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영국의 처칠수상이 국무회의 때문에 급히 출근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호등이 얼른 바뀌지 않자 운전사가 신호를 위반했더니 어디선가 경찰관이 나타났다. 다급해진 운전기사가 경찰관에게 말했다.이분이 대영제국의 국무총리이십니다. 바빠서 그랬으니 좀 봐 주십시오 그러나 경찰관은 단호히 말했다. 수상 차면 더 법을 잘 지켜야지 무슨 말씀이십니까라며 딱지를 끊었다.국무회의를 마친 처칠수상이 런던 경시청장에게 아침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면서 그 경찰관에게 모범근무상을 주겠다고 하니까 경시청장 왈 대영제국 경찰관이 자신의 임무를 당연히 하였다고 상을 주라는 법은 없습니다라고 정중히 거절했다.며칠 전에 워싱턴 DC에서 시장이 시위대와 함께 있었다는 죄(罪)로 경찰관이 그 자리에서 시장에게 수갑을 채우는 모습을 전 세계인이 TV로 똑똑히 보았다.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경찰관이 근무하는 파출소는 시민들이 신변이 위험하거나 안전에 위협을 받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 도움을 청하는 공권력의 최후보루 기관인데 그곳이 오히려 위험한 곳이 되고 있으니 잘못돼도 많이 잘못됐다. 파출소에서 방뇨, 경관폭행, 기물파괴, 자살, 자해소동 등 난장판이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진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러다가 입건된 취객이 1분기만 1천689명에 이른다. 공무방해사건 영장의 54%를 기각하고, 기소자의 97%를 집행유예하거나 가벼운 벌금형으로 풀어주는 판사들은 일선에서 일어나는 어려운 사정을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알고도 맹목적인 인권보호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경찰관 직무집행법도 잘못됐다. 취객의 난동을 제지가 아니라 보호조치만 한다니 그게 될 말인가? 경찰관 직무규정을 고쳐야 한다. 취객을 진정시키거나 격리시켜야 한다.무고한 시민을 괴롭히거나 경찰관 업무를 방해하면 즉시 수갑, 포승, 가스총 사용 등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법이 제대로 집행되고, 시민의 안전이 보장되는 국가가 선진국이다. 며칠 전 경찰청장의 담화는 곧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 참으로 잘 한 일이다.우리 국민들은 경찰을 믿는다. 법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모든 국민은 법(法)앞에 평등하다. 조한승 김포사랑운동본부 이사장

지역축제와 VIP

화창한 봄을 맞이해 도내 31개 시군의 각종 지역 예술축제는 물론이고 봄꽃 축제들이 주민들의 성원 속에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특히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어린이와 함께 또 어버이와 함께한 가족들의 축제 나들이가 한창이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축제 마당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각종 언론 매체들에서 보면 5월 연휴를 맞이하여 멀리 해외로 나들이 가는 국민들도 많다고 하지만 국내에서 가까운 이웃을 찾아 축제의 장으로 찾아가는 주민들이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필자 또한 도내 31개 시군에서 개최되는 축제에 가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몸으로 체험한 사실이다. 대부분의 도내 축제들은 예술축제를 표방하고 하고 있으며 또한 그 지역 시군예총이 주최하거나 주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지역축제들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라 해도 개막식 행사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지역축제를 집행하는 주최 측에서 개막식에 최대한의 홍보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축하공연에 엄청난 정성을 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지역주민들이 개막식 행사(사실은 축하공연이지만)에 관심을 가지고 참석하고 있다. 각종 지역 축제의 개막식에서는 의전행사가 필수적으로 개최되고 있는데 이때 VIP에 대한 예우 즉 다시 말하면 귀빈들의 좌석 배치와 인사 소개 그리고 축사의 유무와 순서로 설왕설래를 거듭하고 있다. 그 지역 최고의 수장은 당연히 그 지역 시장 군수이니 당연히 먼저 소개되고 먼저 축사를 또는 개회사를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대표인 시군의원 역시 지역민들의 대표이므로 당연히 먼저 소개되고 축사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도민들의 대표인 도의원 역시 먼저 소개되고 먼저 축사를 해야 된다. 또 일반국민들의 대표인 국회의원 역시 국민들을 대표하므로 당연히 먼저 소개받고 먼저 축사를 해야 응당하다 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막식 의전행사가 인사소개와 개회사, 환영사, 격려사, 축사로 30분 또는 한 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경우도 있다. 개막행사의 화려하고 웅장한 공연을 관람하러 온 지역민들에게는 황당하기만 할 것이다. 지역축제에 참여한 지역민들과 지역축제의 개막을 축하 해주러 온 VIP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지역축제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개막식 의전행사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윤봉구 ㈔경기예총 회장

