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이 변해야 출산이 는다

요즘 사회에서 자녀 하나를 키운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저출산이 문제인데,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결혼한 여성만을 시대의 무책임자로 몰아 세울 순 없다. 여성이 아이낳기를 기피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 중에도 남성들의 비협조와 무관심, 몰이해가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캠페인용으로 제작돼 임신부의 신체적 변화와 고통을 간접 경험케 하는 임부체험복을 남편들에게 입히고 기념품을 준다는 조건으로 5분, 10분 행사장 주변을 돌아보고 오게 하면 여유있게 가만가만 걷기만 한 것인데도 답답하고 고통스럽단다. 만삭의 배를 하고도 집안청소며 빨래, 밥짓기, 장보기를 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임부들이며 특히 직장여성이라면 산후에 출산휴가를 많이 쓰기 위해서 출산 당일까지 출근하는 위대한 어머니들이다.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은 하루에 2시간 38분으로 나타난 반면 남성은 고작 24분이었다. 무려 6배나 차이가 나며, 5년 전 조사에 비해 남편이 4분 증가하고 아내는 9분 감소한 것에 그친다. 미국이나 유럽 내 선진국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이 2시간 이상인 걸 보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너무도 억울하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을 경험한 주요 선진국들은 각국의 실정에 맞는 출산장려 정책을 폈지만 그들 나라 중 여성에게 불리한 성 분업적 역할규범과 남성본위의 가부장적 문화가 비교적 강한 일본,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출산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정책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 비교적 쉬워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스웨덴, 프랑스,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나라가 출산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으면 오히려 출산율도 높다.가정은 남성에게 쉼터지만 여성에겐 일터다라는 말이 우리의 현실이고, 남편이 가사노동을 아내의 일을 덜어주는 것 쯤으로 생각하는 한 남성들이 선호하는 맞벌이도, 우리가 소원하는 출산율 회복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알아야 한다. /김광식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청년층의 기업가 정신 확산

최근 중소기업 동향을 보면 생산, 투자, 수출, 창업 등 모든 분야에서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고용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전체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 섰고 청년 실업률은 10%로, 4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이들을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으로 취업하도록 유도하고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을 북돋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시급한 상황이다. 1970~80년대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은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으로 달성했고,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우리나라를 기업가정신이 가장 왕성한 나라라고 칭송한 바가 있다. 그러나, 왕성하던 기업가 정신이 2000년대 이후 급속히 위축되고 있어 사회 전반의 역동성과 성장 잠재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0년 61이었던 기업가정신 지수가 2007년에는 24로 하락했고, 전체 벤처기업 중 2030대의 벤처기업 CEO 비중도 1998년 58%에서 2008년에는 12%로 감소했다.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직장을 조사한 결과 공공기관, 대기업이 최우선 순위이고 2000년대 초반에 인기가 좋았던 벤처기업은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어 얼마나 안정 지향적으로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IT 버블이 붕괴되면서 벤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형성, 젊은이들이 창업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실패를 관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사업에 실패하면 신용불량자가 돼 재기를 어렵게 하는 연대보증제도도 기업가 정신을 위축하게 한 주요 원인이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용돈을 주면서 취업 재수, 삼수를 밀어주더라도 창업을 하겠다면 적극적으로 말리는 부모도 문제라고 본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세계적인 기업가들은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에 도전해 시대를 이끌어 가는 리더로 자리매김 했다.젊은이들이 용기있게 창업해 성공하도록 지원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더욱 노력해야겠다. /최수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고려도경과 사자향로

고려도경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선화봉사고려도경(宣化奉使高麗圖經) 40권은 고려 12세기 전반 한반도에 관한 종합적인 지리, 풍속, 인물 등에 관한 대표적이면서 거의 유일한 견문록이다. 이 책의 저자인 서긍(徐兢, 1091~1153)은 북송(北宋) 휘종(徽宗)이 고려에 파견했던 사신으로, 그의 임무는 고려의 최신 정보를 관찰 보고하는 것이었다. 그는 박학다식하고 글과 그림에서 신품(神品)이라 할 만큼 뛰어나서, 불과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정보를 주도면밀하게 수집하고 기록하며 그림으로 그렸던 것이다.서긍은 중국 풍속과 같은 것은 명칭만 써 넣고, 중국에 없는 새로운 것 300여 가지를 40권으로 묶어 글과 그림을 그려 상세하게 묘사했다. 불행히 그림(圖)은 소실되고 글(經)만 남아 전하고 있지만, 글만으로도 고려의 실상을 눈앞에 보듯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그는 (청자를) 고려인들이 비색이라 부른다(麗人謂之翡色)라고 처음 기록했고, 참외 모양의 술그릇과 사자향로를 지목하여 특별하며 정교하고 아름다운데 그 색은 비색이다라고 적어 놓았다. 이렇게 특별한 (중국에 없는) 비색청자라면 그림까지 분명 그렸겠지만, 그림이 없어진 지금, 우리는 현존하는 고려청자 가운데서 서긍의 설명과 부합되는 술그릇과 사자향로를 찾아 실체에 접근하는 방법만 남아있을 뿐이다.사자향로를 서긍은 산예출향이라 불렀다. 산예는 사자를, 출향은 향을 내는 향로를 가리키는데, 그는 산예출향 역시 비색인데, 위에는 쭈그린 짐승(사자)이 있고 아래는 앙련(仰蓮)이 있어 받치고 있다. 여러 그릇 가운데 이것이 가장 정절하며, 라고 하여 구체적 형상까지 설명해 놓고 있다.현존하는 청자 명품 가운데, 국보 60호 청자사자향로가 있다. 또 별도의 장엄한 규모의 앙련 받침이 있어서 이 두 개의 작품을 어울리면서 상상하면, 서긍이 보았던 비색의 산예출향이 눈앞에 떠오를 것만 같다. /최 건 경기도자박물관장

