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최근 테러 사태와 한비자마키아벨리의 함정

파리 테러에 뒤이어 말리에서 테러가 벌어져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극도의 증오심을 앞세운 무차별 민간 살상이 세계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핵심에는 IS등 무질서 지역에 도사린 테러 지휘부가 있다. 요즈음 국제관계를 놓고 여러 가지 견해가 표명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소위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 이다. 기원전 5 세기 말, 펠로포네수스 지역의 강자로 군림하던 스파르타에 대하여 신흥 강국 아테네가 도전하여 30년간의 그리스 패권을 다툰 전쟁을 지칭한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것이라는 견해다. 국제관계의 함정 중에는 ‘홉스의 함정’(Hobbesian trap) 이라는 것도 있다. 막강한 적대적인 두 개의 세력 사이에는 상대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하여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을 하기 쉽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테러사태는 ‘마키아벨리의 함정’(Machiavellian trap)으로 볼 수 있다. ‘한비자의 함정’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한비자가 마키아벨리 보다 1800년 전에 이미 같은 생각을 개진하였기 때문이다. 한비자/마키아벨리는 오랫동안 계속되는 전쟁 즉 무질서 상태를 종식 시키기 위하여는 이상이나 도덕을 내세우지 말고 오로지 효율과 성과를 중시하는 철저한 현실주의정치(realpolitik)를 적용하여야만 질서를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서양은 냉전을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로 표현하고 민주주의의 승리로 냉전의 종식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후쿠야마나 헌팅턴 같은 이론가들은 냉전 이후 21세기의 세계를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세계 지배 또는 문화의 충돌로 묘사하면서 독재에 대한 민주주의 이념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기에 이르렀다. 민주주의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최선의(또는 처칠의 말을 빌리면 가장 덜 나쁜) 정치체제임에는 틀림없다. 민주주의를 결코 소홀이 할 수 없다. 우리의 최선의 이상이다.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은 인류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문제는 한비자/마키아벨리가 직면하였던 무질서의 상황, 즉 한비자/마키아벨리의 함정에 빠져있는 지역이나 상황에 대하여 독재와 민주의 이분법을 적용하려고 할 경우다. 우리에게 닥쳐 오는 것은 언제나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의 선택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 질서와 무질서 사이의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이라크와 리비아에서 독재를 제거한 다음에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무질서였다. 시리아에서도 독재를 제거하겠다는 숭고한 목적이 실현되지 못하고 무질서의 지역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상황을 IS등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지역을 민주-독재 사이의 선택으로 만들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한비자/마키아벨리의 함정에 빠져있는 지역이 있게 마련이다. 헨리 키신저의 말 처럼 민주주의도 우리가 살아남은 후에 가능한 것이다. 어쩌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인구가 매 세대 마다 배증하고 있는 냉엄한 현실을 감안하면 무질서가 더 증가하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인지도 모른다. “어떠한 나쁜 정부도 무질서 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레알폴리틱의 격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비자와 마키아벨리가 실패와 좌절로 점철된 일생 속에서도 후세를 위하여 남긴 교훈이다.최영진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아침을 열면서] 웃음은 최고의 유산이다

사랑하는 자녀들의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자산은 과연 무엇일까. 현금일까? 부동산일까? 지식일까? 학벌일까?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볼 성싶은 명제다. 미국의 저명한 사업가이자 동기부여가인 폴 마이어는 탁월한 세일즈 능력을 바탕으로 보험 세일즈맨으로서는 전무후무한 매출실적을 기록하며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되었다. 큰 성공을 거둔 폴 마이어가 ‘성공을 유산으로 남기는 법’이라는 저서에서 자녀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으로 추천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놀랍게도 그것은 바로 웃음이다. 책 속에서 그는 “웃음이야말로 우리가 자녀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귀중한 재산 중 하나다”라고 말한다. 프랑스 속담 가운데서도 ‘모든 날들에 가장 완벽하게 잃어버린 날은 웃지 않고 지나간 날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다닌다. 웃음치료라는 업을 통해 15년 동안 10대부터 70대까지 만남을 갖다 보니 그 말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최근 많은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있다.이유인즉 자신들의 부모들처럼 서로 싸우며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부모의 삶을 통해 미래에 대한 추측을 하는 것이다.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자녀에게 제대로 된 유산을 남기자는 것이다. 폴마이어의 어머니가 자식에게 남긴 유산처럼 말이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든 웃으라고 가르쳤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어머니의 인생이 늘 행복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녀는 다만 슬프거나, 괴롭거나, 절망스러운 순간순간마다 고집스레 웃음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녀는 이렇게 가르쳤다. 동전에 양면이 있어 어느 한 쪽을 바라보면 다른 쪽은 볼 수 없듯이 우리의 삶에서도 웃음을 선택하면 슬픔과 외로움은 저절로 사라지는 법이라고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 항상 웃음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철학을 몸소 실천해 보였다.그것을 보고자란 폴마이어는 전설적인 보험 판매기록을 세우며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하버드에서는 웃음의 중요성을 조사했다. ‘과연 누가 성공할까?’ 돈이 많은 사람, 학벌이 좋은 사람, 많이 배운 사람이 아니었다. 힘들 때, 절망이 다가올 때, 삶의 밑바닥에 있을 때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었다. 웃음지수, 유쾌지수, 긍정지수가 높은 사람이 성공해 있더라는 것이다. 나 또한 오랫동안 상담과 웃음치료를 진행해오면서 웃음은 자신감과 희망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삶의 위기에서 헤쳐나올 수 있는 용기와 여유를 가져다주는 도구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말을 남긴 듯하다. 그 의미를 나는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웃으면 건강의 복을 남겨주는 것이다. 웃으면 행복의 복을 남겨주는 것이다. 웃으면 성공의 복을 남겨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자산은 언제든 사라지지만 보이지 않는 자산은 영원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