민주화운동과 새마을운동

중동지역에 일부 독재 집권자 물러가라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토머스 제퍼슨이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라며, 인간의 생명과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갈아 엎어버리고 새로운 정부를 세울 권리가 있다고 하였지만 우리나라의 1980년대 상황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저려온다. 5월18일은 민주화운동기념일이다. 6월10일은 민주항쟁기념일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도 많은 국민적인 희생을 치르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하였다. 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나라 좋은 나라 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남미 국가 사례에서 보듯 이처럼 좋은 나라도 한 순간에 암울한 국가로 전락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민주화와 산업화는 아직도 진행형이며 선진화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 그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새마을운동을 주로 경제적으로 평가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민주주의 교육역할을 수행했고 특히 부녀들의 사회활동참여를 촉진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점을 확인 할 수 있다. 새마을사업 초기에는 거의 매일 밤마다 마을주민들의 회합이 있었다. 새마을사업에 투입한 시간보다는 마을주민들의 합의를 얻기 위한 회의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박진환 학장은 새마을사업 때문에 한국의 농촌주민들은 우리 나라 역사상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민주적 의사결정을 마을회관에서 수 없이 실천하게 되었다. 한국의 농민들은 민주주의를 책에서 배우기 보다는 자기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보다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기 위한 자조사업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배우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 받아 새마을에서는 성숙한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스마트코리아 운동을 전개해 나아가고 있으며 새마을교육과정에서도 중점 강조하고 있는 덕목이다. 민주화 기념일을 맞이하여 보수와 진보, 성장과 분배 등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갈등적 관계를 함께 어우르는 민주시민 의식이 싹트기를 기대해 본다.박상선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문화콘텐츠의 새로운 정의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진입할수록 우리는 창작자와 매개자 사이의 전통적 구분이 점점 모호해 지고 있는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미술작가와 큐레이터, 방송작가와 PD 그리고 크리에이터와 프로듀서 양자 사이에는 창조적 작업의 주도권을 놓고 단순한 긴장 관계 이상의 생산적 대립과 충돌이 발생한다. 하나의 미술작품 그 자체는 문화콘텐츠라고 할 수 없지만 큐레이터가 고안한 전시회에 포함되면 관객들에 의한 대량소비의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 전시회 속의 대중적 소통장치를 통해 창조적 가공을 거치면 그 미술작품은 다양한 용도의 문화콘텐츠로 새로운 생명력을 획득한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후반작업을 뜻하는 포스트 프로덕션이란 용어는 이제 새로운 창작실천을 함의하며 디제잉(DJing) 컬쳐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문화 논리를 선도해가고 있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세프가 있고 그 음식을 멋진 연출을 통해 식탁 위에 차려내는 테이블 세팅 플래너가 따로 있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이제 창작-생산-제작 그리고 심지어 수용자 간의 창의적 협업을 위해서는 이제 그들 간의 새로운 양상의 결절점이 구상되어야 한다. 디지털 매체가 강요하는 통합성(융합성)과 직접성에도 불구하고 매체들 사이의 차이와 경쟁 그리고 상호작용의 역동성을 진작시키려는 재매개화(remediation)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기존의 협소한 문화콘텐츠의 개념을 부단히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다.예컨대 21세기 방송콘텐츠를 포함한 시각문화콘텐츠의 장래는 영상-스토리텔링-미술-건축-디자인-도시계획-음악 등이 어떻게 결합되고 자기 반성적으로 수렴되는가에 달려있다.2012년 예정으로 주요 중앙 일간지와 지역신문 등이 참여하는 종합편성 방송국들이 개국을 준비하고 있다. 단지 광고수입만을 통해 황금알을 낳는 방송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방송콘텐츠의 미래를 지향하는 방송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박만우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수출은 우리경제의 희망

최근 중소기업을 둘러싼 수출환경은 세계경제의 침체, 고유가 및 원자재가 인상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이다. 경기지역 수출중소기업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문제와 원부자재 수급문제 등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수출중소기업 80여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출중소기업 애로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경기지역 수출중소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38.4%), 원부자재 및 부품구입 차질(17.2%)에 대해서 가장 큰 애로점을 나타내고 있다.수출 중소기업들은 일본 대지진 및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출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10 개사 중 7곳에 달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일본발 대진으로 제품수출과 부품수입이 중단된 기업도 있지만, 일본의 수요증가에 따른 수출오더가 늘어나고 부품수입 다변화의 계기로 삼는 등 우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인 것은 또한 다행스런 일이다. 수출 중소기업은 무역의존도가 80%가 넘는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티목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수출 유관기관과 공조체제를 구축, 수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수출 중소기업의 애로해소를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 우리나라가 올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5%의 경제성장과 무역 1조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새로운 수출 거래처 발굴을 위한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과 함께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 등 해외마케팅 지원 확대가 매우 필요하다. 해외마케팅의 핵심 지원수단인 해외 전시회 참가지원은 수출 중소기업의 수요에 비해 정부의 공급지원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다.대기업은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은 60%에 육박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17%에 불과하고 그 비중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다. 수출은 우리경제의 희망이자 활로이다. 지금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수출이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경쟁력을 갖춘 수출 중소기업의 육성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김 진 기 중기중앙회 경기지역회장

