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참여로 열리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정원박람회는 1940년대 중반 이후,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돼 온 하나의 도시문화행사다. 독일의 분데스가르텐쇼와 란데스가르텐쇼, 프랑스의 쇼몽, 영국의 첼시, 네덜란드의 플로에이드와 퀘펜호프 등의 정원 및 꽃박람회가 바로 그것이다. 근래 들어 일본 오사카, 중국의 심천 등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순천시가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함으로써 이제 도시가 주는 환경적 압박감을 벗어나 자연과의 공감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정원박람회 문화는 우리에게도 성큼 다가서고 있다. 이와 같은 정원박람회 개최의 세계적인 큰 물줄기 속에서, 경기도가 오는 8일 시흥의 옥구공원에서 2010년도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번 박람회는 경기도가 도시공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국내 최초의 시민 참여형 공원 프로젝트로 매우 의미있고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일회성 정원축제로 기획되지 않고, 지속적인 정원문화 확산의 기폭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박람회 중 조성된 정원이나 설치된 시설물이 행사가 끝나면 철거되는 기존 박람회 방식과 달리, 공원시설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설계시공되는 신개념의 박람회는 시민 참여라는 아름다운 도시정원문화의 씨앗을 시흥시 옥구공원에 심는다. 이번 박람회가 열리기 몇 개월 전부터 대기업과 지역기업들은 자발적인 정원나눔문화를 실천해 도시공원을 모두가 주인인 아름다운 공공의 장소로 완성시켜 주었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디자인을 하고, 포장을 하고, 디딤돌을 놓고, 꽃과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가꾸었으며, 박람회 개최 3개월 전부터는 정원문화산책, 가족 숲체험, 한여름밤의 가족캠프, 도시농부학교, 가드너 특강, 학교 밖 정원문화교실 등 다양한 참여프로그램들이 기획되고 열림으로써 우리 모두의 공원이 나의 정원임을 체감했다.경기도가 처음으로 뿌린 도시 정원문화라는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리며 이렇게 자라난 정원문화의 시원한 그늘을 우리 모두가 누리게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민기원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거래인가, 관계인가

한번은 가까운 관내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한국 남성과 결혼해 살고 있던 베트남 출신 여성과 그녀의 두 아이들을 보호해 달라는 것이었다. 사정을 들어본즉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아이 아빠는 매일 밤 만취 상태로 늦게 집에 들어와 아내를 구타할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에게까지 괴로움을 준다는 것이었다. 이를 견디다 못한 아이엄마는 아이들만 데리고 경찰을 따라 집을 나왔던 것이다.아이 엄마는 이대로 살 수 없으니 꼭 이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했다. 양육비도 위자료도 필요 없고, 아이들도 자신이 열심히 일해서 키우겠으니 무조건 이혼만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여러모로 설득해 보았지만 막무가내여서 결국 연관된 법률회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게했다. 이혼소송 비용을 걱정하는 그녀에게 무료로 모든 일을 주선해 준다고 했더니 매우 의아해했다. 그 뒤 다시 설득해 집에 돌려보냈으나 하루 만에 작은 아이만 데리고 다시 센터로 돌아왔다. 집을 나갔던 아내가 돌아오자 남편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한 폭력을 아내에게 행사했던 것이다. 함께 의논한 끝에 남편이 모르는 다른 쉼터로 안내를 하게 됐다.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 가엾은 두 모자를 위해 여행용 가방과 몇 가지 필요한 물품들을 사러 다녔다. 떠날 채비를 마치고 함께 이동하는 차 안에서 그녀가 물었다. 원장님은 아무 관계도 없는 저에게 어떻게 이렇게 잘 해 줄 수 있어요?그날 이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통용되는 두 종류의 질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봤다. 그 첫 번째가 관계질서요, 그 다음이 거래질서다. 남편과 아내, 스승과 제자, 친구와 친구의 관계 등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반면에 손님과 장사꾼처럼 별 관계는 없어도 서로 간의 이해에 얽혀 살기도 한다.거래질서는 손익계산에 따라 주고받는 과정 속에 형성되는 것이지만, 관계질서는 받기보다는 주는 과정 속에서 돈독해진다는 것이다. 거래질서의 메마름보다는 자식이기 때문에 조건 없이 희생하는 부모처럼, 주고받는 거래가 아닌 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뿌듯한 관계질서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비결이다. 한사람 한사람 각자가 지닌 최고의 절대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관계질서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오늘도 달려간다. 김영수 안산다문화가족 행복나눔센터 원장