[아침을 열면서] 어른의 권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최근 세상을 경악케 했던 사건이 기억난다. 전주에 있는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다 밤을 꼬박 새고 나온 한 청소년이 새벽 운동을 하러 나온 노인을 협박해 금품을 요구하지만 이에 불응하자 폭행과 함께 무릎을 꿇게 했던 사건이다. 신문과 온갖 지상파 방송을 통해 보도된 이 사건이 과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도대체 무엇이 이 아이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가? 문제의 심각성은 이런 사건이 특정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그러면 어디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것인가? 분명한 것은 어른의 권위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권위는 과거 우리 사회를 멍들게 했던 비합리적 권위여서는 안 된다. 수직적 역할관계 속에서 권력의 횡포로 나타나는 권위가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어른을 존경하고 따르게 만드는 권위여야 한다. 이러한 권위는 단순히 아이들에 대한 예절 및 인성교육만을 통해서 회복될 수는 없다. 학교에서는 입시에 필요한 기능적인 교육만을 중요시하고 정작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인성교육을 무시한 것이 사실이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집안의 할머니나 할아버지 또는 친척 어른들과의 만남이 줄어들어 어른들과 적절히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가정과 학교 그 어느 곳에서도 아이들 스스로 어른과의 소통을 통한 관계구축의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면에서 최근 교육계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성교육은 의미 있는 행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절 및 인성교육은 어른의 권위를 회복하는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어른의 권위회복은 아이들의 행동변화에서가 아니라, 어른 스스로의 인식 및 행동변화에서 나올 수 있다. 어른의 권위가 회복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어른들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신뢰구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어른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에 맞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가 상응하는 교양과 지식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뢰구축을 위해 보다 본질적인 노력은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런 관심은 아이들에 대한 일방적 훈육과 조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입장에 서서 문제나 사안을 바라보고 문제해결이나 의사결정을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진정한 사랑은 자기 자신 속에 살아있는 것을 주는 것이라 했다. 이것은 어떤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적 애정, 관심, 공감의 감정을 전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를 통해 어른이 매우 중요한 인생의 멘토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아이들 스스로가 하게 되면서 신뢰가 구축된다. 이것이 권위 회복의 출발이다.부모는 자녀에게, 스승은 제자에게 따뜻한 관심을 표현하고 자녀나 제자가 이에 화답하는 대화의 장이 마련될 때 어른들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조용길숙명여대 교수

[아침을 열면서] 웃는 집으로 만가지 복이 온다

옛날부터 잘 되는 집 안은 3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 첫째 선비의 글 읽는 소리, 아낙네의 다듬이질 소리, 담장 넘어 흐르는 아이들 웃음소리.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집 안이 잘 될까? 누구나 대학은 다 나와서 학벌로 성공하기는 힘들고 열심히 모아서 집 사려면 어느 순간 집값은 태산만해져서 엄두도 안 나고 결국 세 번째 밖에는 건질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웃고 살면 비록 초간 삼간 하나라도 마음만큼은 부자이기 때문이다. 웃고 있는 나는 아직도 부자이기에 ‘웃음’이라는 업을 버리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일단 웃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면 삶이 즐거운 진다. 왠지 사람을 만나면 잘 될 것만 같고 왠지 새로운 일을 해도 잘 될 것만 같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웃음에 대해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은 하루에 300번에서 500번을 웃는 반면 외국 사람은 통계적으로 15번, 우리의 현실은? 하루에 6-7번을 웃는다. 그것도 4번은 비웃음이 차지하고 2번은 기가 막혀서 웃는다. 좋아서 웃을 일이 없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 또한 처음부터 잘 웃어서 웃음치료사가 된 것은 아니니까. 18년 전 암 환우 전문 병원에서 상담을 했던 것이 웃음치료사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 1년에 3천 명 이상 암 환우를 만나면서 잘 웃는 분들이 완치가 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저분들을 도와드릴 수 있을까?’ 했던 것이 웃음을 업으로 삼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웃음은 희망과 자신감을 상승시키는 놀라운 힘이 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웃을 일이 없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생각을 바꾸자’였다. ‘행복한 사람이 웃는 것이 아니라 웃는 사람이 행복하다’라는 윌리엄제임스의 말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 후 나는 웃음을 운동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 100일간 미친 듯이 그냥 웃기 시작했다. 아니 웃음 운동하기 시작했다. 장소불문, 매일같이 실실 웃다가 ‘미친 놈(?)’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100일이 지난 후 나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자신감이 부족하고 우울감이 많았던 나에게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유난히 키에 대한 열등감이 강했던 사람이다. 남자 키로 157㎝이다 보니 오죽했으랴. 하지만 지금은 그 작은 키에서 많은 장점을 자랑할 수 있는 내가 된 것이다. ‘비가 오면 늦게 맞는다’는 말에 우리 아내는 더 세게 맞는다고 찬물을 끼얹지만 나는 내가 좋다.그뿐인가 땅에 돈이 떨어졌을 때 가장 빨리 주울 수 있는 짧은 다리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예전에 안 보였던 것이 이제는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누빌 수 있는 무대가 넓어진 것이다. 이것이 복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말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 우리 옛말에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이 있다. 웃는 집 문으로 만 가지 복이 온다는 뜻이다. 건강의 복, 행복의 복, 성공의 복 그뿐인가 9997가지가 더 있다. 자신감의 복, 자존감의 복…복을 나열하자면 지면이 모자를 듯하다. 하여간 한 달 동안 많이 웃어서 복 터지는 한 달이 되기를 오늘도 소망한다.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

[아침을 열면서] 수능의 중요한 것은 난이도 아닌 방식의 변화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채점 결과와 관련된 신문기사에서 올해도 물수능으로 많은 혼란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능 만점자의 비율은 한국교육과정 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수능기준 1%가 미처 안 되는 수준이고 2015년 수능 기준으로 과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0.09%-4.30% 수준이었다. 그리고 올해 6월과 9월에 실시된 모의평가에서 과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1.17%-6.12%로 만점수준이 향상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수능 응시생수는 56만7천9명(재학생 48만9천811명, 졸업생 7만7천198명)으로 만점자를 1.17%로 예측했을 때 6천634명 정도가 만점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정부 발표 후 일반 사설학원에서 분석해서 그 결과가 신문지상에 일파만파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신문사들이 모 학원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서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A, 수학B 원점수 기준 1등급 기준이 100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연계에서는 국어와 수학 모두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사교육이 정부 교육 정책과 공교육을 무능하게 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고 학생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켜주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수능을 더 쉽게 자주 볼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능 방식은 학생의 중요한 미래를 결정하고 계획하는 대학의 선택과 학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단 한 번만의 수능시험 기회로 결국 성적에 의한 진로선택을 하도록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CollegeBoard’라는 기구에서 수학능력 평가시험인 SAT(Scholastic Assessment Test)를 진행하며 학생들은 본인의 계획에 의거해서 2년여 기간 동안 선택해서 시험을 볼 수 있으며, 여러 번 볼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만족하는 점수를 가지고 대학지원을 하게 된다. 진정한 본인이 추구하는 학과를 위한 선택이 가능해지는 부분이다. 또한 ‘CollegeBoard’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 와 준비해야 하는 내용에 대해서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으며, 우수성적을 얻은 학생들의 성공사례 및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고, 최종 성적의 몇 점이 어느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지의 정보를 제공해서 학부모와 학생의 혼란을 막고 있다. 본인이 원하는 소신지원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결국 정부는 학생의 입장에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방식을 변경하고 행정 편의주의식 정보공지가 아닌 학부모와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섬세한 정보제공을 통해 사교육 시장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학생에게 교육의 참된 의미를 되돌려 줘야 할 것이다. 전지용 경복대학교 총장

