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와 김상곤, 그리고 경기도의회

최근 정책 추진에 따른 견해 차로 경기도지사와 경기도교육감은 같은 시기에 각각의 문제로 의회와 갈등을 벌이고 있다.8대 의회 들어 민주당이 중심이 된 의회는 김상곤 교육감과는 밀월관계, 김문수도지사와는 대립관계로 1년을 지내왔으나, 최근 김상곤 교육감의 유치원무상급식 문제로 의회와의 의견 차는 김상곤 교육정책을 지지해 왔던 주요 우군 중 하나인 도의회 민주당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도교육청이 유치원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고, 도의회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도의회는 공사립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는 그 대상이 되고 어린이집 등 다른 곳에 다니면 해당이 안 되는 형평성의 문제와 내년부터 재원을 부담해야 하는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 없이 정책이 추진된 점, 무상급식의 추진 방향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확대하려던 애초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이탈되는 문제 등을 지적하며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쳐 예산안을 만들라고 주문했다.그런데 도교육청은 설익은 정책으로 여론을 떠보면서 강행 의사를 밝히는 것은 의회를 압박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도교육청은 정책 추진의 형식과 내용 모두 옳지 않은 선택을 했다. 반면, 김문수지사는 8대 의회 들어 상대적 시련의 시기를 겪어 왔다. 도의회는 최근에 도가 추진하려는 국가정책에 관한 연구와 통일연구소 설립에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그런데 지사의 정책적 판단과 정무적 선택의 제한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지금 한창 이슈가 되는 반값등록금 문제가 국가정책의 문제라고, 경기도와 상관없지는 않다. 또 실업문제가 국가정책이라고 도가 도민의 삶에 무관심할 수도 없다. 현대사회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편적 복지에 관한 책임경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통일 문제 또한 경기도 차원의 거시적미시적 관점을 가지고 정책 대안과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도지사가 김문수라는 이유로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김문수가 대권후보라 안되는 것이 아니라, 도가 통일을 대비한 정책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중심축으로 논의해야 한다.도의회는 김문수와 김상곤을 이분법적 잣대로 보지 말고, 자기논리를 가지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도와 도민을 보면서 방향감각과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조광명 경기도의원

보건의료정책, 실패국가 답습 말아야

6월이면 현충일과 625한국전쟁 기념일이 먼저 떠오릅니다.우선 국가를 위해 귀하신 당신들의 목숨을 마치시고 돌아가신 호국영령님들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이 땅에서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군사력 우위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모든 국가기관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이 높은 가치로 존경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또 올해 6월은 매우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슈퍼에서도 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등 보건의료 정책이 수립되고 있습니다.보건의료 정책 수립이 대중과 인기에 연연해 치우치게 된다면 시간이 갈수록 바람직하지 않은 왜곡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습니다.대기업 대자본의 통큰치킨 브랜드를 기억하고 계시지요?시장을 독점하기까지는 기존 가격에 도전합니다. 경쟁자가 없어진 다음 상황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지 않겠습니까? 약국 외 장소에서 약품 판매를 법을 바꿔서라도 실시하겠다는 발상은 철없는 아기가 칼을 달라며 떼를 쓰고 울자 내어주는 격과 같다고 봅니다. 약국에서는 약국 폐문 시간을 연장하고 국민과의 자리를 더욱 좁히고 밀착시키겠다고 나섰습니다. 의약분업 상황과 약 판매 장소의 제한이 저비용과 안전망의 견고한 틀을 새롭다는 이유로 엉뚱한 결론으로 흘러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고비용과 위험의 증가가 앞에 있을 뿐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아닙니다. 비근한 예로 미국과 일본이 실패하고,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는 한국의 의약분업 상황을 모델로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세력, 예를 들면 의사 등 만만치 않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식코라는 영화까지 나왔겠습니까? 실패한 미국과 일본의 뒤를 답습해 실패의 길로 굳이 들어서겠다는 정책 입안자의 진심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리더의 역할은 해방 이후 60년이 지난 오늘의 남과 북 상황이 판이하게 다른 방향인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직시하고 세계에서 실패한 나라의 보건의료 족적을 뒤따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입니다.위성숙 경기도여약사회 회장