아날로그 지팡이

고령사회에 대한 걱정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장수국가가 되면 복 받은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장수가 재앙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고령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논의가 활발하다. 이를테면, 앞으로 2050년이 되면 부양해야할 경제주력인구(30%)보다 부양받아야 할 소모적인 노령인구(34%)가 더 많아지리라는 계산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연장 속도가 OECD국가 중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오래 살지만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2010년 현재 노인인구는 전체 10%인데 비해 의료비는 30%를 차지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 뿐인가?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자살을 택하는 노인들도 많다.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은 OECD국가 중 1위로 한 해에 3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한국전쟁을 겪고 살아나 최빈국을 세계 10대 무역국으로 키운 노인세대가 이제 반대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천덕꾸러기처럼 여겨지고 있다. 더구나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노후준비를 못한 노인들이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는 세계경제 흐름을 이겨내기 위해 디지털화된 복잡한 현대사회의 정글을 아날로그 지팡이로 헤쳐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생각해야 할 것은 현시대의 부를 누리며 사는 신세대가 보다 근면 성실하고 창의적 생활력을 갖춘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야 하고, 노인도 노후를 편하게 해드려야 한다는 복지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이 일하는 사회로의 국가경제시스템의 전환모드가 필요하다. 천문학적인 소모적 복지예산으로 노인예비학교 설립 등 생산적 예산으로 건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가분수로 보이는 기형적 인구비율로부터 오는 비경제적인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고, 초고속 장수국가로서 파생되는 고령사회문제도 쉽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누가 누구를 부양해야 하느냐 보다 세대간 경제력의 배분이 이상적으로 발전해 나아가고 고령사회로의 진입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이로 인해 노하우가 국가경쟁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보다 안정된 사회기반 위에 건전한 노인공경문화와 성장동력화된 노인경제력 창출이 가능한 균형 잡힌 미래사회가 될 것이다. /장성훈 부광노인대학장

공동친권 공동양육

예전에 어떤 이혼소송 당사자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혼을 준비하면서 보니 애들은 가슴속에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주머니와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주머니가 따로 있다는 것. 그래서 보통 때 보면 그 아이의 마음속에는 엄마에 대한 마음만 있고 아빠는 그 존재조차 없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보면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주머니가 열려 있더라는 것이다.부부가 혼인 중일 때에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친권은 부모가 공동으로 행사하고 실제 양육도 공동으로 담당하지만 이혼을 하게 되면 보통은 부모 중 어느 일방만이 친권행사자 및 양육자(실제 양육을 담당하는 사람을 의미)가 된다. 민법은 이혼 시 이러한 친권 행사자와 양육자를 정할 때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자녀의 입장에서 보면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그 친권행사나 양육이 부모의 이혼 전과 똑같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 자체가 자녀의 복리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두된 것이 부모의 이혼 후에도 이혼 전과 마찬가지로 부모가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 민법의 규정상으로 이러한 공동친권, 공동양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이혼 후에도 자녀에 대한 친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려면 서로 간에 협의가 원만하게 잘 이뤄져야 하는데 부부가 이혼에 이를 정도면 무수한 다툼으로 인해 원수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영화에서처럼 부모들이 이혼 후에도 이혼 전과 똑같이 협의하여 자녀에 대한 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질과 노력,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사실 엄마에 대한 마음주머니와 아빠에 대한 마음주머니를 모두 가지고 있는 자녀들에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물론 부모가 이혼하지 않고 함께 화목하게 살 수 있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말이다. /이동철 변호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

