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예산타결의 뒷그림자

지난 21일, 본회의장에서 김문수 도지사가 의회의 수정안에 동의를 하면서 2011년 예산은 집행부와 의회의 대승적 합의를 통해 통과됐다. 언론에서는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되고 있는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의회, 또 국회의 날치기 통과와 빗대 심지어 경기도의회에서 배우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도지사는 간부회의에서 이번 타협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간 간부들을 격려했다는 후문이고 도의원들은 뜨거운 사회여론에 한껏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다.하지만 며칠이 가지 못해 언론으로부터 도의회가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소위 복지 예산은 삭감하고 스마트폰 예산은 올렸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친환경급식과 무상급식의 대승적 타결을 통해 의회 정치의 모범이 되었던 우리는 순식간에 다시 파렴치범으로 몰락했다. 스마트폰 정보이용료 문제야 예결위가 현명하게 처신하지 못했다고 반성한 것이니 말할 나위가 없다.하지만 가정보육 문제를 보면 상황이 다르다. 이 문제는 이미 행정사무감사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구체적으로 지적됐다. 이어 본예산에서는 상임위에서 일부 삭감,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했다. 이후의 상황을 보면 더욱 황당하기만 하다. 이해 당사자들이야 그렇다 쳐도 도 집행부의 태도를 보면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삭감에 반발해 언론에 기고하는 등 여론몰이를 한다. 가정보육 전액 삭감이 어떤 배경, 어떤 판단에서 이뤄진 것인지 제대로 의견을 묻거나 경청하려 하지 않는다. 감사 지적 사항이 예산에 반영돼 당연히 삭감, 조정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단 말인가? 오로지 반발하고 자기들의 의견만을 개진한다. 싸우자는 것이다. 예산 결정권이 의회에 있다는 것을 잊은 태도다.예산안이 통과된 지 불과 한 주도 안돼서 소위 추경 이야기가 나온다. 의회를 설득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없이, 예산과 감사에서 지적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않은 채 소위 추경 이야기를 하는 오만함에는 그저 놀라움을 금할 길 없다.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싶다. 의회는 집행부의 거수기(擧手機)가 아니라고.

찬란한 도시농업법 탄생을 기대하며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는 이상기후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 전체적으로 기온이 현재보다 1℃ 더 상승한다면, 지구 생명체의 10%가 멸종한다고 한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들의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인구집중과 녹지를 갉아먹는 도시계획은 열섬현상을 심화시켜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인구의 도시집중화로 인해 도시의 환경 오염, 녹지감소와 같은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시켰고 이와 관련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녹색대안으로 도시농업이 부각되고 있다.도시농업은 학교농장주말농장상자텃밭옥상녹화 등과 같은 도시의 빈공간을 활용하여 농사를 짓는 생활농업으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바로 취득함으로써 푸드마일(food miles)을 줄일 수 있고, 신선하고 안전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도시민이 농사 체험활동을 함으로써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도 도시농업만의 매력이다. 도시농업은 농업을 기존의 영역에서 탈피시켜 도시속의 녹색패러다임으로 변화시킨 획기적인 발상이며, 자연과 경제를 어우를 수 있는 녹색강국의 기초가 되는 정책임이 틀림없다. 농업이 인류 역사를 뒷받침해온 것처럼, 이제 도시농업이 농촌이 주는 혜택과 기후변화에 따른 제반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그러나 우리나라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인 도시농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으며 관련 프로그램도 빈약하고 전국단위의 네트워크도 구축되어있지 못해 활성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3일 김학용 국회의원(안성)과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농림진흥재단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연 도시농업육성및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도시농업에 대한 법 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 도시농업이 도시 환경개선과 녹색성장의 기반이 되고 친환경 먹을거리로서 생산활동과 함께 건전한 생산적 여가활동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참 부자

어떤 사람이 10대 소년 시절에 서커스 극단 앞에서 겪었던 이야기이다. 아버지와 함께 표를 사기 위해 매표소에 서 있었던 내 앞에는 열 두 살이 채 안된 아이들이 여덟 명이나 되는 대식구가 있었다. 옷차림으로 보아 가난해 보였는데 그래도 무척 행복해 보였다. 아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맨 앞에 서 있었고 아이들은 난생 처음 보는 서커스에 마음껏 들떠 있었다. 이때 남자는 매표소 직원에게 어린이 표 8장과 어른 표 2장을 달라고 했다. 직원이 입장료를 말하자, 순간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방금 얼마라고 했소? 분명 남자는 그 만큼의 돈을 갖고 있지 않는 게 분명했다. 한껏 기대에 부푼 아이들에게 이제 와서 돈이 모자란다고 말 할 수 없는 듯 남자는 너무나 낭패스런 모습이었다. 이때였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의 아버지가 말없이 주머니에서 20달러짜리 지폐를 꺼내 바닥에 떨었뜨렸다. 그런 다음 아버지는 몸을 굽혀 그것을 다시 주워들더니 그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선생, 방금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이것이 떨어졌소. 남자는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는 아버지의 손을 꼭 움켜잡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소, 이것은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로 큰 선물이 될 것이요. 남자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 거렸다. 그날 나와 아버지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 당시 우리 집 역시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날 밤 우리의 마음 만큼은 뿌듯하고 행복했다. 언제부터인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의례적이고 통상적인 인사 대신에 부자 되세요라고 인사하는 새로운 새해 인사가 지인들 사이에서 기분 좋게 통용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부자의 기준이 무엇인가? 자신이 소유한 재산의 크기인가?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부족하여 자꾸 가지려고 만 한다면 그는 부자가 아니라 거지일 것이다. 그러나 적은 소유일지라도 나누어 주기를 좋아한다면 그는 분명 부유한 자임에 틀림없다. 잠언에 이러한 말씀이 있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 지리라.김영수 안산다문화가족 행복나눔센터 원장

