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수원시민이 자랑스럽습니다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의 기세가 꺾였습니다. 경기도 내 병원에서 메르스로 치료받는 환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경기도 메르스 중점 치료센터’ 역할을 하던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훈증소독을 마치고 오늘부터 일반진료를 시작한다는 소식입니다. 메르스와의 전투 최일선에서 헌신적으로 애써 주신 의료진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메르스와의 전쟁은 두 개의 전쟁이었습니다.

메르스라는 질병 자체와의 전쟁이면서 동시에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의 전쟁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120만 수원시민, 특히 수원병원 인근 주민들이 메르스 극복의 숨은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원병원이 ‘메르스 중점 치료센터’로 지정됐을 때 보여준 아름다운 시민의식은 위기 극복의 모범사례로 기록돼야 합니다.

“왜 우리 동네에 환자를 데려오느냐”는 반발 대신 의연하고 차분하게 이웃들을 안아준 주민들의 따뜻한 연대의식이 있었기에 우리는 공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수원시민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많은 교훈을 남겼습니다. 신종 감염병이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방역체계를 재정비하고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경기도가 민관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원병원 중점 치료센터와 40여 개의 외래 거점병원으로 나눠 메르스에 대응한 경험은 앞으로 신종 감염병 방역체계의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의료원 수원병원이 없었다면 경기도의 메르스 대응은 큰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의료의 공공성과 효율성은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효율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공공의료를 훼손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의 공공성을 위한 ‘착한 적자’는 우리가 감내해야만 하는 사회적 비용입니다. 공공의료가 민간의료영역의 보완자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국민건강 증진의 적극적 책임자(stewardship) 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메르스 사태가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우리 간병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시범 실시되고 있는 포괄간호서비스, 즉 ‘보호자 없는 병원’을 전면 확대해야 합니다. 금년부터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되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도 크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경기도에서 현재 경기도 의료원 수원병원, 의정부병원을 포함해 8개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보호자 없는 병원’을 경기도립의료원 6개 병원으로 전면 확대하고 민간병원의 참여를 유도해 31개 시ㆍ군마다 1개 이상을 확보해야 합니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통한 건강한 경기도 만들기는 지난 선거 때 저의 공약이기도 합니다. 경기연정의 대표 정책으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선정하고 이를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경기도 집행부와 도의회, 특히 새정치민주연합과 사회통합부지사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합니다.

김진표 민주당 前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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