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는 양평에는 공장 굴뚝이 없다. 1960년대 시작된 경제 개발에서 배제된 결과다. 양평군은 지금도 수도권 정비계획법, 상수원 관리규칙 등 각종 규제를 받는 지역이다. 이런 양평이 새롭게 전원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다. 2009년에 전철이 용문까지 개통되고, 2011년 폐 철도를 이용한 자전거도로가 개설되어 세미원, 용문산 등 양평은 평일에도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올레길이 내년에 열리고, 쉬자 파크 조성, 전통시장 전선 지중화 공사를 하고 있어 선진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패러글라이딩, 수상스키 등 레포츠가 활발하고, DJ 페스티벌, 산사음악회, 우리동네음악회, 와글와글 음악회, 친환경농업축제, 개군면 한우축제, 그리고 2011년 개관된 군립미술관의 연중 기획전시 등 문화예술이 풍성한 말 그대로 문화예술, 관광의 도시다. 매년 3천여명씩 늘어나는 인구 10만3천명의 양평은 자발적 이주가 대부분이고 전문 인력의 비율이 높다. 전국에서 유일한 친환경농업특구이고 거기에다 예술가가 1천여명이 거주하여 인구 대비 예술가가 가장 많이 사는 예술도시다. 전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이고, 인구 증가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시다. 자본의 4단계 중에서 물적 자본은 없지만 인적자본, 자연자본, 문화자본을 갖춘 셈이다. 다시 말해 산업사회에서는 배제된 도시지만 지식, 자연,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도시다. 이러한 조건이 구비되었다 하더라도 책임을 다하는 규범이 있고 사회적 기여가 존중되는 사회가 될 때에 비로소 지식사회이며,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가치를 보전하는 사회가 에코사회다. 문화 사회학자 브르디외가 제시한 문화자본은 지역 주민이 문화적 가치를 삶의 질적 기준으로 삼고 생활화 할 때에 비로소 문화사회 자본이 된다. 산업사회는 양적 개발의 사회이며, 개인의 편익을 추구하는 사회다. 반면에 지식사회, 에코사회, 문화사회는 공공편익을 우선으로 삼는 질적인 사회다. 미래도시 양평은 이러한 풍부한 잠재적 자본을 얼마나 사회적이고 질 높은 가치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에 달렸다 할 것이다. 이철순 양평군립미술관장
오피니언
이철순
2012-11-07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