공공성의 퍼즐맞추기

거리의 화려한 성탄장식 속에 피어나는 구세군의 종소리는 우리에겐 낯익은 풍경이다. 자선냄비는 지난 1891년 끼니를 걱정해야했던 난민을 위해 구세군 사관의 기발한 생각에서 출발한 오늘날의 대표적인 기부사례이다. 시대는 변했어도 달라지지 않는 건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단순히 빈부의 차는 개인의 능력 때문이라고 한다면 국가는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국민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소득, 주택, 의료, 고용, 교육 등의 사회적 권리는 인간의 기본권으로 국민은 안락하고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고자 한다.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제공된다면 국민 모두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그 핵심이 공공성을 담보하는 정책과 그에 대한 예산배분일 것이다. 국민의 민의를 반영하고 알권리를 제공하기 위해 언론방송의 독립성이 중요하고, 국민 건강을 위해 의료인의 사익보다 공익이 우선돼야 하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미래 인재를 위해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영역이다. 필수냐 선택이냐, 다수 대중을 위한 것인가 소수 특정집단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공공정책의 잣대가 돼야 할 것이다. 그 기로에 서 있는 것이 공공도서관이다. 공공도서관의 운영체계 문제로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인천시가 공공도서관을 직영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가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위탁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붙고 있다. 공무원 정원확보가 어려우니 수탁을 통한 민간사서를 채용하여 운영하겠다지만 지역사회의 정보센터, 문화센터, 평생학습장으로서의 역할을 보더라도 충분히 공적인 영역에서 수행해야함에도 보이지 않는 입에 의해 절름발이 공공성을 가져가야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퍼즐 맞추기에서 작은 조각하나가 빠지거나 귀퉁이의 한 점만 맞춰지지 않아도 그 그림은 완성되지 못한다. 그저 수많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공공도서관 문제 하나라도 제대로 된 사회 인프라가 되기를 2010년의 끝자락에 기원해본다.

양포동 일등 일꾼을 향해

필자가 이 곳 연구소에 부임한지도 내년이면 4년차에 접어든다. 서울의 기술평가기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다 경기북부에 위치한 섬유연구소의 소장으로 첫 발을 내 딛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그 이유는 경기북부가 가지는 지역적 낙후성과 비례하는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에 대한 설레임이었던 것 같다.하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연구소장으로서의 행보는 그 설레임을 잊을 만큼 혹독한 여정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보조금 한 푼없이 연구소 60명 직원들을 책임져야 하는 것에서부터 불법 외국인 인력문제를 해결해야하고, 지역산업발전을 위해 중장기 발전계획도 수립해야 하고, 한미한EU FTA 체결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현장인력의 기술교육에 업체 노후시설 개체를 위한 정책자금을 끌어와야 하고, 열악한 섬유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마케팅 구조개선사업도 추진해야 하고, 첨단기술개발에 매진하여 섬유기술을 선도하는 연구소를 만들어야 하는 등 연구소 내외부를 아우르는 각계 분야의 손발노릇을 해야 한다. 그야말로 연구소라는 타이틀에 맞게 열심히 연구하고 기술개발을 하는 것만으로는 10%도 채울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섬유기업과 지역산업발전을 위한 국책사업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그 수행과정 중 지자체와의 협업은 너무도 많은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 하나의 사업수행을 위해 기초지자체, 광역지자체, 중앙정부를 거쳐야하고 그 안에서도 팀장, 과장, 국장 등 보고결재라인이 첩첩산중이다. 진행 중 한 단계라도 문제가 생기면 업무지연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각 기관별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보고결재를 번복하는 등 그야말로 거북이와 손잡고 외줄을 타는 곡예사같은 심정으로 일해야 한다.3년간 일해 온 연구소장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되돌아보건데, 이같은 초현실적 리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부담스럽지만 한편으로는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것에 일할 맛이 나기도 한다. 모두의 기대에 다 부응할 수는 없지만 작은 성공이라도 정당한 방법으로 얻어내는 소신을 지켜내 양포동 일등 일꾼이라는 애칭을 받는 연구소장이 되고 싶다. 김숙래 한국섬유소재연구소장

추억의 과일 ‘감귤’

