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 취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일이 훌쩍 지나갔다. 1997년에 대전지방중소기업청에서 일 년간 근무한 이후 13년 만에 지방청에 근무하게 돼 새색시처럼 설레는 마음과 함께, 그동안 본청에서 주로 정책개발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현장 감각의 부족으로 인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한 달 정도 경기지역의 중소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3월 셋째 주부터 중소기업 현장방문을 시작했다. 3년 동안 본청에서 기술국장과 창업벤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벤처기업, 이노비즈 기업 등 혁신형 기업의 사장님들은 많이 만났기 때문에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우리나라 산업의 뿌리이자 근간인 주물, 도금, 금형 등 제조기반 기술기업부터 찾아가 현장을 돌아보고 애로사항도 듣기로 했다.김포의 주물단지, 반월의 도금단지, 부천의 금형단지에서 중소기업 사장님들과 간담회를 개최, 자금 부족과 인력난 등 공통적인 애로사항을 듣고 공장을 방문했다. 제조기반 기술 분야 중소기업들의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자욱한 먼지, 귀가 찢어질 것 같은 소음, 매캐한 냄새 등 작업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았다.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보면서 참 고생하신다는 마음과 함께, 이러한 분들이 우리나라 산업의 버팀목이 되고 경제 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 존경심이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찾아오게 할 수 있을까,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자동화와 클린 사업장 조성 지원을 확대해야겠다, 외국인 근로자 배정을 늘리고 적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등 기존의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새로운 시각을 갖고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경기지역 중소기업의 창업, 성장, 글로벌화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잘 나가는 기업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힘든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소중한 현장방문이었다./최수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천하명품 고려청자’

신의 손길, 하늘의 혜택이라는 찬사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고려청자는 지금 우리 뿐만 아니라, 천 년 전 동아시아 세계에서도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고려의 대표 시인 이규보(李奎報)도 아름다운 청자는 열에서 골라 하나를 얻을(揀選十取一)만큼 귀하다면서 그 솜씨는 인간의 염원와 하늘의 조화가 어우러진 것이라고 말한다. 청자의 아름다움은 한계를 뛰어넘은 신비의 경지라는 표현일 것이다. 물론 고려청자의 전설 같은 스토리는 우리끼리 자화자찬에서 시작하여 살을 붙여가며 불거진 거품이나 허상은 아니다. 절대 평가의 진원지는 바로 세계도자의 리더이며 청자의 종주국인 중국의 상류사회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고려청자 천하제일(秘色, 翡色)이라는 말은 12세기 중반 남송(南宋)의 태평노인(太平老人)의 책 수중금(袖中錦)에 기록되어 있다.여기에는 오늘날에도 최상품으로 치는 단계지방의 벼루, 건주의 차(茶), 서하지방의 말안장 등 중국 땅에서 만드는 20여 가지 천하 명품을 선별하면서 그 중 백자는 중국의 정요(定窯) 백자를 꼽았지만, 청자만은 중국 밖에서 만든 고려 비색이 천하제일이라고 분명히 밝혀 놓고 있다. 당시 중국 천하에서 월주(越州)청자, 요주(耀州)청자, 여주(汝州)와 관요(官窯)청자 등 기라성 같은 청자들을 제쳐두고, 중국 밖에 고려청자가 천하제일이라고 공정하게 평가한 것은 자부심 높은 중국 상류사회 인사로서 정말 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책의 말미에는 다른 곳에서 힘써 본받으려 했지만 끝내 미치지 못했다(他處雖效之 終不及)고 덧붙여, 천하제일 고려청자를 모방하려고 중국 자체에서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사실도 아울러 밝혀 놓고 있다. 고려의 시인 이규보가 말한것처럼 인간의 염원와 하늘의 조화가 어우러진 고려 청자는 천(天), 지(地), 인(人)이 어우러진 지선의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 건 경기도자박물관장

