정부나 전문가 일방이 만들어 지자체에 통보하는 자료가 아닌 사회 각 구성원별 토론을 거친 협약과 실천과정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생략된 채 지속적으로 환경이벤트만 되풀이할 태세로 보여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또 지구온난화에 대응한다며 ‘녹색’이라는 수사를 앞세웠을 뿐, 일자리창출이라는 명분을 이용해 전 국토에 개발바람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나무와 식물들이 스스로 잘 자라던 하천변을 세금으로 갈아엎고 꽃을 심어 관광지로 만드는 것을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포장해서는 안될 것이다.

22일 세계 지구의 날을 맞아 우리가 가정과 직장에서 얼마나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정부와 지자체의 에너지 및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내용과 현재의 추진과정을 꼼꼼히 살펴 문제점을 개선해 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구가 바로 내 몸이며, 내 몸에서 점점 곪고 있는 병을 직시하고, 치료를 위한 의지를 곳곳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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