감귤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아열대성 식물이다. 국내 여러 가지 과일 중에서 생산량(753천t)과 생산액(9천60억원)이 가장 많아서 원예산업 측면에서 보면 최고의 과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우리나라는 언제부터 감귤이 재배되었는지 확실치 않으나 고려사에 보면 문종 6년(1052년)에 탐라국의 세공인 귤 진상량을 100포씩 수정한다는 내용이 있어서 그 이전에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제주의 감귤이 현재의 감귤원처럼 산업화된 것은 지난 1913년부터라고 알려져 있다.제주도에서 감귤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감귤 몇 그루만 있으면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어서 대학나무라는 애칭이 생기기도 하였다.감귤은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것은 온주밀감이고 이외에도 오렌지, 자몽, 문단, 레몬 등이 있다. 유자도 생과로 먹지는 않지만 감귤의 한 종류이다. 금귤이나 탱자도 혈연관계가 멀지만 크게 보면 감귤류에 속한다.감귤은 옛날에는 과일이라기보다 약재로 이용되었다. 현재도 감귤껍질을 말려서 진피라는 한약재로 사용되고 있고, 아마도 감초 다음으로 많이 이용되지 않을까 싶다. 감귤은 대표적인 알칼리식품으로 비타민 C의 함량이 높아 감기에 효험이 있고 항암작용, 피부미용 등 통상적인 효능 외에도 헤스페리딘이라는 성분이 혈관 강화에 특이한 효과가 있어서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껍질에는 펙틴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으니 현대인에게는 반드시 먹어야 하는 필수 과일 중 하나다. 옛날부터 제주도의 감귤이 임금님께 바치는 진상품이었던 이유는 귀하기도 하고, 맛도 있지만 그보다는 감기 예방은 물론 치매와 고혈압에도 좋은 효능이 있어서 반드시 임금님이 챙겨 먹어야 하는 식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감귤은 수확 후부터 시간이 지나면 당도가 떨어지므로 방금 수확한 과일이 가장 맛있다. 또한 구입 즉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요즈음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긴 했지만 감귤은 제철이다. 오늘은 일찍 퇴근하면서 감귤 한 상자를 사들고 가족이 둘러앉아 감귤을 까먹으면서 추억을 얘기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부자 되세요

2010년 백호의 해가 어느덧 저물어가고 다음 주면 크리스마스 캐롤이 정겨운 성탄절이 다가온다. 어린 시절 기독교 신자이건 아니건, 이맘 때가 되면 이 거리 저 거리 마다 캐롤송이 흥겹게 울려 퍼지고, 하얀 눈 내리는 성탄절을 생각하며 정성껏 크리스마스 카드도 만들어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보냈던 아련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살아난다. 또한 길거리에 빨간색 산타크로스 옷을 입고 종을 치거나, 합창 혹은 기타 연주를 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선냄비들을 걸어놓은 그 풍경들이 왜 그렇게 감동적이었던지. 그 시절 뼛속까지도 추웠던 날씨만큼이나 온정의 손길도 더욱더 따뜻했었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만은 아닐 거라고 굳게 믿는다.부자 되세요 어느 때부터인가 연말연시의 가장 보편적인 인사가 되어버린 이 말이 이 세상에서 모든 사람들의 가장 큰 소원이 되어버린 것만 같아 마음 한편으로는 씁쓸해진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오직 돈에 웃고 우는 세상이 되었으니 자연적으로 인사도 돈 얘기를 하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귀결인지 모른다. 부를 이루는 방법을 들자면 부동산, 유통, IT 분야, 자동차, 철강 등 이루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이런 경우들은 록펠러, 빌 게이츠, 카를로스 슬림, 버핏 등 극소수의 재벌에게나 가당찮을 수밖에 없다. 예부터 조그마한 부자는 근면, 성실과 절약에서 나오고 커다란 부자는 하늘이 낸다고 했다. 이 대목을 위해 색깔 바랜 교과서를 들쳐보면 낚시 이론이 먼저 떠오른다. 물고기를 잘 잡기 위해선 첫째 물고기가 많은 호수나 강, 바다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 그 물속의 물고기들의 식성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하며, 셋째 그 물고기들이 잘 모이는 포인트가 어디인지를 알아야 하며, 넷째 어느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물고기를 잘 낚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게으름과 통찰력 없음을 간과하고 무조건 호수와 강물을, 낚시대를, 결국에는 물고기를 비난한다. 더 나아가서 진정한 부자가 되기 위해선 잘 벌기만 할 것이 아니라 록펠러와 같이 훌륭하게 재산을 잘 쓰는 재벌이 됐을 때 비로소 하늘이 낸 부자가 된 것이다.

경기교육 비전 전환 2.0

12월 초, 핀란드의 세상은 짙은 초록의 전나무 잎새 위에 하얀 트리로 장식된다. 산타의 나라에 자연이 만들어 준 아름다운 풍경이다.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세상을 놀랍게 한 것은 핀란드의 교육이다. 핀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국제학력조사(PISA)에서 최상위 성적을 올려, 세계 최고의 학력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학력국가가 되기까지 핀란드는 시련의 역사였다. 주변 강대국인 스웨덴과 러시아에 750년 동안이나 식민통치를 받아왔고, 독립한 이후에도 내전을 치르면서 높은 실업률에 시달렸다. 이러한 나라가 국민소득 5만불, 글로벌 경쟁력 1위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교육이 있었다. 핀란드 교육의 근간은 공교육과 무상교육 시스템이다. 또한 핀란드 교육의 특징은 평등교육과 철저한 사회적 통합에서 이루어진 교사에 대한 신뢰에서 찾을 수 있다. 경쟁 등으로 학습을 강요하지 않는다. 가능한 교실 내에서도 그룹 학습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그룹 학습을 통해서 학생들끼리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한다. 낙오자 없는 교육이 핀란드 교육의 핵심이다. 국가의 교육 관리 권한을 최소화하고, 지자체와 학교, 교사에게 교육 권한을 이양하였다. 사회 전체가 교사를 신뢰하고 있으며 교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도 지역별로 새롭게 변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단연 경기교육이다. 경기도는 수업, 교실, 학교, 행정, 제도 등 5대 혁신 과제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5대 혁신의 근간은 소통과 협력, 참여와 협육으로 새로운 교육문화 조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교육문화 조성을 위해 학교 밖의 조화로운 시스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 동안은 교육이 학교라는 부분적 공간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사회 통합적 공간으로 확대 되어 사회 전체가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교사의 신뢰 회복이 있을 때 진정한 교육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혁신학교, 혁신교육지구 등의 새로운 시도가 경기교육 비전 전환2.0으로 거듭날 것이라 확신한다.

