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名家)

필자는 개인적으로 TV드라마를 시청할 기회가 많지 않다. 우연히 최근 종영한 명가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 중 할아버지가 손자를 타이르는 모습이 어릴 적 추억으로 교차되면서 흥미롭게 보는 계기가 됐다. 드라마를 시청하게 되면서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일깨웠던 경주 최 부잣집(경주 교동 교촌댁 이라고 불림)이 배경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집안이 오랜 기간 부와 명예를 지키며 남들로부터 칭송을 받아온 연유는 무엇일까?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집안이기 때문일 것이다.보릿고개를 이야기하던 시절, 쌀이란 백성들에게 하늘이었다. 당시 최 부잣집에는 800석이 들어가는 곳간이 7채가 있었다고 한다. 드라마 명가에서 비춰진 모습처럼 주인공 최국선은 흉년으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해 집 바깥마당에 큰 솥을 내걸었다. 그리곤 모든 사람들이 굶어죽을 형편인데 나 혼자 재물을 가지고 있어 무엇 하겠느냐. 굶는 이들에게 죽을 끓여 먹이도록 하라. 그리고 헐벗은 이에게는 옷을 지어 입혀주도록 하라고 했다. 큰 솥에는 매일같이 죽을 끓였고, 인근은 물론 멀리서도 굶어죽을 지경이 된 어려운 이들이 소문을 듣고 최 부잣집을 찾아 몰려들었다. 흉년이 들면 한해 수천, 수만이 죽어나가는 참화 속에서도 경주 인근에선 최 부잣집을 찾아가면 살길이 있었다. 그해 이후 이 집에는 가훈 한 가지가 덧붙여진다.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것으로 경주를 중심으로 사방 백리면 동쪽으로 동해바다를 접하는 감포 일대, 서쪽으로 영천, 남쪽으로 울산, 북쪽으로는 포항을 포함하는 광활한 면적이다. 이렇듯 최 부잣집은 한 해에 소비되는 쌀의 1/3은 자신들이, 1/3은 과객의 대접에, 나머지 1/3은 빈민의 구휼에 힘을 썼다.경주 교동 교촌댁의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의 정신은 우리가 잊었던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일깨울 수 있는 좋은 본보기다. 경주 최 부잣집의 삶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생각과 마음가짐을 배워야 할 때다. 좋은 일을 한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다라는 옛 선인들의 베품의 철학을 이어받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정용충 인천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장

저탄소 녹색 관광의 길

현 정부의 대표적 키워드 중 하나로 녹색성장을 들 수 있다. 녹색성장은 2000년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최초로 언급되었으며, 다보스 포럼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렇다면 과연 녹색성장은 무엇인가? 일반적 개념으로는 산업화된 현대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말한다. 정부는 이러한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 개발을 통해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국가발전의 패러다임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관광은 녹색성장 패러다임의 가장 대표적 산업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초기에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위락 중심의 관광에서 시작되었으나, 관광산업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북아메리카와 유럽 등에서는 1960년대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투어리즘 운동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초부터 생태관광, 환경관광이라는 이름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여행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최대한 억제하고 환경보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는 관광을 고급관광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관광이 녹색성장의 대표적 산업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은 기존의 녹색성장 개념에 지역 특유의 전통문화 교류도 포함돼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우리 경기도는 녹색관광의 발전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만이 가지고 있는 DMZ, 서해안 갯벌과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 5천년 한민족 문화의 중심에 있을 뿐 아니라, 과거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환경 파괴가 큰 대규모 관광시설도 거의 없는 것이 최대의 장점인 것이다.많은 사람들은 우리 경기도에 관광시설이 부족하여 관광산업의 발전이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번쯤은 역발상을 할 필요가 있다. DMZ의 자연환경을 직접 체험하고, 서해안의 갯벌을 밟으며 우리 민족 5천년 문화를 함께 느끼는 것이 가능한 곳이 바로 경기도이기 때문이다. 관광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정부나 전문기관의 노력이 중심이 되어야 하겠지만, 실제 관광소비가 이뤄지는 부문에서는 국민과 개인 관광객들이 생태에 대한 관심과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노력이 모여야만 녹색성장을 직접 발전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홍경의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본부장

