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되면 많은 영·유아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입학을 한다. 생활 공간이 낯선 환경인 것은 물론, 교사들이 영유아에게 아무리 최상의 친절을 베푼다 한들 낯설긴 마찬가지이다. 극히 예민하지 않은 성격의 영유아들이라도 식사와 배변에 어려움이 생기곤 한다. 시간이 흘러 영유아들과 교사간에 믿음이 생기는 시점이 되면 자연스레 어려움을 털고 일상생활을 하게 된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부모들 역시 적잖은 고충이 있게 되는데 아이가 어린이집 문 앞에서 울음으로 불안함을 호소하거나 부모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떼를 쓸 때의 난감함은 맞벌이 부모들이라면 직면했던 어려움중 하나일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를 울리고 출근하면 하루종일 무거운 마음 때문에 이 순간 무조건 허용적인 모습이 되고 만다.

 

영유아들의 기본생활습관 및 안전을 생각할 때 무조건적인 허용적 양육태도는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일으킨다. 영유아들은 부모의 표정을 보면서 자신의 요구가 허용이 될지 안 될지를 가늠할 줄 안다. 한순간의 안타까움에서 나타나는 부모들의 무조건적인 허용적 양육 태도는 영유아의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주말을 부모님과 지내고 등원하는 영유아들 중 안전사고에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거나, 뜨거운 것을 만져 화상을 입거나, 약을 음료수처럼 먹는 등 성인의 작은 실수로 일어나는 안전사고지만, 영유아들이 바르고 안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통제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성인들이 아동의 욕구와 충동을 지나치게 수용하며 빚어지는 일들이기도 하다.

 

세 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흔하게 사용되지만 영유아들과 생활하는 필자는 어느 속담보다 깊이 되뇌이는 말이다. ‘어려서 무얼 알겠는가?’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무조건적으로 부모의 의견을 강요하고 따르기를 요구하는 권위주의적 태도가 아닌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올바른 가치관과 안정감을 내면화 할 수 있는 신념 있는 태도로 일관성 있게 자녀를 대할 때 좋은 부모가 되고 자녀는 안전하고 훌륭한 생활 태도를 갖게 될 것이다.  /유 화 경기도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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