빨간 원숭이

나의 유년시절, 625 전쟁 포화로 피난길에서 죽음의 고비를 여러 번 넘긴 후 다시 고향인 부평에 돌아와 무료함을 달래려 놀이감을 찾곤 했다. 그 중 이웃집 형들이 부르는 노래,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로 시작해 높으면 백두산으로 끝나는 구전노래를 목청껏 따라 부르기도 했다. 실제로 빨간지 본 적이 없었으나 몇 년이 흐른 후 창경원에 가서야 구경할 수 있었다. 왜 원숭이의 빨간색 항문이 관심사가 돼 노래 소재가 됐을까 생각해 보면, 작자 미상의 노래라 확인할 길은 없지만 당시 국가와 사회의 이슈가 안보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에 있다고 여겨진다.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 또다시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피땀 어린 경제 재건의 숨가쁜 역사를 체험했기에 자나 깨나 불조심이라는 구호처럼 반공이라는 국가 사회적 가치는 늘 최우선 순위에 있었다. 그러므로 당시의 사회적 관심 대상인 일장기와 원숭이 항문, 그리고 반공, 불조심 모두 다 상징적인 색깔의 공통점이 빨간색이다.이제는 세계 10대 무역국으로서 한국경제력을 온 세계가 부러워 할 만큼 강성한 나라가 됐으나 여전히 불안한 것은 적화통일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무늬만 동족인 북한의 호전성과 폐쇄성으로 인해 북한경제력의 한계가 풍선효과로 불어올 때에 예측할 수 없는 막장도발을 감행할 우려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늘 시한폭탄을 안고 자는 것처럼 불안해 조그만 사건이라도 안보와 연결된 문제가 발생하면 나라가 온통 뜨겁게 달구어진다. 최근에 발생한 원인 모를 천안함 침몰사건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의 애끓는 절규와 생환자의 눈물을 바라보는 노년세대의 시선에서 안타까움을 읽는다. 혹시나 국가안보에 구멍이 생긴 것은 아닐까 우려하는 시각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한 생각은 다년간 노인대학의 학장으로 일하며 노년세대의 관심도에 따라 다양한 교양강사를 초빙하지만 그 중에 특별히 안보강연을 할 때마다 어르신들이 진지한 태도와 시선을 집중해 강의를 청취하는 모습에서 확인된다. /장성훈 부광노인대학장

어느 봄날의 창가에서

지난 일요일에 밀린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출근했는데, 모처럼 햇살이 참 화사하고 따스했다. 그렇게 휴일에 출근해 일하는 모습만은 법원 판사실에서 일하던 두 달 전과 다를 바 없었지만, 사무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 법원에서 주말에 근무할 때는 적막할 정도로 조용한 데다 창문 너머로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지금의 사무실에서는 고개만 돌리면 사람들과 차들의 모습을 실컷 구경할 수 있고 온갖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결국 판사와 변호사의 차이는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법원을 떠나 변호사로서 일하며 그간 새로 하게 된 일 중 가장 마음 쓰이는 일은 구속 피고인을 접견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구속된 피고인들은 하나같이 수용 생활을 매우 힘들어해 하루라도 빨리 석방되기를 원하고, 심지어 빨리 석방될 수만 있다면 종전의 무죄 주장을 번복하고 허위 자백까지 하겠다는 사람도 있으니 절로 처연해지고 비장해지기도 한다. 더구나 보석을 청구한 경우에는 청구한 바로 다음날부터 벌써 왜 석방되지 않을까 마음 졸이기도 하는데 그 모습에 덩달아 초조해지기도 하니 말이다.또 변호사 개업 후 첫 형사사건 변호를 위해 법정에 갔을 때 법대를 가득 채우고 앉은 판사들의 위용과 법정의 엄숙함에 절로 주눅까지 든 적이 있어 15년 동안 재판하러 거의 매주 법정을 드나들은 나도 이런데 송사로 처음 법정을 찾는 보통의 사람들은 오죽할까라는 심정이 들었다. 법정에 처음 출석하게 되는 불구속 피고인들을 사무실로 오게 해 함께 법원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함께 법정으로 가서 재판을 받기까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과 긴장감에 휩싸여 있는 그들의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것도 마음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그날 창밖을 내다보며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우리 사회가 어느 한 사람도 법률적인 문제가 없거나 억울한 일이 없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변호사로서 최선을 다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는 처음의 다짐을 되새겨 보았다. 이렇게 새로이 시작하고 새로이 다짐할 수 있어서 봄이 좋은가 보다. /이동철 변호사

육아지원과 보육정책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보육정책 또한 새로운 변화를 거쳐왔다. 초저출산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아이낳기 좋은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대대적으로 중앙부처와 지역별로 행사도 개최하고 다양한 보육정책과 육아지원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출산율은 쉽게 올라가지 않고 있다. 정부가 바뀌어도 정책플랜은 바뀌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육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사이를 오가면서 커다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일례로 영아기본보조금과 유아기본보조금을 들 수 있다. 기본보조금은 보육서비스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으나 이를 위해서는 비용의 증가가 요구되므로 부모의 부담은 높이지 않으면서도 질 높은 육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시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아기본보조금은 시범실시만을 하고난 후 중단됐으며 다행히도 영아기본보조금은 존속이 돼 공보육의 기반을 조성했다. 우리나라 보육정책은 2006년 새싹플랜과 새로마지 플랜, 그리고 2009년의 아이사랑플랜을 거치면서 발전하고 있다. 보육지원은 영유아기의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이며 여성의 활발한 경제활동과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는 복합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 대한 지원이 지자체별로 강화되고 있으나 이는 첫째 아이부터가 아니라 둘째 아이부터 지원의 폭이 높은게 현실이다. 첫째 아이부터 잘 키울 수 있어야 부모들은 지치지 않고 둘째, 셋째를 계속 낳을 수 있기에 전폭적인 첫째 아이 지원을 제안해 본다. 또한 보육은 국민들의 일상생활임을 감안해 볼때 보육을 정치적으로 성과지향적이며 전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자체와의 협조로 아이사랑플랜에 영유아보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정책을 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유아보육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최저점을 달리는 출산율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강한 미래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유 화 경기도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사진, 마음의 여행