안성맞춤

경기도는 한반도의 중심으로서 고려 500년, 조선 500년 등 1천년 왕도를 품고 있는 전통과 자부심 속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며 세계 속의 경기도로 발전하고 있다.또한 수원 화성의 세계문화유산등록, 양주별산대놀이, 광주이천여주의 도자산업 등 전통을 오늘날에 되살리는 일들이 도내 곳곳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이에 안성의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첫째, 안성맞춤이다. 400년 전 전답에 비례해 쌀로 세금을 내는 대동법이 시행되면서 조정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들임에 따라 유기 등 안성 생산품이 신용을 얻어 안성맞춤이란 말이 태어났다고 한다.세계적으로 소비자가 만든 브랜드가 또 있을까? 안성 사람이 아닌, 안성을 와서 본, 안성 제품을 써본 소비자들이 40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안성마춤은 오늘날 3년 연속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고, 안성마춤 유기와 안성마춤 5대 농축산물(쌀, 한우, 인삼, 포도, 배)을 생산하고 있다.둘째, 안성남사당이다. 450년 전 임꺽정이 놀다 간 기록이 있는 안성남사당은 2002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립풍물패로 창단된 후 대한민국 대표 전통상품으로 인정되어 아테네올림픽, 독일 월드컵 등 세계를 누비고 있으며 남사당놀이는 지난해 9월 30일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또한 대원군에게 경복궁 건립 공연에서 정3품 옥관자를 받을 당시, 여성 꼭두쇠의 이름을 딴 바우덕이 축제는 연간 100만명 이상이 몰리고 2012년에는 세계 89개국이 참여하는 민속축전인 안성월드 포클로리아다가 안성에서 열린다.셋째는 안성시장이다.조선의 3대 시장하면 안성, 대구, 전주가 꼽혔는데 대구, 전주가 약재상 중심의 시장인데 반해 안성은 충청, 전라, 경상 3도의 생산물이 서울로 공급되는 물류 중심 시장이었다고 한다.350년 전 허생원이 안성시장을 싹쓸이해서 이득을 봤다는 허생전의 소설로도 유명한 안성시장은 지금도 5일장이 존속해 있으며 국내 최대인 원곡 물류단지가 조성되고 있어 안성시장의 영광 재현을 꿈꾸고 있다. /홍광표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건강한 음주문화

술 권하는 사회, 술푸는 사회. 한국인에겐 두주불사(斗酒不辭)가 마치 영웅호걸로 대변되고 있다. 그리고 술은 희로애락과 애환과 정으로 함께 해왔다. 술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과음은 물론 무리한 권주로 타인에게 불쾌감을 조성하고 또한 2차, 3차가 지속되면서 만취하여 건강을 해친다.폭탄주는 어느새 깊이 투하되고 침투되어 많은 제조방법으로 음주문화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신종 폭탄주는 개발, 제조되고 진화한다. 결국 자폭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다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시는 현상이 종종 있다.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것은 뭐든지 지나친 것은 부족한만도 못하다는 뜻이다.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견해도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술의 효능에 대한 언급이 있다. 그러나 역시 과하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술 소비량은 연간 14.4리터로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다. 소주로 따지자면 1인당 40병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특히 한국인의 과음 비율은 미국의 4배에 가깝다고 한다.보건복지가족부의 자료를 보면 2009년 현재 우리나라 알코올중독자 수는 약 2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간경변증과 간암 등 치명적인 질환을 제외하더라도 B형, C형 간염의 환자비율도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에 해당된다.한국 알코올 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연 20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선진국의 음주문화는 프랑스의 경우 술을 즐기되 취하면 안된다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고, 독일은 술잔을 돌리거나 다른 사람의 잔에 술을 따라주고 권하지 않으며 일본과 중국의 주도는 첨잔 방식이다. 이런 나라들의 음주문화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포함되어 있다.술 권하는 사회이지만 취중지지(醉中知止), 즉 그만 마셔야 할 때를 아는 절주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음주문화로 인하여 건강을 해치지 않고 즐거운 소통을 하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한다. /조준필 경기도의료원장

<칼럼>고령자 일자리 창출

최근 취업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버사원 2천명 채용공고가 나간 직후 LH 각 지역본부에서는 전화통이 불나고 있다. 하루 4시간 근무하는 기간제 사원 임에도 불구하고 몸이 좀 불편한데 지원할 수 있느냐, 또 나이가 70인 사람도 채용될 수 있느냐 등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이 519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10.7%를 차지해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상태이며, 그 고령화 속도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의식주생활 향상과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인간 수명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나 노후설계가 안된 고령자들이 아무런 대책없이 사회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청년실업도 문제지만 아직 일할 능력이 있고, 일할 의욕도 충만한데 정리해고명예퇴직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직장에서 밀려난 은퇴 고령자의 실업문제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노후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근로활동이고 다음이 여가취미활동이라고 답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재취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결국 빈곤상태로 몰리게 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우리나라 노인들은 자식들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취업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계층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나이가 많아 위험에 쉽게 노출되고 생산성도 낮으며 기존 조직에 동화하기도 어려운 고령자의 채용을 기업들이 기피하는게 현실이다.이제 우리도 고령인력에 대한 사회 각 분야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고속 성장시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세대간에 계승하고 또 그들의 취업의욕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제도 개발이 시급한 것이다.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정년연장, 계속고용제도 도입 등 고령자 고용정책은 참고할 만하다.인간은 너 나 할 것 없이 나이를 먹을 수밖에 없다.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경제적 독립과 근로의욕을 충족시키려는 국가,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실버세대의 꿈과 희망이 이뤄지는 시대가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조성필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