[아침을 열면서] 전쟁경제 패러다임, 그리고 우리의 외교전략

21세기초, 우리나라는 국제질서를 뒤흔드는 역사적인 패러다임의 변환기에 처해 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약육강식의 전쟁 패러다임이 사라지고 무역 패러다임으로 대체되고 있다. 조용하지만, 그러나 19세기의 그것보다 못지않게 혁명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전환기에는 국제정세의 해석이 혼란스럽고,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더 냉철한 외교전략을 수립하고, 세련된 외교 정책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외교전략과 정책은 새로운 무역 패러다임 내에서 수립되고 수행되어야 한다. 전쟁 패러다임에 집착하거나, 또는 전쟁과 무역의 패러다임 사이에서 방황할 경우 혼란과 실패를 피할 수 없다. 무역 패러다임에 입각한 외교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는 한가지 주요 장애를 극복하여야 한다. 그것은 우리 무의식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이제는 극복해야 할 전쟁 패러다임에 뿌리를 둔 국민 정서이다. 국민이익과 대치되는 이 현상은 무엇보다도 구한말 약육강식의 패러다임 속에서 뼈아프게 경험한 피해의식에 연유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여러 가지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를 선택하여야 한다는 주장, 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 균형을 취하여야 한다는 주장, 중국의 계속되는 부상에 발맞추어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는 주장, 외세를 배제하고 동족끼리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는 주장, 북한의 입장은 결국 북중 동맹은 유지하면서, 한미 동맹을 와해시키고 주한미군의 철수를 노리는 위계이므로 조심하여야 한다는 주장 등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우리외교는 아주 복잡한 방정식 속에 처해 있다. 무역 패러다임은 미국이 동아시아에 전파한 역할이 크다. 일본이 가장 먼저 이에 적응하였다. 우리나라도 다른 동아시아 4룡(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과 함께 20세기 중반 이후 무역 패러다임을 가장 성공적으로 소화해낸 나라에 속한다. 그리고 이제 거대한 중국이 인류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하고 있다. 북한만 홀로 시대착오적인 전쟁 패러다임에 집착하고 있다. 아주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한 광의의 북한 문제는 결국 북한이 무역 패러다임 내에 편입될 때 비로소 해결된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우리의 외교전략은 큰 줄기를 잡고, 간명한 원칙이나 분명한 비전에 입각하여야 한다. 21세기에 우리가 취할 외교전략은 ‘한미동맹, 한중협력, 한일 교류 그리고 대북 교류와 억지 정책의 동시 추진’ 으로 요약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책략을 일관하는 원칙과 비전은 무역 패러다임이다. 21세기 국제사회를 지배할 무역 패러다임 내에서 볼 때 상기 4가지 전략, 특히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은 동시 선택이 가능하게 된다. 단 우리는 과거 전쟁 패러다임 속에서 쌓아온 피해의식을 극복하고, 무역 패러다임을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듯 통일이 머지않았다. 최영진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아침을 열면서] 청소년 언어폭력 문제, 자존감 키우는 교육으로 풀자

교육부가 최근 내놓은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학생들 간의 언어폭력이 가장 심각하다고 한다. 실제로 요즘에 청소년들의 대화들을 들어보면 욕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과거에는 또래 간의 욕설이 특별히 갈등상황에서 이루어졌다면 요즘에는 매우 일상적으로 나타나서 욕을 모르면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문제는 이것이 아직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언어폭력의 폐해가 난무하고 있으나 이런 언어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무감각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인터넷 매체에서의 악성댓글, 조직구성원들 간의 언어적 성희롱이나 막말, 지상파방송의 토론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논객들의 정제되지 않은 공격일변도의 언변,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상대를 헐뜯고 모함하는 막말 등 수없이 등장하는 언어폭력은 우리 기성세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어린 세대들을 비난할 일만은 아니다. 우리 자신 스스로 한번 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들의 언어폭력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우리 부모세대들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에서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들의 언어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우선 언어폭력을 소위 센 사람들의 상징이나 혹은 개성의 표현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심각한 정신적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언어폭력은 자기내면의 상처의 표현이고 내면적 스트레스의 분출이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우리 부모세대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공룡사회는 계속해서 양육강식의 경쟁을 부추기며 우리 아이들의 마음과 몸을 피폐하게 할 것이다. 자녀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그들이 가진 가능성들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어떤 것이 그들의 미래에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을지 심사숙고하자. 행복은 경쟁에서의 승리에서가 아니라, 남과 함께 할 때 더욱 커진다는 것을 우리 부모들 스스로 알아야 하고 함께 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 겪는 언어폭력의 병을 치유하기 위한 길이다. 아룬 간디(Arun Gandhi)가 주장하듯, 비폭력은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는 부정적인 것들을 긍정적 것들로 바꾸는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긍정적인 것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그들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남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함으로써 함께 하는 삶의 가치를 배우게 되고 나아가 언어폭력의 병을 치유하는 출발점이 된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에게 격려와 칭찬을 많이 하자.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그래서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상처를 치유하도록 하자. 이것이 바로 인간성 회복 교육의 출발점이자 당면한 언어폭력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다. 조용길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아침을 열면서] 서울대 법대 나와서 놀아도 괜찮아

