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무더운 여름이 왔음을 알려주는 초복이 지났다. 복날이면 더위에 지친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보신음식을 챙겨먹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최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일본, 대만, 홍콩 등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수출물량은 3천77t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수출물량의 대부분은 해외교포들을 위한 물량이며 요리법 자체가 획일화되어 있어 다양한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초복을 맞아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춘 삼계탕 요리법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다. 먼저 곤약과 연근, 마를 넣어 소화와 장 운동을 돕는 채소 삼계탕과 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카레 삼계탕, 녹두와 녹차를 넣어 피부미용 효과가 있는 그린삼계탕은 일본인들을 위한 맞춤형 삼계탕이다. 쥐눈이콩과 검정깨, 흑미를 활용한 블랙삼계탕과 목이버섯과 표고버섯, 새송이버섯을 넣은 버섯 삼계탕, 매운 고추와 해물을 넣은 매운 해물삼계탕 등은 중국인을 위한 삼계탕이다. 또한 잣과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 견과류를 넣은 너트삼계탕은 강한 인삼맛을 싫어하는 미국인을 위한 삼계탕이다. 이 밖에도 된장삼계탕, 냉삼계탕, 비단 스프 등 기존 삼계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요리들도 선보였다. 삼계탕이라 하면 영계에 찹쌀과 대추, 인삼, 밤 등을 넣고 푹 끓여 만든 음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요리들이 많았다. 실제 맛을 본 외국인들은 일반 음식점에서 삼계탕을 먹을 때보다 향이 순해 먹기 좋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삼계탕에 대해 설문을 해 본 결과, 외국인들은 삼계탕의 강한 향을 싫어했으며 뼈를 발라내고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개발된 삼계탕 요리법들은 이러한 외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개발된 것으로 나라별 선호하는 재료들을 사용해 인삼향은 되도록 줄였으며 뼈를 제거하고 닭고기살만을 이용해 만든 요리들도 선보였다. 더위도 일종의 스트레스다. 더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안에서 단백질과 비타민 C의 소모가 많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닭고기는 고단백 식품으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철분 등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더위에 손실된 무기질과 비타민을 보충해 준다. 여기에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인삼과 찹쌀, 밤, 대추 등이 어우러져 영양의 균형을 이룬 훌륭한 보양식 삼계탕. 원기회복을 위해 이번 중복엔 가족들과 삼계탕 한 그릇 어떨까. 장원경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오피니언
장원경
2012-07-25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