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첫 손자에게

사랑하는 첫 손주 강지승(태명)아, 너의 귀한 탄생을 네 부모와 친척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 모두가 기뻐 맞이하고, 박수치며 축하한단다. 특별히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21세기 초반에는 저출산으로 인해 우리 나라의 인구가 감소추세에 있기 때문이지.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너는 이 땅에 태어난 그 어떤 세대의 아기들보다 더 많은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이란다. 너를 바라보는 우리의 기대가 범상치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지승이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 지난 세기가 진(眞, 참됨)과 선(善, 착하고 올바름)의 시대였다면, 21세기에는 미(美, 아름다움)가 최고의 가치가 될 것이라고 하더라. 네가 이러한 시대 상황에 맞추어 세상과 사람들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일에 종사한다면, 특별히 건물을 짓고 길을 내어서 사람들이 편안한 가운데 일할 수 있게 하고 통하게 하는 일에 종사한다면, 부탁이 하나 있단다. 잘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으면서도, 시간이 걸리고 조금은 힘들어도 마감을 정성스럽게 해서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곡선과 직선을 잘 어우러지게 사용하여 보기에도 아름다운 집을 건축해 주면 좋겠다.

 

할머니가 며칠 전에 네 큰 이모가 일하고 있는 홍콩을 가 보니, 홍콩의 아파트는 참 아름다우면서도 효율적이더라. 어디를 가더라도 똑같이 생긴 성냥갑 같은 한국의 아파트와는 달리, 홍콩의 아파트는 아파트마다 높이도, 겉모양도 매우 다르고 저마다 개성이 있더라. 아파트 단지마다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사람들이 편히 쉬고 운동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고. 또한 홍콩에서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아파트의 이 동과 저 동의 2층이나 3층을 다리(육교)를 놓음으로써 서로 잘 통하게 하니, 좁은 땅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더라. 이렇게 하면 초기비용은 더 들겠지만, 소통의 효과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나중에는 훨씬 시간과 에너지를 절감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의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고층 아파트에서도 꽃을 피우는 나무와 열매맺는 나무, 욕심을 낸다면 푸성귀를 가꿔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네 모습을 그리니, 정말 황홀하구나! 지승아, 태어나줘서 고맙다. 곧 만나자.

 

위성숙 경기도여약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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