연금사회주의 논쟁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견제 하겠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이 말에 재계가 시끄럽다. 계절도 수상한 4월의 끝자락에서 때 아닌 연금사회주의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민간기업의 경영에 정부가 개입하겠다는 것은 관치라면서 재계도 일부 언론도 반기를 들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대기업을 목 조르기 위한 사회주의 발상이라는 것이다.과연 사회주의적 발상인가. 상법상 주주가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법적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런데도 형식적인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기업을 운영해왔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더구나 삼성과 포스코처럼 국가경제의 앞날을 좌우하는 기업들의 비전과 전략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은 관치를 우려하지만 곽위원장과 정부는 대기업의 작동하지 않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문제 삼고 있다. 그는 말하지 않고 있지만 오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사회나 2세, 3 세 경영세습으로 이어지는 경영에도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친기업을 표방한 MB 정부가 기업이나 보수언론으로부터 공정사회론이나 초과이익공유제에 이어 좌파 짝퉁 정부로 비판받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러나 대기업의 이익보다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생각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당연히 지적해야 할 과제이자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격차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화가 본격화하면서 가장 풍요로운 6%의 부자들이 세계 부의 59%를 독점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의 12 억 인구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제격차는 2차 세계대전당시의 30 대1에서 70대1로 확대되었다.작은 정부를 표방한 신자유주의 기치 하에서 대기업은 노동력과 자원의 희생을 바탕으로 초고속성장을 해왔다. 그런데도 부와 권력은 소수의 부자에게 집중되고, 대기업과 경영자의 모럴은 문제되지 않고 있다. 헌법이 정한 기본권 향유자로서의 모든 국민이나 공익개념들이 버림받은지 오래다. 이 시점에서 연기금사회주의 논쟁이 주목을 받는 것은 국익과 공익, 국민의 기본권을 복원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사제 존중 되찾는 스승의 날

다가오는 15일은 제30회 스승의 날이다. 이날은 어느 청소년 단체 학생들이 병 중이거나 퇴직한 은사들을 찾아뵙던 아름다운 전통에서 시작되었다. 그 후 학생 교육을 위해 묵묵히 애써 주신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회적 합의로 기념일을 제정해 운영해 온 것이다.그런데 막상 당사자인 교사들에게는 이날이 그리 즐겁고 행복한 날로 기억되지 않은 것은 왜일까?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 무렵에는 어김없이 일부 언론에서 촌지 등 부정적인 측면을 보도해 마치 교사들이 부패의 온상인 양 몰아붙이는 사례가 있어 교사들을 한없이 움츠리게 한다. 극히 극소수 사례를 일반적인 일로 확대 보도한 데서 대다수의 교사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다 보니, 이날이 착잡하고 부담스러운 날이 되어 버린 것이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스승을 존경하고, 항상 남을 배려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이다. 학생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에게 헌신적으로 사랑을 베풀고 진리를 일깨워 주시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무엇보다도 우선이라 할 수 있다.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당당하게 맞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시급한 이유다. 모든 사람은 헬렌켈러와 그의 위대한 스승 설리번을 기억한다. 헬렌켈러가 아무리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하더라도, 헌신적으로 지도한 스승이 없었다면 어떻게 기적과 같은 일이 가능했겠는가? 오죽하면 헬렌켈러가 자서전에서 자신의 유일한 소원은 죽기 전에 3일 동안 눈을 뜨고 보는 것이고, 그 첫 순간에 나를 이만큼 교육시켜준 나의 선생님 에미 설리번을 찾아가겠다고 했겠는가?학교 현장을 들여다 보면 우리 선생님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과중한 업무에도 오직 학생들을 향한 희망과 열정으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이제 스승의 날에는 마음이 담겨지지 않은 조그만 선물보다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교사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교사도 제자에 대한 숭고한 사랑과 실천을 다짐하는 그러한 행복한 날이 되었으면 한다. 교사가 자존감을 찾고 긍지와 보람을 갖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공교육의 신뢰가 제자리를 잡아 가도록 했으면 한다. 허봉규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원장

