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나 동네 이름을 보면 참으로 어렵다. 영어, 불어, 한자어 그리고 순 한글과 조합된 혼합어(예, 래미안, 앙브와즈, 타워팰리스, 푸르지오, 꽃뫼마을, 백설마을)에 이르기까지 일부러 어렵게 만든 것은 노부모 또는 치매 초기 환자가 쉽게 집을 찾지 못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웃지 못 할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씁쓸하지만 시대적인 풍자라 생각된다.급격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치매에 걸리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지만 핵가족화로 인해 한가정이 감당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많아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치매란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의 뇌가 각종 질환으로 인해 지적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질병으로 65세 이상의 5~8%, 80세 이상의 20%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0년에는 지금의 약 2배에 이를 것이라는 조사보고도 있다.치매에 걸리면 초기(건망기), 중기(혼란기), 말기(치매기) 과정을 거치며 정상적이던 사람이 기억력과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성격의 변화와 함께 인지능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은 물론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심각한 질환을 앓게 된다.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한 가지 질병으로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진단명이 아니라 두통처럼 일종의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것은 원인을 잘 모르는 알츠하이머 치매이다. 치매의 30%는 원인이 밝혀져 있고 치료가 가능한 뇌혈전증, 뇌경색증, 뇌졸중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내과 및 신경과적 이상으로 인한 치매 등으로 나눈다.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잘 알고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 고혈압 치료와 당뇨조절, 금연과 절주, 규칙적 운동, 친구와 어울리기, 항상 즐겁고 느긋하게 긍정적인 태도로 노후생활하기, 기억력 및 언어 장애가 있을 때 전문의 조기검진하기 등이다.또한 사회적 관심과 실천 가능한 체계적인 정부의 대안이 절실하다. 예컨대 질환의 예방에 따른 보건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치료시설 확보와 사회적 관리체계 구축 등 우리 모두 돌보아야 할 사회적 질환이라는 인식도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조준필 경기도의료원장
오피니언
조준필
2010-02-04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