20세기 프랑스의 문예비평가이며 기호학자인 롤랑 바르트는 그의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서 사진의 본질은 내면성이 없고 표면적 정보만 있을 뿐이지만,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기에 파토스적인 것의 감성과 분리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일반적인 것인 스투디움과 보편적으로는 코드화될 수 없지만 본인만이 감지하는 작은 자국인 푼크툼에 대해 쓰고있다. 한때 나는 사진에 푹 빠져있었고, 강화로 이미지 사냥을 가던 날이었다. 강화 어디쯤에 흙먼지 뒤집어 쓴 채 시간을 놓쳐버린 시계가 걸려있는 버스정류장이 눈에 들어왔고 그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액정화면으로 그 영상을 다시 보는 순간 내 마음은 기억조차 없던 어느 장소로 단박에 옮겨갔다. 대학 졸업반 여름방학 때였다. 다행히 지방 출신의 친구가 내게는 여럿 있었다. 구멍난 주머니에 두 주먹을 찔러 넣고하늘 아래 나는 걸었다, 나그네, 오직 떠나기 위해서 떠나는 나그네들 같은 랭보나 보들레르의 시를 외우면서, 우리는 떠나기 위해 떠나는 나그네가 되기로 하였다. 그렇게 천국을 속속들이 뒤지고 2학기가 시작되기 전 8월 중순경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우리는 야간열차를 타고 다시 버스로 갈아타곤 했다. 비포장도로가 많아 덜컹거리며 가는 길에 황토흙먼지에 겹겹이 싸여 손 흔드는 사람 태워주던 길, 그래도 간혹 뻐스정거장이란 팻말이 있는 정류장이 그 길에 있었다. 지금 이 곳이 그때의 뻐스정거장과 흡사했다. 닳고 더러운 긴 의자, 그 뒤쪽에 슬쩍 보이는 오물자국들. 이 푼크툼은 나에게 연민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을 좋아하나 여행지를 사진에 담아 두지는 않는다고, 기억을 위해 꼼꼼히 기록하지만 눈앞의 풍경은 자신이 사진기가 되어 담아둔다고 말하듯이 이상적인 여행이란 마음속에 새겨두는 것인가 보다. 그 때 찍은 사진은 없고 기억 속에 남은 형상만 있을 뿐인 그 정류장으로 카메라 속의 이 영상이 나를 데리고 간 것이다. 대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인식론의 관점에서 볼 때 피사체는 비체계적인 다른 빛의 푼크툼으로 와 찌르고 상처를 입히기도 하지만, 나른한 행복 속으로 옮겨놓기도 한다. 여름햇살과 흙먼지 속의 뻐스정거장으로 돌아가게 하듯. /김원옥 인천 연수문화원장시인

교통법규와 운전예절

자동차는 문명의 이기(利器)로 등장했으나 교통정체, 주차난, 각종 공해물질 배출,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 등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헨리포드는 자동차가 문화를 만든다고 자동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자동차 문화는 운전자가 자동차를 슬기롭게 다룰 수 있도록 올바른 습관과 기술을 습득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올바른 자동차 문화의 정착 없이는 자동차 대수가 증가하고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하더라도 문화주택에 사는 야만인이라는 불명예를 갖게 된다. 사회는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보다는 서로 협력하고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이웃을 원한다는 말이 있듯이 운전자에게도 나만 좋고 편리하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정체되는 교차로는 진행 신호라 할지라도 진입하지 말아야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입하여 교통혼잡을 야기하는 행위, 신호등이 채 바뀌기 전에 단거리 선수처럼 출발하는 행위, 횡단보도에 정지하여 보행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행위, 보행신호가 녹색 점멸등으로 바뀌었는데도 급하게 뛰어서 건너가는 행위 등은 우리가 버려야할 위험한 행위이다.서로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좋은 교통문화를 창출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날아가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5분 더 기다리는 여유를 갖고 내 뒤에 있는 많은 사람보다는 내가 빠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상대방의 운전실수에 욕설이나 손가락질 보다는 미소로서 대하는 관대함을 갖고, 좁은 길을 교행할 때 상대편 차량을 먼저 통과시키는 아량도 가져보자. 요령있게 잘 빠져나가고 남보다 먼저가는 것이 운전을 잘하는 것이 아니고, 교통질서를 지키고 남을 생각하며 방어운전하는 것이 잘하는 운전임을 명심해야 한다. 10분 이내에 차선변경을 3번 이상하는 사람은 친구나 사위로 삼지말라는 말이 있다. 자동차 문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린다면 운전은 웃으며 하는 즐거운 일이 되며 교통사고 다발국이라는 불명예를 말끔히 씻게 될 것이다. /김기응 교통안전공단 경기지사 교수