가정 폭력 없는 세상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폭력 문제는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지금까지 표출되지 않고 문제화되지 않았을 뿐 사회 도처에 산재해 있던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가정 안에서 이뤄지는 배우자나 자녀 구타 등 가정 폭력 현상은 가정 이외 사회에서의 폭력 현상과는 대조적으로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현상이며, 가정에서 삶의 한 방편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부부가 살아가다 보면 위기 상황을 겪게 되고, 원만히 해결되지 않다 보면 언성이 높아지고 싸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차 하는 순간에 일어난 실수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엔 구타이긴 하지만 상황적 구타라고 하여 그다지 문제 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에 반해 폭력이 습관화되어 장기적인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하였는데, 이는 만성적 습관적 구타라고 하여 한 달 혹은 한 주간에 몇 차례씩, 아니면 매일 배우자에게 심한 구타를 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가족을 공포에 떨게 하는 비참한 가정 폭력도 존재한다. 한때 가정 폭력의 피해자는 여성 혹은 자녀들에 국한됐지만 요즘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자녀 혹은 부모 등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있어 보는 이들의 서글픔을 더하게한다.인간은 법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고, 존엄성을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 폭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정폭력은 단순히 그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사생활로 보고 그 가정 내에서만 해결하려 해서도 안된다. 이것은 가정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가정 내의 구성원, 지역사회 복지기관, 학교, 법조계, 상담소, 경찰 등 여러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협조로 해결해야 한다. 더 깊은 예방차원에서는 TV, 신문 등 여러 언론매체의 계몽운동도 있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예방 차원과 대처 그리고 처리 후 차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폭력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맞은 사람은 철저히 보호하며, 때리는 사람은 반드시 처벌한다라는 인식으로 확고해져야 한다./조상윤 국제디지털대학교 교수

약사 인력 수급 정책

정부는 최근 미래의 신성장동력의 하나인 바이오제약산업을 이끌어 갈 인재 확보를 위해 약대를 신설하고 약대 정원을 증원하였다. 약사회에서도 앞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함에 따라 약사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약학대학 입학정원을 350명 정도 증원하는 문제에 대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동의를 한 바 있다.정부에서는 당초 7개 약대를 신설하고 50명씩의 정원을 배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15개 약대를 신설하고 정원을 20~25명으로 배정한 것은 약학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이 심히 염려된다. 이번 결정은 지역 민심을 염두에 둔 눈치보기식 배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학과는 적정 규모가 있다. 적정 규모가 되어야 그에 따라 각 분야별 교수를 뽑고 그에 합당한 기자재와 실험실도 갖출 수 있다. 20명 정원의 약대에 약학과와 제약학과 두 과로 나누어 10명으로 학사 운영을 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기형적 모습이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군 입대로 남학생 몇 명이 빠져버리면 강의가 제대로 이루어질지도 의문이다. 약사 인력 수급은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또한 약사 수가 늘어나도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바이오제약산업으로 진출하지 않고 약국 개설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약사들 간에 더 큰 위기감을 불어넣고 있다.약사의 상당수가 졸업 후 제약회사에 근무를 하다가 개국을 하고 있다. 약국을 개설하고 몇 년 후 다시 제약회사로 자리를 옮기고 싶어도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제약회사와 약국 간의 인력 이동은 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어 제약회사에서는 약사가 모자란다고 아우성이고 개국 약사는 약사가 너무 많다고 아우성이다. 개국 약사 중에는 석사나 박사학위를 소지한 약사도 상당히 많다. 그래서 약사 인력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예를 들면 개국 약사가 제약회사 근무를 원하는 경우 실업급여를 제공하면서 6개월 정도 직무훈련을 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제약 인력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中企의 중증장애인 채용을 보며

며칠 전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의 J직업재활팀장이 기쁜 소식이 있다고 환하게 웃으며 사무실에 들어섰다. 내용인 즉 그동안 장애인 지원고용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중증장애인 7명이 인천시 서구에 소재하고 있는 S청소기 조립업체에 취업이 확정됐다는 전갈이었다.전국에 설치된 166개소 장애인복지관은 대부분 장애인들에게 직업교육 및 훈련을 통해 취업을 알선하는 직업재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취업 준비가 된 장애인에게는 취업 전 단계로 사업체 현장에서 직업 적응을 위한 지원고용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데 한 업체에서 지원고용에 참여하고 있던 중증장애인을 한꺼번에 7명을 고용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사업체 취업의 문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상시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일정한 비율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을 실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민간의 장애인의무고용률은 각각 2000년 1.48%와 0.73%, 2008년에는 1.76%와 1.72%로 나타나 장애인 인구수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기관별로 보면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2.68%로 가장 높고 중앙행정기관 2.18%, 헌법기관 1.67%로 그 뒤를 이었다. 교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교육청은 0.98%로 가장 낮았다. 민간부문은 공기업이 2.05%로 고용률이 비교적 높았지만, 민간기업은 1.7%에 그쳤다.특히 올해 1월 1일부터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강화되었음에도 이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업주는 과연 얼마나 될까? 올해부터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의무고용률을 2%에서 3%로 상향 적용된다. 또한 사업주가 중증장애인을 고용한 경우 장애인을 2명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장애인고용률에 반영하고 부담금을 산정하며 부담기초액은 기존 51만원에서 53만원으로 상향됐다.정부는 의무고용률에 미달하는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부담금을 납입하더라도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겠다는 버티기식 논리로 접근하고 있는 사업주가 많은 현실에서 한 중소기업업체의 중증장애인 고용사례는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정용충 인천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장