우리 사회는 최근 10여년간 급격한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보육 현장 역시 지난 10년간 눈부시게 발전하며 보육의 양적 증가와 질적 향상을 이끌었다. 2005년부터는 모든 보육시설에 평가인증을 도입,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며 보육시설에 국가가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2007년에는 국가수준의 표준보육과정도 도입하였다. 보육의 질은 보육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라는 말을 우리는 자주한다. 좋은 프로그램과 환경이 제시가 되어도 교사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좋은 보육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영유아들을 보육하는 일보다 더 고귀한 전문직은 없으며 영유아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권을 교사들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수시로 절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간혹 보육교사를 개인 보모 정도로 생각해 애매하게 호칭을 사용하거나 마음을 다하여 보육해도 신뢰가 돌아오지 않을 때는 밀려오는 절망감에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갖기도 한다. 특히 영아들을 보육하는 교사들은 안전 때문에 화장실도 마음대로 갈 수가 없으며 우는 영아를 안정시키느라 식사를 몇 번으로 나누어 하는 일도 빈번하다. 보육교사들은 차이는 있으나 평균 8시간부터 10시간 정도를 근무하며 보육료는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만들어 놓은 상한선을 지켜야 하기에 급여 또한 만족할 만큼 지급되고 있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동일한 교사가 지속적으로 보육할 때 영유아들은 안정감속에서 바르게 성장하고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음을 알기에 어려운 환경에서도 보육의 길을 묵묵히 간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전문직업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보육교사들이 다른 직종으로 떠나지 않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자부심을 갖고 양질의 보육을 할 수 있도록 그에 상응한 사회적인 지위와 경제적인 보상을 해줄 때 인성적인 자질을 갖고 있는 좋은 교사와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겸비한 유능한 교사의 사랑은 빛나리라 본다. /유화 경기도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

우리 사회는 최근 10여년간 급격한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보육 현장 역시 지난 10년간 눈부시게 발전하며 보육의 양적 증가와 질적 향상을 이끌었다. 2005년부터는 모든 보육시설에 평가인증을 도입,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며 보육시설에 국가가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2007년에는 국가수준의 표준보육과정도 도입하였다. 보육의 질은 보육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라는 말을 우리는 자주한다. 좋은 프로그램과 환경이 제시가 되어도 교사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좋은 보육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영유아들을 보육하는 일보다 더 고귀한 전문직은 없으며 영유아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권을 교사들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수시로 절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간혹 보육교사를 개인 보모 정도로 생각해 애매하게 호칭을 사용하거나 마음을 다하여 보육해도 신뢰가 돌아오지 않을 때는 밀려오는 절망감에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갖기도 한다. 특히 영아들을 보육하는 교사들은 안전 때문에 화장실도 마음대로 갈 수가 없으며 우는 영아를 안정시키느라 식사를 몇 번으로 나누어 하는 일도 빈번하다. 보육교사들은 차이는 있으나 평균 8시간부터 10시간 정도를 근무하며 보육료는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만들어 놓은 상한선을 지켜야 하기에 급여 또한 만족할 만큼 지급되고 있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동일한 교사가 지속적으로 보육할 때 영유아들은 안정감속에서 바르게 성장하고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음을 알기에 어려운 환경에서도 보육의 길을 묵묵히 간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전문직업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보육교사들이 다른 직종으로 떠나지 않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자부심을 갖고 양질의 보육을 할 수 있도록 그에 상응한 사회적인 지위와 경제적인 보상을 해줄 때 인성적인 자질을 갖고 있는 좋은 교사와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겸비한 유능한 교사의 사랑은 빛나리라 본다./유 화 경기도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물 관리는 어려운가?

물은 돌고 돈다. 지구상의 물은 수증기나 물, 얼음과 같이 그 모습을 달리하며 끊임없이 하늘과 땅의 표면 및 지하 그리고 바닷속을 순환한다. 어쩌면 오백여 년 전 세종대왕이 마셨던 물이 지금 내가 조금 전 마신 물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물의 순환 과정 중 우리에게 주어진 물의 이용 시간과 양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물관리는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운에 맞길 문제는 결코 아니다.우리나라의 경우 가용할 수 있는 수자원 총량을 100%로 본다면, 42%는 증발산 등으로 손실되고, 31%는 바다로 흘러가는 등 73%는 제때 쓰지 못한다. 즉 27%만 이용이 되는데, 이를 다시 세분해 보면 10%는 하천, 14%는 댐, 나머지 3%는 지하수가 차지해, 우리가 실제로 이용하는 물의 절반 이상이 댐에서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이렇듯 우리에게 허락된 물의 이용 시간은 너무 짧고 적은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적이고 빈번한 집중호우는 홍수와 가뭄을 심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용수라는 자연이 가져야 될 물에 대한 권리까지 요구되고 있어 물관리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오염물질 증가 등 수질문제는 수량과 더불어 물관리 어려움 중의 하나다. 댐과 상하수도, 환경기초시설, 오염총량제 등은 물순환의 시공간적 제약 극복 및 깨끗한 물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며,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 또한, 안정되고 공평한 물 공급, 홍수에 안전한 치수 대책 수립, 생명이 살아 있는 하천환경 조성, 기후변화에 대비한 물관리 능력 향상은 지금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물관리 방향이다.물관리는 고도의 타이밍을 맞추는 기술이다. 널뛰기처럼 변동이 심한 물의 순환 과정에서 자연과 사람에게 모자람 없이 충분한 수량과 수질을 얻어내어 고르게 배분하는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물의 문제, 빈 칸으로 남겨두고 나중에 풀려고 하지 말고 확실하게 미리 대비해야 정답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성영두 K-water 수도권지역본부장

