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디지털 유산, 안전한가?

현대는 인류가 생산하는 지식과 예술의 표현물 등 모든 자료들이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오늘은 그렇게 디지털화된 자료들의 보존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정보화 시대를 사는 현대는 개인의 일기나 편지, 공문서, 연구논문, 영화나 음악, 사진을 비롯한 자료들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새로운 지식과 예술작품도 디지털로 생산유통되고 있으며, 기존의 물리적 자료들도 디지털화하며 없애버리는 작업을 아무렇지 않게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종이 같은 물리적 형태가 아니기에 계속해서 갖고 있기가 어렵다.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자료를 한 순간에 날려버리는 경우를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개인의 경우에서부터 단체, 기관 등 지금처럼 모든 자료를 디지털화하면서 기존의 자료를 불필요하다고 여겨 없애 버리다보면 미래의 어느 날 그렇게 간편하다고 생각되는 문명의 이기가 한편으로 문명의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등장하게 된 디지털 유산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자료로서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할 만한 지속적 가치를 갖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직장인의 경우 가정과 직장에서 각각 컴퓨터를 사용하고, 이동용 노트북도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기종이 나올 때마다 컴퓨터를 바꾸면서 많은 자료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사라진 자료는 당장은 필요 없을 수 있지만 나중에 어느 순간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어도 소용없으며, 현재 많은 자료들이 그렇게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 유산 보존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투자가 시급한 이유로, 우선 갈수록 많은 문화유산이 디지털 형태로 생산되고 있다. 또한 이 생산물 중 많은 수가 디지털 형태로만 생산되는 자원으로서 종이 등 다른 형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장기적 보존을 염두에 두지 않고 디지털화한 유산의 양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아무런 경고 없이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이런 유산들이 변경되거나 소멸할 수 있다. 디지털 유산의 보존은 영원성을 염두에 두고 해야 할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디지털 정보의 한계와 보존 문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유네스코는 2001년 10월, 디지털 유산 보존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디지털 유산 보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요사이 우리가 사는 또 다른 세상을 다루는 유령이라는 TV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다. 사이버 세계의 놀라움을 느끼게 한다. 정상종 한국문화원연합회 경기도지회장

[천자춘추] 복지국가로 가는 길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뭐니 뭐니 해도 첫째는 돈이요, 둘째는 건강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세상을 떠나야 한다. 복지는 바로 이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돈은 스스로 취업해서 벌어야 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기본적인 복지시책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고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돈을 벌 수 없게 되거나 건강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노령, 질병, 가구주의 사망, 사고로 인한 불구, 실직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돈(소득)과 치료(의료)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를 미리 마련해 놓지 않으면 유사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외에도 노인, 아동, 장애인 등에게 필요로 하는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겪게 되는 생활상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제도도 필요하다. 이처럼 소득, 의료, 전문적 서비스 등의 제공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바로 사회보장제도이다. 자본주의는 1760년대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하여 약 250년이 되었지만 사회보장제도는 그 중 약 절반쯤인 1880년대에 독일에서 먼저 시작하여 1920년대 유럽, 1935년 미국 등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는 뒤늦게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이룩된 1970년대 중반부터 건강보험, 국민연금제도 등을 도입하여 이제 약 40여년이 되었다. 그러니 우리나라는 아직 복지국가라고 할 수 없다. 복지국가를 이룩한 선진국들은 국내총생산(GDP) 중 약 20~30%를 복지비에 쓰는데, 우리는 현재 약 10%에 불과하니 복지국가를 이루려면 현재보다 2배 이상 복지투자를 늘려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복지국가라는 산을 오르는 중턱에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능력과 경제발전 속도로 보아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도 복지국가에 들어설 수 있다는 희망적인 미래를 전망해본다. 복지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제도를 보다 완벽하게 갖추어 완전한 사회보장을 이루어야 한다. 제도를 모든 국민에게 적용하여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다가오는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하는 제도도 고루 마련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보장제도에 의하여 제공되는 혜택의 수준이 이제는 적절한 수준의 양질(良質)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희구하는 복지국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부담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인경석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기회는 달아나기 쉽다

최근 바쁜 일과를 쪼개어 주말이면 틈틈이 테니스를 치곤 합니다. 운동한 다음날이면 그렇게도 몸이 가벼울 수 없습니다. 테니스를 치고 있는 동안 한주일간의 걱정과 근심, 스트레스를 모두 떨쳐내는 느낌입니다. 여전히 초보 수준이라 코치에게 레슨을 받는데 주문은 딱 한가지입니다. 빨리 그리고 충분히 팔을 뒤로 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초보자 입장에서는 말귀도 못 알아듣겠고, 실제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았습니다. 공이 휙 날라 오는데 팔을 뒤로 뺄 사이가 어디 있단 말인가?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의 반복동작과 시행착오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한주일이 지나서야 팔을 뒤로 충분히 빼야 스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볼을 기다렸다가 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깨닫고 보니 팔을 뒤로 미리만 빼고 있어도 50%는 먹고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볼을 칠 수 있는 작은 시간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기회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입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먼저 준비하는 자는 그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공이 날라온 다음에 그제서야 서둘러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민선5기 시장으로서 임기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 약속했던 공약사항도 점검하고 시정 주요현안에 대해서 챙겨볼 일들이 정말 많습니다. 어쩌면 후보자 시절보다도 지금이 더 중요한 시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무엇이 되고 못되고는 마음가짐에 달린 것입니다. 희망과 절망 또한 그렇습니다. 세계적 골프 선수 아놀드 파머는 수백 개의 트로피와 부상을 획득했지만 그의 사무실에는 1955년 프로선수로서 첫 우승을 했을 때 받은 찌그러진 작은 컵 하나와 더불어 그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인 패만이 걸려있다고 합니다. 당신이 패배했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패배한 것이다. 당신이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당신은 패배한 것이 아니다. 당신이 우승하기를 원하면서도 우승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면 십중팔구 당신은 우승하지 못할 것이다. 인생의 전쟁은 강한 사람이나 빠른 사람에게 항상 승리를 안겨주지는 않는다. 조만간 승리하는 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지나간 테니스공이야 다시 치면 그만이지만 시정을 추진함에 있어 시행착오는 시민여러분과 행재정적 전반에 너무 큰 손실일 수 있기에 우리 모두가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해줄 것을 우리시 일천여 공직자 모두에게 당부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