자녀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 무엇일까. 얼마 전 한 어머니의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저의 딸이 무기력증이에요. 너무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그래서 두 모녀는 기적의 2박3일 행복여행이라는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딸은 170이 넘는 늘씬한 키에 모델 같았지만 얼굴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 모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기력증에 빠진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다. 딸은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똑똑하고 공부를 잘했다고 한다.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던 아이라 1등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엄마의 소원대로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게 되었고 사법고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늘 공부를 잘하던 아이라 사법고시도 당연히 합격할 줄 알았는데 계속 낙방을 하게 되었고 서서히 자신감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냥 평범하게 살아만 줘도 원이 없겠어요 라는 엄마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한 가지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효능감을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효능감을 충족 못하면 존재까지도 흔들려 버린다. 효능감 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자기 가치감과 존재감인데도 말이다. 너는 판사가 되거라 그런 기대를 가지고 살아온 자녀들이 판사가 되지 못하면 좌절감이 온다. 현실과 이상의 자아에서 괴리감이 오게 되면 좌절과 우울, 절망이 오는데 21세기의 우리 아이들이 겪는 것이다. 사실 삶의 방향은 목표가 아니다. 삶의 방향은 가치관이 되어야 한다. 나는 사회를 밝게 구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가치관 속에서 목표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 가치관은 목표를 이끌고 갈 수 있는 방향이다. 그렇기에 비록 사시에 합격을 못 해도 사회를 밝게 구현하기 위해 다른 일은 찾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 부모의 태도들이다. 또 한 사례를 들자면 2년 전에 뉴욕에서 강의할 때 한 아이의 안타까운 사례다. 아이의 공부를 위해 이민을 갔는데 아이는 1등을 도맡아 했다. 부모는 넌 우리 집의 기둥이니 다른 것은 신경 쓰지 말고 오직 공부만 열심히 해라고 늘 강조했다. 결국 아이는 하버드에서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우수 대기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집에서 오냐오냐만 받아오던 이 아이는 상사의 지시와 명령을 견디기 어려웠다. 결국 상사와 싸운 후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또 다른 기업에 원서를 냈는데 입사원서에 전 직장 상사의 추천서를 받아오지 않으면 입사가 어렵다는 말에 이 친구는 완전히 좌절하고 말았다. 나는 웃음치료를 17년간 진행해 왔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 부모로서 남겨줘야 할 유산은 무엇인가. 스팩? 절대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사라지기도 쉽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들이다.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조사를 했단다. 과연 누가 성공할까? 결론은 힘들 때 극복할 수 있는 지수가 높은 사람이 성공해 있더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 부모들이 자녀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이 뭔지 좀 더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

[아침을 열면서] 대학 구조개혁평가, 경제 고려한 근본적 수정 필요

지난 8월31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로 대학과 사회에 혼란이 있었다. 이유는 A등급을 받은 대학을 제외하고는 4~15%까지 정원을 2018년까지 조정하고 2차 구조개혁에 그 부분을 반영해 또다시 평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한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대의 경우도 A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3~10%까지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우리는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에서는 미래지향적 계획의 고민을 찾아볼 수가 없다. 국가차원의 여러 가지 문제 중 학령인구감소라는 한가지 요소를 가지고 구조개혁이 실시되었다는 생각이다. 교육부는 대한민국의 인구가 계속해서 줄어들어 2045년에 4천만 명 정도가 되고, 대학 정원은 2016년부터 고교 졸업생 수를 넘는다고 발표했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개혁평가를 시행했고 우수대학과 부실대학을 가려내어 학령인구감소에 대비를 하자는 것이 근본 핵심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인구감소에 의해서 자연적으로 구조조정이 된다면 인위적으로 정원감축을 강제해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필요가 있었는지 이번 구조개혁평가는 무엇을 위한 평가였는가라고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전면적 강제정원감축에 앞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여러 가지 있다고 생각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교육부의 구조개혁 이전에 추진해야할 것이 지역사회 경제의 고려이다. 대학이 사라지는 것은 지역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대학은 단순히 교육을 시키는 공간을 넘어서서 여러 가지 상권과 복지시설을 겸비하게 되는 지역경제의 핵심시설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한지역이 대학 때문에 존재하는 대학타운의 형태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의 현실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둘째, 대학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급격한 생산인구 감소이다. 국가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노동인구 즉, 생산활동을 하는 인구가 필요하다. 고용노동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대학졸업자 수 50만 2천명이고 정년퇴직자수는 54만 1천명이라고 한다.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인구의 유입보다 부양해야 하는 인구유출이 더 많아지는 현상이다. 다시 강조하면 대학 졸업자 감소는 곧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큰 위협요소로 작용하며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이라고 부르는 창조경제의 핵심을 육성하고 발전시킬 연구인력과 핵심인재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고 10년 후에는 기업체에서 대학 졸업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시대가 올 것이다. 정부는 당장 문제를 위한 단편적 정책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미래지향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대학의 정원감축을 핵심으로 하는 구조개혁평가가 아니라 해외학생을 유치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책제안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둘째, 인구감소에 의한 노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유학생이 대학의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하게 되면 비자와 사회제도를 통해 정착해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 생산인구를 보충해야 한다. 셋째, 적극적인 해외이민유입정책을 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인구감소 등 여러 문제들에 대비해야 하겠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지용 경복대 총장

