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을 전문적으로 하다 보니 모금액수를 늘이고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이가 많아지는 것도 좋은 방향이겠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느라 고심하게 된다. 공동모금회는 1998년 사회복지의 민간재원 형성과 배분을 위한 법정민간단체로 탄생하였다. 관련법으로 기부금품모집과 사용에 관한 법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근간을 두고 있다. 후에 무분별한 모금방지를 위하여 기부금품 제한법, 기부금품 규제법등으로 이어지다가 최근에는 모집과 사용에 관한 법, 즉 규제중심에서 활용중심으로 완화되었다. 예외적으로 모금목적과 기간을 설정하여 허가관청의 승인 하에 실행하고 결과보고를 하도록 하기도 했다. 그런 경우 일반단체들의 모금과 사용은 일시적인 행사로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기관, 단체 입장에선 지속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근무환경이 취약하고 모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관리역량 부족으로, 적시에 개별적인 모금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하여 전문적인 모금과 배분을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탄생된 것이 공동모금제도이며 현재 세계 47개국에서 운영되어지고 있다. 창설 당시 모금회는 방송과 신문을 통해 불우한 이웃을 도웁시다라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연말연시에 집중적으로 모금을 시작하였다. 후에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서 온정을 나누자, 사랑을 나누면 희망이 자랍니다 등으로 바뀌면서 여러 면에서 시대에 걸맞는 변화를 모색하여 왔다. 시대가 변하면서 기부자들의 기부 스타일과 성향도 변하고 있다. 기부금의 사용목적과 정확한 쓰임(배분)을 확인하려는 욕구도 강해졌다. 그에 맞춰 공동모금회에서는 2011년에 기부자 피드백시스템을 구축하여, 만원 이상 기부자는 일주일 내에 기부금의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업들이 연말캠페인에 참여하는 기부도 늘고 있지만 개인의 한시적인 기부나 매월 일정금액을 약정하는 기부도 많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직장인이 매월 일정액을 꾸준하게 기부하는 한사랑 캠페인,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기부하는 착한가게 캠페인 등이다. 모금이 어느 한 시기에 몰리지 않고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하기 시작한다는 것에 희망을 갖는다. 다양한 방법으로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온 국민이 크건 작건 생활 속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 모금회의 일원으로 소망하는 바이다. 그것이 아름다운 행복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이라 여겨본다. 강학봉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우리집에는 내가 틈틈이 수집한 기념품을 보관하는 진열장이 있다. 진열장에는 수원시가 2002년 월드컵 개최 당시 제작했던 뱃지를 비롯한 각종 기념품과 홍보물, 국내외 여행 당시 수집했던 기념품 등이 놓여져 있다. 그 중에는 요즘의 시각으로 볼 때 다소 촌스러운 모양과 색깔의 기념품도 있다. 아마도 국내의 다른 관광지에 가면 관광지의 이름만 다르고 똑같은 모양과 색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다량으로 진열되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그런 기념품이다. 그러나 비록 대량으로 생산되어 조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에는 그때의 시간과 장소, 그리고 나와 함께한 누군가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그런 기념품이기에 가까이에 두며 수시로 눈길을 주는 것이다. 즉, 관광지에서의 기념품 판매는 일종의 추억을 파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원은 수년전부터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연계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함께 제공하는 기념품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다방면에 걸쳐 노력을 기울이며 애써왔다. 지난 4월에는 아름다운 행궁길 공방거리라는 거리이름을 부여하며 조촐하지만 의미있는 개막식도 가졌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국내외의 유명 관광도시들의 인프라에 견주어서는 다소 그 힘이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 구청장으로 부임한 후 요즘 부쩍 새로운 수원의 명소를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팔달어울림축제 개최 등 다양한 시책을 고민하며 시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시장상인회장, 지역 예술가, 공방인, 공무원 등과 함께 인사동거리, 북촌 한옥마을 등 유명한 거리를 방문해 서로의 의견을 끊임없이 교환했다. 그날 우리가 공감한 점은 비록 수원의 아름다운 행궁길 공방거리가 이제 태동단계에 있어 외부의 충격에 취약하지만 충분히 대외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된다는 거 였다. 