인생의 멘토를 찾아라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우리는 예부터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 속에 살고 있다. 어려서부터 위인전을 많이 읽고 본받으라는 잔소리를 들어가면서, 버르장머리 없는 못된 짓 하면 회초리를 맞아가면서 인간으로 성숙되어 간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살아있는 동안 군사부를 비롯한 많은 어른들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들의 삶의 지렛대가 제대로 평정을 유지해 왔겠는가. 지나온 삶을 회고해보면 많은 어른들이 인생 멘토로서 우리의 등불이 되어 왔음을 깨닫게 된다. 헌데 요즈음 어른들의 존재가 무색해지고 있는 세태가 개탄스럽다. 대통령이 인터넷 등에서 희화화(戱畵化)되고 있고, 스승은 학생들에게 두들겨 맞고 있다. 아버지가 주대상인 노인의 자살률은 세계 제1위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어른들이 짚어줘야 함에도 선뜻 나서기를 주저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 멘토들이 자기관리 문제로 집중타를 얻어 맞는 모습을 지켜볼 때 마다 가슴이 저려온다. 정보가 사정없이 공개되는 열린 사회에서 끝까지 티끌 하나 없는 어른으로 남아 후세들에게 본이 되기란 성자가 아닌 한 매우 곤란한 것 같다. 인간으로서 어찌 작은 허물이 없을 수 있겠는가. 사회제도가 진화하면서 사람에 대한 검증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각급 청문회장에서 한 사람의 인격을 벌거벗기려는 치기(稚氣)를 본다.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한 인간의 신상이 까발려지는 상황에서는 오싹 소름이 돋는다. 마음속에 담긴 멘토들이 하나 하나 허상으로 사라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멘토를 찾아보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 후세들의 부끄럼 없는 멘토가 되고자 다짐도 해본다. 성철 스님, 한경직 목사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종교와 상관 없이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계신다. 세분의 큰 어른들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공통적인 가르침은 청빈과 자기절제였다. 혼탁한 세파 속에서도 이처럼 크신 어른들이 있었기에 이 사회는 자정력(自淨力)이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내서 이 어른들의 일대기를 다시 한번 읽어 보련다.박상선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추억을 공유하는 예술감상

며칠 전 대학 연극반 동문회에 참석했다. 동문회장을 맡은 후배의 이번에도 안 나오면 정말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등의 협박과 성화에 못 이겨 어렵게 시간을 냈다. 대학시절 전공과목 공부는 뒤로하고 축제를 준비하며 연극반 동아리를 결성하고 동아리방에서 몇 날 며칠을 지새우며 소품을 만들고 무대를 설치하는 등 창작 작업을 하던 옛 추억이 아련히 나를 감싸 안았다.그리고 몇 달 전 참석했던 초등학교 재경동창회가 생각났다. 시골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치고 수도권으로 이사를 온 필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43년이 넘도록 한두 명의 친구를 제외하고는 초등학교 동창을 만날 기회나 소식 또한 들을 수 없었기에 너무도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는데 도대체가 생각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모임에 참석한 동창들 모두가 필자를 기억하고 초등학교 시절 필자와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얘기하는데 정작 본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없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추억을 공유하지 못하는 동창들에게 너무도 미안하기도 하였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가끔 몇 년에 한 번씩이라도 만났거나 아니면 소식이라도 들었다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기억하는 기능으로 추억을 공유하였을 것인데 43년을 훌쩍 넘어서는 지금에는 기억이 전혀 없다. 추억을 공유하지 못하는 동창들과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대학 연극반 동문과는 공유하는 추억들이 너무도 많았다는 것은 대학을 졸업한 지 30년이 넘지만 간헐적으로라도 만나거나 소식을 접해 왔기에 너무도 생생히 기억하고 공유하는 것이리라. 추억의 공유는 아련한 옛 기억들 속에서 자신을 뒤돌아보고 현재의 자아를 직시하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시 한 소절을 읊으며 그 시절을 노래하는 콘서트장를 찾아서 또 그 시절을 소재로 한 연극이나 그 시절의 삶을 형상화한 미술작품을 찾아 또는 사진을 찾아 가까운 전시장을 가보면 어떨까? 가까운 공연장과 전시장에서 옛 벗과 함께 예술 감상을 통하여 바쁜 일상 속에서 잊혔던 추억의 공유를 느껴보자.윤봉구 경기예총 회장

나눔문화와 초과이익공유제

한 신사가 낡은 승용차에서 내리다 홍콩 1달러 짜리 동전을 땅에 떨어뜨렸다. 이 동전은 줍기 어렵게 차 밑으로 굴러 들어가고 말았다. 동전을 줍기 위해 이 신사는 허리를 굽혀 차 밑에 손을 넣어 보았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보다 못한 호텔 직원이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간신히 그 동전을 집어서 이 신사에게 건넸다. 이 신사는 그 직원에게 답례로 200달러를 주었다. 그리고 그 직원에게 한마디 말을 남긴다. 내 돈이라면 1달러를 떨어뜨려서도 안 된다. 내 돈이라면 1달러라도 반드시 주어야 한다. 그러나 내 돈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내 집 앞에 1천 달러를 떨어뜨렸다 하더라도 나는 절대로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바로 아시아의 최고갑부인 홍콩의 창장(長江)그룹 리자청(李嘉誠)회장의 말이다. 리 회장은 갑부일 뿐만 아니라 많이 베푸는 인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사람이다. 자기에 대해서는 1달러를 버리지 않는 그런 인색한 사람처럼 보이나 남을 위해서는 아주 후하게, 미래를 위해서는 거침없이 많은 재산을 내놓은 그런 분으로 알려져 있다. 초과이익공유제에 관한 격한 논쟁을 바라 보면서 우리나라의 나눔문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많은 이익을 향유해온 자들이 발끈하는 형상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두레, 품앗이 등 이웃간 상부상조하며 나눔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대통령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몇 분의 재벌총수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였다. 또한 어렵게 살아온 사람들이 평생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대학이나 사회에 환원한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나눔문화가 서서히 번져나가고 있음이다. 새마을에서는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살 맛나는 공동체운동으로 해피코리아운동을 계도하고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는 양손을 거머쥐고 있다. 이 세상은 내 것 절대 내놓지 않겠다는 것처럼. 세상을 떠날 때는 양손을 힘없이 펼치고 있다. 이제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처럼. 우리 모두 한번쯤 경청해야 할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박상선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중소기업은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

