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씽씽 달리고 싶다

김순택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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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리는 경기도’는 김문수 도지사의 교통개혁 슬로건이었다. 그런데 이 말은 치안이나 국방 등이 뻥 뚫린다는 어감으로도 느껴질 수 있어 다소 마음에 걸린다. 대신 이런 표현은 어떨까. ‘씽씽 빠른 경기도!’.

뻥 뚫리건 씽씽 빠르건 결론은 대중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에 경기도가 야심차게 발표한 GTX사업은 지하를 뻥 뚫어 씽씽 빠른 경기도로 성큼 나아가는 신호탄인 듯 싶다. 지하 40m 이하에 직선 노선으로 건설하는 급행열차인 GTX는 화성 동탄과 서울 강남 사이를 불과 18분 만에 주파한단다. 꼬불 전철과 느릿 버스로 120분이나 걸리던 길이었기에 이 정도면 유쾌, 상쾌, 통쾌하다. 승용차를 대체하는 전철이다 보니 매연을 획기적으로 줄여 가장 환경 친화적인 교통수단이며, 건설 과정에서 일자리 26만개를 창출하는 보배둥이 사업이라고 한다. 좋다. 대찬성이다.

지하는 그렇다 치고 땅 위는 어떤가. 이미 수도권 전철·버스 환승할인 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상당히 편리해졌다. 대중교통을 매일 이용하는 사람은 환승할인으로 연간 최고 약 50만원 가량 절감된다고 하니 서민에게 여간 요긴한 제도가 아니다. 그렇다고 요금 할인으로 역할 끝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환승할인 효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버스노선을 직선화해서 더 빠르게 해야 한다.

나는 시흥시 정왕동에서 수원역까지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데 꼬불거리는 노선 탓에 도로에 허비하는 시간이 많다. 909번 좌석버스나 737번 시외버스를 이용하는데 안산역부터 상록수역 사이 구간에서는 넓고 빠른 길을 놔두고 굳이 좁고 굴곡 심한 노선을 꼬불꼬불 헤집고 다닌다.

물론 손님들을 더 태우자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방식이 손님을 늘게 만들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중교통은 신속성이 생명이다. 빨라야 손님도 는다. 장거리 간선노선은 직선화하고 가까운 거리는 지선 노선으로 잘 결합시켜야 한다. 탑승 시간이 단축되는 편리함 때문에 이용객이 더 늘 것이고 결국 버스 회사도 수익이 늘어 서비스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교통 체계도 사람이 만든 것이고 보면 사람이 마음먹으면 못해낼 이유가 없다. 경기도는 좀 더 씽씽 달리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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