한식의 세계화와 한국관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 이미지는 무엇일까? 외국인들은 서울, 고궁을 포함한 전통문화와 남대문동대문시장, DMZ를 가장 인상에 남는 관광자원으로 꼽고 있다.또한 많은 외국인들이 맛있는 한국음식을 좋은 기억으로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음식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태국을 예로 들어보자. 태국은 많은 관광자원과 그들만의 고유한 음식을 세계화해 여행객들이 먹는 즐거움을 함께 할수있는 나라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태국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고 현지에서도 사랑받고 있으며 나아가 태국음식이 관광목적지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한식의 세계화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시작돼 1990년 중반을 지나며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김치, 불고기, 비빔밥에서 시작돼 최근의 막걸리까지, 한국의 음식은 건강과 웰빙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근간해 많은 동서양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이런 결과로 우리는 방송과 언론을 통해 뉴욕, 동경, 파리 등 대도시에서 성공한 고급 한식레스토랑의 소식을 자주 접한다.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한식문화를 잘 발전시키고 있는지, 또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음식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지를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한식이 외국인에게 한국의 중요한 이미지로 다가가기엔 부족함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체관광객들에게 주어지는 음식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여행사는 방문객 국가 특성에 맞도록 음식의 양과 재료를 배려해야 하고 식당에서도 언어소통과 서비스에 보다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개별로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메뉴와 종업원의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언어소통도 어렵고 메뉴판 음식의 사진은 고사하고 영어병기조차 없는 음식점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해외여행시 고급음식점만 갈수 없듯이 외국인이 비싸고 유명한 음식점만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한식의 세계화가 관광산업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다만 세계화의 첫걸음은 해외가 아니라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 /홍경의 기관광공사 경영기획본부장

선진국의 기본은 기초질서 확립

선진국으로 가는길의 시발점은 기초질서에 있다. 선진국을 들여다보면 선진국일수록 기초질서가 잘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는 어릴 때부터 남을 위한 배려를 정확하고 강하게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식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휴지를 아무 데나 버리는 아이들, 공동물품을 손쉽게 쓰고 버리는 아이들 등 아직까지도 기초질서 확립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우리나라의 바다를 예로 들어보면 가을 바다를 보기 위해 해변을 찾았을 때 지난 여름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로 백사장에는 널브러진 쓰레기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개개인의 흔적을 영역 표시라도 하듯 쓰레기는 말할 수 없이 지저분하고 파도에 밀려드는 잡다한 쓰레기 속에서 우리나라의 선진국 모습을 그려보기란 참으로 어렵다.몇 년 전 호주 여행을 갔을 때 호주의 바다는 쓰레기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깨끗함으로 관광객들의 마음에 더욱 정취를 느께게 하고 있었다. 호주 국민들은 자신이 발생시킨 쓰레기는 본인들이 직접 가져간다고 한다. 바로 이런 작은 습관 하나가 선진국으로 가는 시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어릴 때부터 나와 우리의 개념을 정확히 교육하고 남을 배려하는 습관을 익히지 못하기 때문에 성장해서도 그 중요성과 옳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이다. 공동체 사회, 함께하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 이 모든 것은 기초질서가 얼마나 제대로 이뤄져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먼저인지를 판단하고 나아가 기초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대안을 가져야 한다. 지금부터 국민 모두가 신호등 잘 지키기, 담배꽁초 안 버리기, 줄 서기, 우측보행 등은 마음만 먹어도 실천 가능한 일들로 선진국으로 가는 문 앞에 꼭 해결해야 될 과제이기도 하다.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질서를 잘 지키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습관화하는 교육이며 그 뒷받침이 있을 때 그들이 성장하여 성인이 됐을 때 선진국으로 당당히 걸어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한영순 이천시여성예비군 소대장

