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의 날

매년 4월 22일이 국가기념일인 새마을의 날로 제정 공포되었다. 우리나라 국가기념일은 총 55개로 국회와 국무회의에서 제정하는데 새마을의 날은 국회에서 제정하였다. 새마을의 날이 제정된 이유는 새마을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국민의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고 매년 4월22일을 새마을의 날로 정한다라고 법문에 규정돼 있다. 1970년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이래 41년째를 맞이하며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것은 그간의 새마을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했다는 의미도 된다. 학술적인 평가나 각급 여론조사를 통해서 그간의 새마을운동 공과가 꾸준히 논의되고 있으며 절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이는 지금도 생활현장에서 200여만 명에 이르는 새마을가족들이 주민과 함께 헌신적으로 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사회가 진화하면서 시대적 요청에 의해서 숱한 사회운동들이 명멸을 거듭해 오고 있지만 새마을운동은 아직도 건재한 가운데 농어촌에서, 도시에서, 산간벽지 마을에서, 섬마을에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국민운동으로 일컫는 배경이기도 하다. 40년이라는 한 줄기의 매듭을 지으면서 새마을운동도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새로운 국민운동 패러다임으로 재정립해 나가고 있다.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을 바탕으로 변화, 도전, 창조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접목시켜 뉴새마을운동을 전개해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뉴새마을운동의 4대 중점과제를 그린코리아운동, 스마트코리아운동, 해피코리아운동 그리고 글로벌코리아운동으로 정하고 생활현장중심의 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다. 과거 농촌에서 추진되었던 새마을운동의 성공모델이 개발도상국의 개발에 필요한 적용모델 역할을 한다면, 뉴새마을운동은 선진국형 국민운동모델로서 국격을 한층 높이고 선진일류대한민국을 앞당기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국가 기념일인 새마을의 날을 계기로 우리 새마을가족들은 보다 겸손한 마음으로 더욱 나라 사랑의 역할을 다 할 것을 굳게 다짐해본다. 박상선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예술에서 찾는 삶의 의미

최근 카이스트 교수 및 학생들의 연쇄 자살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사실은 알게 되었다. 유명연예인들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잇따른 자살은 물론 인터넷 자살동호회를 통한 집단 자살까지 우리의 언론에서 자주 거론되는 자살의 폐해를 일소하는 방법은 없을까? 나름 고민해 보기도 했지만 막상 대안을 도출하는 데에는 소홀했던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와중에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아늑한 소극장에서 공연한 4번 출구라는 세미 뮤지컬을 보았다. 자살이라는 무겁고 슬픈 이야기를 재치 있고 가볍지 않은 웃음으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참 시의적절한 공연이었다. 4번 출구에서 삶의 의미를 찾자는 주제의 작품으로 경기도립극단에서 제작하고 경기도광역정신보건센터가 주관한 이번 공연은 정신건강연극제라는 타이틀로 공연되었다.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는 이 작품은 살아갈 이유를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사람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데에 특별한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닌, 그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신건강을 풀어내는 연극을 통해 소통으로서 문화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작품이 돋보이는 점은 목적극이 가진 한계인 관객에게 메시지를 강요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낸 것이라 하겠다. 관객과 소통하기 위하여 노력한 흔적이 보였고 관객 또한 이에 적극 호응하였기에 오랜만에 정말 재미난 공연을 보게 되었다. 우리 관객은 공연장에 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고 공연을 즐기러 온 것이기 때문에 공연예술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첫째라 하겠다. 그리고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둘째요 현실사회의 모순을 고발하거나 인간의 내면을 찾아가는 휴머니즘 등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것이 셋째라 할 것이다. 이 공연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제작한 작품이기에 분명한 메시지가 있으면서도 관객과 소통하는 재미를 극대화 하였기에 바로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추천하고자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6월 말까지 도내 31개 시군을 순회하며 공연한다고 하니 도민들의 관심을 기대하여 본다. 윤봉구 경기예총 회장

온고지신<溫故知新>

다가오는 5월이면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의 기념일이 많습니다. 그 중 스승의 날은 휴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사랑을 각인시키고 떠난 스승이 계시고, 그 가르침을 잊지 않고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새로움과 창조가 비롯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그 어떤 휴일보다 귀한 날이라 생각됩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닐까요.위대한 스승으로는 석가모니, 예수, 소크라테스, 공자가 있습니다. 세월은 변하고 있으나 그 가르침은 영원합니다. 가깝게는 부모님, 학교에서 뵌 선생님, 사회에 나와 만난 스승 등이 있습니다.많은 스승을 만나지만 누구에게나 특별한 스승 한 분은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이 봄에 가신 지 20년이 지났지만 한복을 단아하고 소박하게 입으시고 환하고 친절한 미소로 누구든 반갑게 맞아주시던 김옥길(金玉吉1921~1990) 전 이화여대 총장님이 그런 스승입니다.생전에 옥길 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신 당신께서는 찾아오는 이에게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사랑을 물을 퍼서 냉면과 지짐이를 만들어 먹이셨습니다. 최근 김옥길 전 총장의 동상 제막식이 충북 괴산군 연풍면 고사리마을 이화여대 수련원 금란서원에서 열렸습니다. 흉상은 조령삼관문과 인접한 백두대간 신선봉 자락의 김 전 총장이 살던 집 마당에 세워졌습니다. 고사리마을은 김 전 총장이 은퇴한 뒤 10년가량의 말년을 보낸 곳입니다. 이 동상은 그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는 이화재단과 제자들의 모금 활동으로 나타난 결과물입니다. 김 전 총장님이 살아계셨다면 자신의 동상을 만들 것이 아니라 생전에 그토록 사랑과 존경해 마지않았던 김활란 이화학당 이사장을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을 것입니다.이처럼 자신을 낮추고 제자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선생님의 사랑은 따뜻함, 부드러움, 온유함, 배려가 하나 되어 세상을 밝히는 힘입니다. 이 힘은 세대를 거쳐 계승발전될 것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스승이 전해준 사랑을 봄의 꽃들처럼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위성숙 경기도여약사회장

