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됐다. 필자는 청소년들과 함께 활동하기에 주제 넘지만 교육계에 관한 감회부터 쓰고자 한다. 이제 대학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섰다. 모두들 할 일도 많고 갈 길 또한 바쁘다. 그러나 변화무쌍하게 뒤바뀌는 교육제도에 앞길은 막막하다. 노 대통령은 25일동안의 심사숙고 끝에 드디어 교육부총리를 내정했다. 김신일 교수를 35명의 교육인사들 가운데 최종 낙점했다고 한다. 이제부터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이 신바람 나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걸어도 될 것인가. 국회의원들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인사청문회를 착수, 백년대계를 담당할 교육수장 부재의 공백기간을 단 하루라도 앞당겨야 한다. 무엇보다도 신뢰성마저 잃은 공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 힘이 있는 직위에 있는 인사들은 교육을 권력이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진정한 국가 백년대계를 세울 수 있도록 그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
돌이켜보면 교육계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58년동안 안호상 초대 장관부터 현재 김신일 내정자까지 50명이나 바뀌는 대혼란의 연속이었다. 역대 최장수 교육수장 중 25대 이규호 장관만 3년4개월동안 재직했다. 재임기간 2년 이상은 49명중 9명에 불과하다. 노태우 대통령까지의 정부에선 교육부 장관만큼은 대부분 1년 이상씩은 자리를 지켰지만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선 어찌된 영문인지 재임기간이 평균 9개월 이하로 하락하고 있다.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는데 백년은 고사하고 1년도 버틸 수 없는 자리에서 어찌 국민들을 위한 백년설계를 그려낼 수 있겠는가.
노 대통령은 취임초 윤덕홍 교육부총리를 임명하면서 자신의 임기까지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5명을 바꾸고 있는데도 교육에 관한한 코드는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늦은 감은 있으나 지금부터라도 제발 처음의 그 다짐이 이번만큼은 지켜지길 희망한다. 일반 기업에 입사하면 3개월 정도는 수습기간이다. 최소한 1년동안은 근무해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장남의 이중국적 문제,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이기준·김병준 두 교육부총리는 업무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단명으로 퇴임했다. 그러나 전직 교육부총리로 영원무궁 교육사에 기록되고 연금도 받는다. 이번 교육부총리는 노 대통령 임기까지는 물론 대통령이 바뀌어도 백년대계를 제대로 세우면서 명예로운 그 자리를 오래도록 지켰으면 좋겠다.
/이원규 테마기행예술제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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