민생현장

지난 주 친구들과 모처럼만에 전통시장 국밥집을 찾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옆자리에 들어와 앉은 초라한 행색의 사내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딸에게 눈길이 갔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상기온을 감안할 때 둘은 모두 추워 보였고, 집이 지척인지 맨발에 슬리퍼만 신고 있었다. 사내는 국밥 한 그릇과 소주 한 병을 시켜 딸의 빈 그릇에 국밥 몇 수저를 덜어 주고, 남은 국밥과 소주 한 병을 급히 비우고 일어났다. 아이가 떠난 자리에는 아빠가 덜어 준 국밥이 반 정도 남아 있었다. 그 아이에게 저녁이었을 것을. 다른 끼니는 어찌할까? 그 아이의 뒷모습이 한동안 잊히지 않으며 이 생각 저 생각에 소주가 더 쓰게 느껴졌다.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실시 시기, 범위 그리고 방법을 놓고 연일 배운 어른들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의 공약을 넘어 사회적인 쟁점으로 점화된 분위기라는 기사를 접하고 문득 불안해진다. 그날 국밥집을 총총 나서던 아이의 뒷모습이 눈에 밟힌다. 그 아이의 먹을거리 문제가 혹시라도 정치 공방 속에 공약(空約)으로 사라질까 겁이 나고, 실행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허울 좋은 어른들만의 정책에 그 아이가 상처받을까 두렵다. 거리에는 지역 일꾼을 자처하는 지방선거 후보들의 수많은 공약(公約)이 넘쳐난다. 이러한 논쟁과 공약의 중심에 현장(現場)은 얼마나 녹아 있을까? 선거에 즈음하여 책상 위 PC 모니터 안의 수치와 지도, 그리고 문장들이 트랜스포머(transformer)처럼 합체되어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출몰한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직접 민생현장에 가보시라. 바람처럼 휙 지나치지 말고, 그 자리에 머물러 그곳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정말 진지하게 들어 보시라. 현장에는 그 곳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결책이 함께 숨어 있다. 어느 때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이다./권혁성 수원발전연구센터 연구부장

여성가족부 축소 방관 말아야

노무현 정부시절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 속에서 여성가족부는 여성부 부처로서 명백만을 유지 하였음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당시 여성가족부 시절 필자는 한국보육시설연합회 회장직 임기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현실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정략적인 정치술수와 행정부처의 공무원조직이 제대로 된 논의와 토론이 있었는지 질책 할 수밖에 없었다.지난 2004년 11월, 한나라당은 정부예산 2천억원 규모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통해 보육시설업무를 보건복지부서 여성부로의 이관을 추진했다. 이에따른 반대집회가 45일간 이뤄졌고 필자는 여성부 이관 반대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삭발까지 강행했었다. 수차례의 합의와 논의 끝에 2005년 1월 영유아보육법 전면개정을 통해 여성부 이관이 확정됐다. 그리고 그동안 시설특성에 따라 아동에 대한 차별적인 지원정책에서 차별없는 아동지원정책으로 전환됐다. 노무현 정부는 여성부에서 일관성 있는 아동정책 수립을 위해, 당시 엄청난 시련과 갈등을 수십여차례의 토론과 세미나를 통해 여성가족부로 재탄생시켰다. 또한 저출산 국가 대안으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유도하며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위한 평가인증제, 재무회계 및 행정적 규제, 쾌적한 영유아보육환경조성 등의 처벌도 강화하였다.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키우겠다는 공약 실현을 위하여 정부예산 1조6천억원을 지원하며 보육현장은 완전히 탈바꿈되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탄생이 2년이 되기도 전에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성가족부는 또 다시 폐지 논란속에서 여성부로 축소되었다. 모든 아동 관련 기관은 예전에 담당했었던 보건복지부로 환원되었다. 특히 2년도 안되어 소리없이 축소된 여성가족부가 확대개편하는 것처럼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는 것을 비판 없이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를 보면서 참다운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당시 여성가족부 탄생 축하행사 장면을 보면서 한없이 씁씁하기만 했던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최창한 한국아동미래연구소장