대량 생산되고 국적을 알 수 없는 그런 기념품을 파는 곳과는 차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공방거리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은 모두 수(手)제작품이며 구매자가 직접 제작도 가능한 것들이기에 규모면에서는 서울의 유명거리보다 부족하지만 손으로 만든 수공예품을 전시하는 수원의 공방거리가 관광객들에게는 더욱 의미가 클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다만 우려되는 한 가지는 공방거리가 수원시민들 조차도 외면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낯선 곳을 찾아온 여행객들에게는 수원만이 줄 수 있는 추억을 제공한다는 사명감으로 수원시민들이 자랑스러운 공방거리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아직까지 수원 공방거리에 가보지 않은 시민들이라면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꼭 가보시길 바란다. 윤건모 수원시 팔달구청장
처음엔 그냥 경청하려고만 했다. 이제 막 배지를 달은 초선의원이 세비 반납을 논의하는 의원총회에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면 지고지순하신 선배의원님들이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릴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대목에선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오다가도 국민 앞에 진심으로 반성해야한다는 대목에선 심각해지기를 몇 번인가 반복하다보니 혈기가 발동해 손을 들어 발언권을 신청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일을 제대로 하라는 것이지 세비를 반납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회가 공전되면 세비도 받지 않겠다고 한 총선공약은 지켜야한다. 이런 요지로 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기왕에 반납할 거면 깡그리 다 반납합시다! 라는 말로 발언을 끝냈다. 덕분에 동료의원들 사이에 내 별명은깡그리 의원이 됐다. 이번 국회개원협상을 지켜보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의 국회만이 법정 개원일을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매번 늦어지는 국회개원을 강제하기 위한 입법안도 서너건 발의되었는데 이 역시 다른 나라에선 찾아 볼 수 없는 법이라 한다. 국회개원을 볼모로 한 원구성 협상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 시작은 24년전인 제13대 국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제5대 국회에서 12대 국회까지 상임위원장은 다수당이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구조였다. 그러던 것이 제13대 국회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사상 최초의 여소야대 국회가 탄생했다. 이 때문에 여야는 의석수를 바탕으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원구성 협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4년간 단 한 차례도 법정기일 내에 원구성을 마무리짓지 못했다고 하니 더이상 합의만 기대할 수도 없는 듯하다. 현재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호할 수 있는 방안이 대안으로 유력하게 제시되어 당 차원에서 법안 내용을 다듬는 단계에 있다. 즉, 교섭단체 의석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수를 배분하고, 다수당부터 상임위원장직을 먼저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국회 원구성조차 법으로 명문화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반성이 없을 수 없다. 법학통론 맨 앞장에 쓰여 있는 법은 최소한의 것이다라는 경구의 의미가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함진규 국회의원
최근 연예인 차인표씨 부부의 겸손하고 진솔한 삶의 모습과 그 분의 멘토이신 김정하 목사님의 이야기가 사회를 감동시키고 있다. 구두닦이로 컴패션(국제어린이양육기구) 어린이 후원 이야기의 주인공이신 김정하 목사님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비우고 나누는 데에 있습니다. 부자도 나누지 못하면 거지고, 가난한 자도 나누면 부자입니다. 내가 만약 죽어서 수많은 아이들이 살 수 있다면 나는 열 번이라도 죽겠다고 하신 말씀과 차인표씨 부부의 삶의 모습은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며, 자원봉사활동의 동기부여와 정신의 멘토라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이웃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내 어려움처럼 상부상조하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은 가정과 마을과 국가를 지켜 온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러나 고도화된 산업발달로 삶의 질은 향상되었으나 고령화사회, 가정해체 등 사회적 문제는 점점 다양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는 아동, 청소년, 가정, 노인 등 소외계층의 어려운 문제는 개인, 이웃차원을 떠나 국가적 차원에서 공공서비스의 복지분야로 지원되고 있다. 