일자리 만들기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제와 더불어 우리경제의 가장 절실한 과제이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에서 고용의 88 %를 차지할 정도로 일자리 만들기의 보고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위상지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1999~2009) 전산업기준으로 중소기업은 346만7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반면, 대기업은 49만4천여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사업체수에 있어서도 중소기업은 32만6천개가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1만6천개가 감소하였다.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 4만 여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중장년층의 실업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이때에 중소기업계가 서울시, 중소기업단체 등과 연계하여 인력의 미스매칭 해소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매우 흐뭇한 일이다 중소기업 현장은 청년층의 취업기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청년 실업인구는 넘쳐나도 인력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청년인력들의 생산직 취업기피는 중소기업의 생산기술분야의 인력공급 단절로 이어진다.공고 진학 신입생 및 학부모의 90% 이상이 대학진학을 희망하고 있고, 학생유치에 취업률보다 대학입학 실적이 더욱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공고의 현실이다.이처럼 실업난 속에서 구인난이 발생하는 이유는 구직자와 구인 중소기업간 미스매칭 현상 때문이다.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이 있어도 일에 대한 자부심보다 주변시선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을 더욱 중시하게 된다. 사회적 통념에 따른 체면문화의 해소가 중요한 이유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학생 및 교사, 국민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 운동이 필요하다.일자리가 최대의 복지라고 한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리고,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 육성에 있다는 공감대를 확산함으로써 중소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전환을 도모하는 확산노력이 매우 필요한 때이다. 김진기 중기중앙회 경기지역회장

막말과 인권

최근 인천지법의 어느 판사가 조정회의에서 당사자에게 막말을 했다고 해서 문제가 되었다. 정치권에서의 막말이 자주 문제 된 적은 있지만 조정회의와 관련된 법원 내부의 문제가 표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건과 관련된 당사자의 주장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과거 법원의 조정회의에 참여했던 경험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은 그 운영 면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우선 조정 시작 전에 사건의 쟁점이 무엇인지를 재판장과 의견을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당사자 간 조정을 통해 합의에 이른 경우에는 당사자와 재판장 그리고 조정의원이 모여 합의된 사항을 확인 정리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법적 효력이 발생함을 재판장이 알린다. 결렬되었을 경우에는 정식재판으로 속개된다는 점을 정리하고 끝난다. 사건의 전후 맥락을 알 수 없지만 재판장이 조정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막말을 할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법원에서는 몰래 녹음한 사실을 들어 그 진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의심보다 인간에 대한 예의의 문제라는 점에서 법관이 자성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헌법의 규정을 들지 않더라도 인권보장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법관이기 때문이다. 인권 보장의 최후 보루로 자임하면서 일하고 있는 자 또한 법관이다. 사실 외형적으로 인권 침해의 사례로 문제가 되는 대부분의 상황도 막말과 연계되어 있다. 검찰과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사람들이 제기하는 불만들의 대부분은 막말에 대한 인격적 모욕이 자리잡고 있다. 인권교육과 관련해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은 모든 경찰직원을 대상으로 채용 시와 채용 후에도 정기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언어와 관련된 옛말을 들지 않더라도 법관의 경우에도 시민의 시각에서 인권과 관련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이번 기회에 법원도 적법 여부를 떠나 누군가가 인권 상황을 항상 감시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아이폰 등 각종 매체들이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인권 존중이 법관 자신은 물론 법원의 신뢰를 지키는 잣대라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학생 흥미·적성에 맞는 진로교육

직업 세계의 급변과 입시제도의 다양화, 입학사정관제 실시 등으로 학교 현장에서 진로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공부가 나의 진로와 얼마나 연계되어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흥미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공부만 잘하면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직업을 얻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 속에 오늘도 점수 높이기 경쟁을 하고 있다.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진로교육 부재도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진로교육은 개인이 자기 자신과 일의 세계를 인식하고 탐색하여 자기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선택하고, 선택한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도와주는 활동이다.그런데 우리 현장을 보면 진로교육 전문가도 부족하고, 학생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진로교육 프로그램 보다는 입시위주의 편협한 진로 지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진로교육에 대한 행정 지원이 일원화 되어 있지 못한 비효율적인 지원 체제로 보완이 시급하다. 학생이나 교사나 학부모가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학교 교사를 제외하고는 마땅이 진로에 대해 상담 할 곳도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이틈을 타 일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진로서비스를 전문화한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다. 진로교육은 학교 안에서 전문 상담교사에 의해 체계적으로 학교 교육과정과 연동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와 같은 단순한 진학, 직업 지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학생 개개인의 소질이나 적성에 맞게 선택권을 확대 해주어야 한다. 아울러 진로에 대한 실질 경험을 얻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및 산학 연계 체제를 구축하여 진로 탐색의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연구원에서는 경기도 진로진학 지원센터를 개설하여 2학기부터는 양질의 진로진학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한 진로진학 지원에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허봉규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장