책읽기의 즐거움

독서가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화두로 관심을 끌고 있다. 책읽기는 책을 가까이 하는게 생활화되고, 타율적 강요가 아니라 책 읽는 즐거움을 스스로 터득하는 과정에서 참다운 지혜의 길을 찾게 되는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책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책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08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만 18세 이상 성인 1천명과 초중고등학생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연간 1권 이상의 책(일반도서)을 읽은 사람은 성인 72.2%, 학생 89.1%로, 성인 10명 중 3명이 1년간 1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미국의 다국적 여론조사기관 NOP가 세계 30개국을 조사한 결과, 독서 시간이 주당 평균 6.5시간이며, 인도가 10.7시간, 우리나라는 주당 4시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성인의 독서시간은 주당 평균 3시간, 학생은 5시간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식인인 척하는 사람은 많지만 책 읽는 사람은 적다. 이 세상을 살면서 건강이나 사업을 위해 해외골프여행(연간 13조원)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독서시간을 할애하는 삶도 건강에 좋을 것이다.독서량의 절대 궁핍현상의 원인이 인구수에 비해 도서관 부족, 국가지원 부족 등의 이유를 들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독서욕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컴퓨터, 영화, 게임기 같은 영상매체에 빠져있는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좋은 책을 읽으라는 식의 선택 범위를 제한하기 보다는 우선 읽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 흥미와 문제의식을 싹트게 하고, 지적 호기심을 유발해 자연발생적인 독서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계절, 환경 등을 따지지 말고 자신을, 자녀를 위해 참다운 영혼의 양식으로서의 책 한 권을 집어 들어 책읽기의 황홀한 즐거움에 빠져보는 것 또한 풍요로운 삶이 아닐까./김원옥 한국문화원聯 인천시지회장시인

가정의 달과 교통안전

다가오는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이 있는 가정의 달로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시기이다.어린이는 미래를 이끌어 나아갈 주인공이며 가정의 소중한 구성원으로서 해로운 사회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고 어린이 헌장에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린이들이 교통사고로 귀중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교통현실이며, 안타깝게도 가정의 달인 오월에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가장 많은 피해를 당하고 있다.어린이 교통사고는 어릴수록 높게 나타나 취학전 어린이의 사고율이 가장 높고 초등학생은 저학년이 높아 연령이 낮을수록 교통안전에 취약함을 알 수 있다. 시간대별로는 하교시간과 오후에 사고가 많이 발생하므로 하교시의 교통안전 지도와 놀이를 즐기는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더욱 요구된다.어린이 교통사고 유형은 첫째, 도로에 갑자기 뛰어들다 발생하는 사고로써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데 공을 줍기 위해 골목에서 그대로 도로에 뛰어들거나 길 건너편에서 친구나 어머니를 발견하고 도로로 뛰어들어 사고를 당하는데 어린이 교통사고의 원인 중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둘째, 위험하게 도로를 횡단하다 발생하는 사고로써, 어린이는 몸이 작기 때문에 차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아 신호대기를 하는 버스 바로 앞이나 뒤로 횡단하다가 달려오던 차에 사고를 당하고 있다. 셋째, 위험한 곳에서 놀다 발생하는 사고로써 노는 것에만 열중하다 달려오는 자동차에 뛰어들기도 하고 주차된 차의 뒤에서 소꿉장난이나 숨바꼭질을 하다가 뒤로 움직이는 차에 치이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이러한 경우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잘 지도해 나가야 함은 물론, 어른들이 스스로 모범을 보여 교통사고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 특히나 가정의 달 오월은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가 튼튼하고 사고 없이 잘 자라 우리의 밝은 미래가 보장되도록 노력을 기울이며, 안전 의식을 재정비할 때이다./김기응 교통안전公 경기지사 교수