4대강사진전과 선거법위반

지난 12월8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4대강공사 전후 비교 사진전을 개최하여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기소된 두 명의 환경활동가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 이날 재판에서 두 명의 피고에게 검사측은 각각 500만원의 벌금을 구형했다.이번 사건의 핵심 내용은 4대강공사 전후 비교 사진전을 공직선거법에도 합법적 활동으로 규정돼 있는 단체의 설립목적에 근거한 일상 활동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중앙선관위와 검찰이 주장하는 대로 소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쟁점으로 볼 것인가? 라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환경단체들의 동강댐 반대활동, 새만금간척 반대활동, 운하반대활동 등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단 한차례도 선거법위반으로 경고나 고발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의 일상 활동에 대해 선관위가 문제를 삼은 것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터다.지난 2008년 국회의원 선거기간에도 계속 진행된 시민단체의 운하반대 거리서명운동에 대해 경기도선관위는 처음에는 운하반대 등 단체의 일상 활동은 선거법위반 사항이 아니다라고 안내하였지만 안내 공문을 보낸 하루 만에 중앙선관위의 지침이 바뀌었다며 운하반대활동은 선거쟁점이므로 선거법위반이다라고 변경하여 공문을 다시 보내는 해프닝을 벌인 것이 그 시작이다. 이런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하루 만에 바뀌는 지침은 누가 바꾸는 것일까? 선거법이 바뀐 것도 아닌데 정권이 바뀌면 바꾸는 지침은 도대체 누가 결정하는 것일까? 선관위의 주장대로 선거쟁점이 문제라면 매번 선거마다 선거쟁점은 누가 판단하는 것일까? 더구나 선관위는 자신이 마련한 지침마저 부당하게 집행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기간 정부는 홍보관을 운영하고, 공무원 교육을 실시하는 등 4대강공사 홍보를 계속했다. 특히 과천에 있는 중앙선관위로 가는 길목에는 10m가 넘는 대형 4대강사업 홍보탑이 설치돼 있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철거명령이나 고발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는 정책선거의무를 갖는 선관위가 오히려 선거일 전 180일간 일반 국민의 입은 막고 권력의 입은 열어 놓는 또 다른 관건선거를 조장하는 것이다.권력에 아부하며 법 적용의 형평성을 잃은 선관위의 행위가 법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시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명균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美첩보기관, 동맹국서 공작비자금 마련

우리 국민들이 낸 세금이 미국 정보기관의 비밀공작자금으로 사용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에 따르면 독일정부가 지난해 5천만 유로를 아프가니스탄 육군재건기금으로 냈으나 미군이 행정비 명목으로 15%정도를 공제했다.나토주재 미국대표부는 지난 2월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에서 나토주재 독일 대사가 이 문제와 관련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대처방안에 대한 지침을 요청했다. 독일의회가 이 문제를 추궁하자 미국은 이 금액을 비상자금 등의 명목으로 설명하려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미국 예산은 의회에서 승인되고, 단돈 1달러라도 사용기록이 남아 법정 시한이 지나면 일반에 공개되고,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밝혀진다. 건국 전후 우리나라 사람이 돈을 받고 미국 첩보기관을 위해 일했던 기록이 몇 년 전 밝혀져 그 후손들이 당혹스러워했었다. 이번의 아프가니스탄 지원금처럼 일부가 미 의회예산 밖의 회계분야에서 처리되었다면 그 용처가 우리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자금은 미 의회가 추적하지 못하는 일에 쓰였을 테고, 그 자금이 어느 국가의 목을 조를지는 단지 자금 집행인들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메랑이 되어 자금을 제공한 정부의 목을 조를 가능성도 100% 배제할 수 없다.이 전문은 미국이 같은 성격의 자금을 우리정부에도 요구했고, 2010년 우리정부가 예비비에서 이 돈을 집행했다고 말한다. 이 점이 우리를 당혹스럽고 불안케 한다. 미 첩보기관이 우리에게만은 독일과 달리 특별한 예외를 두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팀 와이어는 이 같은 전례를 그의 저서 잿더미의 유산에서 밝혔다. 미국은 2차대전 후 유럽재건(마샬플렌) 기금을 이용했고 일본의 전후자금처리에서도 공작자금을 마련했다. 또 최근에는 각국에서 개인이 기업활동으로 돈을 벌게 하고, 그 자금을 이용해 비밀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한다. 사후 공개될 문서로 인한 파장을 사전에 차단키 위한 또다른 공작인 셈이다. 새삼 첩보공작의 무서움이 느껴진다.신현덕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추위보다 더 추운 절망