도시 야간경관, 빛의 연출 아니다

사람들이 도시의 야간경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야간경관은 다른 공공디자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험이나 전문인력, 기술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도시의 아름다운 야간경관을 상상한다면 아마도 화려한 조명이 빛나는 거리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도시의 야간경관을 빛의 경관으로 생각하거나, 야간경관계획은 조명 전문가가 수립해야 한다는 시각은 이미 균형감을 잃은 접근일 수 있다. 야간경관계획을 빛의 계획으로 인식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한 우리의 도시는 당분간 빛으로 인해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어둠 속에 감춰져 있던 도시의 가치를 찾아내어 빛을 통해 나타내려는 노력들이 분주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야간경관에서 빛만을 떠올리는 것은 지나치게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밤이 아름다운 도시는 빛과 어두움의 조화를 통해 얻어질 수 있다. 도시의 야간경관계획이란 어두움을 파헤쳐 빛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보존해야할 것이 무엇이고, 빛을 이용해 밝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여 사람이나 자연 모두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최근에는 보행육교나 교량, 탑상형 공동주택의 옥탑 등에 화려한 색상의 LED를 이용한 장식적인 조명연출이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LED의 특징은 에너지의 효율성과 다양한 색상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LED는 원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기존의 가로등을 대신하기에는 아직 효율성의 측면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 LED는 에너지의 효율성보다는 경관조명이라는 명분아래 현란한 색상연출로 도시의 밤을 어지럽히는 광공해의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하나의 대상을 독립시켜 놓고 본다면 모르겠지만 주변 공간과의 조화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만을 나타내려는 빛들은 분명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도시에 있어서 아름다운 야간경관이란 사람들의 도시생활에 대한 안전을 충족시켜줌과 동시에 절제된 빛의 조형미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채민규 道디자인총괄추진단 디자인 특별보좌관

지방선거 1주년과 지방의원의 단상

벌써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지난 지 1년이 됐다. 지난 지방선거 후 당선된 사람들, 특히 지방의원의 경우 과거보다 더 나아졌다는 평가와 여전히 변화되지 못하는 몇 가지 문제를 드러내서 아쉬움을 갖게 한다.지방의원의 의정활동 스타일을 둘로 나눈다면, 실무형 의정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의원과 정책적 판단에 더 우선을 두고 큰 틀로 고민하는 의원으로 나눌 수 있겠다.초선의원 대부분은 접근이 용이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실무중심 의정활동의 유혹을 받는다. 공부하며 자료 챙기고 질의하면서 집행부의 일처리 매커니즘을 익혀가고, 근거와 수치를 요구하고 주장하면서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실무중심의 의정활동은 단기간내에 의원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고, 실무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이 경계하는 의원으로 알려지면서 공무원이 긴장해서 일하게 만드는 나름 긍정의 요소들도 있다. 그러나 실무중심의 의정활동은 필연적으로 집행부 자료의 종속화라는 문제가 남는다. 의원 스스로 자료를 찾는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의원이 자료를 요청하면, 공무원의 선별적선택적 자료제출기법이 동원될 수 있다. 그것은 자료제출과 구두설명을 포함하는 집행부공무원의 의회전략 테크닉이다.의원은 집행부 공무원에게 받은 자료를 분석하고, 재가공해서 질의서를 만든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집행부매커니즘과 자료에 동화되어 간다. 따라서 자료의 종속화는 판단의 종속화를 잉태한다.의회는 숲과 나무를 같이 봐야한다. 의원이 정책적판단과 실무적판단을 균형감각과 방향감각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 지방의원이 실무에서 조금 더 자유롭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런 까닭에 의원이 정책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챙기고 실무를 도울 수 있게 구조를 짜는 문제를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지방선거가 1년이 지난 지금. 스스로 진정성이 준비되지 않으면 유권자를 만나러 가지 않았던 그 때 그 마음인지, 여전히 나는 도민에게 마음을 달라고 말할 수 있는지 되돌아보고 있다.조광명 경기도의원