[아침을 열면서] 한미, 한중 정상회담과 미중관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한중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내달에는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중정상회담은 양자차원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일본, 그리고 특히 북한문제와 관련하여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내달에 있을 한미정상회담도 마찬가지다. 한미동맹이라는 중요한 양자관계가 있지만 역시 양자차원을 뛰어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부상하는 중국, 복고주의를 추구하는 일본, 그리고 개방개혁과 핵무기 개발 사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깊은 딜레마에 빠져 있는 북한 등과 관련하여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만큼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은 우리 외교에게 중요하다. 한국동란 이후 약 반세기 동안 우리에게 한미관계는 안보와 경제 두 분야에서 절대적이었다. 그런데 중국이 한중수교 불과 20여 년 만에 경제에서 미국을 제치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한중간의 작년 교역액은 3천억불을 넘어섰다. 한미교역액 1천억불의 3배다. 인적교류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로 다가온 지 오래다. 작년 천만 명을 상회한 한중인적 교류는 연 200만 명의 한미 인적교류의 5배다. 그리고 1주일에 840편이 넘는 한중 직항편은 한미 직항 400편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안보와 민주시장 경제라는 가치면에서 여전히 미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국가로 남아있다. 세계적으로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개의 국가가 됐다.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우리 안보와 경제를 위해 우리와 미국과 중국 두 나라와의 관계는 양자택일의 차원을 넘어섰다. 둘 다 동시에 확보해야 할 우리 외교의 근간을 구성하는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 외교가 한미, 한중관계를 동시에 풀어나가기 위해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미중관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그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우리는 미중관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보다 중요하게는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상대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 내에 모두 두 가지 기류가 있다.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결국은 미국의 세계유일 초강대국의 위치에 도전하게 되고, 두나라 사이에는 갈등을 피할 수 없고, 결국 충돌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미중양국에서 충돌보다는 공동진화(Co-Evolution)를 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행정부가 중국과 G2관계를 설정한 것이나, 지난주 중국전승 70주년 기념식사에서도 시진핑주석은 중국이 결코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21세기 태평양 시대를 위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영진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아침을 열면서] 시대상황과 동떨어진 한자병기,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자는 발음이 없는 뜻 글자이므로 시각정보로 이해되고 외우는 방법 이외 달리 대안이 없다. 가령 大學이라고 쓰고 대학으로 읽어야 비로소 이해된다 이에 비해 중국인은 따세라 발음하며 일본에서는 다이가꾸로 발음하며 그 뜻을 잘 알 수가 없다. 요즘 한자 병기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글로만 쓰면 동음 이어가 많아 뜻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진실이 아니다. 중국 한자어는 419음절어에 불과하지만 4성으로 구분하여 1677음절어로 확대하고 4자 성어나 오언 절구를 활용하여 27,000여 자의 차이를 변별한다. 이에 비해 한글은 이론상 11,172 음절이 되고 이를 4단으로 구분하면 44,688음절이 되어 의미로 중복되는 경우는 매우 희박하다 그럼에도 한자 교육을 쓰기 교육에 치중해온 이유는 뭘까? 아무래도 일제 강점기의 식민지 언어 교육에서 비롯된 듯 하다. 이 시기에 우리는 일본어를 국어라 했으며 한자를 일본말로 표기하면서 공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광복이 되자 한자어에 대하여 기계적으로 발음만 바꾸어 발음했다. 그러니 80% 이상은 운율과 뜻에서 왜색 한자단어 일색이었다 다시 말하면 한자어는 민족문화의 전통보다는 왜색 식민지 전통이 강하게 계승되었다. 광복 이후 영어가 등장하고 국어교육을 압도했다. 그러나 표음문자인데도 한자 교육처럼 쓰기와 읽기에 치중했다. 한참을 지나 듣기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원어민 교육과 조기 교육에 치중했지만 막대한 부작용을 남긴 체 우리 교육의 덜미를 붙잡는 계륵의 신세로 전락할 처지다 중국인은 한국인 보다 영어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일본은 한자를 쓰기에 산업이 발전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중국어는 4성조 억양이 영문 억양과 동일하고 문법상 어순이 같기 때문에 비교적 영어를 쉽게 터득한다. 또 중국과 일본은 한자를 쓰기 때문 정보화의 후진국 신세이다. 영어교육의 경우 원어민 교사는 고비용 저 효율적 방안이다. 그 대안은 컴퓨터 도움학습[CAI]이다. 표준 발성음을 기계로 합성하여 원어음 발성 기준을 만들고 각자가 발음하는 것을 전사하여 어디가 틀리고 어디가 다른지를 스스로 고쳐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한말과 한글교육도 마찬가지다. 먼저 한말 표준 발성을 기준으로 음성 자동전사로 기록하여 정확한 국어 능력을 측정해야 한다. 한자를 병기시켜 의미를 변별하려는 주장은 현실과 동 떨어진 주장이다. 한자는 시각정보이므로 언어뇌의 시각 영역에서 반응하고 이해된다. 반면에 영어와 한말은 표음언어이므로 청각영역에서 반응하고 이해된다. 이를 무시하고 표음문자를 한자 병기 식으로 대응한다면 사유와 사고에 있어 고질적 암기 위주로 흐르고 영어와 한말 교육도 덩 달아서 침몰한다. 최근 정부는 4대 개혁 중 하나로 교육개혁을 꼽았으며 그 핵심은 언어 교육이다. 현제의 고비용 저 효율의 언어교육의 대안은 컴퓨터 보조 교육과 (CAI)이다. 사람과 기계가 일체 되는 융합 교육방식을 말한다. 이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넋소리말[뇌 언어] 효과를 비교 측정하여야 하다. 발달된 측정기에 의하여 그 효과를 측정하기가 비교적 수월해 졌기 때문이다. 이런 실험 자료를 가지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나가야 한다 지금의 한자 병기 교육 주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미l래 창조의 사유체계는 불가능하다. 한자 병기문제는 어느덧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인아 되어 버렸다. 진용옥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아침을 열면서] 광복 70년, IMF보고서와 해리포터

일제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을 맞았다. 그동안 우리는 동족상잔의 참화를 겪으면서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화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국내총생산(GDP)은 3만 1천 배 이상 늘었고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2차대전 후 신생 독립국 중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유일한 국가로 발돋움했다. 국민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다. 하지만 세계를 놀라게 한 압축성장의 이면에는 그림자 또한 짙게 드리워져 있다. OECD 국가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가장 낮은 수준의 출산율, 양극화 심화 등 숱한 난관이 놓여 있다. 특히 지난 7년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을 지속했으며 올해 성장도 2%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우세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990년 0.266에서 2014년 0.308로 크게 악화했다. 경제의 규모는 커졌지만 그 혜택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낙수효과가 거의 없었던 셈이다. 최근 IMF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159개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소득분배와 국부의 연관성에 관한 보고서를 펴낸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에서 부가 1% 증가하면 5년 뒤 국내총생산은 0.08%포인트 줄어드는 반면 하위 20%의 소득이 1% 증가하면 국내총생산이 0.38%포인트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소득 배분을 늘리면 경제도 성장한다는 것이다. 특히 IMF는 부자들한테 유리한 조세정책 등이 불평등을 확대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며 가난을 줄이기 위해서 각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건강ㆍ교육정책에 대한 투자 확대와 좀 더 진보적인 조세정책 등을 조언하고 있다. IMF보고서는 이명박정부에서 박근혜정부까지 이어진 부자감세정책의 철회가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양극화 심화 문제는 우리사회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세 모녀의 비극 같은 참변이 최근에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를 막으려면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조앤 롤링은 20대 후반의 나이에 이혼을 하고 어린 딸을 키우면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 이면에는 유럽에서는 그리 평가받지 못하는 영국의 사회안전망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무일푼이었던 그는 공공임대아파트에 살며 생활보조금을 받아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영국의 사회안전망이 없었다면 2010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여성부자 14위인 그도 없었을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실업급여 지급 수준을 올리고 기간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 부분만큼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멈추지 말고 IMF보고서와 해리포터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믿고 노력하면 오늘보다 내일 더 잘 살 수 있고 사회가 공평해진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국가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김진표 민주당 前 원내대표