이 시대에 고마운 사람들

얼마 전 필자가 근무하는 협회 부설의원에 따끈따끈한 백설기가 배달돼 왔다. 아기의 백일을 맞아 부모가 감사의 마음과 함께 아기의 무탈과 건강을 바라는 마음에서 제공한 것이다. 따끈한 백설기를 먹으니 부모의 따스하고 고운 마음까지도 전해지는 것 같아 흐뭇했다. 그 아기는 보통 아기가 아니다. 화성시에 사는 김모(43)씨는 9년 전 아들 하나를 낳은 뒤 피임법으로 정관불임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뒤늦게 자녀 양육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2008년 10월 다시 복원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말 꿈만 같은 둘째 딸을 낳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복원수술은 불임수술을 받은 사람이 아이가 잘못되었거나, 재혼을 하거나, 마음이 바뀌어 추가 자녀를 원하는 경우에 이뤄진다. 물론 복원수술을 받는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경과 기간과 수술 부위 상태, 나이 등에 영향을 받는다.43세인 김씨와 동갑내기인 부인을 생각하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돈과 시간을 투자해 아이를 갖고자 노력한 것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지난해 협회 부설의원에서 시술한 정관복원수술이 170여 건에 이른다. 수술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결혼과 부부 생활에서 자녀와 가족의 소중함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또 자녀를 통해 기쁨을 얻고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입을 모은다. 한 자녀를 두고 보면 외로워 보여서 둘째 자녀를 낳고, 자식 키우는 재미에 또 셋째 자녀를 두게 되는가 보다. 사회적으로 만연한 개인 이기주의,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풍조, 세계 최고 수준의 이혼율, 가족해체가 무슨 트렌드인 양 앞다퉈 다루는 영상물이 대세를 이루는 시대에 자녀를 낳고 키우는 데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당장 다음 세대에 닥칠 재앙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아이가 어른이 되고 어른이 노인 되는 30년 뒤의 자명한 이치를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분명 이 사람들은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다. /김광식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아이 키우기와 중소기업 경영

신혼 초 아내와 상의해 아이를 하나만 낳아서 똘똘하게 잘 키우자고 약속했다. 그렇지만 두 번의 실수(?)를 통해 셋이나 낳고 말았다. 지금과 같은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는 국가 정책에 부응하는 훌륭한 가정이지만, 당시에는 산아제한 때문에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등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였다.세 아이를 키우면서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것을 보면 흐뭇한 생각이 들었지만, 야간 자습시간에 도망간 아이를 PC방에서 잡아서 데려올 때나 아내에게 대드는 등 일탈 행동을 할 때는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던 사람들의 말이 이해가 됐다. 선친께서 큰 아들을 안고 있는 나를 보시면서 예쁘지? 나도 너를 그렇게 키웠다. 애들을 키우다 보면 부모 마음을 알 것이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기억 난다. 성경에서는 자녀는 부모들을 연단시키기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부모들을 훈련시키고 성숙하게 만든다는 사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중소기업을 창업해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 성장시키는 중소기업 사장님들도 아이들을 키우는 것과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코스닥에 상장해 성공한 중소기업 사장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창업 초기에 자금 조달, 기술 개발, 마케팅, 세무회계 등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며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게 정신없이 사업을 할 때는 내가 왜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해서 이 고생을 하지라는 후회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기술 개발에 성공, 대기업에 납품하고 수출이 증가하는 등 급성장할 때는 남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창업하기를 잘했다는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과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보면서, 내 아이를 키우는 정성과 마음으로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좋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중소기업들이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하나라도 더 해결하는 데 보다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최수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웬수’가 된 노인들

동방예의지국이라 칭송받던 한국 노인 문화의 강줄기를 따라가 본다. 강물이 흐르는 것은 앞 물결이 뒷 물결을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 노인을 어르신이라 부르던 극존칭이 상징하듯 노인공경문화가 유교적 충효사상에 바탕을 둔 경로문화가 주류를 이룬다고 보면, 현대사회는 전통문화와 다문화가 혼재된 개인주의에 따른 이기적 편의주의가 사회적 주류를 이룬다. 그러므로 노인공경의 효문화가 사라져가고 지금은 지극히 일부에서만 멸종위기종이 된 희귀생물로 연명하고 있다. 예컨대 부모와의 일시적 동거는 물론, 거동 불편한 부모를 모셔야 하는 일이 생기면 자녀의 다수와 관계없이 때로는 떠넘기고, 회피하고자 다투는 것이 시류의 일반이다. 가족 안에서도 노인에 대한 위상이 이렇게 추락했는데 하물며 사회적 노년세대에 대한 예우는 종적을 감춘 지 오래됐다. 물론 복지차원의 국가예산지원과 사회복지시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고 얼마간의 위안은 된다. 하지만 고속 성장한 경제적 풍요와 이에 따른 폐쇄형 아파트 주거문화의 발달로 극도의 편의주의가 초고층아파트처럼 하늘로 치솟고, 도덕과 윤리에 근거를 둔 노인공경문화의 전통이 철거민 주택처럼 팽개쳐진 꼴이다. 국민적 관심사인 환경보호운동이 희귀종 풀 한 포기조차 살리려 애쓰는데 노인들의 처지는 풀 한포기만도 못해 보인다. 대가족문화에서 살아온 노인세대가 많은 자식들을 훌륭하게 길러내고, 돈 버는 방법은 잘 가르쳤으나 정작 가정교육의 뿌리인 효도와 가족애를 계승시키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할 것이다. 어느 방송프로에서 소개한 시어머니의 독백이 마음에 남는다. 남편을 여의고 온갖 잡일을 다해 아들을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결혼시켜 집까지 줬는데 경로당에서 친구들에게 자식 자랑하려고 회식비용 한번 쏘려 아들에게 용돈 좀 달라 했더니, 며느리한테 미뤄 며느리한테 용돈으로 2만원씩 몇 번 받았는데 나중에 가계부에 웬수라고 쓰여 있더란다. 서글픈 이야기가 말해주듯이 효 문화가 깨진 쪽박처럼 뒷마당에 굴러다닌다. /장성훈 부광노인대학장