워싱턴 광장과 광화문 광장

1993년 경기도 교육위원 시절 선진국 교육제도 견학이라는 명분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백악관을 지나 국회의사당과 워싱턴 광장을 견학했습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의 묘지를 찾아 묵념을 했습니다. 당시 느낀 점이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의사당 정문에서 이십년째 일인 시위를 하는 어느 할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단정한 모습으로 유인물을 목에 걸고 이십년째 혼자 데모를 하고 있었습니다. 온 세계의 핵무기를 폐기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데모꾼들의 폭력시위만 보던 저는 크게 감동 받았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나 자기의 주장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평화적이고 준법적이어야 합니다. 둘째는 현충묘비의 글이었습니다. 한국전에서 생명을 바친 미군의 영령에 쓰인 문구가 저와 저희 일행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어느 곳에 사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그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하여 우리들은 우리들의 목숨을 바쳤노라. 이 얼마나 귀한 말씀입니까? 하나님께서 주신 하나뿐인 목숨을, 우리를 위해 기꺼이 희생한 미군의 영령 앞에 말없이 고개를 숙였습니다.셋째는 선현(先賢)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입니다. 건국의 아버지이며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헌법을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 남북을 통일하고 흑인을 해방시킨 에이브라함 링컨 등 오늘의 미국이 있기까지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을 기념하는 미국인들의 애국심에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최근 보도된 것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상도동에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관을 짓는다는 내용입니다. 지하 3층에 지상 6층으로 대지매입비 50억 원에 건축비 100억 원을 들인답니다.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이왕이면 광화문 광장에 역대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함으로써 후세들에게 그분들의 공적을 알리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올바르게 교육시킬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광화문 광장은 이조시대의 광장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영원한 광장입니다.조한승 김포사랑운동본부 이사장

호국영령의 헌신

21C 오늘 하루도 앞만 보며 바쁘게 살아 가고 있는 우리에게 6.25 기념일이 있는 6월은 한 번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게 하는 달입니다. 한국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깃발(기틀) 아래에서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몸바쳐 돌아가신 국가유공자들과 다친 분들, 또 뒤에 남아계시는 그 가족의 덕과 높고 깊은 큰 사랑을 되새김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귀하신 당신들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신 덕분에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대한민국은 OECD국가에 편입되었고, 구호물자를 공급받던 나라에서 남의 나라에게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바뀌었습니다.또 대학진학률 85%를 기록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 나라를 위해 먼저 가신 님들께 깊이 머리 숙여 감사를 올립니다. 대학 진학자의 절반을 넘게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분단 60년을 넘어서자 탈북자들의 수는 우리 대한민국에만 대략 2만여명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평균 7~8명이 입국하고 있다합니다. 보통 작은 1개의 군(郡) 주민(人口)이 1만여명인 곳도 있기에 탈북자수는 군 단위 하나가 늘어난 셈입니다. 특히 탈북자의 70~80%가 여성이라고 합니다.하지만 그들은 위험을 무릎 쓴 용기있는 선택의 결과로 대한민국에 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생김새와 말만 비슷할뿐, 전혀 다른 정치체제에서 살아 왔기때문에 대한민국에 적응하기에 어려운 것이 많은 것입니다. 그들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증언하고 자화자찬 할 수 있도록 최선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이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되도록 도와야 다시 한 번 6.25와 같은 비극, 파괴가 되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북의 체제에서 더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어서 대한민국으로 입국한 탈북자들을 따뜻하게 살펴 대한민국을 지키시고자 귀하신 몸과 피를 내어주신 님들과 그 가족분들과 함께 감사와 배려로 하나되어 굳건한 자유 대한민국으로 영원할 것을 바라봅니다. 위성숙 경기도여약사회장

지역축제와 지역예술가

4월까지 우리들에게 혹독한 추위를 선사하던 겨울이 지나고 화창한 봄을 맞이하더니 어느새 여름의 문턱에 들어선 듯 낮 시간의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봄이 벌써 지나간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저녁시간 때에는 아직도 우리를 움츠리게 하는 바람만이 아직 봄이 지나가지 않았음을 알려 주는 것 같다. 도내 31개 시군에서 봄을 맞이하여 개최된 봄꽃을 주제로 한 지역축제는 물론 각종 지역 예술축제들이 5월을 보내면서 성황리에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궂은 날씨로 관객이 저조해 일부 실패한 축제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축제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도내 축제들은 예술축제를 표방하고 있으며 또한 그 지역 시군예총이 주최하거나 주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필자 또한 도내 31개 시군에서 개최되는 축제를 즐기면서 대부분의 축제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몸으로 체험한 사실이다. 이렇듯 5월의 하늘 아래 우리 경기도내 31개 시군에서 개최된 거의 모든 축제들이 지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성공적이었다고 하나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거의 모든 축제마다 예술성을 부각한다는 의미의 예술축제를 표방하고 있었지만 축제에서 예술성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제고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너무도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축제의 성격상 관객 동원에 또 시민 참여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다 보니 주최기관이나 주관처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순수예술 특히 기초예술 분야의 지역 예술가 육성 및 지역 예술창작성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이 소외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행사를 치르다 보니 어디에 더 우선순위를 두느냐의 문제에서 후순위로 밀렸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예산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눈치와 시민들의 눈높이 등에 맞추다 보니 이러한 부분이 간과되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여전하다. 예술성을 강조한 지역 축제의 진정한 예술성을 보일 수 있도록 지역의 예술행정가와 지역의 현장예술가는 물론 지역민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윤봉구 경기예총 회장