파파라치족

이 사회가 파파라치 투성이다. 백화점 같은데서 비닐봉지무료제공(봉파라치)쇠고기원산지허위표시(쇠〃)담배꽁초투척(꽁〃)노래방불법(노〃)의약분업위반(팜〃)학원비리(학〃) 등 헤아리자면 지면이 모자란다. 60여 가지나 된다. 포상금 규모도 수만원에서 수억대까지 가지 각색이다.공권력이 적발해내야 할 불법을 포상금 걸고 시민 신고를 유도하고 있어 생겨나는 것이 각종 파파라치족이다. 파파라치를 생업삼는 전문가들이 있어 파파라치 기술을 전수하기도 한다. 첨단장비 사용법이나 법망을 피하는 요령 등이다.문제는 사회적 효과다. 파파라치족들이 설치지만 개선되는 기미는 안 보인다. 원래는 시민정신으로 신고돼야 할 일들이다. 개인의 이해관계 없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고하는 것이 시민정신이다. 그런데 시민정신은 실종되고 파파라치 세상이다. 파파라치족이 큰 건을 잡으면 상대와 적당히 흥정하는 것으로도 들린다. 파파라치를 유도한 공권력이 악용되는 케이스다.옛날 진시황은 유가의 책을 지니는 것 등 갖가지 사안에 포상을 건 거미줄망 신고제를 시행했다. 나치 독일의 히틀러 또한 그러했다. 북녘에서는 아버지의 반동사상을 신고하는 아들에게 영웅 칭호를 주었다.파파라치 신고는 물론 진시황이나 히틀러의 신고제와 다르고, 북녘에서 하는 것과도 다르긴 하다. 그러나 돈을 탐낸 신고는 밀고행위다. 불신사회의 원인이 된다. 사람을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사람을 불신하는 것은 불행한 사회다. 60여 가지나 되는 파파라치 권장이 과연 옳은 정책인지 정부는 고민을 해야 된다. 늘어가는 것이 파파라치족이고, 국민의 세금이 이들의 포상금으로 축나면서도 실효가 의심스럽다면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또 하나의 파파라치철이 닥쳤다. 62 지방동시선거를 앞두고 선거부정 신고(선파라치)꾼들이 설칠 것이다. 받으면 과태료가 수천만원이고, 신고하면 포상금이 수억원이기 때문이다. 각급 입후보 진영은 포상금을 노려 부정을 유혹하는 파파라치족의 감언에 속지 않기 위해선, 공명선거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임양은 본사주필

아동 교육·복지 위한 목적세 도입을

많은 사람들이 설을 보내며 다시 한 번 2010년을 설계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필자 역시 이 지면을 통해 아동의 교육과 복지문제에 대해 대학교육의 무상지원, 아동의 예체능 바우처, 영유아의 교육보육 무상지원으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출산장려를 위한 주장을 언급한 바 있다.이러한 주장에 가장 기본이 되는 해결의 열쇠는 바로 예산 문제일 것이다. 그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당해 상황에 따라 예산을 편성해 경제 여건에 의해 갈팡질팡하는 아동 교육복지정책을 탈피, 안정적인 정책 실현을 위한 목적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우리나라 국민의료보험제도는 초창기 우여곡절 속에도 현재는 세계가 인정하는 제도로 정착되고 있다.아동 교육과 복지를 위한 목적세는 국민의 부담을 줄이면서 미래의 꿈나무들이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의해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도록하는 것이며 대다수 부모 역시 막대한 교육비 지출로 인해 자녀출산을 포기하는 사태를 막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우리나라 현주소는 세종시, 대운하건설 문제 등에 따른 여야 대립으로 산적해 있는 민생 문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방관하며 편 가르기식의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를 보이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그렇다면 현재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장 당면한 문제는 저출산 문제와 교육계의 빈익빈 부익부 문제, 노인 복지문제, 청년실업 문제 등이다. 특히 노인 복지문제는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 자살로 이어지고 있으며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 실업자도 날로 증가하고 있어 그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일자리는 한 인간의 건강한 삶의 모태이며 건강한 가정의 기본이고 한 나라의 국민이 행복하고 안정된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따라서 선진국 대다수 국가가 의무교육 확대로 무상교육과 보육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아동 교육과 복지를 위한 목적세를 신설해 아동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을 보호해야 한다. /최창한 한국아동미래연구소장

다문화 사회

2년 전 안산시에 이주노동자만을 위한 동사무소 개념의 외국인주민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다. 안산시에는 현재 50여 개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 4만여 명이 살며 이 중 절반가량이 국경 없는 마을로 불리는 원곡동 일원에 모여 살고 있다. 이곳은 무료진료센터와 문화의 집, 교육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임금체불 등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충을 상담하고 해결해 주는 콜센터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등 10여 개국 출신의 상담사가 상주하며 통역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4만 명이 넘는 이들에게 행정 서비스를 전담할 주민센터가 최근에서야 문을 연 것은 상당히 늦은 감이 있지만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이제나마 이뤄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들을 우리 국민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이뤄진 셈이다.정부 정책에 의해 1963년부터 이역만리 독일로 일자리를 찾아간 우리나라 2만여 명의 광부와 간호사들의 사정은 어떠했을까? 땅속 1천m가 넘는 막장에서 석탄을 캐고, 알코올 묻힌 거즈로 사망한 사람의 몸을 닦는 고된 작업을 해가면서 언어와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에 온 이주 외국인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주 외국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는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인 것이 독일이다.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초췌한 한국인을 자국인과 다르게 생각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들만의 문화를 나눠주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점에서 우리와 달랐던 것이다. 때문에 3년간의 고용기간을 채우고 아예 그곳에서 가정을 꾸리고 정착한 광부와 간호사들도 상당수 있었다고 한다.21세기는 국가와 인종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사회에 누가 먼저 적응하느냐에 국가 경쟁력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과감히 버리고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인식하며, 우리가 가진 것을 내어주고, 그들의 고충과 아픔을 나누려는 열린 자세가 요구된다. 이는 말로만이 아닌 생각과 제도를 변화시켜 만든 외국인주민센터의 사례처럼 실천으로 이뤄내야 하는 우리 모두의 과제인 것이다. /최점숙 경기도의원