전문가의 검토

얼마 전 어떤 사업가 한 분으로부터 향후 예상될 수 있는 분쟁을 감안, 약정서 초안을 작성해 줄 것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 그 분은 이미 그 약정과 관련해 예상될 수 있는 세무 상담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으니 참으로 현명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민사소송사건을 처리하다보면 계약서와 같은 근거 문서를 아예 작성해 두지 않았다거나 작성했더라도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느슨한 생각으로 조항을 대충 만들었다가 나중에 그 조항 때문에 분쟁이 생기고 때로는 막대한 손실까지 입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통의 경우 어떤 입증사항에 대해 증언과 문서증거가 모두 있다면 후자의 증거가치가 우월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이와 비슷한 일은 비단 문서 작성의 경우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형사소송 사건에서도 피고인이 이전에 수사기관이나 조사기관에서 별 생각 없이 한 몇 마디의 말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물론 진범이 범행을 부인하던 중 실수로 한마디를 내뱉었다가 그것이 유죄의 단서가 된 말이라면 어쩔 수 없다 치자. 하지만 있지도 않은 사실관계에 대해 의심을 받아 기소된 사람이 이전에 별 생각 없이, 혹은 다른 뜻으로 한 말이 족쇄가 된 경우에는 그 오해를 풀기 위해서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그런 사건들을 보면, 비록 그 당시는 비용이 든다거나 시간이 걸리는 등 여러 사정이 있었겠지만, 계약서나 약정서를 작성할 때 전문가에게 한번 보이기라도 했더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처음에 조사받을 때부터 전문가로부터 그 사건이 향후 전개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만이라도 조언을 받았더라면, 호미로 막을 것을 나중에 가래로 막을 일이 없게 되었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굳이 전문가에게 계약이나 약정 체결에 참여시키거나 대리권한까지 맡기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계약서 등과 같은 중요 문서에 기재할 용어의 적정성만이라도 검토받는 정도의 노력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이동철 변호사

좋은 부모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되면 많은 영유아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입학을 한다. 생활 공간이 낯선 환경인 것은 물론, 교사들이 영유아에게 아무리 최상의 친절을 베푼다 한들 낯설긴 마찬가지이다. 극히 예민하지 않은 성격의 영유아들이라도 식사와 배변에 어려움이 생기곤 한다. 시간이 흘러 영유아들과 교사간에 믿음이 생기는 시점이 되면 자연스레 어려움을 털고 일상생활을 하게 된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부모들 역시 적잖은 고충이 있게 되는데 아이가 어린이집 문 앞에서 울음으로 불안함을 호소하거나 부모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떼를 쓸 때의 난감함은 맞벌이 부모들이라면 직면했던 어려움중 하나일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를 울리고 출근하면 하루종일 무거운 마음 때문에 이 순간 무조건 허용적인 모습이 되고 만다. 영유아들의 기본생활습관 및 안전을 생각할 때 무조건적인 허용적 양육태도는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일으킨다. 영유아들은 부모의 표정을 보면서 자신의 요구가 허용이 될지 안 될지를 가늠할 줄 안다. 한순간의 안타까움에서 나타나는 부모들의 무조건적인 허용적 양육 태도는 영유아의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주말을 부모님과 지내고 등원하는 영유아들 중 안전사고에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거나, 뜨거운 것을 만져 화상을 입거나, 약을 음료수처럼 먹는 등 성인의 작은 실수로 일어나는 안전사고지만, 영유아들이 바르고 안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통제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성인들이 아동의 욕구와 충동을 지나치게 수용하며 빚어지는 일들이기도 하다.세 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흔하게 사용되지만 영유아들과 생활하는 필자는 어느 속담보다 깊이 되뇌이는 말이다. 어려서 무얼 알겠는가?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무조건적으로 부모의 의견을 강요하고 따르기를 요구하는 권위주의적 태도가 아닌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올바른 가치관과 안정감을 내면화 할 수 있는 신념 있는 태도로 일관성 있게 자녀를 대할 때 좋은 부모가 되고 자녀는 안전하고 훌륭한 생활 태도를 갖게 될 것이다. /유 화 경기도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비 내리는 형태가 변하고 있다