인격은 국격의 근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별볼일 없던 사람이 그럴듯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면 색달라 보이고 하루 아침에 신분이 상승한다. 말 그대로 쨍 하고 해 뜬 날이 온 것이다.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그런데 인격과 품격이 동반하여 발현되면 좋으련만 현 세태는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높은 인격자로 공인을 받아오던 이가 현직을 물러나면 은밀했던 뒷이야기들이 흘러나와 참으로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통해 독신(獨愼)을 강조하였고, 좋은 자리를 차지할 경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강조하였다. 다산 선생도 생각과 용모와 언어와 행동, 이 네 가지를 올바로 하도록 자신을 경계하라고 가르쳤다. 어느 당 최고위원회의의 분위기를 전하는 이야기 중 말을 무기 삼은 서바이벌 게임장 같다는 고백을 듣고 마음이 상했다. 나라와 후손을 걱정하는 촌철살인의 변(辯)이라면야 무슨 걱정이겠는가.우리는 각급 국제 정상급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세계 최고의 상품과 시설들이 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대한민국이 희망의 나라로 세계인들에게 각인 되고 있다. 국운 상승의 호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바뀌면서 우리나라가 인류공영에 이바지해야 할 책임도 더해졌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국격을 높이는 일이 이 시대의 소명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국격을 상승시킬 것 인가. 정부차원에서도 더 큰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있다. 공동체에서도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새마을에서는 나라 품격 높이기운동으로 스마트코리아운동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 실천 덕목으로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 격조 높은 마을 만들기, 지역문화 가꾸기를 현장실천과제로 삼아 생활현장에서 주민과 더불어 함께 하고 있다.인격이 모여 국격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격은 자기 노력으로 성숙되는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며 묵상하라, 묵상하라 끊임없이 쉬지 말고 묵상하라 는 가르침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박상선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안산시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

안산시 원곡동에는 국경 없는 마을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거기에는 이주민 지원센터도 있고 이주 노동자들이 그들이 피땀 흘려 벌은 돈을 고국에 송금할 수 있는 은행취급점이 평일과 휴일 구별 없이 밤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다.안산 지역의 다문화는 순수한 경제적 목적으로 이주한 노동자들에 의해 이식되었다는 점에서 그 차별성을 지닌다. 제국주의 식민지를 경영한 국가들이 경험한 다문화주의와 달리 한국 사회의 다문화는 오히려 식민지 지배를 당한 국가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한다. 물론 한국 내의 이주민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족들의 경우 탈식민주의 경험과 분리해서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그들의 이주는 영구 이민보다는 중국과 한국 두 나라 간의 임금차이에 기인한 한시적 취업을 목적으로 한다. 이 지역의 다문화적 특성의 또 다른 면모는 고밀도의 집중성이다. 안산시 원곡동의 국경 없는 마을의 경우 식료품점을 포함해서 이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약 170개 정도 밀집되어 있고 이들을 국적별로 분류하면 50개국에 이른다. 주변 안산 공단에 노동집약적인 중소기업들이 위치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이주노동자들의 밀집 현상이 가능했지만 원곡동의 다문화 공동체들은 문화적 게토라고 간주해도 좋을 만큼 특이한 도시화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의 범주 구별을 따르자면 수많은 빈곤층들인 인프라노마드와 정보 재화 창조자인 하이퍼노마드가 있다. 이러한 이원적 계층화는 원곡동의 이주민들과 서울의 동부이촌동이나 서래마을의 이주민들 사이의 양극화를 말한다. 물론 다문화는 위기의 이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우리 모두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글로벌한 사회? 문화적 현상이 아닐까? 아탈리의 최근 저술 살아남기 위하여의 한 인용문은 우리 주변의 다문화현상이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유목민이나 강제 이주자, 불법 이민자, 경제난민, 정치 망명자, 그리고 오늘날 도처에 산재해 있는 가장 헐벗은 사람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그래 왔듯이, 앞으로 닥칠 사회변동에 대비해서 어느 도시, 어느 나라에서나 살 수 있고, 어떤 언어도 필요하다면 배울 수 있고,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각오가 되어 있어야한다.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제주 中企리더스포럼을 기대하며