소수자와 문화예술

우리에게 소설 고목탄으로 알려진 일본 소설가 나카가미 겐지(中上健次)는 부라꾸민(部落民) 출신이다. 일본 봉건사회의 유물인 부라꾸민은 마을 외곽에서 백정이나 장의사 등을 업으로 삼는 최하층 계급에 속하는 주민들끼리 모여 살았다. 1975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일본 최고의 문학상 아쿠다카와(芥川) 상을 받은 나카가미는 수상작 곶을 비롯하여 자전적 소설들의 배경무대를 자신의 고향인 와카야마현 구마노 부락으로 삼았다. 이 소설가는 자신의 출신계급 탓인지 사회의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자기 문학세계의 중심에 위치시켰다. 그래서인지 그는 일본 내에서 부라꾸민 취급을 받던 재일교포 공동체에 대해 주목하기도 했다. 문인 및 예술가들은 개인의 태생과 관계없이 예술가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소수자일지 모른다. 물론 20세기 독일어 문학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카프카와 같은 인물도 체코의 프라하에서 유태인의 자녀로 태어났다. 카프카의 문학세계를 지배했던 관념은 문학적 글쓰기란 모국어 내부에서 언어적 망명을 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문학과 예술이 꽃 피우기 위한 토양은 이와 같은 문화적 다양성 혹은 다문화적 성격에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굴곡 많았던 근현대사의 경험 탓에 모국을 떠난 수많은 이산 동포들을 보아 왔다. 가까이는 일본과 연변 지역의 동포들로부터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된 구소련 동포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고국으로부터도 잊혀졌으며 버림받기까지 했다. 이들은 현지 사회에서 이방인이란 이유로 갖은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받았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고난을 극복한 그 경험들을 널리 알려야 한다. 그것 자체가 우리의 정신적 자산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실제로 재일교포들 가운데서 일본 문화예술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설가, 연극인, 영화감독들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이고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도 한국계 시인과 대중음악 가수 등 현지에서는 그 나라의 영혼을 대변하는 우상으로까지 추앙받고 있는 예술인들이 한둘이 아니다.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글로벌 중소기업 ‘Small Giants’

중소기업은 사업체수 99%라는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장은 여전히 부진하다. 제조업 생산은 2002년을 기점으로, 수출은 2003년을 기점으로 중소기업의 비중이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중소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정책에 의존한 수동적인 경영전략 수립보다는 혁신경쟁의 체질 개선을 통해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는 능동적인 경영전략 수립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의 중소기업 경영 환경을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경영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향후 10년의 국내외 환경을 살펴보면, 생산에 비해 판로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상할 것이며,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인해 내수시장의 규모 축소는 불가피한 반면 글로벌 시장의 확대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새로운 10년 동안 국내외 환경 변화를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영 비전은 국내시장의 강소기업이 아닌 글로벌 시장의 Small Giants(스몰 자이언츠)이다.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생산, 기술개발, 시장, 판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스몰 자이언트의 기업 경영 목표는 독일의 히든챔피언 같은 기업의 글로벌화이다. 스몰 자이언트의 기업 경영 수단은 한국적 스피드 경영과 일본의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중시하는 장수기업을 특징으로 한다.스몰 자이언트의 경영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첫째, 하드웨어를 통한 인프라 구축에 앞서 갖추어야 하는 필요한 소프트웨어 구축 전략이다. 즉 CEO의 도전적인 글로벌 기업가정신이다. 둘째, 그동안 생산에 초점을 둔 혁신의 범위를 마케팅까지 확대하는 전략이다. 셋째,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협력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중소기업의 스몰 자이언트 전략에 맞춰 정부도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정책의 초점을 글로벌화로 전환하여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김진기 중기중앙회 경기지역회장