[천자춘추] 남양부 망해루기를 읽고

내 고향 남양(南陽)에는 망해루(望海樓)가 있었다. 고려 말 남양부사(南陽府使)를 지내신 정인로(鄭仁老)의 아드님 정을경(鄭乙卿)이 조선(朝鮮) 초에 남양부사로 있을 때에 있었던 일을 삼은(三隱) 중의 한 분이신 목은(牧隱) 이색(李穡)이 지으신 남양부망해루기(南陽府望海樓記)가 전하여온다. 새로 부임한 정 부사(鄭 府使)는 남양부(南陽府)가 삼국시대에는 당성(唐城), 고려 초에는 익주(益州)였고, 이 고을 홍은열(洪殷悅)은 고려태조(高麗太祖)가 처음 나라를 일으킬 때 익대(翊戴)한 공(功)이 있었다. 그의 후손 중에 홍규(洪奎)는 권신(權臣) 임유무(林惟茂)를 베어 정권(政權)을 왕실로 되돌렸으며, 더욱이 문예부주(文睿府主)를 낳으셨으니, 이 분이 충숙왕(忠肅王)의 명덕왕후(明德王后)로 충혜왕(忠惠王)과 공민왕(恭愍王)의 어머니시다. 두 분 임금님의 외가가 있는 상서로운 곳이라 신하된 자는 공경함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 생각하고, 밤낮으로 오직 삼가고 공경하고 우선 덕(德)으로 다스리기에 힘을 썼다. 아전들을 교화(敎化)하는데 감히 법으로 대하지 아니하며, 백성을 은혜롭게 대하여 감히 위압을 가하지 않았다. 이렇게 한지 일년이 되니 이 고을 안이 매우 평화로워, 이로운 일은 일어나지 아니한 것이 없고, 해로운 일은 모두 없어졌다(和氣吏不敢加以政 惠其民不敢施以威 朞歲大和 利無不興而害悉去之). 이 고을에는 옛날에 못이 있었는데, 수리하지 아니한 채 오래되어 위에는 고미뿌리가 우거지고 아래에는 앙금이 쌓이니 사람들이 함부로 경작을 하였다. 고을 사람들이 못에 살던 용이 옮겨가서 그런 것이라고 하였다. 정 부사는 연못을 파내고 수축을 하였더니, 검은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고 바람이 불고 천둥을 치며 비가 내리어 용의 꼬리가 연못에 내려와 물이 사흘 동안 끓어 오르고 흰 기운이 뭉게뭉게 일어났다고 한다. 마음의 작용은 위대한 것이라. 마음을 한 번 정하면 온 천하에 족히 못할 것이 없다. 정 부사가 공경하고 조심하는 마음이 환하게 틔어서 막힘이 없기 때문에 드러나기로는 인화(人和)를 가져오고, 그윽하기로는 용과 같은 영물을 오게 하였으니, 이 누각을 창건한 것은 작은 일이니 무슨 말 할만한 것이 있겠는가 하였다. 망해루는 부서져 있었던 곳마저 모르나 다행히 글이 전하여 오니 정 부사의 자세는 우리와 후손들이 한 고을을 다스리려면 명심하여야 할 교훈이 될 것이다. 송홍만 법무사

[천자춘추] 절제

절제는 정도에 넘지 않도록 알맞게 제한하여 적당히 조절하면서 이루어 간다는 의미이다. 삶 속에서 절제의 미는 자신을 가꾸어 나가는데 있어서 최고의 덕목 중에 하나이다. 몸과 마음을 절제의 중용으로서 가꾸어 나갈 수 있는 기를 갖출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분명 성공적인 모습으로 비춰낼 수 있을 것이다. 절제의 취함이 부족할 때, 참고 삭혀야 할 부분에서 다툼을 낳고 과도한 섭취로 만병의 근원을 만들고 넘치는 사랑에 눈멀게 하여 집착에 빠뜨려 불행의 씨앗을 양산해 내니 그래서 절제는 바로 선 이라고 말하고 싶다. 절제의 가르침은 으뜸가는 교육이며 추구해야 할 목표이다.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는 초등학교 6학년인 큰 딸에게 주는 일주일 용돈이 고작 1달러였다고 한다. 사랑하는 딸에게 절제를 통해 돈의 소중함을 몸으로 터득하라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의 우리네 부모들은 어떠한가? 가짐이 부족하여 찌들려도, 허리가 휘어질 만큼 힘들어도, 자녀들의 바람을 원하는 것 이상으로 채워줘야 도리고 사랑이라 생각하니 안쓰러움을 넘어 슬픈 현실이다. 그리고 인간의 욕심은 무한대이며 끝이 없다. 좋은 것은 더 많이 더 크게 갖고 싶고, 더 오래 누리고 싶은 유혹이 늘 수반되는 것이 인간속성이다. 절제의 중용으로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할 때 결국은 깊은 나락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안타까움이 있다. 정권말기 매번 반복되는 최고 통수권자 주변의 대형 비리 사건들이 그렇고 경기도의회의 후반기 원구성 파열음 또한 같은 맥락이다. 개인적인 나의 술자리는 다 마시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렇게 누가 이기나 겨뤄보자는 식으로 원수처럼 마셔대다 보면 몇 차례 술자리가 옮겨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어느 순간 언제 누구와 어떻게 마셨는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나의 실수로 인하여 좋은 자리가 망가져 함께 했던 분들에게 누가 되지는 않았는지? 아침이면 지근지근 아파오는 머리와 함께 허전하고 겸연쩍음은 마치 숨겨야 할 비밀이 들통나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이제 이놈의 술을 끊어버려야겠다 허구한 날 떠들던 빈 약속을 반복해야만 되고, 이렇게 술에 조정되어 생활의 리듬을 잃고 후회스러워 하는 것 또한 절제의 미덕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혼까지 맑게 할 수 있는 절제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인식한다고 해서 그 뜻을 다 이룰 수는 없다. 항상 결심하고 다짐해도 번번이 무너지는 것이 우리 인간의 자화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절제하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다 절제의 미를 갖고 있다. 김 경 표 도의원