2011 중소기업리더스포럼이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된다.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되는 리더스포럼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하는 중소기업 최고의 지식 축제의 장이다.2007년 처음 중소기업CEO를 대상으로 한 포럼을 개최했던 중소기업중앙회는 리더스포럼이 어느 경제단체 못지 않게 내실있게 꾸며진 성공적인 프로그램이었다는 참가자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2박3일이었던 프로그램을 3박4일로 연장하여 진행하고 있다.올해 행사는 원자재가와 물가상승 등 악화일로에 있는 국내외 경제상황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10년,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라는 주제로 중소기업의 투명경영을 확산하고, 이웃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희망의 장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리더스포럼은 8일 오후 2시30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일 오전 폐막식까지 각종 강연과 문화행사로 바쁜 일정에 돌입한다. 이번 행사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동반성장의 길과 대중소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요즘 우리경제의 화두인 동반성장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첫날에는 우송대학교 John E, Endicott 총장의 항상 변화하는 세상속에서도 변화하지 않는 것들 명사특강이 진행되고, 둘째날에는 김홍신 소설가의 조찬강연을 시작으로 조갑제 대표, 김성녀 국악인, 김학준 동아일보 고문 등의 강연이 열리고 행사 3일차에는 홍혜걸 의학박사, 장대환 매경회장의 강연과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의 조찬강연, 강신장 (주)세라젬 부회장의 강연이 진행된다.리더스 포럼은 중소기업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인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이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G20회의 개최를 통해 높아진 국격만큼이나 중소기업의 품격도 한층 높일 수 있는 명품 포럼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김진기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회장

트루맛쇼와 음식문화의 기준

TV 맛집 프로의 내막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 가 화제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는 TV들의 맛집 프로그램에 대한 허위와 조작 그리고 검은 거래를 폭로하고 있다. 상호간 비판과 반박이 거듭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영화와 관련하여 줄 소송도 예상했다는 제작자의 말대로 단시일에 끝날 것 같지 않다. 방송사나 케이블 TV가 반격에 나설 것이고,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음식점이나 관련자들도 소송대열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트루맛쇼의 집계에 의하면 일주일에 방송 3사에 출연하는 식당이 177곳(2010년 3월 둘째 주 기준)이었다고 한다. 합산해보면 1년에 9천200여 곳의 식당이 출연한 셈이다. 거기에다가 각종 케이블 TV의 음식프로그램까지 합치면 그 수는 배가 된다. 그 많은 음식점이 TV출연을 했다는 광고를 내건 이유다. 그런데 맛집 공화국의 탄생에 지방자치단체도 가세했다. 모범음식점, 외국인용 식당, 시군이 인정하는 맛집 등이 그것이다. 정작 시민들은 어떤 기준에 의해 그런 표장을 내거는지 알지 못한다. TV에서 말하는 비법인지, 칼로리 기준인지. 주체도 불확실하다. 구청인지, 보건소인지, 단체인지. 그래서 미슐랭의 기준(Michelin guide)을 부러워하는지도 모른다. 미슐랭은 재료의 질, 요리법과 양념, 가격과 음식의 질, 개성, 일관성을 토대로 등급을 매긴다. 물론 미슐랭의 기준을 한국 음식점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제시해야 할까. 우선 모범 음식점이나 맛집의 간판을 내걸려면 식기부터 바꿔야 한다. 플라스틱 그릇이나 군사용 식판으로는 음식문화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말하지 않더라도 도자기를 쓰는 음식점을 모범이나 맛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도자기는 깨지기 쉽고, 무겁고, 다루기 힘들다. 그래서 손님 앞에서 더 조심해야 한다. 음식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다. 욕쟁이 할머니와 소스비법을 내건 선전보다 자연에 가까운 음식과 건강을 함께 베푸는 음식이 더 신뢰를 얻는다. 음식으로 장난치는 놈은 용서할 수 없다는 옛말을 기억할 때다.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 원장

자신을 부각시키지 않는 공공디자인

공공시설물이란 시민들의 도시생활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가로나 하천과 같은 공공공간에 설치하는 각종 시설물을 말한다. 벤치, 휴지통, 가로판매대, 가로등, 방음벽, 보도육교, 교량, 지하차도 등과 같이 그 종류 또한 무수히 많다. 공공디자인에 있어서 좋은 공공시설물은 어떠한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 공공시설물의 공통적인 특징은 디자인적 측면에서 볼 때 형태나 재료, 색채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주변 공간이나 다른 시설물과의 조화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도시마다 자신들의 고유한 이미지를 표출해 내지 못하는 정체성의 부재를 들 수 있다. 공공시설물 디자인과 관련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은 지역의 상징 이미지를 공공시설물의 형태에 적용하려는 시도다. 예를 들어 역사적 유래가 깊은 지자체의 경우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에 전통 건축물의 외형적 특징을 모티브로 사용하거나, 지명(地名)과 관련된 특정 동물이나 식물의 형태를 모티브로 이용해 공공시설물을 디자인함으로써 마치 그 지역의 특징을 형태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공공시설물은 형태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주변과의 조화성과 각 공공시설물이 가지고 있는 기능적인 역할에 충실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경관이나 공공디자인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보도육교를 보는 시각이 과거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시각적으로 보이는 미적 가치가 강조되며 화려한 형태나 색채, 야간경관조명 등으로 치장한 경관육교가 도시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다. 그동안 기능성 위주로 만들어진 철골구조의 보도육교가 도시미관상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지는 경관육교가 도시 공공디자인의 올바른 방향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진정으로 인간 중심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화려한 경관육교를 만들기 보다는 보도육교를 없애고 그 자리에 보행자가 걸어서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는 가로환경을 만들려는 노력이 공공디자인에 대한 보다 올바른 이해가 아닐까 생각된다. 좋은 공공시설물 디자인이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과 동시에 주변 공간과 잘 조화되는 디자인을 말한다. 자신의 모습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기보다는 인간이나 자연이 좀 더 부각되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존재성을 낮추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채민규 경기도디자인총괄추진단 디자인특별보좌관