또 공공서비스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복지욕구에 대한 보완 및 사회안전망의 대안으로써 자원봉사 영역의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자원봉사 변화현상을 연구한 학자의 의견을 보면 자원봉사자들이 대부분 활동하는 사회복지기관, 시설 외에 최근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어 가고 있으며, 초중고교와 대학, 기업들이 자원봉사활동을 장려하는 자원봉사 활동의 제도화와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은퇴자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통한 사회참여 증가, 즉 한 개인이 평생 자원봉사 활동을 수행하는 생애체제화 현상으로 자원봉사 참여인구의 양적증가와 참여가능성이 높은 잠재 인구 역시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양적으로는 증가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참여율은 떨어지고 있다. 활동현장을 방문하여 보면 1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처로는 2~3개, 횟수로는 주 3회 이상을 활동하는것을 볼때, 활동연인원은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등록자의 활동 참여율은 떨어지고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게 된다. 이에 센터나 자원봉사지원기구에서는 활동분야에 따른 자원봉사자간 네트워크화나 봉사단으로 그룹화하여 참여동기를 촉진하고 원하는 가치의 자원봉사 프로그램과 전문적 프로그램개발 적극적인 수요처 발굴을 통하여 참여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자원봉사자들도 자신의 시간을 기부한다는 차원의 지속적인 자원봉사 생활화가 이루어지기 바라고, 특히 인천에서 개최되는 2014 아시아경기대회에 대비하여 자신의 기술과 지식, 그리고 시간을 나누는 자원봉사의 삶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황규옥 인천시 연수구 자원봉사센터장
한국인의 술자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안주는 무엇일까? 아마도 삼겹살일 것이다. 소주 한 잔에 노릇노릇 구워진 삼겹살 한 조각을 상추쌈에 싸 한 입 크게 먹을 땐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돼지고기 중 삼겹살에 대한 지나친 편애로 인해 소외받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지방이 적은 뒷다리와 앞다리, 등심, 안심 등이다. 실제 한국육가공협회에서 우리나라 소비자의 돼지고기 소비 성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삼겹살과 목심에 대한 선호도는 무려 93%에 달하는 반면 뒷다리와 등심은 2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 한 마리에서 생산되는 삼겹살의 양은 18% 정도로 미미한 편이다. 수요는 많고 공급 물량은 부족하다 보니 국내 생산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지난해 수입량만 해도 15만5천t에 이른다. 자연스레 가격도 뒷다리 살에 비해 23배 비싸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는 커지고 있다지만 삼겹살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듯하다. 삼겹살의 경우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각각 14.9%, 31.5%인 반면, 뒷다리 부위는 20%, 19.5% 정도로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삼겹살에 대한 편애는 구이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문화 때문이다. 지방 함량이 적은 부위들의 경우 불판에 올려놓고 직접 구워먹으면 뻣뻣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방 함량이 많은 부위인 삼겹살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같은 소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저지방 부위 중 구이용으로 적합한 부위들을 찾아냈다. 꾸리살과 부채살, 주걱살, 홍두깨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경우 구워도 맛이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하며 육즙이 풍부하다. 또 저지방 부위에 적합한 요리법을 찾기 위해 오는 12일 수원하나로마트에서 S라인 몸짱 요리 콘테스트를 열 계획이다. 50여명이 참가하는 이날 행사에서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함량이 낮아 웰빙 삼총사로 알려진 뒷다리와 등심, 안심 등 저지방 부위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인다. 꾸리살과 부채살, 주걱살, 홍두깨살 등 저지방 부위에서 찾은 구이용 부위 시식회도 함께 열린다. 며칠 전 상반기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 삼겹살 보다는 값이 싼 다리살 등 저지방 부위가 많이 팔렸다는 보도를 읽었다. 농촌진흥청은 이같은 소비패턴에 맞춰 착한 가격의 저지방 부위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콘테스트에서 전한다. 국내에서 삼겹살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가 황사철과 휴가철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휴가철에는 지갑도 가볍고, 몸도 가볍게 삼겹살보다 가격이 저렴한 저지방 부위를 먹고 예뻐지는건 어떨까.