건강권

백로가 지나니 완연한 가을이다. 밤낮 기온차가 높아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 뿐 아니라 암 등의 중증 질환도 증가하고 집단 감염이나 전염병도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당연히 건강권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혹자들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병원 의존도가 높다느니 의료비 과다지출이니 하는 말을 하곤 한다. 정말 그럴까?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비 지출은 GDP 대비 6.5%로 OECD 국가의 평균지출의 9.0%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직접 지출하는 의료비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 66조7천억 중 35.5%로 OECD 평균인 18.5%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고 한다. 이는 의료비 지출이 많은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에 대한 공공지출이 적다는 것이다. 영화 식코에 빗대어 국민건강에 대한 의료보장의 우월성을 이야기 하지만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관심과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환경보건정책 강화, 국가 차원의 아토피 퇴치 프로그램 구축, 치매중풍 등 사회적 질병에 대한 대책, 약값 절감에 대한 문제 등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보장을 위한 체계마련이나 서민경제를 위한 의료비 가계부담의 최소화를 위한 노력은 아직도 요원하다.일례로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자구책으로 심야응급약국을 시행하고 있다. 모 방송국에서 취재한 실태를 보면 당초 취지인 국민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의료비를 절감하기에 여전히 한계가 있고 운영 측의 입장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굳이 국민의 건강권 확보란 대의가 아니고,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 사고로 보더라도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는 당연한 권리가 아닐까 싶다. 다수의 공공선을 위한 선택은 무엇일지 고민케 하는 대목이다. 누구나 건강백세를 꿈꾸며 이를 위해 노력한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에 사회의 의료안전망이 보장되어야 이러한 꿈이 현실화 될 수 있으며 건강권 보장의 출발이기도 하다.

적절한 대화

요즘 뉴스에서는 체벌을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들이 공존한다. 하지만 체벌 이전에 대화가 먼저라는 것은 모두 찬성할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대화의 신호를 파악해 아이가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를 파악했을 때 아이와 엄마 모두는 불필요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며, 서로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놓쳐버리면 자기도 모르는 벽을 만들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아이가 마음의 병이 깊어지기 전에 먼저 알아채는 현명함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자신의 어려운 경험이나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면 부모는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부모들이 무조건 아이에게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얼른 일어나, 숙제 했니, 텔레비전 좀 그만 봐라 등의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한 기억이 있는가? 만약 없다면 아이와의 대화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와 말이 안 통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시간을 내어 일주일에 한번 가족회의 하기, 편지와 반성문 쓰기를 해보는 것이 좋다. 현관문이나 벽에 메모지를 이용하거나 칠판을 설치해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방법, 자녀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핸드폰 문자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외에도 부모들이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창의적으로 그 수단을 개발하는 것도 좋다.자녀와 친구 같은 관계가 되기 위한 우선 조건이 무엇인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친밀하고 속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대화에는 부모들이 버려야 하는 편견들이 있다. 첫번째 내가 하는 말은 다 아이 잘되라고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 아이는 무조건 내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말로 나누는 대화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혹시 당신이 위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대화 전에 모두 버려야한다.마법의 대화를 찾아 헤매는 엄마들이여, 나는 당신이 그 어떤 비법을 찾아 나서기 전에 이 침착함의 기도를 한 번쯤 되새겨 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기 위해 안달하는 대신 자신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부모자식 관계를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병학 건강관리협회 경기본부장

납세협력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

근로자는 급여에 대해 회사가 대신 세금 신고를 해주기 때문에 납세협력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업을 하는 경우 정부가 의무로 정한 각종 납세협력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여기서 정부가 정한 각종 납세협력절차의 이행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납세협력비용이라고 한다.구체적으로 증빙의 수취보관, 정부에 신고한 통장만 사업용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사업용계좌제도, 신용카드현금영수증가맹점 의무화제도, 세금계산서 등 영수증 수취를 강화하는 제도 및 각종신고서 또는 서류의 작성제출을 의무화하는 제도 등의 이행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과 이러한 제도 등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각종 포상금과 불이행에 대한 가산세 등 경제적 비용 등을 납세협력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크게 보면 경제적 비용 이외에 납세협력을 위한 국민의 시간적심리적비용까지 포함해 납세협력비용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세목의 신고서식 건수가 일본 320건, 미국 144건, 영국 47건이지만, 우리나라는 366건에 달하는 것을 보면 다른 선진국보다 우리나라가 납세협력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비용이 증가할수록 국가의 세수가 증가하면서, 세금을 징수하는 데 들어가는 국가의 비용은 점점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필자는 국민이 부담하는 납세협력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첫째, 세제를 간소화해야 한다. 현재 여러 가지 복잡한 형식과 절차로 납세협력절차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세제를 간소화해 납세협력비용을 절감시켜줘도 IT기술의 발달과 사회 인프라의 구축으로 탈세가 쉽지 않다.둘째, 세제를 너무 자주 바꾸면 안 된다. 세제가 바뀌어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세제가 바뀌는 만큼 납세협력비용도 동시에 자연히 증가하기 마련이다.셋째, 납세협력절차를 국민의 의무가 아닌 국가의 세무행정에 대한 국민의 협력으로 이해하고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납세협력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무 불이행으로 가산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납세협력절차 이행으로 세수증가 및 징세비용절감의 큰 효과를 얻고 있고, 말 그대로 협력이므로 가산세가 아닌 세액공제 등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시행되면, 국민의 납세의식 향상으로 세수증대와 징수비용의 감소라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관균 동수원지역세무사회장