선입견 깨고 밀알정신 거듭나야

얼마 전부터 사오정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씩씩한 직장생활을 하던 가장이 나이가 40~50세에 이르면 일터를 떠나게 됨을 지칭하는 말이지요. 생리적인 나이와 성이 회사와 사회발전에 기여가 아니라 걸림돌이 된다는 예단이 우리나라의 성숙과 발전의 발목을 잡는 악재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건강과 열정에 따라서 우리의 고정관념과 상식을 뛰어넘는 사례가 21세기를 살고있는 우리 주위에서는 많기 때문이지요. 가령 고인이 되신 이태식 신부의 밀알정신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100배, 200배, 1천배의 열매를 얻고, 썩지 않으면 한알 그대로 있는 자연의 이치)에 감동받아 정년을 마치고 노인 요양원을 운영하다 아프리카로 간 천사 김수지 선생님이 그렇습니다.또 100년 전, 정확하게는 125년전 19세기에 나이 55세의 부인이 아들 내외와 함께 한국에 와서 단 1명의 여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하여 오늘날 한국여성 1만8천명을 가르친 이화대학교의 전신인 이화학당설립하였습니다. 교육뿐아니라 서양의 약을 통해 질병예방과 퇴치 한국인(우리가 가지고 있던 한의학) 영아 사망율을 감소시켜서 평균수명 연장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즉,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진명여학교의 영어 선생님으로 뛰셨고 우리나라 의사 1호인 박에스더선생을 배출해 내셨습니다. 남대문의 상동교회와 교회내의 중학교를 설립하고 협성대학교의 전신인 감리교 협성여자신학교를 설립, 또한 경기도에서는 수원 시온교회, 종로교회를 세우시고 지금의 매향중학교로 발전하였습니다.이 역사는 젊고, 씩씩한 남성을 통해 일어난것이 아니였습니다. 사랑과 배려의 정신, 연령과 성의 벽을 뛰어넘어 업적을 이룬 것이지요. 그러므로 좁은 선입견에 갇혀 있지 말고 밀알정신으로 승화 시켜 나가기만 한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세계인앞에 기적을 보여주는 아름답고 신뢰할 만한 나라가 되고도 남는다고 생각이 듭니다. 모쪼록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며 안타깝게 생각하는 정신이 우리나라에 넘쳐나기를 바래봅니다.위성숙 경기도여약사회장

노무현 다시 읽기

최근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각 당의 노력이 한창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했고, 공교롭게도 각 당의 전통적 지역 기반을 벗어난 수도권 출신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각 당의 이러한 변화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각 당의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모두 국민을 말하지만 그 속에 국민은 없어 보인다. 정치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국가와 국민이라는 거창한 담론을 거론할 것도 없이 현실의 토대 위에 서 있는 나와 이웃의 구체적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노력과 모습이 필요하다.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특정 집단이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0%가 넘는 응답자가 다시 뽑고 싶지 않은 대통령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지목하기도 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조롱하고 비아냥거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현직 대통령 호감도 조사에서 30.3%를 나타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7.6%였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평가만족도 결과에서도 이 대통령 잘하고 있다 30.7%, 잘못하고 있다 64.1%로, 노 대통령이 잘했다 65.9%, 잘못했다 28.6%로 조사됐다. 또 다른 잣대에서 보면 참여정부가 추구했던 가치는 이명박 정부의 철학과 비교할 수 있는 교본처럼 자리매김됐다.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이다. 근본으로부터 반성과 개혁이 없는 각 정파의 정치공학적 정치 포장의 접근 방식으로 보면서 다시 노무현의 가치를 생각한다. 노무현이 추구했던 반칙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소통의 정치, 상생과 협력의 정치, 지역 정치 구도 타파, 국토의 균형 발전은 우리 시대에 더욱 필요한 가치가 됐다.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상고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됐던 노무현. 지금의 잣대로 보면 간단치 않은 삶의 궤적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 같다.이해관계에 따라 유불리를 판단하고 처신하는 데 익숙해진 우리는 묵묵하게 소신대로 한길을 걸은 그를 이해 못했다. 그저 세상 잣대로 해석한 것이 바보였다. 당신은 바보다.그런데, 국민은 바보에 감동하고 열광했다. 그리고 그를 뜨겁게 사랑했다. 국민이 대통령인 것을 알게 했던 노무현,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친구로 다가왔던 노무현, 그가 오늘 그립다.조광명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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