남을 배려하는 마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다. 리더는 남의 어려움과 아픔을 자신의 아픔과 같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불교에서는 이를 자비(慈悲)라고 하고 유교에서는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 하며 기독교에서는 사랑이라 통칭한다. 자비, 측은지심, 사랑은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온다.두 사람이 구멍가게처럼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터 황제, 세계 최대의 갑부인 빌 게이츠는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물었을 때 향후 모든 가정, 모든 책상에 하나의 개인용 컴퓨터가 있는 날을 미리 예견하였고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러한 꿈과 비전을 모두의 열망과 믿음으로 바꾸어서 실천한 것이 위대한 승리의 원천이라 답했다. 또한 가장 행복한 때를 물었더니 아프리카의 질병 퇴치에 힘쓰며 자선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지금이라고 대답했다.석유왕으로 억만장자가 된 록펠러는 55세에 불치병으로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그가 최후 검진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을 때 병원 로비에 걸린 한 액자의 글이 들어왔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라고 적힌 글을 보는 순간 그의 마음속에 전율이 흐르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잠시 후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을 차려 보니 입원비 문제로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느 환자의 어머니가 입원을 시켜 달라고 울면서 애원하고 있었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지불하고 이 사실을 아무도 모르게 했다. 얼마 후 도움을 받은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하자 이를 지켜본 록펠러는 그의 자서전에 나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다라고 썼다. 그때부터 그는 나눔의 삶을 살기로 작정했다. 이런 마음을 먹으면서 신기하게 그의 병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는 그 뒤 98세까지 살며 이렇게 회고했다.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 43년은 행복하게 살았다라고.빌 게이츠와 록펠러, 부와 명성을 가졌던 두 사람이 가장 행복했다고 느낀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의 나눔, 베품의 실천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조준필 경기도의료원장

명품 이발

최근 미국 뉴욕타임지에 99세 생일을 눈앞에 둔 이발사가 소개돼 화제가 됐다. 세계 최고령 이발사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이 할아버지(Anthony Mancinelli)는 은퇴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이처럼 오래 일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12세에 시작하여 87년간 종사하면서 항상 즐거운 모습으로 손님들을 대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지난번 처음 간 목욕탕 입구에 명품 이발이라 씌여 있는 간판을 보고 머리를 맡긴 적이 있었다. 얼마나 잘 하기에 저렇게 당당하게 명품을 강조했을까 자못 궁금하기도 했다.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사람이 고개는 오른쪽으로 45도 기울이고 온 몸에 잔뜩 힘을 준 상태에서 머리를 깎는데 폼잡는 것까지는 좋으나 그 자세가 굉장히 불편할 것 같았다. 조금은 우습게 보였지만 진지하게 깎는 모습에 웃음을 참아야만 했다. 세심하고 노련한 솜씨로 가위질을 한 후 거울을 들고 나의 옆모습, 뒷모습을 보여주며 만족하냐고 눈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서 아! 이 분이 명품 이발이라고 내걸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세상이 많이 변하기는 했다. 과거 사농공상이라 하여 기계 만지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이라 해서 차별하던 시대가 있었고, 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했지만 ~쟁이라 하여 업신여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 업종에 오래 종사하여 최고의 반열에 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 또 존경하기도 한다.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 이 얼마나 아름답고 위대한 것인가.지난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의 스케이트부츠를 만든 한 장인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이 반영된 적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할일을 다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항상 자신감에 차 있고 주관도 뚜렷하며 일에 목숨 걸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프로인 것이다. 대를 이어 가업으로 자신의 일을 자랑스럽게 이어가는 명장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조성필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약학대학 입시 특별법 제정해야

최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은 약학대학 입시설명회에서 특례전형에 의한 학생 선발을 추진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첫째는 정원 증원 확정 이전에 이미 약학대학교수협의회가 약대 6년제 하에서는 특례전형이 불가능하므로 4년제에서 이뤄지던 특례전형의 인원을 반영하여 증원해 줄 것을 주장한 바 있으므로 추가로 특례전형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둘째는 특례전형을 추진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특례전형이란 대학의 입학 또는 편입학에 있어서 외교관이나 상사주재원 등의 자녀, 농어촌지역 학생 등과 같이 일반 학생들과 같은 전형방법으로 평가할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제도이다.약학대학은 6년제로 바뀌어 다른 학부 또는 학과에서 2년의 교육을 마친 학생들이 일정한 자격시험을 통과한 후 약학대학 입시를 치르도록 되어있다. 그러므로 약학대학 입시를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치르는 일반 대학입시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약학대학 입학을 일반 대학입학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일반 대학의 편입학으로 보기에도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편입학이란 대학의 학년의 중간에 편입됨을 이르는 것인데 약학대학은 비록 타 학과에서 2년을 마쳤더라도 다시 1학년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더군다나 일반 편입학은 평생교육법에 의하여 정규학교 외의 학점도 인정하고 있음을 볼 때 약학대학 입시를 편입학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즉, 약학대학 입학은 새로이 약대 2+4년제로 인하여 생긴 특수한 상황이므로 기존의 입학이나 편입학 규정을 근거로 특례전형을 추진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현재 고등교육법에서는 약학대학 입시에 대하여 명확하게 따로 규정하지 않고 있어 약학대학 입학에 대하여 어떤 규정을 적용할 것인지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약학대학 입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고등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김현태 경기도약사회장