[아침을 열면서] 메르스로 인한 소비자 구매행동의 변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사실상 종식되고 일상생활로 복귀하였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메르스 공포감으로 아파도 병원 찾기를 꺼리고 대형 유통점이나 백화점뿐 아니라 재래시장에도 소비자 발길이 줄었으며 심지어는 메르스 발생지역에서 생산된 농산품 구매를 주저하여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국내외 여행이나 레저활동, 각종 모임도 취소하여 경기가 매우 어렵다는데 그리스와 중국발 경제 불확실성이 더해져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렇듯 메르스는 우리의 일상생활, 경제주체들의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고 소비자 구매행동에도 변화를 주었다. 소비자들이 식품과 생활용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입하는 양상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6월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통계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모바일을 이용한 구매는 1조 9780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0%가 증가했고 옥션 등 온라인 마켓 이용도 3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식료품의 거래는 전년 동월 대비 165.4%가 증가했고 농ㆍ축수산물의 모바일 거래도 115.5%나 늘었다고 하니 메르스 기간 동안 소비자는 대중과 접촉하지 않고도 구입이 가능한 온라인쇼핑을 통하여 생활필수품 등을 많이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쇼핑은 주문한 상품과 다른 상품이 배달되거나 제때 상품배달이 안 되고 현금으로 상품대금을 수령한 후에 상품 배송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판매 당사자인 온라인쇼핑몰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온라인쇼핑몰 사기나 부도로 사이트가 폐쇄되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등 해당 쇼핑몰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하프프라쟈 , 리치2유 사건 등이 그렇다. 하프프라쟈 사건은 상품을 시중의 반값에 판매한다며 반값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아기젖병, 분유,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상품배송이 제대로 안 되어 9만여 명이 피해를 보았던 사건이었다. 또 리치2유 사건은 에어컨, 가전제품 등을 주문만 받고 사이트를 폐쇄하여 1천여명이 피해를 보았던 사례인데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소비자피해 처리과정에서 현금으로 구입한 소비자는 보상을 받지 못하였지만 신용카드 할부 등으로 구입한 경우는 항변권을 행사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어쨌든 온라인쇼핑에 대한 소비자 구매행동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만큼 거래안전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 보완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온라인쇼핑협회의 소비자상담센터 설치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소비자도 현금결제보다 신용카드 할부결제를 이용할 것과 문제가 발생하면 7일 이내 청약의 철회도 가능하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두면 좋겠다. 8월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고 한다. 개개인의 휴식은 물론 경기에도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오명문 한국소비자원 경기지원장

[아침을 열면서] 메르스가 몰고 온 공황상태를 극복하기 위하여

메르스가 곧 종식된다고 한다. 장마가 몰려와 가뭄도 해갈됐지만 메르스가 남긴 생채기는 좀처럼 치유되지 않을 같다. 중동에서 발생해 극동으로 덮쳐 오면서 대유행할 것 같았지만 다행히 한국이 선방(?)하면서 더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메르스가 우리 사회를 쓸고 간 후유증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범 유행성 심리적 공황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메르스가 진행된 시기, 고질적 남 탓 시비가 해일처럼 밀려왔다. 정부는 민간 병원에다 민간은 정부 탓이라고 공격했다. 여야는 날 선 공방으로 서로를 공격하기에 바빴다. 메르스가 위협적인 것은 범세계적 유행성 그 자체 보다는 치사율이다. 거의 4~50%에 육박하지만 우리나라는 20% 미만으로 선방했다. 의료 기술의 발달인지 아니면 낙타를 기르지 않아 그런지는 정밀 역학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우리의 의료 기술이 세계가 알아주는 수준이었다는 것을 이런 통계가 생생하게 말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진실을 심층적으로 보도한 매체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ICT와 메디 비이오 기술에서 선진국을 자처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로 이와 같은 사실이 허당이라는 사실도 들통나고 말았다. 당연히 의료 관광이나 ICT 제품 수출에도 막대한 타격이 왔다. 경기는 얼어붙고 경제는 곤두박질 했지만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기색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 메르스 치료율이 세계적 수준을 유지한 것은 그 만큼 우리의 의료 기술이 세계적 명품 기술사례로 검증되는 기회를 잡았다. 메르스 살균제는 이미 개발됐지만 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개발이 어려운 점은 기술적 문제보다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참에 우리는 이미 확보된 바이러스 종균과 중간 숙주가 있는 중동과 협력하여 치료제 개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이 또한 세계적 기여가 될 것이다. 메르스 이외도 다른 호흡기 증후군과 같은 범유행성호흡기 질환의 확산 방지에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포착한 셈이다. 인류 사망 최대의 원인이 바로 호흡기 질환이지 않던가. 이번 메르스 확산에서 또 하나의 감춰진 진실은 에어컨이 바이러스 비말(飛沫)확산에 매개역할을 했다는 가설이다. 사실이라면 가전분야 제1선진국의 명예에 치명적 타격이다. 에어컨이나 공기청청기는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나노 집진 여과기와 함께 바이러스 살균기도 함께 공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그것은 의료 종사원들의 감염사례가 이를 증명해 준다. 이번 메르스의 진원지에 최대 사상자를 몰고 온 병원은 어느 재벌 기업이 운영하는 공익 법인 이다. 이점에 대해 젊은 부 총수는 엎드려 사죄했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소식 또한 아직은 감감하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고 또 최근 내부 기업의 합병에 보여준 국민적 성원에 대해 이번에는 재벌 부 총수의 적극 분발할 때라고 본다 진용옥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아침을 열면서] 수원시민이 자랑스럽습니다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의 기세가 꺾였습니다. 경기도 내 병원에서 메르스로 치료받는 환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경기도 메르스 중점 치료센터 역할을 하던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훈증소독을 마치고 오늘부터 일반진료를 시작한다는 소식입니다. 메르스와의 전투 최일선에서 헌신적으로 애써 주신 의료진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메르스와의 전쟁은 두 개의 전쟁이었습니다. 메르스라는 질병 자체와의 전쟁이면서 동시에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의 전쟁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120만 수원시민, 특히 수원병원 인근 주민들이 메르스 극복의 숨은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원병원이 메르스 중점 치료센터로 지정됐을 때 보여준 아름다운 시민의식은 위기 극복의 모범사례로 기록돼야 합니다. 왜 우리 동네에 환자를 데려오느냐는 반발 대신 의연하고 차분하게 이웃들을 안아준 주민들의 따뜻한 연대의식이 있었기에 우리는 공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수원시민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많은 교훈을 남겼습니다. 신종 감염병이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방역체계를 재정비하고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경기도가 민관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원병원 중점 치료센터와 40여 개의 외래 거점병원으로 나눠 메르스에 대응한 경험은 앞으로 신종 감염병 방역체계의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의료원 수원병원이 없었다면 경기도의 메르스 대응은 큰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의료의 공공성과 효율성은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효율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공공의료를 훼손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의 공공성을 위한 착한 적자는 우리가 감내해야만 하는 사회적 비용입니다. 공공의료가 민간의료영역의 보완자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국민건강 증진의 적극적 책임자(stewardship) 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메르스 사태가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우리 간병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시범 실시되고 있는 포괄간호서비스, 즉 보호자 없는 병원을 전면 확대해야 합니다. 금년부터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되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도 크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경기도에서 현재 경기도 의료원 수원병원, 의정부병원을 포함해 8개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보호자 없는 병원을 경기도립의료원 6개 병원으로 전면 확대하고 민간병원의 참여를 유도해 31개 시ㆍ군마다 1개 이상을 확보해야 합니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통한 건강한 경기도 만들기는 지난 선거 때 저의 공약이기도 합니다. 경기연정의 대표 정책으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선정하고 이를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경기도 집행부와 도의회, 특히 새정치민주연합과 사회통합부지사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합니다. 김진표 민주당 前 원내대표