달력을 보면 봄의 한가운데에 와 있는데, 아직도 날씨가 꽤나 춥다. 엊그제 일부 지역에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혹시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빙하기로 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근 남극 세종과학기지 극지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지구는 500년 주기의 소빙하기(Little Ice Age)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며, 인간 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와 자연 주기의 소빙하기가 충돌하며 일시적으로 한파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흥미롭다.인류의 삶터인 지구는 매우 복잡다양한 유기체이다. 지구는 일정 수준 범위 내의 조절 용량은 스스로 갖고 있다. 우리가 재난으로만 알고 있는 태풍도 사실은 지구의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온도 조절 장치이다. 지구는 대기와 해양의 흐름을 통해 저위도에서 남은 열과 에너지를 고위도로 운반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그 흐름이 왜곡되면 순식간에 빙하기가 찾아온다는 것이 바로 재난영화 투모로우이다.사실 이런 극한 기후변화가 삽시간에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이미 온난화의 여러 징후들이 가까운 곳에 나타나고 있다. 아열대 과수인 감나무는 추풍령을 넘어온 지가 제법 지났고, 대나무가 서울 한복판에서 조경수로 자라고 있다. 비 내리는 형태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39년 동안(1971년~2009년) 기상청의 60개 관측소의 관측 결과를 보면, 여름철 평균 강수량은 70년대 631㎜에서 최근 794㎜로 크게 증가(최대 26%)한 반면, 비 내리는 일수는 6.5일 정도 줄었고, 하루 80㎜ 이상의 호우일수는 연간 20일에서 31일로 11일이 늘었다. 이는 집중호우 형태의 비가 내릴 확률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기후변화가 심화되면 이러한 강수의 집중화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강수의 집중화 경향은 물 관리를 어렵게 한다. 즉, 비가 일정 기간 고르게 오지 않고 한번에 많은 비가 오면 이 물을 받아쓰는 물그릇(댐)을 더 키워야 하는 처지가 된다. 결국 기후변화는 홍수와 가뭄을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난제를 우리 앞에 던져 놓고 있다. /성영두 K-water 수도권지역본부장

스펀지와 여성

스펀지는 일반적으로 침구, 방석, 청소용구, 목욕용, 화장용, 의료용 등으로 쓰인다. 이런 일들은 스펀지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니며 누군가를 위한 것이다. 그 자신은 닳아지고, 추해지고, 기능을 상실하고 드디어 버려지고 만다. 그리고 그 버림은 아무도 서운해 하지 않은 채 잊혀진다. 스펀지는 일만 하다 스러진다 해도 단 한 번도 이견을 내놓는 법이 없고, 도망도 가지 않고, 거기에 붙박여 종의 자격으로 지낸다. 어쩌다 쉬기도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간이 쉬고 싶을 때 쉬도록 강요받는 것이다. 인간이 스펀지를 그런 목적으로 이 세상에 만들어 내놓은 것이지만 그래도 난 거기에 희생이라는 말을 부여하고 싶다. 희생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스펀지와 여성은 비슷한 점이 있다. 이 사회구조는 세뇌를 통해 가부장적 개념이 당연시되어온 남성 중심적이다. 냉혹하게 말해서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는 남성의 욕망이 폭력적으로 작용한 것이라 하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은 어떤 특질들의 결핍으로 여성이 된다고 했고,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여자란 불완전한 남자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남존여비, 여필종부, 삼종지덕 등의 사고방식이 있다. 인간사회는 이런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결부돼 집단무의식이 형성되면서, 사회의 구성원들이 맹목적으로 믿는 사회적 신화로 됐다. 이에 누구도 가감 없이 인식해 버린 채, 남성은 지배적, 능동적, 여성은 종속적, 수동적인 존재로 지속적으로 교육돼, 남성은 주체로서 기능하는 반면 여성은 남성 욕망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이런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은 가사노동자로서의 여성 , 생물학적 측면에서 생산보육자로서의 여성 으로 가사영역 안에 묶여 살도록 강요당한다. 여성은 스펀지처럼 가족을 위해 닳고, 추해지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성으로서도, 여성으로서도 별 가치가 없어져가는 것이다. 스펀지가 말없이 뭔가를 위해 일하다 닳아 없어지듯 여성 또한 가정 안에서 닳아 없어지는 것이다. /김원옥 인천 연수문화원장시인