베품과 나눔 바이러스

마음이 아름다운 시인 이해인 수녀는 오늘이 내 남은 생애의 첫날이며,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하는 내일이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무엇을 달라고 기도하기 보다는 이미 받은 것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더 많이 하겠다고 고백하고 있다. 우리는 비우면 채워지고 나누면 돌아오며 낮으면 높아지는 당연한 진리를 실천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종교와 철학이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어린이재단에 따르면 2006년도 352명(4천여만원)에 불과했던 18세 미만의 기부자의 수가 2009년에 2천680명(2억2천여만원)으로 3년 동안 7배 증가했다. 이처럼 18세 미만 학생들의 기부가 크게 증가한 것은 우리 사회에도 나눔의 문화가 정착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초등학생이 1천435명으로 이들이 군것질 줄이고 휴대전화 덜 써서 모은 고사리손 기부가 늘었다고 하니 더욱 튼튼하고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있는 사람(가진 자)이 시혜하는 것은 베품이고, 나눔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시대를 살면서 나눔을 많이 본다. 그런 면에서 경기도의료원은 나눔을 대표적으로 실천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100년의 역사에 대한민국의 의료역사가 같이 꿈틀대지만 시설, 장비, 인프라는 아직 예전의 모습 그대로인 반면 내부적으로는 어렵고 힘든 자에게 피난처 역할처럼 따뜻한 손길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시설, 장비가 훌륭한 것이 베품이라면 따뜻한 마음과 정성어린 손길로 나눔을 실천하는 경기도의료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대유행한 신종인플루엔자A(H1N1)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위력을 실감케 할 만큼 온 국민을 공포속에 몰아넣었다. 경기도의료원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전 직원이 하나가 돼 휴일도 잊은 채 헌신적으로 진료에 임했다. 올해는 국민을 공포스럽게 하는 바이러스가 아닌 나눔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다함께 잘사는 사회,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조준필 경기도의료원장

아파트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이 탄생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됐다. 기록에 의하면 기원 전후 무렵의 제정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근대적 아파트가 등장한 것은 산업혁명시기 영국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타운하우스가 건설되면서부터다. 우리나라 최초 아파트는 1957년 성북구에 건립한 종암아파트라 할 수 있는데 당시 이승만대통령이 참석했을 정도로 장안의 화젯거리였고, 1962년에 건설한 최초의 공동주택단지인 마포아파트는 영화촬영장소로도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아파트에 미치다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에선 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난방, 방범, 교통 등 생활의 편리함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공급받고자 한다. 전체 주택의 절반을 넘어 이제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되어 버린 아파트, 땅은 비좁고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도시화에 따른 인구밀집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아파트는 국민의 주거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놨으며 대규모 건설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한 기업들로 하여금 성장의 기회를 얻도록 하는 등 그 성과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대규모 건설에만 치중하다 보니 그 이면에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생겨났다. 성냥갑 아파트, 부동산 투기, 난개발, 인정이 없는 삭막한 풍경 등, 바닥과 천정, 벽을 서로 공유하면서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고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을 때는 서로 경계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어렸을 적 윗집 아랫집, 동녘집 서녘집하며 이웃해 살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했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선 서글픈 현실이 아닌가 한다.하지만 이런 삭막한 상황을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단지로 만들려는 노력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단지내 커뮤니티 시설이 만들어지고 인터넷을 통한 공통 관심사가 형성되어 활발한 토론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또한 각종 동호회 활동을 통한 친목도모의 장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살다 보면 이해가 다른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갈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면 만사형통할 것으로 보인다./조성필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