시간은 공공의 디자이너

도시도 인간처럼 일생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도시는 한 번에 완성되기 보다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도로 가로수나 공원 녹지는 점점 부피가 커지고 그에 따라 도시의 이미지도 변화되어 간다. 도시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이처럼 다음 세대가 생활할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며 접근해야하는 장기간의 일이다. 도시의 공공디자인 역시 한 순간의 유행에 집착하기 보다는 오랜 세월동안 싫증나지 않는 도시공간을 디자인해야 한다. 시간은 도시 속의 모든 인간과 자연에게 동일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도시에 항상 풍부한 변화가 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가로수의 색상과 모습이 바뀌고 계절별로 형형색색의 꽃이 피면 도시에는 새로운 활력감이 불어넣어 진다. 또한 매일매일 어김없이 밤과 낮이 교대로 찾아와 도시의 이미지를 탈바꿈시킨다. 이 모든 것이 시간이라는 공공의 디자이너가 만들어 주는 도시의 아름다움이자 풍요로움이다. 거리의 가로수는 단순히 식재 당시의 이미지보다는 시간의 개념을 고려하여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계절의 구분이 명확하므로 느티나무와 같이 계절에 따라 색채의 변화가 풍부한 수종의 선택이 바람직하다. 또한 식재 후 20년, 50년, 100년 후에 가로수가 성장하여 만들어 낼 거리의 모습과 그로 인해 새롭게 형성될 시민들의 생활변화를 즐겁게 상상하며 계획하는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교량이나 지하차도 등에 사용된 콘크리트는 차가운 이미지의 재료로 취급되어 표면에 도색이나 슈퍼그래픽의 방법을 이용하여 화려한 색상이나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그림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콘크리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천연소재로서 세월이 흘러 시간의 때가 입혀지면 주변 경관과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특성이 있다. 마치 부부가 오래 살다보면 서로 얼굴이 닮아간다고 하듯이 시간은 그 이질감을 치유해 준다. 사람들이 그 동안의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할 뿐 시간은 콘크리트의 차가운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변화시켜주는 훌륭한 디자이너인 것이다. 채민규 경기도디자인특별보좌관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지난 4월 27일은 날씨도 종일 흐렸다 갰다, 비 왔다 해 났다 하는 등 고르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도 도지사 한사람 국회의원 세 사람을 비롯한 몇 곳의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모두가 재보궐 선거였습니다. 그곳에 출마한 그 사람들은 팔자에 없는 생고생을 한 것입니다. 그곳에서 당선되었던 사람들이 더 좋은 자리로 올라간 경우도 있지만 선거법 위반 등 다른 이유로 그만 둔 사람들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그중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당선자 자신의 잘못으로 선거가 다시 치러지는 것이라면, 이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재보궐선거에 따르는 모든 비용은 누가 감당해야 합니까? 국민이 낸 세금으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원인 제공자가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격이 미달되거나 탈불법선거를 치른 사람은 당연히 비용을 변상해야 합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런 식으로 그냥 넘어갔으니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당선자가 실격되면 차점자를 승계시키면 또 선거를 안 치르니까 비용도 절감되고, 국민들도 고생 안 할 수 있습니다.경제, 문화, 사회적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려면 정치도 후진을 탈피하고 선진화해야 합니다. 다른 분야는 선진화 대열에 동참했는데 유독 정치만 후진 대열에 머무르면 되겠습니까? 우리 국민은 머리가 좋습니다. 남의 것을 모방도 잘 하지만 창조도 잘 합니다. 세계적으로 일등을 지키고 있는 분야가 여럿 있습니다. 정치라고 일류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모든 선거에서 애시당초 잘 뽑아야 합니다. 구태의연한 매너리즘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합니다. 선거 때마다 붙어다니는 학연, 혈연, 지연 등의 연(縯)과 금권선거가 판을 치니까 오늘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모두가 우리 유권자들의 잘못이라는 것도 명심해야 합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지사, 시도의원, 시장, 군수, 시의원과 군의원등은 물론 농, 축, 임, 인삼조합장, 문화원, 자총, 바르게 살기 등 각종 이익단체나 봉사단체의 장들도 처음에 잘 뽑아야 합니다. 일단 선거가 끝났으면 형사상의 큰 사고가 없는 한 당연히 임기가 보장돼야 합니다.조한승 ㈔김포사랑운동본부 이사장

느림의 미학과 5월 공동체

5월은 가정의 달이다. 1년을 몇 단계의 주기로 나눈다면 지금쯤은 공동체를 돌아볼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인 것 같다. 지금까지 일년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위한 구체적 준비로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들이었다면, 5월은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 나를 포함하는 공동체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사회는 잘게 쪼개지는 개념들과 개인이 더 중요한 사회로 패러다임이 급속이 변화되었다. 변화된 가치에서는 공동체를 거론하는 것이 진부한 사상이 되었고, 나와 다른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것들에 열광하는 사회로 변해왔다. 효율과 경쟁, 구체적 주체지향과 차별화는 필연적으로 속도와 성과, 휴식없는 인정투쟁을 양산하게 마련이다.개인이 강조되고 중심이 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는 우리가 추구하고 보전해야할 공통의 가치, 보편의 가치에 무덤덤해지는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것들로 인해 우리는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도 적어지고, 나눔의 가치도 시혜적이거나 일시적이고 일회적인 행사로 인식하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공통의 가치보다 개인의 가치를 더 우선시하는 사회는 사회적 동력을 재생산해내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다양한 구성원을 돌볼 공동체는 필연적으로 양육의 시간과 동력이 필요하다.공동체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조직이다. 가정은 공동체의 기본단위이고, 개별구성원의 변화를 존중하고 지켜주는 단위이다. 5월은 가족에 대한 돌봄의 시간과 배려, 나눔과 같이 주변을 돌아보고 섬겨야 하는 이유들을 공동체성찰의 메시지로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 같다. 지금 우리에게는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으며 선문답을 하는 여유가 필요하다.오늘이라도 자연으로 나가보라. 자연속에 가족과 직장, 머릿속을 뒤 흔들고 있는 주제들을 던져보라. 만개한 꽃들과 푸르른 자연이 두팔 벌려 반길 것이고, 자연과 몇 시간의 대화만으로도 해답을 얻을 수 있다.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걷는 느림의 미학은, 우리에게 휴식과 재충전을 통한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줄 것이다. 한걸음 늦게, 긴 호흡으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관조하는 5월이 됐으면 좋겠다.조광명 경기도의원