지방의회 20주년, 밝은 미래 위한 역할

19세기 영국의 법학자이자 정치가인 브라이스(James Bryce)는 지방자치의 실천은 민주주의의 최고의 학교이며, 민주주의를 성공시키기 위한 최고의 보증이다라고 했다. 선진국가들의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수준을 보면 이 말이 주는 의미가 새삼스럽다.우리나라도 지방의회가 희망과 기대를 안고 출발한지 20주년이 되었다. 되돌아보면 우리나라의 지방의회 의원들로서는 힘든 시기였다. 주민들의 수준과 기대가 높지만 각종 제도와 예산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제약된 여건과 환경 속에서 주민의 일꾼이자 대변자로서 충실히 임무를 수행해온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그러나 축하만으로 끝내기에는 여전히 과제가 많다. 주민들의 기대와도 거리가 있다. 여의도 정치판과 다름없는 의원들의 행태나 인사개입 그리고 개발사업 등에 대한 개입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마디로 지방자치 제도의 도입을 위해 투쟁하였던 헌정사에 비추어 보면 우리의 지방자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의회가 여러 가지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였고, 그러한 문제의 극복을 위해 계속 노력해 왔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방의회의 역사가 진보와 발전의 길로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 점은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부 의원들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하여, 지방의회의 무용론을 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지방의회 의원을 탓하기에 앞서 의정활동에 대한 지원체계가 제대로 수립되어 있는가에 대해 검토해야 할 때이다. 우리들의 20년 후 미래는 낙관적이지 않다. 지역을 둘러싼 위기 요소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의 결과 학령아동은 1992년생이 73만명에서, 2002년생은 49만명으로 감소하였다. 이에 반해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는 2018년 14%에서, 2026년에는 20%로 증가하게 된다. 조기퇴직, 비정규직, 연금위기, 저성장으로 상징되는 불안사회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방의회의 앞날에 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방의회가 시민의 대변자이자 민주주의의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제도적 보완과 시민들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혁신학교는 어떤 학교인가요?

새로운 학교 틀에 대한 요구와 학생과 학부모가 행복한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09년 9월 13개교로 출발한 경기도내 혁신학교는 현재 71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역사는 짧지만 그동안 혁신학교의 많은 우수 사례들이 소개되면서 선진 학교 문화 개선의 동력으로서 사회로부터 많은 관심과 이목을 끌고 있다. 경기교육이 지향하는 혁신 학교는 전반적인 학교 문화 혁신을 통해 학교 본래의 모습을 찾자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정된 혁신학교 뿐만 아니라, 혁신을 지향하는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의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혁신학교의 질적 성장과 함께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충족되어야 할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교사의 자발성에 기초한 아래로부터의 학교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사의 자발성은 자기 효능감이 높을 때 가능한데, 2009년 OECD 교육지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교사들의 자기 효능감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NTTP(새로운 교사연수 프로그램)와 같은 교사들의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더 모색되어야 하겠다. 둘째,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문서생산량 감축, 교무보조 인력 배치, 통합 교육지원실 등 적극적인 지원에도 학교 현장에서의 업무 경감 체감 지수는 아직 낮은 것이 사실이다. 교사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배려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셋째,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해야 한다. 다 잘 하려는 조급한 마음에서 나오는 전시적 교육 활동이나 단편적인 성과주의는 학교 교육의 본질을 왜곡 시키는 나쁜 기제가 될 수 있다. 교과 교육과정에서 학교 특성이 반영된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교육공동체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교육의 본질을 찾고 학교 문화를 바꾸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학교 현장에서는 변화가 시작되었고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에 대한 학부모, 교사들의 열망은 뜨겁다. 이제 경기도형 혁신학교는 대한민국 혁신학교의 모델로 자리 잡았고, 앞으로 세계적인 공교육 혁신 사례로 자리 매김 할 것이다. 허봉규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원장

발코니의 화분은 공공디자인일까

거리에서 접하게 되는 모든 상황들은 현재의 우리를 나타내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따라서 거리의 모습은 그 사회의 얼굴이라고 한다. 최근에 공공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는 각종 교량이나 육교, 벤치, 공원, 건축물, 야간조명 등과 같은 도시의 공공디자인 요소들은 그것이 만들어지고 설치되었을 당시의 사회적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과거 청계천의 고가도로도 당시에는 충분한 사회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고, 시민들도 그로인한 실질적인 혜택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생활환경의 질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지하철과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의 도입과 생활패턴의 변화로 인해 도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며 청계천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 것이다.지금의 청계천은 고가도로가 철거되고 다시 맑은 물이 흐르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 고가도로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당시의 많은 사람들은 그 고가도로를 바라보며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상징물로서 마음 뿌듯해 했고, 기능적인 면에서도 고가도로는 도시의 교통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도시공공구조물로서 충실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는 발코니나 집 앞에 계절별로 예쁜 꽃들이 놓여 아름다운 거리이미지를 만들고, 동시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예쁜 화분이 집안에만 있다면 그 화분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발코니에 놓여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면 그 화분은 그 순간부터 공공의 의미와 함께 책임을 가지게 된다. 집안에서야 꽃이 시들어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시든 꽃이 있는 발코니는 거리 전체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신이나 가족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그 즐거움을 공유하려는 마음이 우선하고 그러한 사람들이 하나둘 많아질 때 도시 전체는 자연스럽게 아름다워질 수 있다.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일은 개인보다는 바로 옆에 있는 이웃이나 공간, 자연을 생각하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채민규 경기도디자인특별보좌관