스포츠를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의 17세 이하 어린 딸들이 세계축구의 축제인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 추석연휴의 끝자락에 통쾌한 승전보를 알려주며 우리에게 또 한 번의 감동을 안겨주었다. 왜 우리 체육은 이렇듯 희망과 감동을 주는데 정책 입안자들은 체육의 몰락을 가져오려는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방송에서 학교의 체육 수업시간이 이제는 선택으로 전환된다고 봤다. 그렇지 않아도 체육 수업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아들과 딸들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성장기가 더욱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수없이 이야기해 왔지만 어린 청소년들이 오직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움직임의 시간이 더욱 줄어들면 건강에 무리가 올 수 밖에 없다. 현대생활에서 오직 경제적인 발달만 추구한 결과 인간사회의 많은 부분에 있어 엄청난 발전을 가져왔다. 의학과 음식의 발달로 사람들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쪽으로의 성장은 또 다른 한쪽으로의 불행도 가져오게 됐다. 알 수 없는 수많은 희귀병들이 창궐되고 있다. 우리 몸에 스스로 면역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체력을 키우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은 많은 의학적 연구를 통해 발표되고 있다. 환자들에게 의사들이 하는 권고의 첫 마디가 운동을 하라는 말이 처방전이 된지 오래 됐다. 많은 독자들도 병원을 방문해 의사들에게 한 번쯤은 들었을 것이다. 현재 미국 내 대학에서 이용하는 초등학교 체육지도법을 보면 교육체조, 교육무용, 교육게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수업 분위기는 비경쟁적이고 성취감을 만드는 분위기다. 체육교육의 주체는 신체를 통한 움직임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에머슨은 훌륭하고 뛰어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이렇듯 체육교육이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생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 정책 입안자들은 우리 아이들의 어린 시절 체력 배양을 등한시하고 있다. 어른들의 사고가 우리의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번쯤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장윤창 경기대 체육학부 교수

건강 100세 프로젝트

10여 년 전 경로당 어르신을 대상으로 욕구조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연령별로 욕구에 대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60대 어르신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충분히 일할 수 있는 건강과 체력이 있는데 일자리가 없다고 한탄하고 계셨다. 70대 어르신들은 대부분 외로움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났다. 혼자되신 경우가 많고 자녀의 바쁜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로 인해 어르신을 외롭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80대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건강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났다. 아프지 않으면 살겠는데 온몸이 아파 견딜 수가 없고 혹시나 자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시는 모습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졌다.10년이 지난 요즘 다시 욕구조사를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60대 어르신은 스스로 노인임을 인정하지 않으시고 70대 어르신은 일자리를 요구하시고 80대 어르신은 건전한 여가생활을 위한 욕구를 강하게 표현하실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노인을 평가하는 것은 이미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전략은 미래를 예측하면서 계획되어야 하는 것이다.지난 8월 말 기준 경기도는 노인 인구 100만명을 돌파했다.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으로 건강 100세 프로젝트를 지난 9월8일 사회복지의 날을 기념하여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그동안 추진해온 고령화 대책 관련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다만 10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가정에게 효행장려 및 확산을 위해 효도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삽입되어 있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얼마 전 일본TV 뉴스에서 100세 이상의 고령자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가 수당을 받기 위해 100세 이상의 어르신에 대한 사망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100세 어르신의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게 제기될 수도 있다.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맞이하도록 국민건강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복지예산을 최소화 시키고 부족한 사회적 인력을 확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일에 더 이상 인색하지 말아야 하겠다. 고인정 경기도의원道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사고는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

2000년도를 넘어서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인 주민자치가 제도적으로 성숙해지고 있다. 주민감사청구제도가 도입되고 주민투표법이 시행됐으며 2006년 주민소환법이 통과되는 등 제도적으로는 주민자치가 정착된 모습을 보이고, 이제 행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것은 일상적인 생활이 되었다. 정책의 형성과 집행, 그리고 책임의 공유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물결은 2014년 아시안게임에도 만조의 물결로 파도칠 것이다. 올해 11월에 개최되는 광저우아시안게임은 도시자원봉사자가 50만명이고 언어자원봉사자가 6만명 정도라고 한다. 더욱이 이들은 정신적으로는 중국의 54운동을 계승한다고 한다. 중국은 54운동의 위대성에 대한 인민군중의 자발적 운동이 획일적으로 계승된 것 같다. 인천아시안게임의 경우는 중국 광저우와 달리 주민자치라는 양날의 칼을 의식하고 진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권리요구형 사회와 책임의식형 사회 또는 권리와 의무의 성숙 정도를 가늠하는 시험 무대가 될 것이다.제도적으로 정착된 주민자치는 단체자치의 입장에서는 자칫 국책사업이 표류하면서 하얀 거품을 드러내고 윙윙하는 바람소리가 귓가를 맴돌면 주민자치제도는 항해 중 침몰 사태를 가져올 암초와 같은 존재로 느껴질 수가 있다. 삐죽삐죽 튀어 나온 바위 사이를 운항하는 행정은 원칙과 대의, 직관과 경륜, 그리고 신구 조화의 시험장이 될 수밖에 없다. 경제적 위기 극복이라는 더 큰 틀에서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으며 대의에 헌신하는 성숙된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인 것 같다.아시안게임은 주인의식의 성장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며 자원봉사자의 주인의식이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은 국제사회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한 거버넌스이다. 사고는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라는 이 글귀는 주인정신의 본질을 말하고 있다. 인천시에서 운영하는 국가별 담당관제도는 이 기회를 촉매 역할로 활용할 것이다. 책임의식보다는 권리의식이 팽배해 있는 권리요구형 주민으로부터 권리와 책임이 조화를 이룬 자치형주민으로 변모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성욱 인천인재개발원 교수

