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백호의 해가 어느덧 저물어가고 다음 주면 크리스마스 캐롤이 정겨운 성탄절이 다가온다. 어린 시절 기독교 신자이건 아니건, 이맘 때가 되면 이 거리 저 거리 마다 캐롤송이 흥겹게 울려 퍼지고, 하얀 눈 내리는 성탄절을 생각하며 정성껏 크리스마스 카드도 만들어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보냈던 아련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살아난다. 또한 길거리에 빨간색 산타크로스 옷을 입고 종을 치거나, 합창 혹은 기타 연주를 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선냄비들을 걸어놓은 그 풍경들이 왜 그렇게 감동적이었던지. 그 시절 뼛속까지도 추웠던 날씨만큼이나 온정의 손길도 더욱더 따뜻했었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만은 아닐 거라고 굳게 믿는다.부자 되세요 어느 때부터인가 연말연시의 가장 보편적인 인사가 되어버린 이 말이 이 세상에서 모든 사람들의 가장 큰 소원이 되어버린 것만 같아 마음 한편으로는 씁쓸해진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오직 돈에 웃고 우는 세상이 되었으니 자연적으로 인사도 돈 얘기를 하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귀결인지 모른다. 부를 이루는 방법을 들자면 부동산, 유통, IT 분야, 자동차, 철강 등 이루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이런 경우들은 록펠러, 빌 게이츠, 카를로스 슬림, 버핏 등 극소수의 재벌에게나 가당찮을 수밖에 없다. 예부터 조그마한 부자는 근면, 성실과 절약에서 나오고 커다란 부자는 하늘이 낸다고 했다. 이 대목을 위해 색깔 바랜 교과서를 들쳐보면 낚시 이론이 먼저 떠오른다. 물고기를 잘 잡기 위해선 첫째 물고기가 많은 호수나 강, 바다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 그 물속의 물고기들의 식성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하며, 셋째 그 물고기들이 잘 모이는 포인트가 어디인지를 알아야 하며, 넷째 어느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물고기를 잘 낚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게으름과 통찰력 없음을 간과하고 무조건 호수와 강물을, 낚시대를, 결국에는 물고기를 비난한다. 더 나아가서 진정한 부자가 되기 위해선 잘 벌기만 할 것이 아니라 록펠러와 같이 훌륭하게 재산을 잘 쓰는 재벌이 됐을 때 비로소 하늘이 낸 부자가 된 것이다.
오피니언
이재복
2010-12-20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