마스부치 교수의 고백

지난달 31일 김포시민시회관 4층 김포사랑운동본부 강의실에서 일본인 마스부치 교수 초청강연이 있었습니다. 90분간 진행된 강의는 아주 새롭고 진지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학사학위를 받으시고 한국에서도 한국학으로 학위를 받으셨답니다. 지금은 국내 대학에 적을 두고 한일문화교류협회 일본인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강의를 시작할 때 당신이 일본인이기 때문에 과거 일본의 잘못에 대하여 깊이 반성한다며 속죄하는 의미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숙연해졌습니다. 그분은 한국과 일본의 모든 것이 문화(文化)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한국은 가족 간에 상하와 질서가 있지만 일본은 가정은 있되 위계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밖에, 즉 사회에 나가면 다르다고 합니다. 한국은 가족 간에 분명한 상하질서가 있으나 밖에 나가면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회의 구성원이 되지만, 일본사람들은 가정에서 개인행동을 하지만 사회에 나가면 그 집단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안 그러면 그 조직에서 왕따를 당하기 때문에 도저히 생존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일어났던 지진 탓인 해일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으면서도 크게 소리 내 울지 않고, 사재기하지 않고,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며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면 일본사람들이 조직 즉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자신의 이기심을 억제하는지 알 수 있지 않으냐는 것입니다. 일본의 정치인들이 억지로라도 신사참배를 하는 것도, 분명한 한국땅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우겨대는 것도 모두가 일본이라는 조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또 일본의 모든 문물(文物)은 분명히 한국을 통해 전해졌지만 아니다라고 우겨대야 일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요. 우리 한국인들은 일본의 문화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일본인들은 혼내(本心)를 절대로 드러내지 않습니다.그들이 어려운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노리는 그들의 야욕을 물리칠 수 있는 강한 힘을 길러야 합니다.조한승 김포사랑운동본부 본부장

사랑하는 첫 손자에게

사랑하는 첫 손주 강지승(태명)아, 너의 귀한 탄생을 네 부모와 친척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 모두가 기뻐 맞이하고, 박수치며 축하한단다. 특별히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21세기 초반에는 저출산으로 인해 우리 나라의 인구가 감소추세에 있기 때문이지.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너는 이 땅에 태어난 그 어떤 세대의 아기들보다 더 많은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이란다. 너를 바라보는 우리의 기대가 범상치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지승이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 지난 세기가 진(眞, 참됨)과 선(善, 착하고 올바름)의 시대였다면, 21세기에는 미(美, 아름다움)가 최고의 가치가 될 것이라고 하더라. 네가 이러한 시대 상황에 맞추어 세상과 사람들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일에 종사한다면, 특별히 건물을 짓고 길을 내어서 사람들이 편안한 가운데 일할 수 있게 하고 통하게 하는 일에 종사한다면, 부탁이 하나 있단다. 잘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으면서도, 시간이 걸리고 조금은 힘들어도 마감을 정성스럽게 해서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곡선과 직선을 잘 어우러지게 사용하여 보기에도 아름다운 집을 건축해 주면 좋겠다. 할머니가 며칠 전에 네 큰 이모가 일하고 있는 홍콩을 가 보니, 홍콩의 아파트는 참 아름다우면서도 효율적이더라. 어디를 가더라도 똑같이 생긴 성냥갑 같은 한국의 아파트와는 달리, 홍콩의 아파트는 아파트마다 높이도, 겉모양도 매우 다르고 저마다 개성이 있더라. 아파트 단지마다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사람들이 편히 쉬고 운동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고. 또한 홍콩에서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아파트의 이 동과 저 동의 2층이나 3층을 다리(육교)를 놓음으로써 서로 잘 통하게 하니, 좁은 땅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더라. 이렇게 하면 초기비용은 더 들겠지만, 소통의 효과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나중에는 훨씬 시간과 에너지를 절감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의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고층 아파트에서도 꽃을 피우는 나무와 열매맺는 나무, 욕심을 낸다면 푸성귀를 가꿔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네 모습을 그리니, 정말 황홀하구나! 지승아, 태어나줘서 고맙다. 곧 만나자.위성숙 경기도여약사회 회장