방송통신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식으로 주변이 소란스럽다. 많은 청소년들이 인생에서의 한 단계를 마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뜻 깊은 자리가 되어야 할 졸업식은 이제 뉴스의 단골 메뉴가 됐다. 졸업식 뒤풀이를 한다면서 후배 학생의 교복을 찢고 바다에 빠뜨린 사건, 밀가루, 계란, 케첩, 식초는 이제 고전이 되었고, 재학생과 졸업생 간의 폭력으로 축하의 자리가 아닌 전쟁터가 되었다는 소식은 긴 한숨을 내뱉게 한다. 졸업은 축하받을 일이지만 졸업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입시경쟁을 치러야 하고 취업난에 뛰어들어야 하며 여러 행태로 불확실한 미래가 남아 있다.이러한 불안 때문인지 요즘의 졸업문화는 너무나 과격한 소동들이 벌어지고 있다. 교복을 강제로 찢어 알몸이 되게 하고 온몸에 식초를 뿌리는 행동이며 속옷만 입혀 바다로 뛰어드는 여학생들의 모습은 참으로 엽기적이다.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이런 범죄 행위를 지켜보고만 있는 어른들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선생님과 어른들이 졸업생들의 원초적인 불안감을 이해하고 이를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최근 졸업식 집단 따돌림 영상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비정상적인 막장 행태가 도마 위에 올라왔지만 며칠 전 참석한 수원의 수성방송통신고등학교의 졸업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30여년을 교직에 머물다 퇴임하시는 교장선생님의 마지막 졸업식도 그렇지만 송사와 답사가 마음에서 우러난 감사와 축하의 언어들로 녹아 있어 뭉클한 시간이었다.졸업생 대부분이 30~60대의 늦깎이 학생들로 이뤄진 이곳에선 감동의 시간인데 다른 곳에선 왜 그렇게 불편한 것일까? 생각은 입시에 치우친 교육환경이 인성교육을 등한시해서 벌어진 사태이고 자녀수가 적다 보니 과잉보호로 인해 청소년들이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에서 멈춘다. 말로만 교육이 백년대계라고 하지 말고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참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지식교육은 결국 우리사회에 커다란 블랙홀로 자리할 것이다. 우리 모두 자녀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심해 봐야 할 것 같다. 좋은 직장이, 많은 돈이, 사회적 지위나 명예 혹은 권력이 우리 자녀들의 행복을 약속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어떻게 지도해야 할 것인지 분명해 보인다./조상윤 국제디지털대학교 교수

신용카드 수수료

최근에는 약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이는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소득공제나 마일리지 적립 등 혜택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액 카드 결제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것도 큰 원인일 것이다.약국에서는 신용카드 결제에 대한 수수료 때문에 황당한 일이 가끔 발생한다. 약국이 얻는 조제료 수입보다 카드 결제 수수료가 더 많아지는 기현상이 가끔 발생하기 때문이다. 얼핏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처방약에 대한 마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실거래가상환제 때문이다.즉, 카드 수수료는 보통 결제금액에 대하여 2.7%인데 그 결제금액 속에는 마진이 전혀 없는 처방약값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처방약값이 비싼 경우 조제료를 잠식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는 것이다.실거래가상환제란 처방약에 대한 유통 마진을 인정하지 않고 실제 약국에서 사입한 금액만을 처방조제 후 청구하여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이는 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상품의 유통에 대하여 유통 마진을 인정하지 않는 아주 특별한 제도인데 이와 같은 반시장적인 제도를 무리 없이 시행하기 위해서는 첫째, 처방약을 공공재로 인식하여 어느 누구도 처방약의 유통을 수단으로 이익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둘째, 처방약의 유통에 대하여 실비로 유통비용을 보상해 주어야 하며 셋째, 실거래가상환제를 준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보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이러한 대책을 통하여 정부는 실거래가상환제를 정착시킬 수 있고 유통 마진의 거품을 제거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마땅히 이와 같은 적절한 후속 대책이 있어야 함에도 이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듯하다. 이 때문에 약국가에서는 처방약에 대해서는 카드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거나 카드수수료 만큼을 세액공제를 통하여 보상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약국가의 이러한 요구에 정부당국은 당연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약국 마진이 전혀 없는 처방약에 대하여 약국에서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마치 처방약을 약국에서 보관했다가 환자가 필요한 때 돌려주면서 보관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보관료를 약국에서 부담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김현태 경기도약사회장