의약품안전사용 사각지대 양산말아야

국민의 사랑과 관심의 대상은 숨겨지지 못하고 수면위로 떠오르게 마련인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 이지아씨와 서태지씨와의 지나간 일까지도 지면을 달구지 않았습니까?요즘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서는 약사와 약국, 비처방약, 고용창출, 편리성(편의성접근성)이라는 화두를 두고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국민의 목숨이 의약품 안전사용과 맞물리는 화두이기에 여기서 실용성을 앞세워 편리성과 맞바꿔보려는 정책방향은 수정되어야 무리없이 자연스러운 100년 대계 국민건강관리가 도모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며 건강보험공단 지급액 중 메이저입니다. 지금까지는 무심코 간과하여 왔다하여도 이제 새질서를 세워나갈 때입니다. 약국외의 장소에서 비처방약이 취급되고 있는 선진국으로는 미국이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는 면적은 1/100 이요, 약사 수는 인구대비, 그보다 2.5배나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현실은 약사와의 대면 접근성이 250배나 높은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는 따라쟁이가 될 것이 아닙니다. 약국에서는 응급, 구급약을 무상으로 공급, 리필해주며 비처방약의 자판기를 약국 앞에 설치하고 대한약사회는 의약품의 안전사용을 위해 16개 시도지부에서 복약지도가 콜센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일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비처방약은 약국을 통하여 안전하게 국민의 손에 전달되니 소비가 늘어나게 되고 제약 회사, 공장에서의 고용창출도 발생하게 되지요.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선진 의약제도를 창안, 실천하는 나라가 되어 세계인의 칭송과 박수를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창조요, 발상의 전환이지 시스템을 휘젓는 무질서, 보건의약정책의 철학 부재를 드러내는 행정 담당자의 조급함으로 졸속, 밀어 붙이기 착안이 아닙니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이 있습니다. 동네 의원들은 저녁 6~7시면 폐문합니다. 이때부터 동네는 무의촌이 되고 맙니다. 그야말로 접근성은 전무합니다. 이 현실을 아신다면 익일 출근시간까지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고지하고 약사의 직접조제를 함께 인정하셔야 합니다. 밀어붙인 가시적인 결과물은 국민건강의 의약품안전사용 사각지대를 양산한 후 가슴을 치는 장탄식이 뒤를 따를 것임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러한 제안이 정책으로 채택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위성숙 경기도여약사회장

5월의 지역 축제를 즐기자

질척거리며 더디게 오던 봄기운도 이제는 봄을 맞이하는 꽃들이 만발하며 우리를 완연한 봄으로 초대하고 있다. 5월은 봄을 맞이하며 열리는 지역 축제들의 계절이다. 축제는 먹고 살만한 자들을 위한 웰빙 반찬도 가진 이들이 여가를 소비하는 상품도 아니다. 오히려 축제는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 현실, 하루하루가 힘겨운 일상을 사는 서민들에게 필요한 그들이 새 숨을 쉴 권리를 찾아주는 공공재이다. 최소한 잠시라도 현실을 벗어나 이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며 일상과 다른 아름답고 신나며 감동적인 볼거리와 색다른 소리를 들으며 숨어 있던 다양한 가치들을 각자가 느끼고 발견함으로써 험한 현실을 살만한 이유와 기운을 얻게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삶의 열정을 표출하며 건강하게 살고자 한다면 축제를 즐겨야 한다.봄을 맞이하여 겨우내 겪었던 시련을 잊고 힘든 일상에서 탈출하여 우리의 어깨를 누르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내는 축제 속에서 일탈을 꿈꿔보자.우리 경기도내에서 5월의 하늘 아래 펼쳐지는 대표적인 축제를 소개하면 먼저 안산시에서 개최되는 창공에 그리는 꿈과 희망의 경기 국제항공전을 첫째로 꼽을 수 있으며 수원에서 개최하는 제57회 경기체전 또한 대표적인 도민을 위한 축제의 장이라 하겠다. 더불어 5월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 우리들의 가족을 위한 가정의 달이며 가정을 위한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어린이를 위하여, 어버이를 위하여, 스승을 위하여, 개최하는 지역의 각종 효 축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더욱 우리의 정서를 자극하는 5월의 지역예술제를 소개하자면 복사골 부천에서 개최하는 복사골 예술제를 비롯하여 도내 31개 시군에서 개최하는 벚꽃을 비롯한 진달래 등 다양하고 풍성한 봄꽃들의 축제를 들 수 있겠다.예술의 향기를 머금고 봄의 향기를 뽐내며 봄을 알리는 도내 31개 시군 예총에서 개최하는 봄 꽃 축제를 즐기자! 평일 오후는 물론 주말을 맞아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 축제를 찾아가 보고 느끼고 참여해 보자.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 놓고 봄의 꽃향기를 듬뿍 들여 마시며 가족과 함께 그리고 친구와 함께 또는 연인과 함께, 일은 필요한 만큼, 축제는 만족할 때까지, 같이 즐기자! 우리에게 내일의 활력을 찾아 줄 것이다. 우리 모두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가슴으로 5월의 축제를 즐기자.윤봉구 경기예총 회장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합시다