태풍 ‘곤파스’ 이후에 할 일

근 10여 년 만에 중부지방을 관통한 태풍 곤파스가 할퀴고간 상처가 시간이 지날 수록 깊게 드러나고 있다. 태풍이 휩쓸고간 지역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어른 허벅지 굵기 만한 소나무가 부러지거나 쓰러지고, 비닐하우스와 차광막은 무너지고 찢겨져, 몇 년간 공들여 키운 인삼농사를 망치고, 표고버섯 묘목은 햇볕에 드러나 버렸다. 그 뿐이랴? 추석을 전후해 풍성하게 거둬들여야 할 배, 사과, 포도는 바닥에 나뒹굴고, 황숙기에 접어든 벼는 논바닥에 엎드려 졌다.밤새 집을 들썩거리던 바람에 그저 자식과도 같은 농작물의 안녕만을 빌던 농업인들은 아침 일찍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만한 태풍의 결과에 아연 실색하고 하늘을 원망하며 깊은 한숨만 내쉴 따름이었다. 작물 피해도 피해지만 바람에 휘어지고 널브러진 하우스파이프와 비닐 등 각종 영농자재 조각들은 몇 명의 힘 갖고는 도저히 정리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어려운 재난 상황에는 늘 분연히 일어나는 우리 국민들의 저력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되살아나 공무원과 군인, 경찰, 농협 직원, 새마을지도자 등 상당수의 민관군이 복구지원에 나서 급한 불을 꺼나가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수개월 동안 피땀으로 가꿔온 농작물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느냐다. 재난지역으로라도 선포 받아서 세제나 공과금 혜택이라도 받으면 좋겠지만 절차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도 재난지원금은 농약값 보상 수준이라는 말이 들린다. 농작물재해보험을 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전화위복과 유비무환이 무엇이겠는가?우선은 피해지역에 대한 재난지역 선포 등 발빠른 정부차원의 지원으로 우선 천심인 농심을 위로하고, 잡목이 풍비박산난 산에는 이번 기회에 재목이 될 만한 나무로 수종갱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농작물재해보험도 정부지원 보험료율을 높여야 한다.대상 작물도 대폭 확대해서 많은 농업인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선진국 농업정책의 바로미터라 생각된다. 태풍 곤파스의 큰 피해를 거울삼아 이보다 더 큰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강하게 버텨 나가는 우리 농업, 농촌이 되도록 관계기관과 농업인 모두가 합심하자. 서정석 농협중앙회 화성지부장

공직자의 자세

우연히 오래된 수첩을 뒤지다 인기 대하드라마 대조영을 보면서 메모해 둔 글을 보게 되었다. 대조영이 부하장수들에게 백성이 편히 살 수 있는 길만을 생각하라고 지시한 대목이다. 대조영이 실제 그런 말을 했는지 드라마 작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변할 수 없는 공직자들이 갖추고 실천해야 할 기본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공직자들과 관련된 사건들을 보면서 왠지 이 말이 가슴속에 깊이 와 닿는다. 국민을 편히 살 수 있게 하는 것, 정치를 하시는 분이나 고위 공직자에서 하위 공직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지키고 실천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많은 공직자들은 이런 기본적인 가치를 아는지 모르는지 의식조차 없는 것 같다. 옛 선현들보다 아이큐가 떨어져서 그런 것은 아닐 테고 아니면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서일까? 물론 공공기관에서 하는 일 자체가 다 국민을 위하여 하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다. 그러나 최근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건에서 보듯이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는 것이다. 공직자가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지키기보다는 직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하여 일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다. 공직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한들 그 공직자가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편히 살 수 있는 길에 연결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입장에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자기들끼리만 바쁘고 자기들끼리만 신나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공직사회가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버림을 받는다면 그 순간부터 공직의 존재가치는 사라지는 것이다. 오래된 수첩을 뒤지다가 이러한 메모를 보고 새로운 감정을 갖는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 보수는 적어도 특별한 잘못이 없으면 정년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공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작금의 현실에 대하여 씁쓸한 생각이 든다. 대조영의 대사를 잠깐 고쳐본다. 공직자들은 백성을 편히 살 수 있게 해야 해, 그건 공직자가 가져야 할 영원불변한 가치야, 그걸 지키지 못하고 그걸 이행하지 못한다면 그건 공직자가 아니야.박익수 경기도 자치행정국장

