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의 위력

 

얼마 전 칠레 산티아고를 다녀왔다. 산티아고에서 한-칠레 FTA 체결 5주년 기념 경기상품전(G-FAIR Santiago)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이 전시회에는 IT, 소비재, 기계류, 건축자재 분야의 경기도 우수 중소기업 38개 사가 참가해 좋은 실적을 올렸다. 2천900만불이라는 수치상의 계약 추진실적 외에도 칠레에서 한국상품의 성가와 진출확대 가능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산티아고 거리를 다녀보면 온통 한국차 일색이다. 마치 서울 거리를 걷는 것 같다. 우리 차의 현지시장 점유율이 현대, 기아, 삼성 차를 합쳐서 무려 35%에 달하고 있으니 거리의 차 3대 중 1대는 한국차인 셈이다. 우리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이만큼 높은 나라는 찾아볼 수가 없는데, 그 원인은 FTA에 있다.

 

한-칠레 FTA 발효 전인 2003년 대칠레 자동차 수출은 1억6천만불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6억5천만불로 5년간 300%나 증가했다.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대 칠레 총수출이 같은 기간에 5억1천만불에서 30억3천만불로 무려 490%가 늘어났으니 다른 품목들도 수출이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 전체수출 증가율이 110%인 점을 감안하면 한-칠레 FTA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다.

 

칠레로부터의 수입도 이 기간 동안 10억불에서 41억 불로 약 300% 증가했지만, 수입 증가의 원인이 대칠레 전체수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구리(銅)의 국제가격 인상 때문인 점을 감안할 때 FTA를 활용한 우리의 수출 증대 효과가 훨씬 높았음을 잘 알 수 있다.

 

FTA가 우리에게 무조건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FTA는 문자 그대로 Free Trade 즉, 상호 간에 보호막을 제거하고 자유무역을 하자는 것이니 경쟁력 있는 측이 이기게 된다. 설혹 우리에게 유리한 분야라도 방심하면 시장을 잃게 되고, 불리한 분야도 노력하면 상대방 시장을 빼앗을 수 있다. 우리에게는 지난 수십년간의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쌓아온 저력이 있으니 계속되는 FTA의 파고 속에서 한-칠레 FTA와 같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민경선 경기중기센터 통상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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