국책사업과 국민의요구, 대통령의 책임

최근 부산을 포함한 경남북의 정부정책불신의 기류와 이명박 대통령의 급격한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동남권 신공항건설 백지화에 기반한 민심이반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해당지역의 요구가 있으면 정책의 실효성과 타당성을 따져보기 이전에 먼저 표를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치공학적인 검토부터하고, 그것을 공약으로 발표한다.문제는 당선된 이후 조건과 현실, 공약이행 우선순위에 관해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검토를 하면서 시행여부를 결정하는데 있다.선거에 당선된 대통령은 이해관계인과 전문가 등 국민입장과 국가미래를 위해 총체적으로 판단해야하는 책무가 있다. 그런데, 간과해서 안될 것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의무도 정책결정의 권한과 함께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선출직공무원은 행정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에서 취사선택의 자유가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책의 지향성 못지않게 필요와 당위를 정책에 녹여내는 균형감각은 선출직 공무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이후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행정을 펼친다고 비난을 받아왔다. 경기도에도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인덕원-수원선이 동탄2신도시까지 연결되는 복선전철로 계획되어 곧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동탄신도시는 철도정책의 사각지대이다. 그런데, 동탄신도시가 인덕원선에서 빠져있다. 주지하다시피 신도시정책은 인구분산정책이고 도시균형발전모델로 출발했다. 따라서 신도시 유입인구는 그 특성상 인근도시로 서로 교차하는 원거리와 근거리의 경제활동 이동인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국민의 이해는 생활상의 작은 요구로부터 출발한다.출퇴근의 불편함으로 대중교통문제를 생각하고, 아이들의 숙제와 놀이문화를 통해 교육과 복지문제를 고민하고, 노동자는 생산현장에서, 자영업자는 경제현장에서 노사정책과 경제정책에 관한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다.정책에 따뜻함이 배어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국민의 마음을 그 속에 담아내야하기 때문이다. 차이를 이해할 수는 있을지언정 차별을 용납할 국민은 없다.조광명 경기도의원

예술의 향기로 봄을 맞자

구제역과 한파와 폭설로 우리들의 마음을 얼렸던 겨울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중동의 민주화로 인한 리비아 사태가 우리를 안타깝게하는 와중에 또 다시 일본에서 들려온 대지진 및 쓰나미 소식은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본 원자로에서의 방사능 유출은 우리를 두렵게 만들고 뛰어오른 물가고는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계절적으로 또 날씨로는 분명 봄이 찾아 왔건만 우리 도민들의 가슴속에 봄기운을 느낄 여유가 없습니다.바로 이때, 우리 예술인들이 도민들에게 예술의 향기로 봄을 만끽하게 하여 잠시나마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일상을 탈출하게 하고 현실을 뛰어넘는 활기찬 삶을 찾게 만들어 주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겨우내 움추렸던 우리 예술현장도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 봄을 찬양하며 기지개를 펴고 있는 이때, 우리 도민들께서도 잠시나마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가까운 전시장을 또 공연장을 찾아 미술작품을 감상하시고 연극과 음악을 감상하는 여유를 찾아보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화가 칸딘스키는 예술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가슴이 답답한 요즘, 우리 경기예술인들이 도민들의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열린 가슴으로 창작한 작품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전시장과 공연장을 찾아가 보십시오. 우리 경기예술인들이 진솔하게 창작한 작품들이 도민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폭의 그림으로 그리움을 찾아보시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연극 한편으로 진한 감동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껴보십시오. 멋들어지게 풀어내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몸짓을 통해 또한 그들의 소리를 통해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보십시오. 음악회를 찾아가 봄의 선율을 느껴보시고 신명나는 국악공연을 찾아가 신명나는 우리의 소리와 몸짓으로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어보시기 바랍니다.봄을 맞이하여 도내 31개 시군 곳곳에서 열린 가슴으로 우리 경기예술인들이 창작한 작품을 도민들께서도 열린 가슴으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경기예술인들이 준비한 예술의 향기가 겨우내 움추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 넣어 드릴 것입니다. 윤봉구 경기예총 회장

산에 오르는 이유

산에 갔다 왔다고 하면 예전에는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다녀왔다는 이야기였다. 허나 요즈음은 대부분 등산을 하였다는 말로 이해들을 한다. 올봄에도 어김 없이 청명한식을 맞아 많은 후손이 성묘를 다녀갈 것이다. 사는 것이 바빠 비록 그럴 틈이 없을지라도 다시금 조상을 생각나게 하는 시기다.산을 찾는 다른 의미인 등산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본다. 등산은 왜 하는가. 산에 왜 가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조지 멀로리는 산이 거기에 있으니까라고 선문답 같은 답을 남겼다. 대부분 웰빙의 한 방법으로 산을 찾는 것 같다. 산업화가 되어가는 사회일수록 등산인구가 늘어난다. 그전까지는 동서고금을 통해서 종교적인 목적이나 군사적인 목적으로 산에 올랐다. 기록을 보니 현재와 같은 의미가 있는 최초의 등산은 1786년 8월8일 의사였던 미셸 파카르와 농부였던 자크 발마에 의한 알프스 최고봉 해발 4천810m의 몽블랑 등정이었다. 이를 계기로 등산을 영어로 알피니즘(albinism)이라 표현을 하게 되었다. 우연히 산을 찾기 시작하였지만, 사실 가슴 속에 응어리진 울화를 삭이고자 하는 바람이었다. 화(火)가 화(和)로 정화되기를 기대도 해보았다. 산을 오르면 겸손을 배우는 것 같다. 도종환 시인도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라고 했다. 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면서 오는 사람 차별하지 않고 언제라도 고즈넉이 감싸 안아 준다. 주말에 특히 많이 발생하는 중노년층의 등산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생각은 20대인데 몸은 40대라는 격언이 떠오른다.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더불어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산행을 음미해 보자.등산 격언에 산은 심장으로 오르고 무릎으로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 오를 때는 심장을 조심하고 내려올 때는 무릎관절을 조심하라는 말이다. 한동안 찾지 못했던 지리산을 직장 후배들과 함께 다시 찾으려 한다. 우리 민족의 온갖 애환이 서려 있는 어머니 품 같은 산이다. 그 품속이 시리도록 그립다.박상선 도새마을회 사무처장