운전에도 의사소통이 필요

서로의 의사를 소통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요한데 사람 뿐만 아니라 차에도 언어가 있다. 차량이 방향을 전환하거나, 정지하거나, 후진하는 경우 각종 등화가 차량의 진행을 예고해 준다. 이러한 예고를 보고 주위의 차량은 양보를 하거나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의사표시를 무시하고 운전을 한다면 매우 당황하거나 미처 대처하지 못하여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운전 중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방향을 바꾸고자 할 때 사용하는 방향지시등인데 운행을 하다보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을 자주 보게 된다.방향지시등은 진로를 변경하기 전에 미리 작동하여 진로변경 의사를 옆 차량과 뒷차량에게 알려 후속차량이 충분히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줌으로써 안전하게 진로를 변경하기 위한 것으로, 적어도 30m(고속도로는 100m) 전방에서 부터 3초 이상 방향지시등을 켜고 안전할 때 진입해야 한다는 사실은 운전자의 기본적인 상식이다.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는 차량 중에는 조작을 일부러 안하는 경우도 있으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중이라 방향지시등을 조작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차량의 진행 의사표시를 생략하고 진행하는 차량이 내차 앞으로 끼어들게 되면 무언가 손해 본 것 같고 은근히 화가 나서 여유 있는 운전이 어려워진다.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고 차로를 변경하려는 차를 보고 차가 자기 앞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급작스럽게 가속하여 차간거리를 좁히는 운전자가 많아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나 방향지시등을 사전에 충분히 조작해 주는 행위는 운전자 상호간에 주고받는 대화일 뿐만 아니라 요즘같이 복잡한 도로에서 운전자가 꼭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절이다. 만약 방향지시등을 켜고 진입하는데도 비켜주지 않을 때에는 손을 들어 양보를 구한 후에 안전하게 진로를 변경하도록 하고 진로변경 후 양보해준 후속 차에게 손을 들거나 비상등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면 뒷차량 운전자의 마음을 풀어주고 양보해준 보람을 줄 수 있다. /김기응 교통안전公 경기지사 안전관리처 교수

잃음… 그리고 잊음

옷깃에 스치는 기온으로도 그렇고 마음속으로도 그렇고 왜 이리 올해 봄은 더디게 오는지 모르겠다. 기후변화의 탓도 있겠지만 특히 올해 봄을 느끼기 어려움은 바로 지난 3월 26일 밤 서해의 질흙 같은 어둠 속에서 해군의 천안함이 반파되면서 우리 수병(水兵)들을 잃은 기억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일어나서는 안될 이번 사건으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말았다. 아직까지 실종 상태인 우리 수병들을 잃었고, 전우애 하나만으로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차디찬 바다에 뛰어든 한주호 준위를 잃었다. 인명을 잃은 것과 더불어 우리는 군 당국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은 현대사회에서 어느 정도 일반적인 현상이며, 정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특히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보여 준 정부의 태도와 대응은 너무나도 믿음직스럽지 않고, 위태위태했다.이미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러나 그 잃음에도 불구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조국 수호를 위해 사라져간 우리 병사들의 정신, 故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전우애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을 기억하며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은 철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우리가 잃은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 그리고 해저까지 꿰뚫어 빈틈이나 부족함이 없는 과정을 통해 어떤 숨김과 계산도 없는 투명한 결과가 밝혀져 공표(公表)되어야 할 것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정책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가 그들을 잃었으나,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더불어 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 속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많은 억측과 소모적인 논쟁을 유발하고 있다. 잃은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 들이 너무 많아 봄을 만끽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이 남은 자들의 몫이리라./권혁성 수원발전연구센터 연구부장

저출산 대책, 인식개선 우선돼야

지난 2월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도 출생통계 잠정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5명으로 2008년(1.19) 보다 0.04명(4.4%)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출생아수를 의미한다.급속한 고령화 추세와 맞물린 저출산은 생산인구의 감소, 잠재성장률 저하, 사회보장 재정부담 증가 등을 초래할 수 있는 국가적 재앙이다. 이미 수년전부터 저출산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 많은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은 속시원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아이낳기를 결혼 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집장만 하는 데, 직장생활 하는 데, 부부생활 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따진다. 낳아도 육아를 어찌할지, 자녀교육에 어느 정도 투자할지 생각하다보면 자녀수를 줄이기 십상이다.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사회 환경과 직장분위기가 저출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직장여성이 자리 보전과 승진 걱정에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마음대로 못쓰는 것이 현실이고,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 등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보육시설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경기도는 지난달 23~24일 아이낳기 좋은세상 경기운동본부 직능단체, 여성단체, 시군 저출산업무 담당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저출산 대책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해결방안으로 탄력근무제 실시, 육아휴직기간 연장 및 현실적인 급여지원, 남편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의무화, 직장내 보육시설의 확대 등 다양한 내용이 제시됐다. 훌륭한 해결책이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결혼을 하고, 출산해 가족을 이루는 인간사가 가장 평범하면서도 중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제도를 강제하고 출산양육 지원금을 늘리더라도 가족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미봉책에 그칠 것이다.민관이 하나가 돼 이리저리 얽혀있는 저출산의 실타래를 함께 풀어야 하는 이유다./김광식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