[천자춘추] 金보다 ‘유전자원’

국내 참외 금싸라기 품종 17년, 일본의 사과 후지 품종 29년, 영국의 이스트마링 회사와 마링밀턴 농장에서 육성된 사과 반세기. 앞에서 언급한 숫자들은 다름 아닌 이 품종들이 개발되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이렇게 하나의 씨앗이 개발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함께 몇 배의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나 농업인들에게 있어 종자 하나가 갖는 의미는 생명과 같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 옛 말이 있을 정도로 농업인에게 씨앗은 그만큼 중요한 존재요, 농업에 있어선 근본이 된다. 이렇듯 종자에 목숨 거는(?)데는 종자 하나가 품고 있는 가치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컬러 파프리카 종자가 1g에 9만원 정도로 거래된다니, 금보다 비싼 종자라는 표현이 틀린 것도 아니다.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현재 약 700억 달러 내외로 성장속도는 연평균 5.2%로 빠르게 증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종자의 가치가 껑충 뛰고, 종자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이로 인한 식량안보를 꼽는다. 세계 각국은 식량안보의 핵심인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보존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며 누가 더 우수한 품종과 유전자원을 확보하느냐를 놓고 총성없는 씨앗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그동안 다른 나라로 유출됐던 한반도 원산 토종 유전자원 중 상당수의 자원을 돌려받는데 성공하며 유전자원을 지키고 확보하는데 땀을 쏟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도 유전자원을 보존도입하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서고 있다. 식물 유전자원 2천773종, 19만2천777점을 갖고 있는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는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일본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의 식물 종자를 보존하고 있다. 또 농촌진흥청은 지속적으로 우수한 유전자원 수집에 힘써 2017년까지 34만4천점을 확보해 종자 보유 세계 5위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전자원은 40억년의 진화과정을 통해 형성된 인류의 자산이다. 진화를 거치며 변화하고 인류를 위해 실질적잠재적 가치를 지닌 유전자원의 주권을 지키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값비싼 돈을 치루고 미국에서 역수입하고 있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원래는 우리나라의 구상나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과거, 아차 하는 사이 우리가 잃어버린 품종은 비단 크리스마스트리 뿐은 아닐 것이다. 손톱보다 작지만 금보다 빛나는 가치를 자랑하는 유전자원. 이것을 지켜내는 일은 현 시대를 넘어 우리 후손들을 위해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라 승 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천자춘추]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인천경제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난 5월30일 시민단체와 재정위기 극복 간담회를 가졌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현재 인천시의 재정상황을 진솔하게 보고 드린다며 인천시민에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했지만 너무 늦은 고백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많다. 간담회 이후 송 시장과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지 않을 경우 반납 운동을 진행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들어간 공사비 5천700억원과 매몰 비용, 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서 요구하는 손해배상금뿐만 아니라 인천과 대한민국의 국제 신인도 추락을 고려할 때 반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반납은 국제도시의 모토를 걸고 사업을 진행하는 송도, 영종도, 청라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프로젝트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전임 안상수 인천시장은 2007년 아시안게임 유치 당시 평창올림픽과 시기적으로 겹치면서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모두 알아서 하겠다며 강행했다. 미운털이 박힌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은 법에 지정된 기초적인 지원만 받고 있다. 지난 부산아시안게임과 2018년 평창올림픽에 비하면 정부의 국비 지원이 미미하다. 인천시와 정부가 마찰을 빚긴 했지만 정부의 우려와는 달리 평창올림픽도 유치되었다. 아시안게임이 국제적 행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정부도 손놓고 보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다. 부산아시안게임은 대회 유치부터 마무리까지 거의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되었고 평창올림픽은 아낌없이 지원받고 있다. 인천시가 아시안게임을 반납하긴 힘들 것이다. 정부 또한 이를 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인천이 파산하지 않으려면 송 시장이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인천 경제의 문제점은 지역 내 제조업 성장이 정체 되고 있다는 것, 역내의 부가가치가 역외로 유출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인천아시안게임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아시안게임의 주요 기획, 홍보, 마케팅 등 관련 행사 및 사업들이 서울의 대형업체로 거의 넘어가면서 인천의 업체들이 참여할 틈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많다. 2014년 아시안게임의 개최지만 인천일 뿐 인천경제에 보탬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지난 송 시장의 행보를 보면 국비를 지원 받는다해도 인천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송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인천시민의 협조가 얼마나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송 시장은 적극적으로 인천의 인재들을 발굴채용하고 지역경제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성철 (사)인천산업진흥협회장

[천자춘추] 대한민국 세금지킴이 ‘캠코’