할머니는 살아 생전에 말 안 듣고, 투정 부리는 손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나중에 커서 자식 키워 봐라 라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어느덧 이순의 나이를 바라보면서도 할머니의 말씀이 바로 어제 들은 것처럼 새록새록 떠오른다. 자식문제로 가슴앓이를 하셨던 전직 대통령 한 분이 자서전에서 화초와 자식은 가꾸기 나름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함께 오버랩 되어 온다. 이 땅의 많은 자식들과 부모들은 가정의 달을 맞이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 까. 지난 몇 달간 우울한 소식을 접했다. 우리나라 영재들의 산실이라는 카이스트의 젊은이들이 잇따라 자살을 하고 그들을 가르치던 교수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니 도대체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경쟁에서 살아 남는 법, 강자의 생존법칙만 주입시키는 편향된 욕심들이 이 같은 화를 불러일으키지는 아니 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88만원 세대를 비껴가려고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늦은 밤까지 랩에서 보내는 아이를 바라보며 자식 장담하는 것 아니라는 어른들 말씀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많은 자식들은 부모 살아 생전 다하지 못한 회한으로 한 숨 짓고 있지는 않을까. 공자 가어에 나무는 고요하게 있고 싶어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어버이를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이미 돌아가시어 이 세상에 안 계신다. (樹欲靜而風不止 子欲扶而親不待) 라고 하며 살아 생전 자식의 도리를 다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명절이나 연말연시 그리고 가정의 달을 맞이해 새마을에서는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어르신 모시는 행사를 펼치면서 자식의 도리를 일깨우고 있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현재의 노인 세대들은 내 자식 잘 키우는 것이 바로 노후대책이라 생각하며 살아 왔다. 허나 자식 있는 빈곤노인이 103만명을 넘기고 있다는 보고다. 자식 세대들이 깊이 생각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극한 상황에 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부모이고 가족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시기다.박상선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문학과 예술의 두원천

현대음악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은 자신의 음악이 지향하는 세계는 새의 노래를 닮는 것이라고 했다. 조류학자이기도 했던 그에게 새소리는 음악적 영감의 근원이었고 새의 이미지를 통해 절대자를 표현하기도 했다. 새들과 대화가 가능했던 아씨시의 프란체스코 성인(San Francesco d'Assisi)에게도 새는 천상의 신의 세계를 믿는 지상의 인간들에게만 보이는 기적의 언어였다.새는 자신의 몸무게로 인해 지상으로 추락하는 피조물들과 달리 자신의 몸짓에 의해 하늘을 나는 유일한 동물이다. 인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신의 신체에서 비롯되는 존재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했다. 인간의 모든 실존적 고통은 중력을 거부할 수 없는 몸이 불러들이는 충동, 욕망, 증오, 질투, 멜랑콜리, 엑스타시 그리고 경이감과 같은 정념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인간이 정념으로부터 해방되어 영혼이 평정한 상태를 아타락시아(ataraxia)라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 조각은 인간 신체를 표현함에 있어 신의 형상을 이상으로 삼아 실존적 존재의 무게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조형적 노력을 쏟아 부었다. 결국 이들 모두에게 삶의 무게에서 탈출하려는, 인간 존재의 반중력을 향한 몸부림이 모방하고자 했던 것은 신의 음성을 전하는 천사의 가벼운 날갯짓 아니었을까? 인류의 문학과 예술의 역사는 인간의 반중력을 향한 시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적 내러티브의 관점에서 보면 정념과 비현실 또는 허구, 이 양자가 교직해내는 서로 다른 경험세계의 영역이 신화는 물론 소설의 근원을 이루어 왔다. 허구에 대한 인간의 본원적 충동이야 말로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의 비현실적 세계를 믿게 하고 그 속으로의 몰입을 가능하게 한다. 어찌 보면 3D 영화도 과학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판타지에 대한 근원적 욕구 탓일 수도 있다. 정념에서 비롯되는 실존적 조건을 상징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허구나 판타지가 고안되었다면 이는 반중력을 향한 예술의 노력과 일맥상통한다고 여겨진다.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문화경영과 기업경쟁력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조직내 소통을 강화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문화경영이 요즈음 화두다. 문화경영이란 창조적인 조직원 양성, 창의적이고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업이 문화예술을 활용하여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경영전략이다. 중기중앙회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중소기업이 문화경영을 통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 조직 문화 개선 등 사랑받는 문화,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문화로 인사합시다 사업이 기업들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문화로 인사합시다 사업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우수한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즐거운 예술, 신나는 일터 사업과 중소기업 찾아가는 공연을 지원한다. 2010년도 즐거운 예술, 신나는 일터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임직원 1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성취감을 고취시키는 등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직원부서간 소통이 강화되고 회사에서의 업무가 즐거워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이다.청년실업인구는 늘어나는데 반해 중소기업 현장의 인력난은 심각하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CEO가 문화경영에 대한 조그만 관심을 가지면 직원 생일 등에 문화관람권을 선물로 주고, 직원들의 문화 동아리 활동 후원 등을 통해 기업의 분위기와 조직문화를 바꾸어 나감으로써 근로자의 이직률을 낮추고 청년실업인구를 중소기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기술개발, 우수인력 양성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오랜 시간과 많은 재정이 소요되는 반면, 시간과 비용은 적게 드는데 반해 그 효과는 빠르게 나타나며 지속적이라는 장점이 있는 문화예술을 활용한 기업경영은 그 성과가 훨씬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문화를 통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은 중소기업의 문화경영을 통해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김진기 중기중앙회 경기지역회장