[아침을 열면서] 스미싱예방,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스미싱이란 휴대전화 단문메시지(SMS)를 이용해서 개인정보를 탈취해 금전적 피해를 끼치는 금융사기 유형으로, SMS와 Phishing의 합성어를 말한다. 이런 스미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도와 시스템보완 등 소액결제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진화하는 스미싱 피해에 대해서 소비자는 늘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필자도 지난 주 평소 잘 아는 지인의 이름으로 문자메시지 한 통이 날아왔다. 전자 청첩장이었다. 잘 아는 처지이고 또 결혼 적령기 자녀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전자청첩장을 받고는 축하하는 마음과 내심 부러운 마음으로 문자메시지를 클릭했다. 그런데 청첩장 내용이나 사진이 보이지 않고 입력 메시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나 순간 미심쩍은 생각에 지인에게 사실확인을 했다. 그런데 지인은 그런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미싱이라 판단하고 통신사에 소액결제 차단 조치를 했다. 통신사에서는 휴대폰에 악성코드가 감염됐으므로 스마트폰 기기 초기화부터 해야한다고 했다. 수년 전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 휴대폰으로 소액결제가 이뤄지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동영상, 게임 등 인터넷 콘텐츠 이용과 관련한 피해가 많고 결혼청첩장, 돌잔치초대 등과 같은 내용의 스미싱 문자를 불특정 다수에 보내 악성앱을 다운로드 하도록 유도해서 소액결제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이를 소액결제가 아닌 회원가입 절차로 오인하기 때문이기도 한데 결제관련 내용임을 명확히 확인하고 주의를 기울여 결제를 하도록 해야한다. 스미싱 등 불법금융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자메시지상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 주소 클릭이나 앱 설치는 하지 않아야 한다. 스마트폰 설정기능으로 알 수 없는 소스를 통한 어플 설치는 허용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통 소액결제는 30만원이 한도였으나 금년 6월1일부터 일부 소액결제 사업자는 50만원으로 상향조정한 경우도 있다. 스미싱용 악성코드 감염시에는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소액결제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는 해당 통신사 콜센터를 이용해 소액결재 기능을 차단하도록 요청한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배포한 스미싱 방지용 앱인 폰키퍼(Phone keeper)를 활용해 악성코드 감염을 사전에 예방 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휴대폰은 해당 서비스센터에 문의하여 초기화하도록 해야한다. 일부 악성코드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소비자의 정보를 악용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미싱 피해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명문 한국소비자원 경기지원장

[아침을 열면서] 주민등록증과 생체 인식정보 개선문제

주민등록번호와 한글의 존재는 한국이 정보화 대국으로 진입하는 데 공헌한 1등 공신이었다. 주민등록증 사진이나 지문 같은 생체정보와 고유번호, 주소가 기재돼 있어 본인을 식별하는데 매우 간편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슬기 정보시대에 이르자 이제는 개인 정보 보호와 효율성 측면에서 공과를 따지기에 이르렀다. 사실 얼굴 성형이 보편화된 마당에 단순한 인상착의 만으로 본인을 식별하는 것은 어려워졌고 지문을 사진으로 찍어 얇은 고무 골무에다 프린트해 사용하면 아무도 모른다. 이처럼 고유번호나 고정된 생체식별 방식으로는 보안 유지에 취약성이 많고 지문인식기에서 보듯 별도의 인식장치가 필요하다는 약점이 있다. 그렇더라도 마땅한 대안이 없어 생체식별 방식은 각국에서 선호하며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이다. 전자 신분증 도입은 영국이 가장 먼저 서둘러 10여년에 지문과 얼굴 인식 이외 홍채인식을 추가해 전자신분증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시행하고 있다. 또 미국은 무비자 입국 조건으로 생체 식별 전자여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방식들은 기본적으로 인도주의에 위배되며 재일 동포의 지문 날인에서 보듯 악용될 소지가 크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방식은 음성 생체식별 이다. 원래 목소리에는 개인의 고유특성을 반영하는 음성지문[聲紋]이 들어 있어 목소리만 듣고도 남녀노소를 구분할 수 있으며 말투에는 지역 특성이 반영돼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진단에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문진[聞診]이라 했다. 여기에서 음성지문의 불변성과 음성인식의 가변성을 조합하면 일회용 암호를 만들 수 있으며 한번 쓰고 버리면 비밀이 유지되며 위조는 불가능하다. 최근 인터넷 금융거래 업무 비중은 거의 8~90%에 이르고 대면 거래는 10% 내외로 줄었다. 그러나 본인 인증의 어려움과 전화 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개인 인증번호를 별도로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음성 생체인식 정보로 구성된 일회용 비밀번호를 이용하면 이런 불편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며 금융기술 산업도 단연 활성화될 것이다. 전화 금융 사기범을 추적할 수 있으며 정황 증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주민번호와 관련해서 또 하나의 개선할 점이 있다. 주소의 표기 체계다. 최근 지명 체계에서 가로명 체계로 전환하고 있지만 지명 체계에 익숙한 주민들에게 일대 불편을 주고 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산, 강, 큰 나무, 큰 바위, 성황당 등 지형지물의 위치정보가 기준이었으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고유한 지명의 전통이 있다. 그러나 도로 주행도우미(내비게이션)에서 목적지를 찾아내려면 잘 모르는 도로 명이나 번지 체계를 기억하기는 고사하고 자판으로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지명 하나만을 음성으로 넣으면 우편 번호가 검색되고 이어서 메뉴 식으로 손쉽게 목적지 검색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운송과 배송을 동시에 알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경우로 최근 6자리에서 5자리로 변동돼 더욱 간편해졌다. 그러나 주소 체계에다 우편번호(zip 코드)가 포함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경우이다. 진용옥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아침을 열면서] 14세기 페스트, 21세기 메르스

