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서 찾는 삶의 의미

최근 카이스트 교수 및 학생들의 연쇄 자살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사실은 알게 되었다. 유명연예인들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잇따른 자살은 물론 인터넷 자살동호회를 통한 집단 자살까지 우리의 언론에서 자주 거론되는 자살의 폐해를 일소하는 방법은 없을까? 나름 고민해 보기도 했지만 막상 대안을 도출하는 데에는 소홀했던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와중에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아늑한 소극장에서 공연한 ‘4번 출구’라는 세미 뮤지컬을 보았다. ‘자살’이라는 무겁고 슬픈 이야기를 재치 있고 가볍지 않은 웃음으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참 시의적절한 공연이었다.

 

‘4번 출구’에서 삶의 의미를 찾자는 주제의 작품으로 경기도립극단에서 제작하고 경기도광역정신보건센터가 주관한 이번 공연은 정신건강연극제라는 타이틀로 공연되었다.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는 이 작품은 ‘살아갈 이유’를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사람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데에 특별한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닌, 그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신건강을 풀어내는 연극을 통해 ‘소통’으로서 문화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작품이 돋보이는 점은 목적극이 가진 한계인 관객에게 메시지를 강요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낸 것이라 하겠다. 관객과 소통하기 위하여 노력한 흔적이 보였고 관객 또한 이에 적극 호응하였기에 오랜만에 정말 재미난 공연을 보게 되었다.

 

우리 관객은 공연장에 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고 공연을 즐기러 온 것이기 때문에 공연예술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첫째라 하겠다. 그리고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둘째요 현실사회의 모순을 고발하거나 인간의 내면을 찾아가는 휴머니즘 등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것이 셋째라 할 것이다. 이 공연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제작한 작품이기에 분명한 메시지가 있으면서도 관객과 소통하는 재미를 극대화 하였기에 바로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추천하고자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6월 말까지 도내 31개 시군을 순회하며 공연한다고 하니 도민들의 관심을 기대하여 본다.  윤봉구 경기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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