38기동대, 무한추적팀. 얼핏 들어보면 마치 특수임무를 부여받은 군부대나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경찰특공대를 연상하기 십상이지만 실은 장기간 고액세금을 체납한 체납자를 추적하여 체납세금을 징수하는 세금추적 전담팀의 이름들이다. 최근 들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체납세금을 징수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세금 체납으로 인한 세수 감소로 재정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을뿐 아니라 세금 체납의 피해가 고스란히 성실 납세자에게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체납된 세금은 체납자의 재산을 추적압류한 후 공매절차를 거쳐 징수하게 되는데, 공매절차는 국세징수법에 의거하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1984년 이래 약 40년간 체납세금 징수를 위한 공매대행 업무를 전담해왔다. 구체적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최근 3년간 총 1조1천602억원, 연평균 3천867억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하였으며, 해마다 전년 대비 약 10% 이상의 세금징수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중 자진납부를 통하여 약 60%의 세금을 징수함으로써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재정수입 증대는 물론 체납자의 성실납부를 유도하는 등 조세정의 구현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체납세금 징수를 위한 민간위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캠코는 정부가 출자한 공기업으로서 민간 위탁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추심행위 방지 및 공매비용 발생을 최소화 함으로써 체납자에 대한 추가 부담을 완화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체납처분업무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해 시간 및 비용의 낭비를 원천적으로 봉쇄, 효율적인 업무체계를 구축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캠코의 업무체계 및 공매실적은 2012년 국세징수법 개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법 개정을 통하여 공매대행 업무를 넘어 체납자의 재산조사, 체납액 납부독촉 등 체납세금의 위탁징수업무 일부까지 수행하게 되는 등 캠코의 업무영역이 크게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향후 공매를 통한 체납세금 징수 등 재정수입 증가와 더불어 조세행정에서의 캠코의 기능 및 중요도 또한 확대될 것이다. 공매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공매의 진정한 의미는 체납세금 징수를 통하여 안정적인 재정수입 확보에 기여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함으로써 대다수 성실한 납세의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세금지킴이 캠코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양 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본부

[천자춘추] 평화로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갈등과 다툼없는 세상을 원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매일 매스컴을 통해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각양각색의 갈등과 다툼, 그로 인한 사건사고들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이 시간에도 종교, 인종, 민족, 자원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평화의 화(和)를 풀어보면, 벼 (禾)+입(口)의 합친 음절이 된다. 이는 밥을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평화는 단순히 폭력이나 분쟁이 없는 상태 혹은 전쟁이 없는 상태만을 뜻하지 않는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먹을 것을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것은 평화의 요건 중 가장 기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에 비추어볼 때 지금 아프리카를 비롯한 대다수의 저개발국가의 모습은 어떠한가? 12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연명하고 있고, 8억 5천만 명의 사람들이 심각한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빈곤속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방치하는 것 또한 보이지 않는 폭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평화롭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쩌면 전 세계 평균 이상의 많은 것을 소유하고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안에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채우려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필요 이상의 욕구들이 만족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분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비단 국가와 국가간의 분쟁이 아니더라도 분쟁의 씨앗은 나 자신 개인으로부터 시작된다. 전 세계는 분명 공존해야 한다. 공존의 방법도 인간의 존엄을 바탕으로 평등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해야할 것이다. 지금 현재 나의 풍요함과 안락함은 누군가의 희생의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전 세계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것에 동의한다면 지구반대편의 참혹한 현실이 우리의 책임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 세계 70억 인구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며 갈등이 없이 나누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우리는 평화로운 세상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자원은 모든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단 한사람의 욕심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 세계가 신자유주의 물결을 타고 자본의 팽창 해소를 위해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지만 이 순간 그 어느때보다 우리 욕심에 대한 자기성찰과 자기로부터의 평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엄마

엄마! 조그맣게 소리내어 불러본다. 참 부르면 부를수록 정겹고 가슴 뭉클해지는 이름이다. 주로 어린아이들이 어머니를 이르는 말이 엄마라고 한다. 그런데 난 어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어머니를 엄마라고 불렀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부를 엄마가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가끔 엄마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에 커다란 동공이 있는 듯 시리고 허전하다. 늘 옆에 계셔서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온갖 투정을 다 받아주실 줄만 알았는데. 얼마 전 정호승 시인의 자작시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중에 93세된 가녀린 어머니가 낮잠 주무시는 모습에서 어머니의 주검을 미리보고 쓴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와 시노래는 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을 찡하게 했다. 잘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장독 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자라 우리 엄마 산 그림자처럼 산 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사고로 등이 새우처럼 구부러진 연로하신 어머니를 위해 자식으로서 별로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시에 담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삶이 힘들고 고달플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엄마라고 한다. 또한 가장 만만한 사람도 역시 엄마라고 한다. 엄마는 조건없이 사랑하고 희생한다. 그래서 그 엄마의 포용하는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내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정작 두 아이들의 엄마이기도 한 나는 어떠한가? 좋은 엄마는 못 될지라도 여느 엄마들처럼 힘든 투정을 받아 주면서 만만한 친구 같은 엄마로서 자리를 지키고 싶다. 근무처에서 엄마가 되기 위한 예비맘들을 많이 본다. 출산을 앞두고 산전 진찰을 받기 위해서나 임산부 교육을 받기 위해서 오는 맘들이다. 아마도 예비 맘들이 엄마를 가장 많이 생각할 때가 아닌가 한다. 분만실 밖에서 딸의 진통하는 소리를 듣고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하는 친정어머니의 모습도 종종 보게된다. 그러다가 신생아의 울음소리에 안도하며 기뻐하는 친정어머니와 딸의 모습은 세대공감 그 자체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불현듯 10년 전 니들이 게맛을 알아? 라는 경험을 강조한 광고 카피가 생각난다. 그런데 요즘 엄마이기를 미루거나 거부, 포기하는 여성들이 많아서 걱정이란다. 대부분 엄마들은 과년한 딸이 결혼하여 엄마도 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소원한다. 물론 딸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정정순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취업난, 오늘만의 얘기인가