일기예보에 따르면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일기예보를 할 때, 각 지역 날씨를 이야기하고 말미에는 항상 대성산 영하 몇 도, 적근산 영하 몇 도, 화학산 영하 몇 도라는 식으로 전방지역 날씨 예보를 하였다. 전방지역의 날씨는 내륙지역보다 보통 10도 이하의 낮은 날씨를 기록하곤 하였다.한겨울 고가 초소에서 경비를 서다 소변을 보면 소변 줄기가 얼음 줄기가 되어서 떨어지는 경험(?)은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지금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을도 짧고 겨울도 겨울 같지 않은 날들이 대부분이다.1960년대만 해도 서울에도 겨울에 눈이 많이 왔다. 어린아이들은 골목길에서 눈싸움하고 골목 입구마다 눈사람을 만들었다. 골목길 눈 치우는 일도 어린 시절 꽤나 귀찮은 일이기도 하였다. 한강이 얼었고 또 강태공의 이야기들이 뉴스의 주요한 화젯거리였다. 기상관측이 생긴 이래로 가장 추웠던 날은 지난 1981년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때 대부분의 내륙지방이 영하 20도를 밑도는 추위를 보였다. 특히 양평지역은 영하 30도 이하를 맴돌았다. 기상관측소가 없어 공식기록이 없는 철원지방은 영하 35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렇게 추운 날들이고 그렇게 가난한 날들이었던 1960~70년대보다, 훨씬 따뜻하고 훨씬 배부른 2010년이 그리 따뜻하게만 느껴지지 않고 그리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인터넷에 글 한번 잘못 올리면 잡혀가고 고소하고 하는 세상. 벽보에 쥐 그림 그렸다고 구속하겠다고 설쳐대는 나라. 정치는 정치를 상실하고 항상 반복된 날치기에다 그것도 모자라서 소위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국회의사당에서 격투기하듯 동료의원의 얼굴을 날려 버리는 폭력에 어찌 절망하지 않겠는가?유신독재정권 시대, 군사정권 시대를 겪고 민주화로 달려온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이 폭력, 이 공포정치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죽은 박종철을, 죽은 이한열을 생각하게 하는 지금. 과연 우리는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가? 신종철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버려진 나무 재활용 ‘나무은행’에 주목

택지개발, 도로개설, 재건축, 숲 가꾸기 사업 등 각종 개발사업장에서 불가피하게 베어지거나 버려진 나무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1995년 경기도 산림면적이 55만1천360㏊에서 2008년 통계에 따르면 52만7천314㏊로 13년만에 2만4천46㏊(7천286만평)에 달하는 면적이 사라지고 있다.또 우리나라 도시민들의 1인당 생활권 도시림 향유면적이 국제보건기구 WHO가 권고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기도는 7.35㎡의 면적을 보여 우리나라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무분별한 개발로 수목면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나 아직도 각종 공사 현장에서 알게 모르게 버려지거나 개인 땅에서 관리 소홀로 죽어가는 나무들이 많아 안타깝다.지자체들마다 재개발이나 용도변경 등의 이유로 갈 곳 잃은 나무들을 폐기처리하지 않고 재활용하려는 노력들이 나무은행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버려진 나무가 공공녹화 등에 단비가 되고 있다. 25개 자치구가 있는 서울시의 경우 11개 자치구가 나무은행을 운영 중에 있으며,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 인천, 대전시가 이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전남이 21개 지역에서 나무은행을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도의 경우는 화성시, 하남시, 경기농림진흥재단 등 3곳에서 나무은행을 운영 중에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지자체들이 갈 곳 잃은 나무를 더 이상 골칫거리로만 생각지 않고, 저탄소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탄소흡수원으로서 나무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일정규격 이상의 성목을 수급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하지만 상당수 자치단체에서는 예산확보나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 탓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체계적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제도 및 예산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제도 및 예산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하지만 나무은행은 각종 개발로 버려지는 나무를 기증받아 공공시설녹화사업에 분양, 재활용해 자원의 절약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환경시대의 대표적인 사업으로서 중요성을 가지므로 많은 도민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민기원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양심, 나를 위하지 않고 남을 위함

지난 여름 센터의 외국인 숙소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내용인 즉 친구가 자고 있는 방에 다른 한 외국인 친구가 가만히 들어가서 노트북을 들고 나오다가 잠에서 깬 노트북 주인에게 발각된 사건이었다. 이 일로 며칠간 외국인 센터가 시끌시끌하였다. 노트북 주인은 자신의 허락 없이 자고 있는 동안 가만히 들고 나간 것은 절도라고 여겼으며 노트북을 들고 나간 친구는 전에도 빌려 쓴 적이 있었고 친구가 잠자는 것을 방해할까봐 가만히 움직였다는 것이다. 며칠이 지나 두 사람을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때 의심받은 그 친구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친구가 무척 섭섭한 듯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의 양심을 믿어 달라고 애소(哀訴)하였다. 일단 물건을 잃어버린 것도 아니고, 양심을 믿어달라고 하는 그 친구의 말을 믿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노트북 주인을 설득하여 문제를 수습했다.우리는 종종 자신의 결백함을 타인에게 증명할 수 없을 때 마지막 방법으로 내 양심을 믿어 달라고 강변한다. 그와는 반대로 막무가내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 너는 양심도 없냐? 양심껏 말해라 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그런데 양심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각자의 내면에 있는 진실한 소리이다. 그것은 법보다도 상식보다도 더 내밀하며 더 진실하고 더 정직한 무엇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지니고 있으며 비록 그 소리를 짐짓 짓밟을 수는 있어도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없앨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의 잣대나 내면에서 들리는 그 소리의 크기는 사람마다 동일하지 않다. 많은 경우 우리들의 양심은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이나 습득된 지식에 의하여 제한된다는 것이다. 잘못 습득된 지식은 그의 양심까지도 왜곡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양심을 옳게 사용하기 보다는 남을 윽박지르는 때나 남을 공격할 때 혹은 변명하거나 방어할 때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양심은 자신을 위하지 않고 남을 위한다 는 성서의 말이나 우리의 조상들의 배나무 밭에서 갓 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는 옛 말처럼 내 양심만 옳으면 별 일 없다는 식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내 양심이 시험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듯 양심의 바른 사용이 우리 사회를 더욱 행복하게 하리라고 생각한다. 김영수 안산다문화가족 행복나눔센터 원장

