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인간은 모름지기 자기가 속해 있는 국가나 조직에 대한 애착을 갖게 마련이다. ‘우리’라는 공동체를 통해 작게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에서 우리 회사 우리나라 등 유별나게 공동체의 유대성을 강조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6월19일부터 2박3일간 제주에서 있었던 사회복지공무원 힐링교육을 다녀온 후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문구에 눈길이 머무른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었기에 사회복지직 공무원들만의 교육과정 속의 공동체성을 통해 정체성을 찾았다는 글의 내용이다.

사회복지계 키워드의 시대적 변화를 보면 80, 90년대 대상자 중심의 심성 계발에서 사회복지사 중심의 임파워먼트, 2000년을 들어서면서 민, 관의 협력을 중시하는 거버넌스, 최근엔 사례관리가 공공복지의 대표적인 키워드가 아닌가 싶더니 요즘은 전 국민 힐링시대이다.

올해 초 3명의 일선 사회복지공무원의 자살사건으로 사회복지공무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가 했는데 또다시 업무의 연장 선상에서 복지수당 인상으로 마무리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위탁교육을 통해 힐링교육을 실시한 후 교육에 참여한 직원이 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란 글을 보면서 비록 전국에서 500여 명이 참여한 교육이었지만 나비효과로 전국의 1만3천여 명의 동료에게로의 파급 효과를 기대해 본다.

최근 대구 수성대 사회복지과 백창환 교수가 대구사회복지행정연구회와 공동으로 최근 사회복지직 공무원 4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19.4%가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우울 장애 평생유병률(심각한 우울)이 일반인의 6.7%보다 3배 가량 높은 결과이다.

일반행정직 공무원의 유병률인 8.7%와 비교해서도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이는 소방공무원이나 경찰공무원보다 훨씬 높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PTSD증상 조사에서 전체 조사대상의 51.9%가 완전 외상후스트레스군으로 분류돼 소방공무원 30.6%, 경찰공무원 33.3%보다 높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행정의 불특정 다수의 민원인이 아닌 사회복지 행정의 특정다수인인 수급자,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업무특성상 감정노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행복한 사회복지사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말처럼 행복한 대한민국의 시작을 ‘우리’라는 주제의 힐링을 통해 만들어 보면 어떨까?

선수경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 회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