필자가 원장으로 있는 시흥문화원에서는 시흥의 인물 선양사업으로 시흥의 교육자 최긍렬 선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자중학교의 전신인 군자고등공민학교의 설립자이며, 일제강점기 시흥지역 중등교육의 씨앗을 발효시킨 선생의 업적과 발자취를 재조명하기 위한 사업으로 최긍렬 선생 장학회와 뜻을 모았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로 먼 장래를 내다보며 세우는 계획이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정신없이 변화하는 오늘의 물질만능 자본주의 현실에서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근대교육의 장인 학교는 언제 시작되었을까? 조선시대 교육기관으로는 서당과 4학, 향교, 서원, 성균관 등이 있었다. 이 곳에서는 주로 성리학을 가르쳤다. 1876년 개항을 앞뒤로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근대교육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시의 관리나 지역 유지들 사이에서 학생들을 교육하여 부강한 나라들을 따라잡자는 애국운동이 일어나면서 전국 곳곳에 학교들이 세워졌다. 옛날 주로 가정이나 서당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던 것이 개항과 일제 식민시기를 거치며 교육중심이 학교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인다. 초등교육을 담당했던 보통학교는 당시 가장 일반적인 배움의 장소였다. 소학교라고도 불렀으며 중학교, 고등학교, 제국대학으로 이어지는 교육체계가 있었다. 향학열이라는 말이 31운동 뒤부터 신문과 잡지에 자주 등장하였는데 이 말은 바로 신식학교인 보통학교를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바람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높은 향학열 때문에 지원자가 늘면서 보통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시험을 치러야 했는데 이런 현상이 보통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사회적 지위를 상승시키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라니,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학력의존도는 크게 변하지 않은 듯 하다. 취업난, 청년실업도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었던 듯하다. 부모들이 땅을 팔아 자식을 대학교까지 보내도 졸업 후 취직할 곳이 없었다. 의학, 치의학, 약학을 전공한 사람들과 공학계열은 취직이 잘 되는 편이었으나 문과출신은 말 그대로 취업난 지옥을 겪어야만 했다. 기성세대가 취업난 해결로 내놓은 방안은 세 가지 정도였는데, 첫째가 눈높이를 낮추는 것, 둘째는 농촌으로 돌아가라는 것, 세 번째가 자기 사업을 하라는 것이었다. 졸업생의 5060%가 청년실업자로 지내야 했다고 하니, 수십 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정 상 종 한국문화원연합회 경기도지회장

[천자춘추] 무엇을 남길 것인가

미켈란젤로가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린 천장화는 가로 40.23m, 세로 13.41m의 천장을 가득 메운 장대한 걸작이다. 그는 이 그림 이외에도 수많은 그림, 조각, 건축물 등을 후세에 남겼다. 시스티나 성당은 이 그림을 보기 위해 세계 도처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항시 만원을 이루고 있고, 모두가 목이 아프도록 천장을 쳐다보면서 찬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나는 이 천장화를 보면서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는 이미 죽은지 400여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우리 사이에 살아 있고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 아닌가. 사람은 기껏 오래 살아야 100년을 사는 존재이고 무(無)에서 왔다가 무로 다시 돌아가는 것. 그러기에 인생에서 진정으로 의미있는 것은 후세에 무엇인가 남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고 하듯이 미술ㆍ음악 등 예술 분야와 시소설 등 문학 분야가 무언가 남기는 데는 유리하다.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 학문 분야도 역사에 남을 발견, 발명과 저술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야 이외에도 우리는 각자 자기 분야에서 무언가 남길 수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가들은 견실한 제품을 만들어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고 풍족하게 해준다. 잡다하게 많은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하나라도 회사의 사운을 걸고 좋은 제품을 내 놓아야 회사도 살고 그 제품의 명성도 남길 수 있다. 곰탕집 등 조그마한 식당을 하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한두 가지 음식을 가지고 대대로 대를 이어 영업을 하는 경우를 본다. 이분들은 그 집에만 독특한 비전(秘傳)을 계승하면서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함으로써 우리에게 항상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흐뭇한 기대감과 함께 그 집 주인의 따뜻한 인정을 남겨주고 있다. 이렇듯이 우리는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임으로써 무언가 남길 수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부동산 투기 등으로 떼돈 벌어 한평생 편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돈이라는 것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도만 있으면 되는 것. 돈의 노예가 되기보다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여 남에게 존경 받고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가는 게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우리 사회 전체로 볼 때에도 후대에게 물질적 풍요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건전한 정신과 여운 있는 문화적 전통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인경석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지난 시간의 반추(反芻)

영국의 역사학자 카(E. H. Carr)는 역사를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로 정의하였다. 지나간 사실을 되새겨 보며 지금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더 나아가 발전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 모두가 역사인 것이다. 단순히 지나간 사실(fact) 이상의 것으로 먼저 이 세상을 살다간 분들이 전해주는 삶의 지혜이다. 6월은 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이다. 지금을 있게 해준 많은 분들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한 현충일이 6월6일이고,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인 남침전쟁으로 씻을 수 없는 분단의 상처를 남긴 그날도 6월25일이다. 우리 모두가 오늘의 감사함은 잊지 않고, 똑같은 아픔은 겪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지켜온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난 세월 우리나라는 반도국가의 특성 탓에 참으로 많은 외침(外侵)을 받았다. 그때마다 우리 선조들은 스스로를 지켜냈고 강해지는 법을 터득해왔다. 현대는 물리적인 전쟁의 위험에선 한발 물러나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주변 국가의 정치경제적인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이나 기후협약탄소배출권거래제처럼 지난 시간과 지금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지나간 시간을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가끔 TV나 영화를 통해 사극을 보면 워낙 문명의 발전을 이룬 시대에 사는지라 현재와 많이 다른 것 같아도 지금과 똑같은 삶의 면면을 많이 보게 된다. 어차피 삶의 본질은 같은 것이어서 우리네 사는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기도 하겠지만,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점 또한 간과할 순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살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을 만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본인이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잘못된 성향과 습관 때문에 반복된 불행을 자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험이 주는 교훈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면 스스로의 삶에 잘못된 굴레를 씌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한번쯤 지난 역사의 거울을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내 삶의 주인으로서 가지고 있던 깊은 고민의 해답이 어쩌면 그 안에 있을지 모를 일이다. 어차피 삶은 모험과도 같은 것이어서 직접 부딪쳐야 하는 상황이 많겠지만, 역사가 주는 가르침만 잊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삶이 더욱 풍요롭지 않을까? 안병용 의정부 시장