도의회 파행, 도민 눈으로 해법 찾아야

경기도의회의 파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9월1일 열린 본회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시작함으로써 파행을 겪었다. 이후 경기도의회 의장의 중재로 농성을 해제하고 정상화를 합의했다. 그러나 다시 한나라당은 의장 불신임안 제출 및 사퇴 요구와 모든 의사 일정 불참 등을 결의했고,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불참 속에서 상임위와 도정질의 등 의사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7월에 벌어진 원구성을 위한 본회의 파행, 8월의 교육위원장 선출 및 4대 특위구성 파행에 이어 9월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하더니, 정상화를 합의한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반쪽의회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파행의 책임이 서로 상대방에 있다고 주장한다. 경기도의회 의장도 당사자의 하나가 되었다. 현재의 상태만 보면 파행은 장기화할 듯하다. 현재와 같은 갈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도민의 눈높이로 경기도의회를 돌아보는데 있다. 지금 경기도의회의 파행 원인은 도민들의 삶과 아무 상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원구성 및 교섭단체 간의 책임 공방이 주를 이룬다. 도민의 관심사도 아니고 도민을 설득할 명분도 전혀 없는 그들만의 소모적 공방으로 서로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왜 경기도의회가 존재해야 하는가, 도민들이 경기도의회에 무엇을 바라는가를 철저히 돌아봐야 한다. 도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아무 조건 없이 도의회를 정상화해 태풍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과 교육청이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 심의, GTX의 타당성 검토, 도 조직 개편안 등 도민들의 관심사에 대해 의회 차원의 해결책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 그러면서 차분히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경기도민의 기대와 바람을 저버리는 지금과 같은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경기도의회는 존립할 의미가 없다. 도민들 사이에는 세금이 아깝다는 여론이 확산될 것이다. 경기도민의 기대와 바람을 저버리는 의회와 의원은 물을 떠난 물고기에 다름 아니다. 조건 없이 도의회를 정상화해 먼저 도민의 삶을 돌보면서 파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박완기 경실련 경기도協 사무처장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움직이질 않고 있다. 융자를 받아 내 집을 장만한 도시 서민들의 가슴도 차갑게 얼어붙은 채 녹을 줄 모르고 있다. 집을 팔아 이자 부담을 줄여 가계 구조조정이라도 해보려고 해도 팔리질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탈출하고, 또 수출도 잘 되어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매스컴에서 연일 떠들어도 집 가진 가난뱅이한테는 자신과 상관없는 먼 나라 얘기로 들릴 뿐이다. 올봄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소리가 부동산 대책으로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기다리는 사람들의 애타는 마음과는 달리 부처 간의 이견을 조율하지 못해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국민들은 6.2지방선거에서 부동산 관련 대선공약을 지키지 않은 MB와 정부여당에 대해 알아들을 만치 표로 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선거결과를 분석한 지면 어디에도 부동산 대책에 화가 나 등 돌린 민심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부동산 가격상승을 막아 국민들의 실질적인 재산 가치를 보전해주고 경제의 안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집값을 잡겠다고 야심차게 출발한 반값 아파트 보금자리주택에 이르면 의욕이 지나쳐 시장 자체를 망가뜨린 정부의 실패를 볼 수 있다.주택시장의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거래를 활성화하겠다고 마련한 829부동산대책이란 것이 나와 잠시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는 얘기가 아직 없는 것을 보니 시장을 살리기에는 부족한 정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시장의 숨통을 끊어 놓고 가격을 잡았다고 주장하는 정부의 무신경과 오만은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워 먹었다는 옛 고사와 무엇이 다른가. 죽어버린 시장을 그냥 둔 채 국민들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경제수치놀음을 하면서 국민경제가 좋아졌느니 어쨌느니 하는 것은 자다가 봉창을 두드려도 한참 두드리는 것이다.정부는 더 늦기 전에 주택매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장기제를 살리는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문원식 성결대 경영행정대학원장

잠자는 교실을 깨우자

요즈음 중고등학교에서는 수업시간 중에 잠을 자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한 조사기관에서 조사한 결과, 수업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37.8%, 기초실력이 부족해서 20.5%,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 11.5%, 늦은 밤까지 과외나 학원 공부를 해서 9.5%, 밤늦게까지 컴퓨터와 TV 시청으로 인해 8.2%, 선생님이 싫어서 5.5%, 수능시험 대상 교과가 아니어서 3.6% 등으로 나타났다.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잠자는 학교의 가장 큰 원인으로 노력하지 않는 교사들을 꼽고 있다. 수업을 재미있게 준비하거나 교실에서 자는 아이들을 깨우려는 열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이에 대해 교사들은 수업 외의 잡무가 많고 학생들 간의 성적 격차가 크며 잠자는 학생을 깨우면 불손한 언행으로 대들거나 심지어는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기까지 한다는 등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한다.이와 함께 학생들의 학업 중단 또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9만5천여명(고교 재학생의 1.7%)의 고교생이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학교를 벗어난 학생들은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낙오자가 될 공산이 크다. 이는 국가적 낭비이며, 또한 이들에게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다.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6일 경기혁신교육정책 설명회에서 20%의 학생들만이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하고 나머지 80%의 학생들은 좌절 속에 있으며 그중 60%는 포기 상태인 것 같다고 말하며 수업과 교실, 학교, 행정, 제도 혁신 등 경기교육 5대 혁신 과제 추진 계획과 함께 학교 현장이 변화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것은 교육감이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학생들은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다. 우리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도 무한경쟁의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잠자는 교실을 방치한다면, 우리 모두의 미래는 암울해질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절박한 마음으로 교육공동체 모두가경기교육 5대혁신과제추진에 적극 나설 때이다. 김성수 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웜홀(wormhole)