필자가 부모교육 강연 중 부모님들께 자녀를 무엇 때문에 키우십니까?라고 약간은 엉뚱한 질문을 하면 잠시 망설인 후, 낳았으니까, 내 자녀니까, 책임감 때문에 또는 사랑하니까라고 대답을 합니다. 모두 옳은 답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고 계신 부모님은 무엇때문에 자녀를 키우고 계십니까? 보통의 사람들은 이성교재를 하며 배우자를 선택하고,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통해 부모가 된다.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산업화된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가족의 구조와 기능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가족형태의 핵가족화, 가족역할의 분화, 부모의 맞벌이 등의 사회활동 참여가 높아짐에 따라 부모가 자신들의 역할을 하기에 전통사회와는 달리 어려움을 겪게 한다. 이에 따라 부모들은 부모로서의 책임을 인식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부모교육은 그 인식과 필요성이 증가되는 추세다. 따라서 부모기를 맞이하였거나 맞이하려는 사람들은 부모교육 혹은 부모역할에 대한 조언을 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자녀양육에서의 부모역할 수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에 대한 요구가 점점 증대되면서 부모교육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부모교육을 종합적으로 정의하면 부모교육은 부모가 자녀에 대한 이해, 부모 자신의 정서와 이해를 증진시켜 자녀에 대한 사고감정행동에 있어서 습관적인 방법을 돌이키는 반성적 사고를 하고, 동시에 자녀를 양육하는 새로운 양육방법과 대화방법, 문제행동수정기법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통해 자녀와의 관계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훈습과정이다. 이와 같이 부모역할의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교육기관이나 제도 또한 아직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부모교육은 무엇때문에 하여야 하는가? 부모교육을 하는 목적은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돕고 지도하는데 필요한 정보 나누기, 기술훈련, 자기인식, 문제해결 등을 익혀서 부모들이 자녀를 잘 지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부모는 자녀를 진정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있기에 체계화된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종합하자면, 자녀가 삶의 안전지대인 부모를 떠나 긍정적인 자아존중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도전하고 성취하는 유능한 사회구성원으로서 타인과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스스로 깨닫고 실행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음을 아는데 있는 것이다. 부모역할은 부모교육으로 배워줘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언제나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특히 우리 한국사람들에겐 여행이 일상화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필자 역시 여행에 대하여 관심은 많았지만 20년 이상 공직생활 때문에 그렇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하지만 퇴직 후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자의건, 타의건 사업상 해외여행에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처음에는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 등 지역별로 다국가를 접하는 방법으로 여행을 하였다. 요즘엔 자신의 취향에 맞는 국가와 도시를 선택하거나 테마별로 여행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실크로드의 귀착지이자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형제의 나라인 터키 이스탄불을 선택했다. 터키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육군 1만5천명을 3차례에 걸쳐 파병하여 780여명의 전사자를 남기면서 그 용맹함을 유감없이 발휘, 우리와는 혈맹이 됐다. 특히 용인 김량장리 전투에서 중공군 2개사단을 물리치고 그 전과로 우리 휴전선의 범위를 달리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요즈음 한국에서도 터키 이스탄불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어 터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터키는 지정학적으로 소아시아(아나톨리아)반도 전부와 보스포루스해협을 끼고 유럽의 발칸반도와 동트라키아 지방에 걸쳐있다. 면적은 우리 남북한의 8배 정도이고 인구는 약 6천500만명이며, 공용어는 한국과 유사한 알타이어 계열인 터키어를 사용하며 수도는 앙카라이다. 주민의 90%는 13세기 중앙아시아에서 건너와 오스만투르크제국을 건설했던 터키인들이다. 