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수능의 중요한 것은 난이도 아닌 방식의 변화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채점 결과와 관련된 신문기사에서 올해도 물수능으로 많은 혼란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능 만점자의 비율은 한국교육과정 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수능기준 1%가 미처 안 되는 수준이고 2015년 수능 기준으로 과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0.09%-4.30% 수준이었다.

 

그리고 올해 6월과 9월에 실시된 모의평가에서 과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1.17%-6.12%로 만점수준이 향상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수능 응시생수는 56만7천9명(재학생 48만9천811명, 졸업생 7만7천198명)으로 만점자를 1.17%로 예측했을 때 6천634명 정도가 만점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정부 발표 후 일반 사설학원에서 분석해서 그 결과가 신문지상에 일파만파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신문사들이 모 학원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서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A, 수학B 원점수 기준 1등급 기준이 100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연계에서는 국어와 수학 모두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사교육이 정부 교육 정책과 공교육을 무능하게 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고 학생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켜주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수능을 더 쉽게 자주 볼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능 방식은 학생의 중요한 미래를 결정하고 계획하는 대학의 선택과 학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단 한 번만의 수능시험 기회로 결국 성적에 의한 진로선택을 하도록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CollegeBoard’라는 기구에서 수학능력 평가시험인 SAT(Scholastic Assessment Test)를 진행하며 학생들은 본인의 계획에 의거해서 2년여 기간 동안 선택해서 시험을 볼 수 있으며, 여러 번 볼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만족하는 점수를 가지고 대학지원을 하게 된다. 진정한 본인이 추구하는 학과를 위한 선택이 가능해지는 부분이다.

 

또한 ‘CollegeBoard’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 와 준비해야 하는 내용에 대해서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으며, 우수성적을 얻은 학생들의 성공사례 및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고, 최종 성적의 몇 점이 어느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지의 정보를 제공해서 학부모와 학생의 혼란을 막고 있다. 본인이 원하는 소신지원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결국 정부는 학생의 입장에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방식을 변경하고 행정 편의주의식 정보공지가 아닌 학부모와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섬세한 정보제공을 통해 사교육 시장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학생에게 교육의 참된 의미를 되돌려 줘야 할 것이다.

 

전지용 경복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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