방송에서 우주의 미스터리를 가족들이랑 함께 보게 됐다. 우주 공간은 푸른 안개에 싸인 고요한 호수라기보다 격랑의 바다와도 같았다. 쪽배를 타고 꿈을 낚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큰 배도 난파시킬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이 있는 곳. 내가 타고 있던 작은 쪽배가 난파되기 직전, 갑자기 질문 하나가 던져졌다. 여기에 별이 하나 있고, 또 저쪽에 별이 하나 있다. 이 두 별 사이의 최단 거리는 얼마일까? 당연히 직선거리 아닌가? 이건 너무 쉬운데... 이 질문엔 어떤 함정이 있을거야. 그게 뭘까? 머뭇거리는 사이 진행자가 설명을 시작한다. 진행자가 종이에 점 두 개를 찍는다. 두 점 사이의 최단 거리는 물론 직선거리다. 그러더니 갑자기 종이를 구부린다. 종이가 휘어지자 두 점 사이의 간격은 직선거리보다 더 가까워진다. 두 점, 두 별 간의 거리를 더 좁힐 수 있는 방법은 공간이 휘어지는 것이었다. 이 휘어진 공간을 가로지르면 우주여행을 할 때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훨씬 빨리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개의 시공간이나 동일 시공간의 두 곳을 잇는 좁은 통로,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길, 이 통로를 웜홀이라 한다. 웜홀은 웜(worm) 벌레, 홀 (hole) 구멍, 즉 벌레가 파먹은 구멍이란 뜻이다. 벌레가 과일 표면의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이동하려고 할 때 빨리 가려면 과일 껍질 위 두 점 사이의 직선거리로 가면 되겠지만, 구멍을 뚫고 가면 훨씬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다는데 착안해 붙여진 이름이다. 별들 간 거리의 최단 거리는 팽팽하고 매끈한 통로인 직선거리지만 별이 놓여져 있는 면을 휘어버린다면 그 간격은 좁아진다. 울퉁불퉁한 굴곡이 때론 별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기도 하는 것이다. 출근해 업무를 보다가 문득, 지난 밤에 보았던 웜홀이 갑자기 머리를 스쳤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면서, 서로를 향해 평탄할 길로 거침없이 신나게 달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 동료들이 시원스레 뚫려있지 않은 길, 울퉁불퉁 휘어진 길 너머 저쪽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휘어진 길들이 사람들 간의 간격을 단축시켜주는 주름일까? 우리가 살면서 휘어진 길을 피할 수 없다면 휘어짐을 통해 단축된 간격, 그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통로인 웜홀을 볼 수 있는 지혜가 때론 필요할 것 같다. 김병학 건강관리협회 경기본부장

태풍 피해자에 대한 세정지원

국세청은 지난 2일 한반도를 통과한 제7호 태풍 곤파스로 인해 재해를 입은 납세자들에게 세법에서 정하는 최대한의 범위 안에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세정지원을 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혜택도 우리가 알아야 받을 수 있고, 활용해 절세할 수 있으므로 이번기회에 태풍 등 천재지변이 발생한 경우 세정지원을 알아보기로 한다.첫째, 납세자가 천재지변 등으로 재산에 심한 손해를 받은 경우 부가가치세, 소득세 및 법인세의 신고 및 자진납부기한, 각종 서류신고 및 권한행사를 위한 신청기한을 최장 9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납세고지서가 발부된 부가가치세, 소득세 또는 법인세 등의 징수기간을 최장 9개월까지 연장 받을 수 있다.일반적으로 세금납부와 관련해 기한을 연장하는 경우 납세담보를 필요로 하지만,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 기한을 연장하는 경우 일정금액 범위 내에서 납세담보제공을 면제하기로 했다. 납세자가 직접 찾아가 신청하지 않아도 국세청이 직권으로 기한연장 또는 징수유예 등 적극 세정지원을 할 예정이지만, 행정상의 한계가 있으므로 본인이 세무서에 신청해 혜택을 최대한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2009년 매출이 6억원 이하면서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납세자의 경우 납세고지서상 납부기한을 최장 18개월 까지 연장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2010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적용신청을 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받을 수 있다. 둘째, 사업을 하는 법인 또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태풍으로 사업용 자산의 20% 이상을 태풍으로 상실해 납세가 곤란한 경우 아직 납세고지돼 납부하지 않았거나 앞으로 납부하여야 할 소득세 및 법인세에서 재해로 상실된 비율만큼의 금액을 공제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셋째, 세무조사 통지를 받은 경우 천재지변 등의 사유가 발생해 세무조사를 받기가 곤란한 경우 세무조사연기신청을 하면 일정기간 조사를 연기할 수 있고, 국세청에서도 세무조사를 일정기간 자제하려고 한다.넷째, 세법 규정이외에 국세청에서는 태풍으로 피해국민에 대한 근로장려금 지급 및 부가가치세 환급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지급할 방침을 정하고 있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 압류된 재산의 경매 등 징수 절차를 1년 뒤에 진행해 자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완화해 주려고 한다.김관균 동수원지역세무회장