한 장애인 선수의 터닝 포인트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은 지난해 4월 장애인 재활의 일환으로 육상을 비롯한 7개 종목 18명의 선수를 중심으로 차오름 장애인스포츠단을 창단했다. 스포츠가 비장애인들을 위한 활동이라는 일반인의 제한적 인식을 보다 긍정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부분적인 목표와 장애인의 사회 적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궁극적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특히 장애인의 경우 스포츠 활동을 통해 운동 기능의 향상과 같은 신체적인 효과는 물론 다양한 지적정서적 능력을 기르고 자신이 지켜야 할 규칙과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는 사회성이 증진된다. 또한 성취감과 자신감이 증진돼 장애로 인한 사회적 소외와 고립을 극복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생활해 나갈 수 있는 사회적 적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차오름 장애인스포츠단 소속 육상선수인 J씨는 지난해 9월 전남 일원에서 열렸던 제29회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에 처녀 출전해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3관왕에 오르고 육상선수로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해냈다. J선수는 5년 전만 해도 누구보다 건강했다. 자동차공장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그녀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작업 현장을 지나쳐 가야 했고 그 순간 리프트가 그녀를 덮쳤다. 장이 파열되고 척추가 손상돼 하루아침에 지체1급 척수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정신적인 충격에 칩거 생활만을 계속하던 그녀가 한줄기 희망을 본 것은 체력단련실에서 실내조정을 시작하면서였다. 외부 생활을 꺼려 했던 그녀는 운동을 시작한 이후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제 자신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시작한 운동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어요. 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부딪치다 보니 생각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운동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어요.사회생활을 기피하는 장애인에게 생활체육의 참여가 확대되도록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장애인스포츠바우처 확대는 장애를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각 지자체의 장애인스포츠바우처 확대와 재가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한다./정용충 인천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장

모바일 관광대국을 꿈꾸며

서울에서 열리는 관광 세미나에 참가한 스미스씨는 벌써 서울 방문이 세 번째다. 세미나를 마치고 시간이 남은 그는 서울이 아닌, 한국에서만 가볼 수 있는 어딘가를 가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그는 한국어도 전혀 모르고 주변에 친구도 없다.이때 그가 양복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스마트 폰. 경기도 관광 어플리케이션(스마트 폰 등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에 접속해 경기도 대표 관광지를 검색한다. 스미스씨는 한국의 대표 관광지인 DMZ로 가기로 했다. DMZ까지 차가 얼마나 막히는지, 이용할 도로는 무엇인지, 주변의 맛집이 어디고 전화번호는 무엇인지 모든 것이 스마트 폰에 담겨 있다. 그것도 영어로.위 상황은 결코 우리에게서 멀리 있지 않다. 일본, 미국, 유럽에서 온 외국인이 서울 한 복판에서 DMZ로 가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말을 모른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스마트 폰과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다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최근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관광 서비스 제공은 경기도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관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도 주변의 맛집을 알 수 있고, 버튼 한 번으로 전화를 걸고 예약을 할 수도 있다.모바일 관광은 특히나 경기도에서 효과적이다. 서울에 비해 17배나 넓은 면적에 관광지는 흩어져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매력을 지닌 곳이 많은 경기도에서 모바일 관광은 그 위력을 더 확실히 발휘 할 수 있다.최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도의 다양한 관광 정보를 한데 모은 경기도 관광 어플리케이션(가칭)을 개발 중이다. 한 발 늦은 감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시기보다 얼마나 잘 만드느냐다. 볼 가치가 있는 관광 정보를 담아야 한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 사용법과 디자인을 담아야 한다. 또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경기도 관광 어플리케이션은 수많은 어플리케이션 속에서 고객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다.조금만 더 신경 쓰고, 조금만 더 멀리 본다면 경기도 관광은 나아가 대한민국 관광은 모바일 관광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홍경의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본부장

행복한 부부생활

예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다. 그리고 가정은 부부로부터 시작된다. 세상에 좋은 말도 많지만 필자의 삶과 소망을 담아 두 아들이 결혼할 때 들려준 행복한 부부생활 이야기를 이번 천자춘추의 마감글로 하려 한다.가정은 부부와 자식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부모와 자식 간에는 자연스레 절대적인 인간관계가 성립되는데 부부는 그렇지 못하다는 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사회생활은 서로가 비교하는 상대적 인간관계이지만 가정생활은 부모와 자식처럼 부부도 절대적인 인간관계로 맺어져야 하는 것이 가정의 원리다.물론 결혼은 성장 과정이 다른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이기에 절대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행복은 노력 없이는 절대로 오지 않는 법. 행복한 가정을 위해 평생 지켜야 할 행동 요령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첫째, 부모는 이 세상의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부터 서로를 남들과 절대 비교하지 말고 남편은 아내가, 아내는 남편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고 사랑해야 한다.둘째,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우리가 부모의 행복한 모습을 보기 위해 성실히 살았듯이 항상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부부가 돼야 한다. 최선을 다하면 자신도 상대방도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셋째, 서로가 의견이 다를 때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서로가 한 걸음씩 물러설 수 있어야 한다. 부부 관계에서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란 말이 있듯이 평생 져주면서 살았어도 손해를 본 일은 별로 없다. 부부는 그렇게 서로 져준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끝으로 서로에게 평생 상처로 남을 만한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폭력은 물론 욕, 헤어지자는 말, 상대방 집안을 들먹이며 비하하는 것 등이다. 필자의 경우 할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그 이상은 모르나 아버님 때부터 내려오는 이러한 전통을 3대에 걸쳐 아들도 이어가도록 당부하고 있다./홍광표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식중독의 공포로부터 해방되고파