내 지역 안에 글로벌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기업경영의 화두는 글로벌화였다. 남미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의 여파가 순식간에 아시아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것을 두고 나비효과 운운하며 세계경제가 공동운명체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심지어 2010년 칠레의 지진참사는 우리에게 전혀 예기치 못한 글로벌 경제의 파급효과를 학습시켜주었다. 펄프 원료 수입의 대부분을 칠레에 의존하고 있던 국내의 제지업은 한동안 펄프 수입이 중단되게 이르자 종이가격 상승 탓에 급할 것 없던 인문학 서적의 출간이 연기되는 사태를 낳기도 했다. 사실 이런 글로벌 경제의 회피할 수 없는 운명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세계화의 구호를 제창했으니, 이 땅의 민주화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무렵부터 글로벌화는 현대 한국 사회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었던 셈이다. 그러나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심지어 교육 분야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영역 전반에 걸친 글로벌화는 적지 않은 지역적 저항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경제 및 군사 영역을 넘어 문화에 이르기까지 패권을 과시하던 미국 문화의 일방적 유입을 우려하던 유럽 및 아시아 각 지역은 미국의 문화제국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자국의 전통문화와 지역에 뿌리를 둔 자생적 문화실천이 실종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글로벌과 지역 양자 사이의 충돌을 막기 위한 해법은 때로는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도 있다. 사고는 글로벌하게 하되 행동은 로컬하게 하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가장 지역적인 것이 글로벌하다라는 역설적인 발상이 옳았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일본 후쿠오카의 라면 전문점에서 일하는 주방장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입맛에 맞는 지역 라면이 언젠가 한국, 중국은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이 올 것을 확신하면서 돼지 뼈 육수와 라면 사리를 조리한다고 한다. 우리 주변의 먹을거리, 볼거리 가운데 이러한 글로벌 수출품목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모든 것은 우리의 관심과 노력에 달려 있다. 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동반성장은 글로벌 경쟁의 생존전략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중 99.9%가 중소기업이며, 전체 종사자 중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을 정도로 중소기업은 우리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체로 노동집약적인 성격이 강한 산업분야로 고용증대 효과가 크고, 원재료의 특성과 수요특성에 따라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있어 지역경제개발효과도 크다. 산업현장에서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의 형태가 개별 기업간 경쟁에서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생태계간 경쟁으로 전환됨에 따라 협력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곧 모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스스로의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 네트워크 역량에 좌우된다. 특히 우리의 주력산업인 조립 가공산업에서는 부품의 경쟁력이 완성품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 산업현장은 녹록치 않는 상황이다. 대중소기업간 거래관계에서 대기업의 우월적인 교섭력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을 무시한 연례적인 납품단가 인하, 일방적인 거래조건의 변경 등 이미 중소기업이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러한 이유로 중소기업의 수익률은 대기업의 63%에 불과하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영역 침투로 서민들의 일터가 축소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지난 10 년간 사업조정 건수는 27건인데 반해 최근 2년간 사업조정 신청건수는 245건에 달하고 있다.최근 중소기업계는 각고의 노력끝에 대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정부대책을 이끌어 내었고, 소상공인의 사업영역보호를 위한 유통법과 상생법 개정안은 물론 하도급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었다. 동반성장의 본질은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여 공정한 경쟁의 틀을 조성하고, 납품단가의 제값받기와 중소기업 사업영역 지키기에 달려 있다. 대기업들의 협력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시혜가 아닌 진정성이 담긴 동반자적 협력이 중소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동반성장은 글로벌 경쟁의 생존 필수전략임을 우리 모두가 명심할 때다. 김진기 중기중앙회 경기지역회장

청년일자리와 1인 창조기업

세계가 뒤숭숭하다. 지진과 방사능 공포, 오렌지 혁명과 리비아 전쟁. 그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나라의 수출 등 각종 지표는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지표상의 선전과 달리 국내의 향후 경제여건은 우울하다. 고령화와 저출산 그리고 청년실업으로 대변되는 현실이 그것이다. 일자리도 없고, 있다고 해도 비정규직이다. 88만원 시급시대를 상징하는 청년실업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심각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1인 창조기업이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이 상시근로자 없이 일정한 지식서비스업,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을 말한다. 법률의 주된 목적은 1인 창조기업이 사업의 확장 등으로 추가고용을 하는 경우 3년간은 1인 창조기업으로 간주하여, 각종 지원정책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법률대로라면 중소기업청이 1인 창조기업에 대해 교육훈련을 지원한다. 1인 창조기업이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하는 경우에도 지원한다. 1인 창조기업의 설립 및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하여 신용보증기금 등으로 하여금 1인 창조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보증제도도 운용하게 된다. 특히 전통식품을 제조하는 1인 창조기업의 경우 전통식품의 품질인증 기준을 완화하도록 하고 있다. 1인 창조기업 지원제도가 청년이나 퇴직자의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그러나 걱정도 많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수는 OECD 국가의 2배다. 33%가 자영업자라는 것은 동네의 통닭집이나 피자집만을 봐도 알 수 있다. 따지고 보면 1인 창조기업도 일종의 자영업이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경쟁여건이나 경제적 상황이 1인 기업이나 중소기업에 결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젊은이들에게 또 다른 좌절을 심어 줄 수 있다는 비판도 이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실패가 좌절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1인 창조기업이 새로운 도전의 경험이자 재도약의 기회가 되도록 평가와 지원방안을 철저히 보완해야 한다.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 원장

