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수비대의 녹색기술

최근 꿀벌이 사라져 버리는 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꿀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서부터 새로운 병원체 특히 바이러스의 출현, 무분별하게 사용된 농약에 의한 중독, 꿀벌에 기생하는 꿀벌 응애(Varroa mite) 및 꿀벌의 전자파 기피 현상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분명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꿀벌의 실종은 당장 벌꿀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양봉농가나 꿀 가공관련 식품 산업에 크게 타격을 입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1차적인 이유 이외에도 꿀벌의 수분활동 감소를 두려워하고 있다. 지구 전체 작물의 3분의 1이 곤충의 수분 활동에 의존하는데 그 중 80%가 꿀벌을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 농업 국가들은 일찍부터 이러한 꿀벌의 공익적 기능에 주목해 꿀벌을 농업생태계보존과 식량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기간 농업으로 중요시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양봉업이 소규모 투자로도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노동 및 자본 대비 수익률이 높아 농업생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양봉농가 수는 3만6천 가구 이상이며, 사육 봉군 수도 현재 190만 통 정도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농작물의 꽃가루 수분에 활용되는 봉군 수만도 매년 30만 통에 이른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양봉산업이 새로운 푸른 농촌 녹색기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군집붕괴현상(CCD)이라고 단정지을 만한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꿀벌 전문가 들은 기후변화의 영향, 바이러스 등 병해, 기생충, 전자파, 유해 화학물질 등 꿀벌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농업현장뿐 아니라 야생에서도 꿀벌의 안위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농촌진흥청 꿀벌 수비대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각자가 아까시 나무 같은 밀원식물(honey plant) 한 그루의 주인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그 어느 때보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라는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경고를 되새겨야 할 때다.  /정광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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