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공간 또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 등을 함께 나누어 쓰자는 공유경제(共有經濟, sharing economy)가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얼마 전 서울시의 어느 아파트 단지 내에 주민들끼리 책을 돌려보는 마을 책꽂이가 문을 열고, 마을 책꽂이에서는 은퇴한 사서나 자원봉사자들이 독서토론이나 구연동화 등을 통해 아파트 공동체 역할을 활성화하고 있다는 방송을 들은 적이 있다. 서울시는 올해 들어 시민들이 가진 물건이나 정보, 공간을 서로 나누고 수익도 올리는 서울시의 공유경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시민들이 쉽게 공유경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강좌도 마련한다고 한다. 공유경제라는 용어는 다소 생소하지만 개인, 단체, 기업이 갖고 있는 물건, 시간, 정보, 공간 등의 자원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이 용어는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말로,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비해 생겨났다. 즉,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는 공유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공유경제는 사실상 우리 일상 생활경제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 같다. 눈 깜짝할 새 훌쩍 커버리는 아이 옷도, 아이들이 싫증을 내 구석에 쌓인 장난감을 깨끗이 소독하여 이웃들과 나눠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 학원을 보내는 대신 어머니들이 대학 전공을 살려 돌아가며 아이들을 가르침으로써 사교육비도 절감하고 지식도 공유하게 된다. 또한 낮 시간 또는 공휴일에 비어 있는 관공서의 주차장을 주차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줘 많은 건설비용이 드는 주차장 건설비를 아낄 수 있다. 이와 같이 아이들이 커서 필요 없게 된 장난감, 다 읽은 도서, 자신의 지식, 비어 있는 공간 등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이다. 자기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내놓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어떻게 하는지 절차와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동체 회복과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공유경제의 내용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제도적 참여 장치를 마련해 앞으로 서로 나눔이 더욱 확산되었으면 한다. 김 정 섭 한국농어촌공사 CEO정책보좌관
오피니언
김정섭
2013-01-27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