연기금 사회주의 논쟁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견제하겠다. 곽승준 위원장의 이 말에 재계가 시끄럽다. 계절도 수상한 4월의 끝자락에서 때 아닌 연금사회주의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민간기업의 경영에 정부가 개입하겠다는 것은 관치라면서 재계도 일부 언론도 반기를 들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대기업을 목 조르기 위한 사회주의 발상이라는 것이다.과연 사회주의적 발상인가. 상법상 주주가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법적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런데도 형식적인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기업을 운영해왔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더구나 삼성과 포스코처럼 국가경제의 앞날을 좌우하는 기업들의 비전과 전략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은 관치를 우려하지만 곽 위원장과 정부는 대기업의 작동하지 않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문제 삼고 있다. 그는 말하지 않고 있지만 오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사회나 2세, 3세 경영세습으로 이어지는 경영에도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친기업을 표방한 MB 정부가 기업이나 보수언론으로부터 공정사회론이나 초과이익공유제에 이어 좌파 짝퉁 정부로 비판받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러나 대기업의 이익보다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생각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당연히 지적해야 할 과제이자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격차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화가 본격화하면서 가장 풍요로운 6%의 부자들이 세계 부의 59%를 독점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의 12억 인구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제격차는 2차 세계대전당시의 30대 1에서 70대 1로 확대되었다.작은 정부를 표방한 신자유주의 기치 하에서 대기업은 노동력과 자원의 희생을 바탕으로 초고속성장을 해왔다. 그런데도 부와 권력은 소수의 부자에게 집중되고, 대기업과 경영자의 모럴은 문제시되지 않고 있다. 헌법이 상정한 기본권 향유자로서의 모든 국민이나 공익개념들이 버림받은지 오래다. 이 시점에서 연기금사회주의 논쟁이 주목을 받는 것은 국익과 공익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을 복원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학부모 참여로 새 교육문화 조성

핀란드 교육에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 중의 하나는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가 조화를 이루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교육에서 참여와 협육(協育overnance)의 새로운 교육문화 조성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각종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학교 교육활동에 학부모를 참여시킬 때 학생들의 인성교육이나 학업 성과 등이 향상되어 학교교육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여러 실증적 연구들이 있고, 특히 학부모의 학교 참여가 자녀의 성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나 빌게이츠의 성공 사례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다.그동안 학부모의 참여와 지역사회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학교 현장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으며, 특히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학교교육에 대한 참여 여부와 참여 정도는 새로운 학교 창출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 현장을 보면 학부모의 참여 활동이 아직은 단순 봉사 차원의 시험감독이나, 교통지도, 우범지역 순찰 등 소극적인 지원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학부모들이 종전에 가지고 있던 소극적인 지원자, 평가자에서 벗어나 좀 더 성숙한 학교 운영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학부모가 진정한 협육의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학교 주요 교육활동의 기획, 심의, 의결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학부모가 같이 참여하고, 책무성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민주적인 참여 의식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학부모 연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단순 봉사 차원의 소극적인 지원활동에서 학교교육과정 개발 및 수업 지원 등 전문성을 활용하는 적극적 지원활동으로 학부모 교육활동 참여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아울러 자신의 자녀만을 위한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들이 가능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학부모 참여와 협육의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허봉규 道교육정보연구원장