검역을 뜻하는 영어 단어 quarantine은 14세기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페스트에서 유래됐다. 당시 유럽인구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갔던 흑사병이 돌기 시작하면 당국은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바둑판처럼 분할해 시민들의 이동을 막았다. 여기에서 40일간의 격리를 의미하는 검역이라는 단어가 파생됐다.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감독관을 파견해 구획된 거리를 하루 두 번씩 돌며 집집마다 거주자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뿐이었다. 다행히 이름이 불린 주민이 창문 앞에 나타나면 살아있음을 의미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위험한 징조로 간주됐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메르스를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서 14세기 유럽의 페스트 대응방식을 보고 있다는 데자뷰(기시감ㆍ旣視感)를 느낀다면 지나친 비판일까?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정부의 초동대응은 완전무능 그 자체였다. 민간 연구기관에서 6개월 전 메르스 대유행을 경고했지만 귀담아듣지 않았다. 5월20일 최초의 확진자가 나온 후 12일이 지나서야 정부의 공식 대응책이 나왔으며(6월2일), 환자발생 병원에 대한 정보는 17일이 지나서야 여론에 떠밀려 발표(6월7일)됐다. 그마저도 병원 정보가 정확하지 않아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다. 메르스 대응체계도 보건복지부, 국민안전처, 청와대가 따로 놀면서 신속하고 유기적인 협조체계가 구축되지 못했다. 오죽하면 무능한 정부가 메르스보다 무섭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섣부른 예단은 아직 이르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에 이어 메르스 환자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외국이 2012년부터 발병한 숫자임을 고려하면, 최단기간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의 재난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미국과 비교해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13년 메르스 매뉴얼을 만들어 사전 배포해, 작년 2명의 환자가 발생했을 때 비행기 탑승객 등과 연락해 감염 여부를 신속히 판단하는 등 완벽한 초동대처를 해냈다. 일본도 2013년에 메르스를 지정감염병으로 정하고 관리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자치단체와 병원에 배포했다. 지구촌이 하나의 동네로 연결된 지 오래다. 메르스, 사스, 에볼라 같은 제3의 감염병이라는 불청객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선진국과 같은 위기대응센터(Emergency Operation Center)를 만들어 초기에 진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닥칠 수 있는 위기상황, 대응조직, 인력동원 계획 등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훈련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임무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바뀐 게 없다는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국가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국내 전체 역학조사관이 34명, 그 중 32명이 군 복무 중인 공중보건의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감염병에 대한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끝으로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메르스와의 전쟁 최일선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인들의 노고에 깊이 머리 숙여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진표 민주당 前 원내대표

[아침을 열면서] 소비자상담을 보면 소비자문제가 보인다

현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는 일상생활을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고, 폐기하는 일련의 구매활동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구매활동 과정에서 소비자는 부당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면 소비자상담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보고 도움도 요청하게 된다. 이러한 소비자상담은 지자체ㆍ소비자원 등 정부기관과 소비자단체, 기업 고객상담실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소비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업이나 판매처에서 상호 협상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소비자불만처리는 기업에게도 이익을 창출한다. 그 이유는 우선 기존고객의 유지율을 증가시켜 이윤을 높일 수 있고 기업의 좋지 않은 평판을 미리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적처리 비용이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경영진이 소비자불만을 통해 기업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만한 해결이 안 된 경우 소비자는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상담할 수 있고 피해를 해결할 수 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는 전국16개 시ㆍ도 소비생활센터,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이 참여하는 전국적인 소비자 상담처리시스템이다. 전국단일상담전화 1372번으로 걸려온 상담전화를 소비자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에 있는 1372소비자상담센터 상담원에게 연결해 유용한 상담정보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소비자상담 과정을 거쳐 피해구제로 접수된 경우는 합의권고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30일 동안 합의권고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설치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결정을 하게 된다. 조정결정내용을 분쟁의 양 당사자가 수락해 조정이 성립되면 조정결정내용은 재판상의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된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되는 소비자상담 건은 한 해 동안 약 87만여건에 이른다. 소비자상담이 가장 많은 품목은 초등생부터 어르신들까지 한 대씩 휴대하고 다니는 휴대폰ㆍ스마트폰이다. 휴대폰ㆍ스마트폰 이용에 있어 국내 소비자들은 대부분 국내 제품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생겨도 사후서비스 등 해결이 용이하다. 그러나 국내에 컨텍센터가 없는 애플 제품 등은 소비자문제가 접수되어도 해결되기까지 원만한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 다음으로 이동전화서비스, 헬스장, 상조회, 택배운송서비스 등이 상위 5위까지를 차지하고 있다. 건강 중시 풍조에 따라 헬스장, 건강식품에 대한 상담이 많고 여가활용에 따른 국내ㆍ외여행이 수위를 기록하는 등 시대변화와 소비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산후조리원이나 결혼중개와 같이 과거 가족 간에 해결하던 문제들도 고가 이용료를 지불하는 서비스로 상업화되면서 관련 상담도 늘어나고 있다. 판매 상술에 있어서도 홍보관을 이용한 판매, 신분사칭판매, 회원권 상술 등으로 인한 소비자상담이 끊이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교육과 홍보를 통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산업의 출현과 발달에 따라 소비자문제는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소비자상담을 보면 미래소비자문제를 볼 수 있다. 오명문 한국소비자원 경기지원장

[아침을 열면서] 착한 기업과 소비자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윤창출이다.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 기업은 존재하기 어렵다. 이제 제품을 생산하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지나갔고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한다. 시장에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선택이 필수적인 시대이다. 소비자는 수많은 기업의 상품 중에서 당연히 품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지만 최근에는 착한 기업이 만든 제품에도 관심이 많다. 착한 기업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말한다. 착한 기업은 사회문제에 관심이 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소외계층을 위한 투자 등 소비자가 보다 나은 사회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업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기업의 활동은 다시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어져 선순환의 성장고리가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사회공헌활동이 우수한 착한 기업의 제품은 비싸더라도 구입 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80% 이상이라는 리서치 조사결과도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가짜백수오 사건은 기업활동이 사회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가짜 백수오 사건 이후 백화점 등 일부 유통업체는 관련 제품을 모두 회수하는가 하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구입가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가짜 백수오 사건이 발표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입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시장환경 마련 등 소비자신뢰회복 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기업활동에 대하여는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심지어 불매운동이나 소송을 준비하기도 한다. 기업은 사실적이고 편중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고 기업의 존재이유가 이윤창출에 있긴 하지만 기업은 기업의사결정과 활동이 소비자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기업활동으로 사회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 시장의 신뢰를 잃은 기업은 소비자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가짜백수오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기업이 많아 질수록 소비자 후생은 증대될 것이다. 소비자의 합리적이고 똑똑한 소비와 감시는 시장을 바꾸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운다. 소비자는 기업의 존재 기반이다. 오명문 한국소비자원 경기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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