따뜻한 보금자리에 대한 소망

겨울이 다가오면 철새들은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고 텃새들은 겨울 내 살 둥지를 틀기위해 분주히 나뭇가지 등을 물어다 나르며 월동준비를 한다. 새들의 둥지는 부지런한 만큼 포근한 안식처를 이룰 수 있지만 우리네 세상의 서민들은 부지런을 떨어도 집 한칸 마련하기 힘든 것이 슬픈 현실이다.지난 가을 급작스런 폭우에 수해를 입은 도시의 반지하 가구나 쪽방, 고시촌의 겨울나기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이다. 겨울이면 불우한 이웃을 조명하는 언론의 유행은 식상하다. 그래도 주인공 소년소녀가장이나 조손가정, 독거노인의 힘겨운 삶은 애틋할 수밖에 없다. 그네들의 가장 큰 설움이자 소망은 무엇일까?그저 눈치 안보고 한 몸 누울 수 있는 집이기 십상이다. 그 다음으로 얼어붙은 심신을 녹여줄 난방비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꾼다. 어려운 말로 복지의 기본권을 희망하는 것이다. 그 중 주거권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 중 하나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에 속한다. 집은 사람이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충전하는 휴식의 자리이고 자녀를 번성케 하는 토대이며 생명을 유지해주는 신성한 공간이다. 그러나 주거권보장은 아득하기만 하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집에 대한 생각을 투기가 아닌 주거로 인식을 바꾸자고 목청을 높인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는 주택정책은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듯하다.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보유주택을 늘리는 것 보다는 보금자리주택에 시민의 눈을 돌려놓은 사이 임대주택 수를 줄여버리고 돈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으니 말이다.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에 생기가 돈다고 한다. 부동산 투자자들에겐 수익형 투자처로, 건설업자에겐 주차공간과 편의시설에 대한 규제완화로 많은 이익을 보장한다. 그러나 정작 그곳에서 살아야 하는 서민은 주거의 편리성은 둘째로 하고 한 겨울 불우이웃처럼 경제력에 맞는 주거 공간이 생긴 것만으로 마냥 감사하고 살아야하는 것인가? 강경하 인천경실련 사무국장

경기북부를 패션으로 디자인하자

이탈리아 밀라노,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화려한 패션도시들이다. 패션분야 뿐만이 아니라 사회경제문화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세계 대표도시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수도 서울을 이같은 세계적 패션도시로 성장시켜 도시 브랜드를 높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패션도시 서울에 걸맞는 우수한 패션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그 대안은 서울과 근접한 경기북부 섬유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경기북부는 이미 한국 섬유산업을 이끌고 있는 섬유중심지이다. 다양한 소재개발과 기술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이다. 서울과의 지리적 근접성도 좋아 효과적인 유통망 구축이 용이하고 그동안 상대적인 낙후성으로 개발여지가 많아 물류단지와 생산기지 구축이 손쉬운 환경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미 국내 패션대기업들의 관심으로 증명되고 있다. 얼마전 LG패션의 봉제유통단지의 양주시 유치가 확정되었고, 패션그룹형지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 원사업체인 휴비스㈜와 ㈜코오롱FM, 면방직업체인 일신방직㈜과 삼일방직㈜ 등의 굵직한 국내 섬유대기업들의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더군다나 경기북부의 섬유종합패션단지는 남북화합을 준비하는 통일산업이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국가산업이 될 수 있다. 근자의 남북관계 악화로 분위기가 험악한 상황이지만 역발상으로 관계개선을 위한 경제협력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주변 국제경제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중국의 패션시장이 팽창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위안화절상 및 임금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은 주변국인 우리섬유산업에 제 2의 번성기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같은 분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자세다. 섬유종합패션단지의 조성은 국가적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 수년전 비용절감을 위해 한국을 떠난 생산공장 및 대단위 봉제공장의 유치와 국내패션기업들을 유인할 정책을 함께 고민하고 산업인프라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촉구하는 바이다.김숙래 한국섬유소재 연구소장