[천자춘추] 소나무 아래 앉아서

광교산 산마루에 아름들이 소나무 아래 앉아서 푸른 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을 본다. 할아버지는 한봉산(漢峰山) 양지 녘에 터를 잡아 봉림사(鳳林寺) 종소리 들으며 자란 소나무로 초가집을 지으시고, 할머니는 나의 첫울음소리 반기시며 솔가지 매단 금줄 치시고 소나무 장작 불에 쌀밥을 지으셨고, 어머니는 그 밥을 잡수시고 힘을 얻으셨겠지. 나는 자라 삼칸대청 넓은 마루 이리저리 기어 다니다가 소나무 대들보에 물고기 닮은 옹이를 보다가 잠이 들곤 했고, 아버지와 형은 소나무 심고 길러 푸른 꿈을 꾸시고 누나는 산나물 뜯다가 송진 씹어 껌을 만들어 날 주었다. 사촌 형은 소나무로 만든 지게에 날 태우고 작대기로 장단 맞추며 돌문이 고개를 잘도 넘었다. 소나무로 팽이를 깎아 얼음판에서 신나게 돌리고, 추운 겨울 청솔가지로 군불을 때면 기나긴 겨울 밤이 따뜻하였고, 어린 가지 꺾어 속 껍질 벗겨 주린 배를 채웠다. 송화 가루로 만든 다식, 솔잎 따서 찐 송편,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茯笭), 송이버섯은 모두 향기롭고, 껍질에 흠을 내어 송진을 모으고 뿌리를 말려 기름을 내고 관솔을 떼어다가 어둔 밤을 밝혔고 소나무 태운 그을음으로 먹을 만들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하늘나라 가시는 날 소나무 칠성판에 누워 소나무로 만든 상여 타고 편히 가셨지. 거센 바람도 솔잎 사이를 지나면 솔솔 부는 솔바람이 되고, 가지 마다 쌓인 눈 무거우나 가벼우나 말 없이 견디며 태어난 자리면 바위 틈도 마다 않고 사시사철 푸르름 간직하고 하늘 우러러본다. 총알 맞고도 살아있는 금강산 장터솔밭 소나무, 벼슬 받은 속리산 정이품 소나무, 왜적이 송진까지 짜간 흉터 남은 주왕산 소나무, 문경 농암면 반송(盤松), 명당에서 자란 괴산 청천면 왕송(王松), 청도 운문사 처진 소나무, 대궐 짓는 금강소나무, 보기 힘든 백두대간 황금 소나무, 귀히 쓰이는 소나무 황장목(黃腸木). 이 몸이 죽어서 무엇이 될고하니 봉래산 제일 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노래 구절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 조상 때부터 가장 가깝게 지내며 살아온 끈끈한 사랑을 주고 받은 소나무가 바람결에 흔들리니 그 운치, 그 맑은 소리, 그 푸른 빛깔, 믿음직한 소나무와 같은 나라의 동량(棟梁) 서둘러 오리라 믿고 나니, 소나무 가지 아래로 해가 지고 있다. 송홍만 법무사

[천자춘추] 꿀이 전부가 아닌 꿀벌의 무한 가치

아침에 일어났더니 목이 따끔따끔 한게 감기가 온 듯 하다. 한낮 기온은 29~30℃까지 올랐다가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이 떨어져 일교차가 크다 보니 감기로 애를 먹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럴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있는데 다름 아닌 꿀이다. 꿀을 따뜻한 물에 타 먹는 것만으로도 약국, 병원 신세를 조금 면할 수 있다. 꿀물은 감기로 떨어진 체력을 올려주고 건조해진 호흡기를 적셔줄 뿐 아니라 꿀의 단맛은 통증을 줄여주기도 한단다. 그런데 꿀 1㎏을 모으기 위해 일벌은 지구 한 바퀴 정도를 비행해야 한다니 수저에 한 스푼 떠 쉽게 먹을 수 있는게 새삼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렇게 꿀벌은 인간에게 매우 유익한 곤충이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벌에서 얻은 꿀을 먹기도 하고, 약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쳐 전세계 주요 100대 농작물 71%가 꿀벌에 수정을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꿀벌이 농작물 수분에 기여하는 경제적 따져본 결과, 약 6조원으로 평가됐다니 작은 벌이라고 무시할게 못된다. 꿀벌을 일찍부터 알아본 인류는 17세기부터 양봉산업을 본격화하며 벌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꿀벌산업은 최근 기술의 발달을 힘입어 주로 꿀, 화분, 로열젤리, 밀랍 등 전통적 제품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프로폴리스와 봉독(벌침액)을 이용한 기능성 제품의 연구 개발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도 봉독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에 힘을 쏟아 봉독이 항균 작용과 세포 손상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효능을 이용해 여드름 완화와 세포 재생, 자외선 차단 등에 효과가 있는 정제 봉독이 함유된 화장품을 만들었다. 특히 최근엔 농진청이 개발한 봉독 채집 및 정제 기술을 이전 받은 국내 전문 업체를 통해 국내 양봉산물 최초로 정제봉독이 유럽 수출길에 올라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이상기후와 농약전자파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없어지면 식물이 멸종하고 결국 인류도 4년 이상 버틸 수 없게 된다고 경고하며 꿀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봉독마저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는데 사용되는 꿀벌을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관심이 필요한 때다. 아울러 국내 양봉산물의 다양한 소재개발과 연구가 든든하게 그 뒤를 받쳐줘야 한다. 앞으로 보여줄게 더 많은 꿀벌의 재발견을 통해 우리 농업에 열릴 새로운 세상을 기대해 본다. 라 승 용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천자춘추] 무소유

