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의정부시립합창단

의정부시립합창단은 2004년 전문합창단으로 재창단한 후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 11일에는 15회 정기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합창단은 그간 국립오페라단, KBS교향악단,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 NHK 오케스트라 등과 꾸준한 협연을 통해 음악적 잠재력을 보여준 바 있으며 매년 국가의 중요한 행사인 3ㆍ1절, 제헌절 등 국경일 행사와 대통령 취임식,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기념식 등에 출연하여 의정부의 문화대사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의정부하면 아직도 부대찌개를 연상하는 사람도 상당수 있겠지만 의정부는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우리나라의 예술축제의 대표적인 축제인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를 비롯하여 천상병음악제, 전국대학생 뮤지컬페스티벌 등 만만치 않은 음악적 자산을 갖고 있는 예술도시다. 또한 음악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음악공원조성, 대합창제 등 장기적 구상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합창단은 작년 말 새로운 지휘자(염진섭 전 국립합창단장)를 영입한 이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량도 크게 성장하였고 의욕이 넘쳐나고 있다.

합창은 나홀로 하는 음악이 아니다. 다 함께 마음을 합치고 우리 모두의 다른 소리가 하나가 되게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합창이다. 그러한 화음은 우리를 감동시키고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특히 지난달에 있었던 2013년 상반기 정기공연 ‘까르미나 부라나’는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갖게 한 뛰어난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어! 우리 합창단이 이렇게 잘했었나 하는 의아심이 들 만큼 놀라움이 컸던 공연이었다. 감동의 박수요, 아름다움에 대한 갈채와 더 잘하라는 격려의 메시지였다.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칼 오르프를 일약 세계적인 음악가로 만든 무대형식의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 (Song of Bearen, 보이렌 수도원의 노래)는 한독수교 130주년과 의정부시 30주년을 기념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곡이 아닐까 생각되었지만 합창단이 충분히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아닐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합창단을 더 업그레이드 시켰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작품을 훌륭히 해냈다는 자부심과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안겨준 무대였다.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고 합창단의 공연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시민들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끊임없는 정진과 열정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의정부시립합창단에 큰 박수로 성원을 보낸다.

최진용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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