종합영양제 ‘감’ 이야기

시골집 앞마당이나 뒤뜰에 어김없이 한 그루씩 심어져 있는 감나무는 대표적인 정원 과수로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만 뿌리내리고 살아온 고집스럽고 주체성 있는 나무다. 조선 성종 때 국조오례를 보면 감을 중추절의 제물로 사용한 기록이 있는데 이때부터 제례 때 조율이시, 홍동백서라는 말로 감을 중히 여겼음을 알 수 있다.향약집성방에서는 속전시유칠절(俗傳有七絶)이라 하여 감의 7가지 덕을 알려왔는데 첫째 수명이 길고, 둘째 녹음이 짙고,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넷째 벌레가 생기지 않고, 다섯째 단풍이 아름다우며, 여섯째 열매가 먹음직스럽고, 일곱째 낙엽이 거름이 된다 하여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좋은 나무라 예찬했다. 또한 감나무 줄기는 검고 잎은 푸르며 꽃이 노랗고 열매는 붉고 말린 곶감에서는 흰색의 가루가 표면에 붙어 있어서 감을 오색의 과일이라고도 한다.감은 단감과 떫은감이 있는데, 단감은 추위에 약하여 남부지방에서만 재배되고 있다. 전체 재배면적은 2만6천㏊로 35만t이 생산돼 소비되고 있다. 생산액은 약 6천700억원으로 생산액으로 비교하면 사과에 이어 3번째 과일로서 농가의 중요한 소득작목 중 하나다.눈을 많이 사용하는 수험생에게 감은 유용하며 펙틴 등의 수용성 식물섬유와 셀룰로오스 등의 불용성 식물섬유가 많이 포함돼 있어 동맥경화증,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병 치료에 도움을 준다. 또 떫은맛의 탄닌 성분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암, 고혈압, 뇌졸중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특히 감은 무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데 가을에 단단한 생감을 잘 저장해 두면 색이 붉어지면서 더욱 먹음직스런 말랑한 홍시가 되고, 생감의 껍질을 벗겨 햇볕에 잘 말리면 겨울에 두고 먹을 수 있는 쫀득한 곶감이 된다. 최근에는 감을 이용한 가공품과 감 분말이나 액상형태의 식품첨가제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감나무는 땅을 가리지 않고 특별한 보살핌이 없어도 잘 자라는 온순한 온대과일이다. 봄에는 꽃을 먹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고 가을에는 아름다운 열매를 먹게 해준다. 작은 땅이라도 있으면 직접 심어서 곶감도 만들고 감잎차도 만들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대접해주면 어린시절 고향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최 동 로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2010년 백호의 해

어느덧 2010년 백호의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저물어 가고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기억들이 주마등같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연초에 중국의 십간십이지와 음양오행설을 결합하여 사이비 점술사 흉내를 냈던 것이 신통하게도 몇 개가 맞았다. 그중에 백호의 해에는 커다란 기운이 솟구쳐 많은 사건사고가 예측되는데, 호랑이는 한반도의 형상을 닮았으므로 올해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갈등이 걱정되며, 풍수지리적으로 백호는 서쪽의 수호신이니까 서쪽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었다. 친구들이 돗자리 펴고 본격적으로 나서보라고 비아냥댄다. 신기하게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이 서해안에서 잇달아 발발하니 내 자신도 어처구니가 없어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중국에서는 시경(詩經)은 백호를 의로운 짐승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인원비광경(人元秘木匡經)처럼 흉신(兇神)으로 기록한 것도 있으며, 백호를 그린 백호기는 천자(天子)가 거동할 때 사용됐다고 한다. 그 글을 읽으니 북한의 김정일이 아들 김정은에게로의 정권 세습과 함께 일으킨 시나리오가 연상돼 기분이 몹시 씁쓸하다. 어쨌든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 천안함 사건, 연평도 도발,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중지 요구 등 동북아에서 지속적으로 안정과 안보를 위협받음에 따라 시시각각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또 이런 불안감은 한미 연합 훈련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바다 위의 요새라 불리는 슈퍼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한미합동훈련에 참가했으며 우리 국군 역시 대거 참가함에 따라 한미 연합 훈련에 대응해 북한군도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해안포 진지에 병력이 증강됐으며 함정과 전투기도 전진 배치하는 등 긴장감이 날로 고조됐다.요즈음 북한 김정일의 건강악화설과 아울러 북한 붕괴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혹시 1942년생 흑말띠생인 김정일이 백호와 흑백의 대결을 벌이고 결국 백호에게 물려가는 것은 아닐런지.이재복 수원대 미술대학 교수

‘줄탁동시’( 卒啄同時)와 리더십

어릴 적 시골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햇살이 머무는 마당 모퉁이에 암탉을 따라나선 예쁜 병아리 가족들이 함께 다니며 열심히 모이를 찾아다니던 모습이다.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들을 위해 암탉 어미가 먹이를 열심히 물어다 놓으면 병아리들은 그 먹이를 쪼아 먹곤 하였다. 암탉은 제법 큰 먹이들을 물어다 잘게 쪼아 놓기도 하였으며, 두엄이 있는 곳에서는 발로 헤쳐 두기도 하였는데 지렁이나 벌레가 나오게 되면 몇 번을 쪼아놓아 달아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병아리가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어미 암탉의 이 같은 병아리 사랑은 알을 품으면서 시작된다. 사랑이 베풀어지고 부화가 시작되는 때에 이르면 알 속의 병아리는 힘겨운 자기와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 안에서 껍질을 쪼아 대기 시작하고, 암탉은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여 껍질을 쪼아 병아리의 탄생을 도와준다. 이와 같은 병아리 부화의 모습을 벽암록(碧巖錄)에서는 卒啄同時(줄탁동시) 라고 하였다. 즉, 부화할 무 렵 깨어날 병아리와 어미닭의 정확한 판단으로 딱딱한 껍데기를 서로가 같은 곳을 쪼아서 병아리가 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결정적으로 도와주는 신비스러운 순간은 교육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암탉의 병아리 사랑은 자기가 낳지 않은 알까지 품어 탄생시키는 정성과 배려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결코 일방적이지 않으며 스스로 해 낼 수 있도록 함께 하는 배려에 있다. 개성과 성격이 각기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 교육에 있어 최고의 리더십은 사랑을 주고받으며 나눌 수 있는 배려의 마음에 있음을 암탉의 사랑에서 배울 수 있다.줄탁동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들에게 경청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마음까지도 읽어 낼 수 있는 노력, 즉 공감적 경청이 교사가 가져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덕이 아닐까? 가르치는 자의 품성과 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그를 위한 공감적 경청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다. 암탉의 병아리 사랑과 리더십에서 그 교훈을 찾았으면 한다. 이장우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교육장