며칠 전 천주교 신자인 나는 다양한 형태의 상징물들을 앞세우고 형형색색의 소원을 담은 연등행렬에 많은 불자들과 함께 했었다. 장관을 이룬 봄밤의 향연이 볼거리도 있었겠지만, 마주치는 남녀노소 모두가 밝은 웃음으로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구석구석 채워지기를 기원했다. 종파를 떠나 우리 모두가 크리스마스를 기쁨으로 충만한 가운데 맞이하듯이 부처님 오신 날 또한 그러한 마음 가짐으로 함께 할수 있길 바란다. 과연 종교가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삶 속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가 행복을 찾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랑할 수 있으려면 용서할 수 있는 관용을 가져야 하며, 나눌 수 있는 자비의 정신이 함께 깃들여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삼라만상 속에서 내 마음을 비울 수 있는 무소유의 정신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무소유의 삶을 사시고 실천하시다 선종하신 법정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삶의 방향과 지표를 마련해 주신 대표적인 선각자이시다. 십원짜리 동전하나 남김없이 모두 내려놓고 떠나신 이 분들의 무소유의 삶은 물질만능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뒤돌아 보게 할뿐만 아니라 욕심을 버려야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깊은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었다. 가짐이 부족해도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며 소유하더라도 자신에게 오래 머무르지 않게 하여 나누어 행복을 찾았던 그 감동의 마음들은 소유하기 위해서 싸우고 좀 더 많이 얻기 위해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이 처절한 시대에 우리가 가슴 속 깊이 새기고 온전히 안아가야 할 정신인 것 같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전 앞에서도 상속 재산을 가지고 싸우는 짓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으며, 고작 몇 만원을 빼앗기 위해 서슴없이 인명을 앗아가 버린다. 진정 무소유의 삶을 위해 정진해야 할 스님들께서 가장 타락한 방법으로 남의 것을 탐하는, 소위 도박판을 벌이는 요즘이 아니던가! 혜민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에서 무소유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니다 싶을 때 다 버리고 떠날 수 있고 없어도 갈증을 느끼지 않는 것 이라고 했다. 그렇다. 이럴 수 있는 자만이 나눔을 통해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기리며 우리 모두의 마음에 무소유 깨우침이 요동쳤으면 좋겠다. 김 경 표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부채 더미 ‘2014 인천아시안게임’

지난 5월12일 여수세계박람회가 개막했다. 여러 차례의 국내 홍보와 예행연습으로 인하여 여수는 들떠있지만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여수 시내는 도로공사로 부산하고 식당, 숙소, 외국인 편의 시설 등이 부족하다. 손님들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안주인 맘도 편하지 않다. 여수박람회의 입장권 판매, 기업체 후원 등 수익사업의 목표액은 6천423억원이다. 그러나 2009년부터 1월 말까지 수익은 789억 1천200만원, 목표액의 12.4%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지역사회의 경기침체가 계속 될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2002년 월드컵의 영광 이후,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국제행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 또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으며 경제적 실용적 최고의 대회 구현이라는 목표가 있다. 하지만 정작 인천시는 재정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시는 6천여 직원들의 올해 4월분 복리후생비를 하루 동안 체불했으며 당분간 임금 체불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인천교통공사 소유의 안정적 수입원인 인천터미널과 시 소유의 구월농산물도매 시장을 묶어 대기업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금싸라기 땅을 대기업에 넘긴다는 것이 소상공인의 시장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하여 그리고 여타 많은 사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외면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빚이 2조7천401억원이고 시 산하 공기업 부채인 6조4천976억 원을 합하면 9조2천377억 원에 이른다. 인천시의 채무비율은 38.7%로 40%를 넘길시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위기 사전경보제도에 의해 재정위기 단체로 분류되어 사업추진에 많은 제한을 받게 된다. 아시안게임 뒤에 2015년 인천시 예상 부채액은 10조 6천266억원이다. 인천시의 재정난은 2014인천 아시안게임이 답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엇이 답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하여 물어야한다. 인천시의 월미도 은하철도, 세계도시축전은 전시성 행사로 돈을 과도하게 쓴 지방자치단체의 선례로 거론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아시안 게임도 그 뒤를 고스란히 밟을 것이다. 채무만 남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은 285만 인천시민의 염원이 아니다. 현재 인천시의 아시안게임은 아껴서 잘 치르는 것이 관건이 되었다. 이 행사가 국제적 축제로서 잘 거듭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김 성 철 (사)인천산업진흥협회장

[천자춘추] 내 삶을 위한 투자도우미 ‘온비드’