터키는 신앙의 자유가 보장돼 국민의 99%가 이슬람교도 중 수니파에 속하는 사실상 이슬람 국가이다. 역사적으로는 고대 오리엔트문명에서부터 그리스 로마 비잔틴 이슬람에 이르기까지 5천년 역사의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동서양 문명이 어우려진융화의 용광로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스탄불에서 우리의 시선을 놀라게 한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 중에서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성 소피아성당 (Hagia Sophia)과 술탄아흐멧사원(Blue Mosque)의 웅장함이었다. 성소피아성당의 내부에서 제국의 문과 데이시스(Deisis) 모자이크(성모와 30대의 젊은 예수의 상)는 당시의 화려함과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웅장함으로 유명하지만 건축물을 받치는 기둥이 없이 그렇게 엄청난 규모의 돔을 올려 개방감의 극대화를 이루었다. 이처럼 터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블루 모스크 양식들은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슬람 문화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터키 이스탄불을 여행해보는건 어떨까. 방용규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장
해마다 7월이 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논개다.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3년 7월7일, 그녀는 2차 진주성 전투에서 승리한 왜군이 촉석루에서 자축연을 벌일 때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유인해 남강에 함께 투신해 순절했다. 19살 꽃다운 나이에 몸을 바쳐 이룬 논개의 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라사랑의 표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시인 변영로는 논개의 분노를 거룩함으로 표현했고, 그녀의 충절을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마음이라고 노래했다. 민족사에 길이 빛날 의로운 죽음으로 추모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논개에게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1976년 우에쓰카라고 하는 한 일본인 건축사가 로쿠스케의 한을 풀겠다며 진주 남강을 찾아 둘의 넋을 건진 후 일본으로 모셔가는 의식을 치루고는 이내 영혼결혼식을 시켰다는 것이다. 논개 추모사업을 통해 한일간 역사적 화해를 도모하겠다는 명분과 함께 말이다. 더욱이 영혼결혼식 이후엔 일본 루쿠오카현 다카와군의 보수원이라는 신사에 논개사당이 건립되었는데 이 곳에 로쿠스케의 영정이 함께 있다고 한다. 영혼결혼식을 통해 논개는 졸지에 원수의 아내로 탈바꿈된 것이다. 본디 영혼결혼식이란 죽은 망자들끼리 결혼하는 것이다. 결혼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청춘남녀의 영혼을 위로하고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을 저승에서나마 이루도록 맺어주는 예식인 것이다. 영혼결혼식을 할 때 한국에서는 망자들도 택일을 하고 사주를 본다. 수십 쌍 사주를 보아도 이루어지는 것은 극히 일부다. 그만큼 더 이루어지기 힘든 것이 영혼결혼식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각기 배우자가 있었던 적국의 남녀를 영혼결혼시킨 일은 용맹스런 자국의 장수가 일개 여성에 의해 죽임을 당해 자존심에 상처가 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상 역사를 왜곡한 것임에 다름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이혼식이 유행한다고 한다. 가족과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잘 헤어지고 각자 새출발해서 잘 살자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는 바로 이혼을 상징하는 개구리 의사봉으로 결혼반지를 함께 내리쳐 찌그려 뜨린다. 개구리를 뜻하는 가에루는 돌아온다는 의미의 가에루와 같은 발음을 가지고 있어 이혼의 상징으로 쓰인다. 사랑이 빠진 강제된 영혼결혼식을 통해 애국자 논개가 자신이 처단한 적장 로쿠스케를 사랑한 것처럼 왜곡된 것도 억울한 일이지만, 조국의 원수를 갚고 자존심을 찾겠다고 자기 나라 장수를 죽인 타국의 여인을 국경을 넘은 로맨스의 주인공쯤으로 여기는 우에스카의 소행은 심판받아 마땅하다. 바로 가에루 개구리 의사봉이 내리치는 영혼이혼식을 통해서 말이다. 염 상 덕 수원문화원장
1998년 7월 6일 잠수함에 탑재돼 적의 수상 함정이나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중어뢰 백상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가격은 1발당 9억5천여만원이다. 당시 실전 배치돼 있는 일부 209형 잠수함은 1발당 22억원에 달하는 독일제 어뢰 수트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개발로 모두 2천여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백상어는 수트가 잠수함에서 선으로 유도하는 유선 유도 방식인데 비해 적 함정의 소리를 스스로 추적해 공격하는 첨단 능동형 음향 호밍 어뢰이다.
