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예술공원은 단풍도 예술

 

작심하고 안양예술공원을 찾았다. 예술작품과 단풍을 동시에 맛보기 위해서였다. 방문객을 환영하듯 양 옆으로 도열해 있는 가로수가 이리도 멋졌었던가. 공원 입구에서부터 가을 내음이 물씬 풍겼다. 사람들의 환한 웃음과 울긋불긋 차려입은 등산복들도 영락없는 단풍이다. 이름부터 재미있는 ‘오징어 정거장’에 올라 좌우를 둘러보니 이미 산은 붉은 노을이다.

 

계곡 한가운데 ‘물고기의 눈물’ 분수가 주변 단풍과 어우러져 무지개빛 물보라를 선사한다. 단풍은 계속해서 따라오고 수면위에 미끄러지고 바람이 돌아 멈추는 귀퉁이마다 낙엽이 쌓여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새하얀 아치교를 건너 ‘안양 전망대’로 향한다. 달팽이 모양의 나선형 통로를 오르니 저 멀리 시내가 보이고 오른편 안양사 부처님도 미소를 건넨다. 예술공원 전체가 한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온통 단풍으로 물든 산과 계곡과 작품들과 가게들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전시관 그 자체가 예술작품이기도 한 ‘알바로시자홀’이 단풍 사이로 보이고 그 옆 인공폭포도 연신 물줄기를 쏟아낸다. 선선한 바람이 실어온 가을 내음을 맛보며 삼성산을 올려다 본다. 단풍의 바다인가 산인가. 온통 붉게 물든 세상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리볼버’, ‘거울미로’, ‘노래하는 벤치’같은 작품을 만져보고 앉아보고 누워보고 하면서, 마음 가는대로 발길 가는대로 관악수목원 입구까지 간다. 주차장 겸 공연장인 ‘선으로 된 나무위의 집’이란 조형물에 감탄하며 허기를 달래려 음식점으로 향한다. 먹을거리까지 일품인 예술공원의 파전에 동동주로 목을 축이니 세상이 다 내 것이다.

 

안양시민은 안양예술공원이 있어 참 행복하다. 54점의 예술작품이 공원 곳곳에 자리잡고 자연과 예술의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도심 지척에 이렇게 멋진 자연속 미술관이 또 어디 있겠는가. 실로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안양’을 만끽한 하루, 다음번에는 또 다른 정취를 안겨주는 등산 코스를 택해야겠다.  /김홍엽 시인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