매년 신학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학교생활에 적응해가는 이맘때쯤이면, 여타 교육기관이나 보육시설들은 어린이들의 안전교육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따뜻한 봄을 맞아 아이들의 야외학습과 활동이 잦아지는 이유도 있겠지만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춘 기본 생활습관 형성을 위해서라도 학기 초에 부모나 보육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안전교육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필자는 이미 지면(본보 3월9일자)을 통해 신학기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아동들의 안전사고 예방만큼이나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전염병을 비롯한 식중독 질환 등에 대한 예방이다.지난 겨울 우리는 신종인플루엔자의 공포로 몸살을 앓았다. 보육시설들은 물론 여타의 교육기관들은 손 소독기를 필수품처럼 구입하고, 아동들과 보육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전염질환 예방 안전교육도 끊임없이 진행했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따뜻한 봄기운이 도래한 때문에선지 언젠가부터 신종인플루엔자의 위세는 한풀 꺾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간염질환이 유행한다고 하니, 언제부턴가 온 나라가 병균과의 전쟁을 치루는 듯 복잡하기만 하다.많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며, 단체급식을 하는 보육시설이나 학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전염성 질환들과 더불어 늘 경계하고, 염려해야하는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식중독이다. 매년 여름이 다가올 무렵이면 우리 보육시설들은 안전교육과 기본생활습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식중독의 위험이 어느 특정 계절에만 치우치지 않고 있다. 식중독균의 성질도 다양해짐에 따라 항상 식중독의 예방과 관련한 안전교육에 만전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보육시설은 특히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어려서부터 손씻기를 생활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0년에는 우리 모두 손씻기 운동, 유통기한 준수, 식기 소독생활화 등 식중독 예방을 생활화 해 식중독의 공포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란다./최창한 한국아동미래연구소장

삼사일언

삼사일언(三思一言)은 세 번 생각하고 한 번은 말한다는 뜻이다. 성공한 CEO, 존경받는 리더의 조건은 생각은 60%, 듣기는 30%, 말하기는 10%라고 하며 유능한 중간관리자는 생각 50%, 듣기 30%, 말하기 20%라고 한다. 그만큼 유능한 관리자나 리더들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즉 우리들도 발신모드에서 수신모드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고 노무현 전대통령은 대통령 재직시절 대통령 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는 말 실수로 인해 자주 언론에 오르내렸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말(言)과 여자의 치마길이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속담으로 말의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들이다.말을 하는 입은 평상시에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무책임하게 내뱉고 소란하게 만드는 말을 하는 것은 주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잊을만하면 매스컴에서 지적하는 말에 대한 조심성을 가져야하는 이유다.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각기 주어진 분야에서 사회적 기여를 하며 일하는 보람을 채워간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하다가 실수가 있으면 아량으로 덮어주고 격려해 줄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어느 사안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말을 꺼내고 때론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문제를 만들며 억지논리나 편협한 지식으로 말장난 하는 경우는 궁극적으로 혼자만의 생각이 되고 공해일 수도 있다.얕은 물은 소리 내어 흐르지만 깊은 물은 소리를 내지 않고,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일본 출신 야구선수 이치로는 한국은 50년 정도 일본야구에 뒤졌다라는 망말을 한 반면 한국 출신 일본프로야구 이승엽 선수는 홈런을 치고 나서 무표정한 이유를 물었더니 내가 너무 기뻐하면 홈런을 맞은 상대투수의 감정이 어떻겠느냐고 겸손의 말을 했다고 한다.같은 말이지만 진정한 프로의 말은 무엇인가 생각해보며 우리 모두 주둥이가 아닌 바른 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준필 경기도의료원장