최악에 대비하는 나라에 미래가 있다

지금 우리집에는 두 명의 조카 딸이 같이 지내고 있다. 방사선을 피해 일본에서 피신해 온 아이들이다. 도쿄에서 사업하는 처형은 한국에 며칠 머물다가 사업이 걱정되어 일본으로 돌아가고, 일본 지방으로 피신해있던 처남은 아이들만 한국에 보낸 것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대재난에 임하는 일본인들의 침착함을 보도하는 기사가 많았는데, 국민성이 그런 면도 있겠지만 일본 정부의 정보 은폐, 축소도 한몫을 했다고 보인다. 격납용기 때문에 안전하다,격납용기가 파손되어도 방사능 누출은 없다, 방사능이 누출되어도 인체에 영향이 없다 등 계속되는 일본정부의 말 바꾸기에 침착했던 일본인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일본은 1978년 후쿠시마 원자로가 제어불능상태에 빠져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임계사고가 났었는데 이를 은폐하다가 2007 년에 폭로되어 일본전력 임원 5명이 쫓겨나는 전과가 있다. 이것이 지난 14일 대규모 폭발을 일으킨 3호기이다. 1986년 소련도 체르노빌 사고가 났을 때 며칠 동안 사고 자체를 은폐했고 원전해체 작업자들에게 위험성을 알려주지 않고 투입해 20여만 명이 피폭되었다. 수백만 명의 유럽인이 방사능에 오염되었다.왜 그럴까? 왜 이런 범죄적 은폐 축소가 반복되는 것일까?생각해 보건대, 그동안 주장해온 안정성과 기술력에 대한 주장이 뒤집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을 것이다. 일본전력과 정부는 앞으로 원자력산업계획의 차질과 수출까지 걱정했을 수도 있다. 실제 사실과 이후 예상 가능한 것을 다 알렸을 때 따르는 대국민 혼란과 무대책이 걱정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은폐는 범죄행위이다.최악에 대비하고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은 물적 투입과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지만, 이것만이 안전을 지키고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불과 얼마 전 정부와 경기도가 구제역 초기 대응과정에서 최악에 대비하지 않고 과거의 경험에 기댄 안이함이 사태를 더 키웠던 아픔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지금 한국의 원자력 안전성을 걱정하기 시작했고, 정부의 큰소리에도 걱정하고 있다. 대지진이 없다고 원자력이 안전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스리마일과 체르노빌은 자체 사고와 실수 탓인 것이다. 편서풍 바람에 자국민의 안전을 의지하고, 방사능 낙진 가능성 유포자 색출에 나서는 정부가 제대로 된 것인가?일본 대재앙에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 정확한 정보공개와 최악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근본적으로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원자력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나가는 방향설정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고영인 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

한글 마루지 조성 계획

한글은 남북한 및 재외 동포 7천500만명이 쓰는 글자로 유네스코 연감에 의하면 세계 12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인도가 쓰고 있는 10위권 언어인 힌두어, 펀잡어, 뱅갈어 등 3~4개를 감안한다면 한국어는 세계 10위권 언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는 아름답고 쓰기 편하고 배우기 쉬운 장점도 있지만 특히 기계화에 뛰어난 언어로 컴퓨터, 모바일 시대에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렇게 우수한 문자를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큰 복이며 자산이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문맹 퇴치상이 세종대왕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인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서울특별시는 최근 광화문~세종로 4거리와 통의동, 통인동, 내수동, 세종로동 일대 47만㎡을 한글 마루지(랜드 마크)로 조성, 한글문화 광관의 중심지로 가꾸어 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주요 내용은 첫째 세종로 공원에 한글 1만1천172자 마당을 조성하는 일이다. 한글 1만1천172자는 한글 자모 24자로 조합해서 만들 수 있는 총 글자 수로 돌조각에 1만1천172명의 국민이 한 자씩 써서 공원 바닥에 설치할 계획이다.또 한글학회~주시경집터~사직로를 잇는 900m의 주시경 길과 종로구 내수동 75번지 일대 약 1첫700㎡를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 기념 공원으로 각각 조성할 예정이다. 이 밖에 한글 사랑방 운영, 세종대왕의 생가 재현, 한글을 활용한 공공디자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필자는 한글 마루지 조성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그것은 평생 한글 운동, 특히 한글 기계화 운동에 헌신한 공병우 박사의 유덕을 기리는 사업이 포함됐으면 하는 것이다. 종로구 와룡동 95번지 현 도서출판 집문당 자리는 공병우 박사가 한글문화원을 개설하고 소장 연구자들이었던 강태진, 박흥호, 이찬진, 정래권 등을 영입하여 한글 기계화 운동에 온 힘을 쏟았던 곳이다.이곳에서 국산워드 프로세서인 글이 탄생했으며 컴퓨터 코드가 완성형에서 조합형으로 국가 표준이 바뀌게 된 이론을 제공한 곳이기도 하다. 필자가 어문과장 시절 이곳을 찾았을 때 공병우 박사가 80대 후반의 고령이었음에도 야전 침대를 갖다놓고 밤새워 한글 기계화 운동에 전념하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은 바 있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한글 문화원 자리가 한글 마루지 사업에도 포함되길 제안한다. 최진용 의정부 예술의 전당 사장