보편적 보육료 지원과 저출산 대책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이다. 고령화사회(전체 인구비율 중 노령층 7% 이상)에서 고령사회(전체인구 중 노령층 14%이상)로 진입하는 데 18년이 걸린다고 한다. 2000년 노인인구비율 7.2%에서 2018년이 되면 노인인구비율이 14%에 도달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1864년 노인인구비율 7%, 1979년 노인인구비율 14%) 100여년 이상이 소요되면서 고령사회에 들어서기 위한 준비 기간이 있었다고 한다면 우리의 경우에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대책 마련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진행 속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떠한 대책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우리나라는 1980년 초반 이미 저출산 사회로 진입했다.(1984년:합계 출산율-여성1명이 가임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출산하는 비율 1.76명) 하지만 무료 피임 사업을 중단한 것은 1989년에 이르러서이고 1995년까지 출산 억제 정책을 실시했다. 2001년 합계 출산율 1.30명으로 초저출산사회에 진입하면서 비로소 출산 장려 정책을 시행하게 되었다. 2009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 1.15명으로 출산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 사회는 어느 누구도 보장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저출산의 원인으로 과도한 보육비와 교육비에 대한 부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하는 전통적인 가족 역할에 대한 가치관, 소득 및 고용의 불안정으로 인한 청년층 실업률의 증가, 초혼 연령이 늦어지거나 전통적인 자녀관의 변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치관의 변화는 삶의 구조와 조건이 변하면서 서서히 변화될 것이고, 아이 낳기 좋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양육비와 보육료 부담을 국가가 책임지고, 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해 공교육의 기능을 보강하기 위한 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보육료 지원정책이나 교육비 지원 정책으로는 단 0.01%의 출산율 증가도 어렵다. 보편적인 보육비 지원과 교육복지 실현이야말로 당면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고 인 정 경기도의원 道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나보다는 당신

우리는 무한경쟁 시대의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모두 바쁘다만을 외치고 있다. 그러기에 남을 배려하고 남을 이해하려는 것에 어느 순간부터 인색해 왔다. 그렇다면 닫힌 우리의 마음을 열어 주는 방법은 무엇일까?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스포츠를 즐기면서 땀을 흘리고 협동하는 마음을 나눈다면 마음이 약간은 열리지 않을까? 스포츠는 혼자서도 즐길 수는 있지만 혼자하는 스포츠는 지루해 보람과 지속성을 가질 수가 없다. 사람들과 어울려 땀 흘리며 울고 웃는 스포츠의 과정에서 기쁨과 정은 무한히 샘솟아 날 수 있다. 또한 스포츠의 매력은 각본 없는 드라마와 같은 감동을 수도 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생사를 걸고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오르는 산악인의 모습과 세계를 감동시킨 김연아의 모습,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선수가 된 스포츠 영웅들은 우리에게 많은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우리 축구의 메신저 박지성의 축구 인생에서 히딩크와의 인연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박지성은 자신의 일생을 바꾸어 놓은 순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를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가 바로 히딩크 였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박지성은 내성적인 성격을 갖게 되며 매사에 적극적이지도 능동적이지도 못하였다. 처음 히딩크에 발탁돼 첫 경기는 10분 뛰고 다음에는 20분, 그 다음에는 전반 그리고 전 경기 출장의 기회를 가졌으나 한 순간에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잃어 락커룸에서 풀 죽어 있는 지성에게 통역을 대동하고 히딩크가 나타나 한 말이 너의 정신력은 아주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바로 박지성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간 것이다. 이때 박지성은 누군가 자기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노력해 인생을 한 순간에 바꿔 지금의 박지성이 된 것이다.박지성은 이렇듯 자신은 아주 나약하고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던 순간에 자기를 알아봐 주는 히딩크의 눈이 자신을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해준 것라고 말한다. 아주 사소한듯 하지만 나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히딩크의 눈이 동양의 한 선수를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냈듯 조금만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험난해져 가는 사회에 있어 서로에게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장윤창 경기대 체육학부 교수