4대강 공사 강행과 인명사고

지난달 17일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도하훈련을 준비하던 군용 보트가 뒤집혀 군인 3명이 사망하였다. 사건이 일어난 현장은 매년 도하훈련이 진행되던 곳으로 4대강사업 계획에 포함된 이포보 공사가 진행되던 곳이다. 또한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의 42일간의 고공농성이 있었던 장소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참사를 4대강사업이 불러온 인재(人災)로 규정하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는 매년 진행하던 훈련장소의 여건이 공사로 변경되었다면 이 상황을 공지하고 주의를 요청할 책임은 당연히 공사를 진행하는 정부와 공사업체에 있다는 상식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군 당국에서는 숨진 지휘관인 강인구 대위의 판단착오를 원인으로 발표, 훈련 중 숨진 군인에게 불명예까지 덧씌우며 사건을 무마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9일 오후 9시45분에는 4대강사업 남한강구간 강천보 건설현장에서 작업 노동자 1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사고 발생시간이 야간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안에 사업을 끝마쳐야 한다는 이유로 연일 계속되고 있는 무리한 작업일정이 사건의 원인일 것이다.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2009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총 6명(10월 낙동강 김해 생림1지구 1명, 6월 낙동강13공구-김해 1명, 10월 낙동강 19공구-의령 1명, 3월 낙동강 20공구-합천 1명, 9월 한강 여주보 공사현장 1명, 11월 강천보 공사현장 1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러한 사고 현황은 일반 건설현장 재해율보다 높은 것이다. 더구나 이 사고 현황에는 지난해 여름 6공구의 익사사고, 8월 여주보 공사현장에서 일어난 어선의 전복사고로 인한 주민사망, 군인 3명 사망사건 등 주민과 군인의 사고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국민의 혈세 23조를 들여 진행하는 소위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을 2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끝내려는 계획은 진행과정에서 편법과 무리한 공사 진행에 따른 사고를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마치 속도전을 치르듯이 진행하고 있는 4대강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대다수 종교계와 국민들이 요구하는 4대강사업 전면 재검토와 이를 위한 대화기구 구성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안명균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국가가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힘이다

해와 달 설화는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흥미진진한 옛 이야기이다. 부모의 자식 사랑, 아이들의 기지, 권선징악 등 온갖 교육적 요소가 복합돼 있어 어린이 정서 교육용으로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이 설화에는 피해를 준 장본인에게 피해자들이 어떤 보복이나 징벌을 하지 못했다. 그저 하늘이 알아서 처리해 주는 것에 감사할 뿐이었다. 우리는 어려서 배운 이런 교훈 때문인지 북한으로부터 피해를 당하면서도 늘 속만 썩였다.동해 56함 침몰, 청와대 공격, 울진삼척 공비침투, 판문점 도끼 만행, 아웅산 폭파, 천안함 폭침 등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지만 북한에게 우리의 국가 안보를 해치면 꼭 그만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보여 준 적이 있는지 과문한 나로서는 들은 적이 없다. 그때마다 엄포만 있었고 실제로는 우리의 피해를 복구하는 수준이었다.지난 1천년간 최고의 지도자로 선정된 징기즈칸은 가능하면 평화를 지키려고 최선의 노력을 했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만 잔인하게 보복을 감행했다. 그는 금나라, 송나라, 탕가트 등과도 선린우호를 지켰다. 그러나 그들이 몽골 사신을 잔인하게 죽이고 모욕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자 이들을 반드시 징벌했을 뿐이다.징기즈칸은 보복 원칙을 법령으로 정해 그대로 시행케 했다. 그는 개인의 몸은 힘들더라도 나라가 힘들면 안된다며 평화와 국가의 안전을 밤낮없이 지킬 수 있는 방안 100가지를 정했다. 이 중에는 말을 훔친 자는 한 마리당 9마리를 변상하고, 말이 없으면 아들을 내 줘야한다. 아들이 없으면 양처럼 죽어야 한다 등 확실하게 재발을 방지하는 변상법까지 들어 있었다. 또 국가를 위해 죽은 병사들의 후손은 3대가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원호원칙도 포함돼 있었다.우리 대통령이 우리 영토와 국민을 공격하면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정부는 군과 국민이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완벽한 교범(FM)을 만들어야 한다. 꼭 보복한다는 교범보다 더 큰 힘은 없다.신현덕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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