TV를 보다보면 가끔 사람들이 경매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경매는 친숙하지 못하다. 경매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없을뿐더러 좋은 경매 물건이 나온다 해도 발품을 요구하는 경매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그림의 떡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공매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공매는 공공기관이 법적으로 처리해야하는 물건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입찰에 부쳐 최고가로 응찰한 사람을 낙찰자로 결정하는 매각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공매는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캠코)의 인터넷 공매사이트 온비드(www.onbid.co.kr)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online bidding라는 뜻의 온비드는 경매와 달리 사이트에 접속하면 어떤 물건이 공매에 나왔는지를 검색하는 것은 물론 입찰서 제출과 낙찰자 선정까지의 모든 입찰과정을 원스톱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굳이 현장에 가지 않아도 물건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유찰이 될 때마다 감정가격이 매주 10%씩 떨어져 최대 50%까지 저감된 가격으로 입찰에 부쳐진다. 온비드에서 취급하는 물건은 세금 체납 등의 사유로 국가가 압류한 재산을 비롯하여 국유재산에 이르기까지 종류 역시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유형인 부동산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납부 받은 국세물납주식, 소형항공기, 소방차 등 쉽사리 접할 수 없는 물건까지 공매에 부쳐진다. 이렇다보니 온비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02년 10월에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1만2천여개의 공공기관, 76만명의 사람들이 온비드를 이용했다. 온비드는 재태크를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때로는 공매를 통해 꿈과 희망을 찾는 사람도 있다. 어머니가 딸의 세뱃돈을 14년 동안 모아 290만원으로 산 땅이 3년만에 1천300만원 가치의 땅이 되었고, IMF로 직장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 우편차를 낙찰 받아 아버지가 택배사업을 시작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이야기는 공매가 단순히 재테크의 수단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삶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넉넉한 삶을 꿈꾸지만 바쁜 일상, 부족한 정보로 발만 구르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며 굳이 발품을 팔지 않고도 원하는 다양한 물건을 얻을 수 있는 공매를 활용해 보자. 경제적인 넉넉함 뿐만 아니라 마음의 풍요로움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양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문제는 아동입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둘러 싼 열악한 마을환경을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아이에게 먹을 것을 건네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최빈국에는 학교를 다니고 싶어도 학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를 하려고 해도 열악한 보건수준으로 인해 병원 및 보건소의 수가 태부족인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환경에 처해있는 대부분의 최빈국 아이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것은 현지의 실정을 전혀 모르거나 혹은 내가 내는 후원금이 아이에게 직접 전달되길 원하는 후원자의 욕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한때 월드비전도 현금을 직접 전달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수많은 폐해를 낳았다. 대표적인 것이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아이의 부모에 의해 소중한 후원금이 올바르게 사용되지 않는 것인데 예를 들면 술을 사거나 심지어는 마약을 구입하는 데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를 돕는다기보다 아이와 그 가정의 파탄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수많은 지원경험을 통해 오늘날에는 서두에 언급한 아프리카 속담처럼 그 아이가 살고 있는 마을의 환경개선을 위해 소중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개발도상국가내에서 어른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의 마을은 모든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할 수 없지만 반대로 모든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의 마을은 바로 모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미래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들은 일부 선진국가의 아이들만이 아닌 개도국 내의 아이를 포함한 전 세계 20억명이 넘는 모든 아이들이다. 이러한 20여 억명의 아동 가운데 2명 중 1명은 빈곤에 처해 있으며 하루 2만여명의 아동들이 빈곤이 원인이 되어 사망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아이들은 같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질병에 대비하여 예방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절대로 불공평한 삶 속에 놓여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만을 걱정하는 아이들과 기아에 놓인 아이들, 학교에 다니는 것이 소원인 아이들과 학업의 부담으로 고민하는 아이들, 극심한 환경속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고 항상 밝게 이방인들을 맞아주는 아이들과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내 폭력문제로 이슈가 되는 아이들. 물론 원인을 가난과 부요함의 차이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것 이상의 욕망을 채워가려는 우리들의 모습은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산후조리 선택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은 출산 후 여성의 건강관리와 육아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유발시키며 새로운 문화를 조성해왔다. 전통적으로 산후조리는 친정어머니 혹은 시어머니 등 가족이 지원하여 왔다. 그러나 핵가족화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등으로 가족의 지원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다. 더구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출산 자녀 수는 하나 혹은 둘에다 여성의 직장복귀 등과 맞물려 출산 후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욕구가 높아졌다. 이러한 요구에 의해 산모신생아 도우미와 산후조리원이란 업이 생겼다. 산모신생아 도우미는 1993년에 우리 협회에서 처음으로 양성하여 수도권에 있는 가정에 파견하였다. 분만 경험이 있는 40~5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산모관리, 신생아관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후 출퇴근 혹은 입주 형태로 파견하여 산후조리를 지원하였다. 해가 갈수록 산모신생아도우미를 양성하여 파견하는 기관도 늘어났고, 2006년부터는 정부에서 저소득 출산가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확대되었다. 산후조리원은 1998년에 처음 출현했다. 가정에서 하던 산후조리 장소를 산후조리원으로 옮겨서 산모와 신생아를 집중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으로 그 수요가 유행처럼 날로 증가하였다. 2012년 최근 전국 산후조리원 수는 460여개나 된다. 문제는 산후조리원의 높은 이용요금과 폐렴이나 장염 등 신생아 감염이다. 서울시에서는 산후조리원 요금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서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요금을 인하하도록 지난 4월30일부터 산후조리원 요금을 링크된 산후조리업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였다.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일반실을 기준으로 2주간 평균이용 요금은 250만원이었다. 지역간 편차도 심해서 가장 높은 강남구의 평균이용 요금은 365만원이며, 가장 낮은 강서구의 평균이용 요금은 179만원이었다. 공개된 요금정보가 투명하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업체간 경쟁을 통해서 일부 거품을 뺄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비용부담은 산모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할 수 있다. 적정한 산후조리원 이용요금의 기준 설정은 공공기관에서 시범운영으로 거품을 제거한다면 민간 산후조리원의 요금 인하는 물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되리라 본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2주간 요금이 70만원 내외의 산모신생아 도우미는 어떨까? 산후조리원보다 비용은 저렴하면서 내 집에서 편안하게 또 가족과 함께 산후조리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정정순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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