개미형 인간과 거미형 인간

지식정보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거미형 인간이 적합하다는 말을 한다. 산업사회에서는 개미나 꿀벌처럼 열심히 일하는 인간형이 우세했지만 정보화사회에서는 곳곳에 그물을 쳐서 기다리는 거미형 인간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미가 매일 거미줄을 관리하는 과정은 개미 못지않은 희생과 근면함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이젠 고인이 된 피터 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은 강점에 초점을 맞추어 강점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미에게 있어서 강점은 거미줄이라고 할 수가 있다. 거미줄을 분석해 보면 부착반, 가로줄, 세로줄, 구명줄 등으로 분류해 볼 수가 있다. 부착반은 거미줄이 나무나 기둥에 접착되는 부분이고 정보나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의 본인의 강점이 되겠다. 세로줄은 힘이 센 부분이다. 가로줄보다 힘이 세며 사람에게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호응도와 같은 것이 되겠다. 우선은 공감력을 가져야 한다. 가로줄은 매우 끈적거리는 것으로 먹이감을 잡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는 창의성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창의성은 가로줄처럼 계속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거미의 구명줄은 위기 관리 능력이자 여유에 해당하는 것이다. 거미에게 구명줄은 2가닥으로 구성되어 있고 하나가 끊어지면 바로 대체가 가능해 안정성과 동시에 매우 효율적인 장치이기도 하다. 여유가 있다는 평판은 여기서 나온다.반면에 거미형 인간의 단점도 있다. 일은 안 하고 타인의 피를 빠는 이기적 본능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단점 관리와 관계가 된다. 강점에 집중하다 보니 단점을 개선할 여유는 없어지고 단점은 관리하거나 대체하고 네트워킹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 정보화사회의 과제라고 할 수가 있다. 개미형 인간의 입장에 서면 자신의 단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과제에 허우적거리게 마련이고 이는 고비용 구조인 반면 조직사회에 기여도는 미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거미형 인간의 등장은 한마디로 프로페셔널의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진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지방정부의 교육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몸으로 느끼는 것 같다. 스타급 강사가 들어서면서 공무원은 좀더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약점을 네트워크를 통해 처리해야 할 것 같다.장성욱 인천 인재개발원 교수

진정한 상생

공생(共生)이란 말이 있다. 공생에는 한쪽만 이익을 얻는 편리공생(片利共生)과 양쪽 모두가 이익을 얻는 상리공생(相利共生)이 있는데 상생(相生)은 바로 상리공생의 준말이다.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상생의 법칙은 상대방에게 먼저 베풀면 서로 돕는 관계가 형성되어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즉 베푼 만큼 되돌아 온다는 인과법칙이다.요즘 농촌지역의 농협들은 고민이 많다. 쌀 소비량이 감소하여 지난해 수매한 쌀의 재고가 아직도 많이 있는데 곧 햅쌀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협은 쌀 판매 TF 팀을 구성해서 운영하는가 하면, 임직원들에게 상당량의 목표를 주고 판매독려를 하기도 한다. 음식점을 가거나 친목모임을 가도 농협직원들은 쌀 장사가 되고 때로는 쌀 배달을 하며 가대기질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이러한 때에 2천700여 회원사를 갖고 있는 화성시상공회의소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지역 쌀 구매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농산물의 애용 확대와 관내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상호협력사업 추진 협약식을 농협과 체결하고, 첫 사업으로 화성시 농산물의 대표 브랜드인 햇살드리쌀 2천 포대를 구매 약정한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를 거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상공인들이 농업, 농촌의 어려운 부분을 인식하고, 그래서 농업인을 돕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는 것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협약식에서 농업인과 기업인 모두가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교류의 발판으로 삼고 장기적인 상조활동을 펼쳐 나가자는 화성상공회의소 이용인 회장님의 말씀처럼 지역내에서 서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상생의 협약을 체결하고 상부상조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바로 지역경제 발전과 직결되는 것이다.그동안 농촌은 농협 주관하에 상당수의 마을들이 기업이나 관공서와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잦은 교류를 하고 있지만, 주로 농촌 쪽이 도움을 받는 편리공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 농업인도 관내 상공인들의 애환에 관심을 높이고 제품을 적극적으로 애용하는 상리공생의 의식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서정석 농협중앙회 화성지부장

남을 돕는 게 아니라 나를 키우는 것

경기도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경기사랑 봉사회라는 자원봉사모임이 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내리쬐는 한 여름 뙤약볕 아래 농가에서 고추 따는 것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이들은 평소에도 농촌 일손 돕기 뿐 아니라 노인보호시설, 정신지체시설 등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아는 것보다 행하는 것이 어렵고, 행하는 것보다 끝까지 견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휴일까지 반납하고 오랜 기간 자원봉사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자원 봉사를 통해 오히려 얻는 것이 많다고 한다. 일상의 아주 작은 것들에도 감사함을 배우게 되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생활에 변화를 느꼈다고 말한다. 노인요양시설에 봉사를 가면 부모님의 건강이 고맙게 느껴져 안부전화를 드리게 되고, 아동보육시설에 가면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현실에 감사하게 되고, 농촌 일손 돕기를 가면 시골에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의 고충을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또 장애인시설에 가면 공부는 못하지만 건강하게 뛰어노는 자식에게 감사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가 가족 모두가 봉사활동을 하게 되고, 그렇게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한다.자원봉사는 이처럼 참여하는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킨다. 내가 그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의 삶과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임을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잘난 사람이 있으면 못난 사람이 있듯이, 그들도 우리 삶의 소중한 부분이며 그들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현재 경기도에 등록돼 있는 자원봉사자 수는 약 130만명이다. 이것은 전국 1위의 수치이며, 실제 참여율도 전국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상당수가 방학기간 동안 이뤄지는 학생들의 자원봉사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일반인들의 자원봉사 활동 참여가 절실하다. 도민 모두가 자원봉사활동에 중독되는 걸 상상해 본다. 그렇게 되면 경기도민 모두가 365일 행복해 질 것이다. 생각만 해도 행복한 일이다. 박익수 道자치행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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