지역경제 기업동반자 상공회의소

상공회의소는 1599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태동하였다. 가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폐쇄적이었던 중세시대 상공업조직 길드에 대항하기 위하여 근대 기업가들이 자유개방을 목적으로 자생적으로 만든 조직이 상공회의소이다. 산업혁명 이후 주요 상공업도시를 중심으로 상공회의소가 본격적으로 설립되면서 상공회의소는 전세계로 전파되어 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에 분포되어 있는 세계 최대의 민간 국제경제기구로 발전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상공회의소 탄생은 서구와는 조금 다르다. 1880년대 외세의 압력에 의해 개항된 이후, 조선에 진출한 일본을 비롯한 외국상인들에 대항하여 민족상인들이 민족 상권을 옹호하기 위하여 인천, 원산, 서울 등에 조직한 상인단체가 상공회의소의 모태이다. 일제 침탈 이후 상공회의소는 일본인 상공회의소와 강제 통합 당하는 아픔도 겪지만 광복 이후 재건되어, 1952년 상공회의소법(법률 274호)이 제정되면서 공법인으로서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지금은 전국 71개 도시에 상공회의소가 설립되어 자타공인 최고의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상공회의소의 역사와 명칭에서 보듯이 상공회의소는 상공인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단체이다. 그러나 상공회의소는 단순한 친목단체가 아니다. 상공인들과 지역경제가 가진 문제를 공공화하여 지역 및 국가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공적인 기능을 가진 경제단체이고, 대기업, 중소기업, 업종에 관계없이 회원이 될 수 있는 개방적인 단체이다. 상공회의소의 사업은 광범위하여 지역경제나 기업경영에 관한 모든 사안이 상공회의소의 사업이다. 특히 상공회의소의 최대 장점은 지역 밀착형의 경제단체라는 점이다. 상공회의소는 항상 지역경제와 같이 숨을 쉬면서 지역경제 현안이나 기업 경영의 어려움에 대한 상공인들의 의견을 결집하여 당국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지역경제 발전에 헌신하고 있다. 이제까지 상공회의소는 지역경제에서 물과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해왔지만, 그 중요성이나 성과에 비해 진면목이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공회의소는 오늘도 지역경제 발전과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소처럼 묵묵히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다.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나눔도 함께 건강도 함께

오늘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지역사회와 기업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상생의 투자라고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국내의 기업들이 자사소속 사회공헌활동관련 재단을 포함해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자금의 규모와 그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나눔도 함께 건강도 함께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나눔과 참여를 통해 사회발전을 기여하고자 지난 2005년 3월에 건이강이 봉사단을 발족, 1만2천여 임직원이 봉사단에 가입해 직원들의 자발적 모금을 통해 사회공헌기금을 마련하고 있으며 노력봉사 등 다양하고 폭 넓은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왔다.봉사단원들은 저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소외된 이웃에게 도움과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도배와 목공기술 등을 배워 불우한 이웃들의 집수리를 하는가 하면, 사물놀이나 여러 가지 악기 연주법을 배워 사랑의 음악을 선물하고, 독거노인을 비롯한 자매결연세대를 돕기 위한 사랑의 김장 나누기, 생활물품 기증, 천안함 사태 관련 장병 및 유가족 위문, 연평도 주민을 위한 물품후원 및 노력봉사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활동을 했다. 건이강이 봉사단은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 사업에 온 힘을 다하고 있으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휴일도 잊은 채 어디든지 달려가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이웃에게 도움을 줬다는 긍지보다는 오히려 삶의 소중한 가치를 배우고 깨닫는 기쁨을 더 많이 누렸던 것이다.올해에는 사회공헌 브랜드 사업 추진을 위해 사랑실은 건강천사 의료봉사단과 다문화가족을 위한 다~한(多~韓) 가족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특히 지난 2009년 9월에 발족한 사랑실은 건강천사 의료봉사가 4월중에는 50회를 맞이해 의료봉사와 다문화가족을 위한 축제 한마당을 준비하고 있다.특히 경인지역본부는 올해 저소득 다문화가정과의 자매결연, 직원과 불우한 청소년간의 학업지원 및 장학제도 운영, 외국어 교실운영 등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이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건강보험체계를 세우고 선진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했으며, 국민의 건강한 삶,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이행 활동을 통해 질적양적으로 성장하며 나눔도 함께, 건강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의 불씨를 피우고 있다.이태형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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