‘장애인 활동보조’ 특례시간 인정을

매년 수많은 복지정책과 지침이 발표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장애인복지 분야에 우울한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장애인의 자립생활 대안으로 꼽힌 활동보조서비스의 보건복지가족부 2010년 사업지침에 따르면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내는 부담금을 지난해 월 최대 4만원에서 올해에는 소득수준에 따라 4만~8만원으로 올리고, 2년 이상 이용자에게 장애등급 심사를 다시 받도록 하는 등 지침을 까다롭게 바꿨다. 장애인 당사자들은 본인부담금만 오르고 장애등급을 다시 받으려면 수십만원까지 들어가게 됐으니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고 토로하고 있다.또한 장애인 당사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신규 신청자에 장애등급 심사를 요구한 데 이어 2년 이상 서비스를 받던 이용자에게도 장애등급 재심사를 의무화해 서비스를 이용코자 하는 장애인들의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것은 현재의 활동보조서비스 대상자를 예산 논리로 조절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며 올 7월부터 도입되는 장애인연금대상자를 조절하겠다는 정부의 불순한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개하고 있다.활동보조서비스를 받다가 만 65세가 되면 이용 자격을 상실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신청해야 하는 막막한 현실에서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라면 인천광역시를 비롯한 지자체 몇 곳이 인색한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인정시간이 장애인의 기본욕구 충족에 부족함에 따라 특례시간을 인정, 서비스를 지원해 원할한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한 데 큰 의의가 있다.인천광역시의 경우 자체 시범사업으로 2006년 11월부터 90명에게 활동보조서비스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10명의 대상자에게 보건복지가족부 인정시간 사용 후 최대 180시간 범위 내에서 특례시간을 사용토록 했다. 올해도 추가로 60명을 확대 지원하기 위한 예산으로 3억3천600만원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전국적으로 17만9천명에 이르는 1급 장애인 중 3만명 정도가 활동보조서비스 대상자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증장애인에게 지자체에서의 활동보조서비스 특례시간 인정은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 지자체의 중증장애인 복지사각지대 탈출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바란다. /정용충 인천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장

경기관광의 블루오션 DMZ

지난해 11월 DMZ 일원인 평화누리에서 약 2만명의 젊은이들이 신나는 락음악의 선율에 몸을 흔드는 장면이 연출됐다.국내 최정상급 락 페스티벌 중 하나인 쌈지 락페스티벌이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것이다. 분단을 상징하던 DMZ 일원이 젊은이들의 광장으로, 흥분의 광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순간이었다.DMZ가 분단과 전쟁의 상징에서 평화와 생명의 공간, 젊음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지난해 DMZ 일원에서는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 평화자전거 대행진, 주말 공연, 증기기관차 전시 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열렸다.최근에는 통일대교 주변을 걸을 수 있는 생태탐방로와 KTX를 타고 와 당일에 DMZ 관광을 할 수 있는 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총 길이 495㎞에 이르는 자전거길인 평화누리길을 만들고 세계적 평화생태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한다.DMZ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상징하는 곳이며, 다양한 생물과 희귀종이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블루오션 관광콘텐츠이다.또한 60여년 가까이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박물관으로, 후세에 유산으로 물려줘야 할 중요한 자원이기도 하다.보존의 개념이 개발의 개념보다 상위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우수한 자원을 보존이란 가치에 지나치게 얽매어 지혜롭게 활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DMZ를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보존할 것은 확실히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활용하는 연구가 좀 더 활발하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현재 DMZ 주변에는 제3땅굴, 도라산평화공원, 도라산전망대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만으로는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DMZ 개발이 공론화 되어 가는 지금, 통일 후까지를 바라본 DMZ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서, 세계적 관광지가 된 DMZ 평화공원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홍경의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본부장

동계체전 9연패의 땀방울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강원, 서울 등에서 열린 제91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경기도는 종합우승 9연패의 신화를 창조했다. 내용면에서도 5개 종목에서 1위 2개, 2위 2개, 3위 1개를 석권했고, 역대최고 82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2위와의 격차를 30%로 벌린 완벽한 승리였다.이번 체전의 하이라이트는 만년 강원도에 뒤진 2위에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스키종목(알파인,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으로 크로스컨트리 계주는 9개부별 가운데 8개부가 입상에 성공했으며, 특히 평택여고 크로스컨트리팀은 지난해 여름방학 때 롤러 스키로 기술과 체력을 가다듬은 데 이어 10월부터 한 달간 러시아 마가단 전지훈련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킨 결과, 선수 4명 모두 10위 안에 들어 전국 최고의 팀으로 급부상했다.7회 연속 정상을 차지한 빙상(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은 올해에도 변함없는 우승 견인차 역할을 했다. 과천중 3학년 김현영은 스피드 여중부 500m 신기록을 무려 7년 만에 깨뜨리며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하고 3관왕을 차지했다. 김현영 선수는 안양 벌말초 5학년 때 코치의 권유로 빙상에 입문, 과천중 1년 때인 지난 2008년 동계체전 500m 2위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대회 때는 선배 언니들을 제치고 500m1천m2천400m팀추월 등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중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대회에 참가한 바이애슬론 경기도선수단은 남일반부 개인전 20㎞에서 국가대표 신병국이 6년 만에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바이애슬론은 스키의 거리경기와 사격을 혼합해 스키를 타며 총을 메고 20㎞를 달리는 경기로서, 언덕을 오르고 활강을 하며 사격을 병행한다.제2의 김연아를 꿈꾸며 역대최고 인원이 참가한 피겨경기장은 중고 선수들도 어려워하는 트리플 점프를 초등부 선수들이 도전하는 등 경쾌한 연기를 펼치며 활기를 찾았다. 경기 중 넘어지는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바로 일어서서 경기에 임하는 어린 선수들의 불굴의 투지에서 제2의 김연아가 탄생될 경기도 피겨의 밝은 앞날을 기대해 본다. /홍광표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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