옥외광고물 정비

옥외광고물은 거리의 이미지를 넘어 도시나 국가 전체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 지자체는 물론이고, 정부에서 조차 옥외광고물 정비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보다는 많은 부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턱대고 현재의 상황이 잘못되었다는 시각에서 출발하기보다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진 근본적인 원인과 그 내면에 잠재해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부분을 이해하여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전에 왜 사람들이 그렇게 간판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육교나 가로등, 버스정류장 등과 같은 대부분의 공공디자인 요소가 지자체가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적 개념의 요소인데 반해 옥외광고물은 소유권이 일반 시민에 있으므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도적인 부분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옥외광고물이 정리된 거리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무분별하다고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자체가 우리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이므로 결코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 선진국과 비교하여 현재 우리나라 거리의 모습이 비록 산만하고 정리되어 있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단언하기에는 부적절한 점이 있다. 우리들이 흔히 아름다운 간판들로 제시하는 외국의 간판들은 대부분 보행자 중심의 거리에 설치된 사례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자동차 중심의 사회로서 간판을 인지하는 거리나 방법이 보행자 중심의 사회와는 전혀 다른 도로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옥외광고물의 정비방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사회구조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옥외광고물 개선을 위한 정책은 법제도를 앞세운 일방적인 접근보다는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객관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민규 경기도 디자인특별보좌관

용서하는 자와 고발하는 자

옛날에 노아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노아는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였습니다. 노아는 그가 섬기는 신(神=하나님)과 그의 가족들은 물론 그의 이웃 친지들, 심지어 그의 가축(家畜=짐승)까지도 믿고 사랑하고 용서하였습니다. 어느날 노아는 포도로 만든 음료수 즉, 포도주를 먹고 취하여 벌거 벗은채 잠을 잤습니다. 그때 그의 아들 함이 아버지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함이라는 아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떠들어 댔습니다. 자기 아버지의 흉한 꼴을 덮어주기는 커녕 까발긴 것입니다. 도덕적이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떠들어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아들 둘, 즉 셈과 야벳은 아버지 노아의 옷을 어깨에 메고 뒷걸음쳐 들어가서 아버지의 하체를 덮었습니다. 결국 아버지를 고발(告發)하고, 욕보인 아들 함은 아버지를 덮어주고 감싸주어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셈과 야벳의 종이 되었답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술은 많이 먹으면 누구나 취하게 마련입니다. 술 취한 사람들의 행태(行態)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입니다. 슬그머니 쓰러져서 자는 사람, 고래고래 악을 쓰는 사람, 노래 부르고 춤추는 사람, 혼자 횡설수설 떠드는 사람, 남과 싸우는 사람, 큰 소리로 남의 흉을 보는 사람. 그러나 다음날 술에서 깨고 나면 언제 무슨일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술 취한 사람들은 말초신경이 마비 되기 때문에 간혹 악의적이고 고의적이 아닌,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노아의 경우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 선의의 실수를 무슨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동네 방네 다니면서 아무개가 어쨋다고 떠들어 대며 정의(定義)라는 미명(美名)으로 고발하고 고소한다면 그 사회는 조용한 날이 없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시기와 저주가 판을 치는 험악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조금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 유권자들에게 애걸복걸하여 당선된 사람들, 부모 잘 만나 재산 좀 있는 사람들이 완장 찼다고 으쓱거리며 남의 약점을 까발리고 소란을 피우면 그 사회는 앞날에 희망이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 용서하고, 덮어주고, 사랑해야 합니다.조한승 김포사랑운동본부장

취득세 인하와 지방자치의 함의

정부는 지난 3월22일 주택거래활성화방안으로 취득세 세율인하 연장을 발표했다.정부가 부동산정책실패로 민심이 요동치고, 부동산시장 실패에 대한 책임의 정조준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취득세 인하를 통한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노력은 한편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정부가 자신의 권한으로 정책을 발표하고 집행하는 것을 어찌하겠는가.문제는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세원인 지방세를 가지고 그 중요이해당사자인 지방자치단체와 한마디 협의도 없이 취득세 감면정책을 발표한 것이다.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총세수의 20%에 불과한 지방세수규모로 인해, 중앙정부의 재정의존도가 심해서 재정의 자주성, 사업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도의 경우 매년 세수감면규모가 1조원이 넘는다. 경기도 예산에서 국비를 매칭시켜야 하는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고, 인건비 등 경직성사업비를 제외하면 경기도의 가용재원이 갈수록 줄어들어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에 정책과 사업들을 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중앙정부는 부동산거래활성화를 위해 국세인 양도소득세를 통해 정책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었을텐데, 국세에 해당하는 양도소득세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세수원인 취득세 인하를 꺼내든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권력의 속성은 자신을 정점으로 집중시키고 싶은 충동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과 중앙정부는 스스로 중앙집권적 권력집행의 오만한 유혹에서 벗어나야한다.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의 종속적 기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논리와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약속하고 지켜야할 정책이 있는 유기적인 생명체이다. 지방자치의 발전없이 중앙정부의 발전을 기대하는것은 너무 낭만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정부의 이번 취득세감면조치로 경기도의 올해 세수결손규모는 약 5천713억원이다. 경기도의 가용재원규모로 보면 89%정도를 차지한다.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상호 보완하고 협력할 때 국가발전과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따라서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단순히 중앙의 행정기능을 위임받은 하부기관으로 생각한다면, 지방자치의 미래뿐만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조광명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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