함께하는 이웃

우리나라 국민은 정이 많은 민족이다. 남의 기쁜 일을 보면 함께 즐거워하고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면 같이 슬퍼하는 인정이 많은 민족인 것이다.지난달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승한 선수, 아깝게 탈락한 선수들을 보면서 얼마나 기뻐하고 또 안타까워했던가.그러나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을 때는 이기심에 빠진 또 다른 우리나라의 국민성을 보게 된다.며칠 전 민원이 있다하여 찾아간 현장에서 왜 하필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 임대주택을 지으려 하느냐고 거세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분양전환되는 분양아파트와 다름없다고 설명해도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임대아파트가 들어오면 자기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또 하나의 사례를 들어 보자. 몇 년전 지방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분양아파트 주민들이 임대아파트와 통하는 길을 철책으로 막아 버린 사건이 있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때문에 불안하고 자기 자식들이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어울리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른들의 이기적인 행동이 그동안 가깝게 지내던 순진무구한 동심에 크나큰 상처를 준 셈이다.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노숙자를 비롯하여 비닐하우스, 쪽방에 거주하는 최저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국민들이 상당수 있다. 그들도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주거의 권리를 갖고 있는 우리국민이다.한 나라의 국민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재고율이 15%이상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임대주택 재고율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친다.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은 임대주택, 분양주택 등 다양한 수요에 맞춰 공급되고 있다. 보금자리 명칭에 걸맞게 국민의 안식처가 되리라 본다. 우리는 흔히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한다. 우리사회의 따뜻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여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는 법정 스님의 마지막 말씀이 우리를 뒤돌아보게 하는 아침이다./조성필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

20 대 80 법칙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쟁취하려 노력하며 살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 20%만이 부와 명예의 80%를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20%의 사람 속에 나를 포함시키는 일, 우리는 그것이 곧 성공한 삶이라고 믿고 그 안에서 안주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숫자 20 : 80은 19세기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발견한 법칙으로 그는 이 법칙에 따라 당시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이탈리아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20 대 80 원칙이라고 명했고 사람들은 파레토 법칙이라고도 부른다.사회학자들은 이 원칙이 대체로 타당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생활의 다양한 경제 통계 자료를 분석하면 20 대 80 원칙이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의 근로자가 80%의 일을 하며, 20%의 소비자가 전체 매출액의 80%를 차지하고, 20% 인구가 80%의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은 대체로 수긍할 만한 일이다. 실제로 상장기업의 주식은 20%의 주주가 전체의 80%를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서는 20%의 배우들이 전체 배우들 수입의 80%를 가져간다고 한다.이 법칙을 우리의 삶에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사회 발전의 80%는 20%의 특성화된 사람들에 의해서 이뤄지며 그들을 우리는 사회지도층이라고 부른다. 20%의 차별화된 생각과 행동으로 80%의 평범한 사람들을 지휘하며 이끌어 가는 삶, 인류의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80% 그룹에 속하는 삶은 생각만 해도 매력적이다. 이 매력적인 삶을 위해 남다른 생각, 남다른 판단과 실천으로 부단히 노력한다면 20%의 특성화된 사람 속에 들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80%의 일보다는 누구나 할 수 없는 20%의 일을 해내는 사람이 지도자이며 그들이 바로 사회를 발전시키고 앞장서는 사람들이다. 본격적인 선거철에 접어들었다. 무조건적인 부와 명예,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보다 20% 안에 드는 진정한 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가 나오길 기대한다./조상윤 국제디지털대학교 교수

비타민 바로알기

비타민은 신진대사 및 성장에 필수 불가결한 미량원소이다. 각각 독자적인 생리 및 치료작용이 있고, 기존 약물과 병용했을때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회복하는 상승효과가 있다. 하지만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에서 양산된 잘못된 식생활로 열량은 충분하나 이 물질을 대사하는데 필요한 보호소로써 비타민과 미네랄은 결핍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탄수화물 정제과정에서 비타민과 미네랄 20여가지가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80%까지 탈락된다.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섭취하면 자연이 내려준 균형된 영양섭취가 가능하지만, 현대인은 이런 도정과정을 거쳐 대부분의 비타민을 상실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또한 비타민 손실을 넘어 에너지와 대사에 필요한 보효소인 비타민을 아예 포함하지 않은 엠티 칼로리(empty 칼로리텅빈 칼로리) 식품도 넘쳐난다. 대표적인 게 현대인이 즐겨먹는 기호식품인 술과 설탕이다. 엠티 칼로리 식품을 섭취할수록 비타민 소모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탄수화물뿐 아니라 식용유 형태로 섭취하는 지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름을 추출하는 정제과정을 거치면서 식물유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 등 고유 영양소가 제거된다. 방부제, 보존제, 식품첨가물, 색소, 항산화제(표백제) 등이 들어간 식품은 이들 첨가물을 대사하는데 더 많은 비타민을 필요로 한다.이와 같이 현대인은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타민이 손실되거나 균형을 상실한 상태의 가공식품 섭취와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으로 열량은 넘치나 비타민은 부족한 건강 불균형 상태에 있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음식 섭취가 충분치 못한 환자나 노인들, 흡연과 음주량이 많은 사람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 경제적 빈곤으로 충분한 음식섭취가 불가능한 저소득층, 암환자 등의 보조치료제로써 비타민은 여전히 유효한 건강지킴이다.건강은 질병을 미리 예방함으로써 지켜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야 한다. 영양을 최적으로 섭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비타민 제재 복용이 중요하며 집에 그냥 비치해두는 것보다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태 경기도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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