공공도서관이 시작된 후 도서관은 남녀노소, 빈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에게 개방된 명실상부한 소통의 중심지대로 자리매김 해 왔다. 우리나라도 잠시 공부방으로 전락한 시절이 있었지만 문화소통의 거점이자 책을 바탕으로 한 지식, 지혜의 나눔의 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 어느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집에서도 얼굴 한 번 부딪치기 힘든 어르신과 어린 아이들의 눈맞춤이 매주 책읽어주기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진다. 관심사만 같다면 동아리를 통해 신분과 나이는 쉽게 파괴되며 열띤 독서토론도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인문학 열풍이 불어오면서 야간에 나이 든 분들과 청소년들이 클래식에 대해 서로의 관심사를 나눈다. 내부에서만 아니라 도서관은 지역에 있는 문화 ,예술, 교육 분야 등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지역민과 더 친밀해질 수 있는 소통의 길을 지속적으로 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서도 활발히 고객들과 소통에 힘쓰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그 매개로 책을 이용하는 지혜는 도서관이 지닌 소통의 기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량의 컨텐츠를 보유한 도서관은 배려에 있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보소외로 인해 사회에서 멀어진 장애인, 다문화가족, 미혼모 등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사회 중심으로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들 주변엔 상처 입은 이들이 너무도 많다. 도서관은 이들이 물질적 따스함보다 정신적 따스함으로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직접 찾아가서 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보 활용교육, 영화 상영, 독서치료 등 완전하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부족함을 메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쩌면 숨어서 세상을 보는 이들에게 세상 보는 창을 좀 더 크게 내어 드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도서관은 이제 소통과 배려에 더불어 교감의 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일방향식의 소통이 아닌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어린이에겐 연령별 맞춤형 책읽기와 체험활동, 주부들에겐 동화 구연 강의, 직장인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와 동아리 활동,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서툰 중도입국청소년들에겐 한국어교육과 병행 문화체험을 지원하고 있다. 미리 짜여진 틀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가는 함께 하는 도서관으로 변모하고 있다. 소통, 배려, 교감의 아이콘 도서관은 미완성이자 현재진행형이다. 도서관과 이용자들이 긴밀하게 함께 소통할 때 완성형으로 더 다가갈 것이다. 배창섭 인천 율목도서관장
며칠 전 어느 분이 쓰신 글에서 따슨 밥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순간 왠지 심한 허기를 느끼며 오래전 어머님께서 학교에서 돌아오는 내 언 손을 잡고 호호 불어 주시며 이불 속에서 꺼내 주시던 따슨 밥이 생각났다. 아~ 밥. 가난하여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던 그 시절, 당신은 굶으시면서도 못난 막내 아들을 위해 주발에 고봉으로 담은 밥 한그릇을 명주 이불속에 넣어 두시고 기다려 주시던 어머니. 성장하면서 어머니가 지으시는 가마솥에서는 남몰래 흘리시는 눈물만큼이나 진한 밥국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 비로서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호승님의 밥값이라는 시이다. 시인도 나만큼이나 어머님의 속을 썩였을까? 어려서는 노느라 정신이 팔려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직장을 그만두고 놀 때는 가끔 전화로 애비냐? 끼니 떨어지지 않았냐? 하시던 어머니. 나도 지옥에 한번 다녀와야 짐승처럼 꼴값을 안하고 밥값을 할듯 하다. 지난 5월29일은 어머님이 돌아가신지 5주기 되는 날이었다. 피치못할 산행약속이 있어 5일 빠른 아버님 기일에 어머님 제사까지 한꺼번에 모시고 산행을 다녀왔다. 산행은 즐거웠지만 뭐가 그리 고단했던지 돌아와 정신없이 떨어져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에 인천으로 출발하려는데 아내가 밥상을 차려 놓았다. 당신, 이 밥 드시고 가세요. 어제 어머님 기일이라 내가 밤 11시30분에 따신 밥 한그릇 올렸어요. 고맙고 미안했다. 5년 전, 당신 돌아가시고 춘천으로 돌아와 방에 있는데 아내가 형수님과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다. 형님~, 응, 동서 고생 많았어!, ., 왜 그래?, 네, 그냥 어머님 보고 싶어서요. 목놓아 흐느끼는 아내의 어깨를 잡으며 나도 장례식에서 참고 참았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살아생전 아내를 작은애는 꼭 전인화처럼 이쁘고 착하구나 칭찬하시며 대견해 하시던 어머니. 그때는 그 사랑을 몰랐었는데. 어느새 어머니는 아내의 어머니가 되고, 아내는 또 다른 나의 어머니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 오늘 나는 참으로 목 메인 밥을 먹었다. 김남윤 한국폴리텍Ⅱ대학 남인천캠퍼스 교양학과 교수
한 때 지구는 인구폭발로 재앙이 불어 닥칠 것이라고 떠들썩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프리카 저개발국들을 제외하면 산업인구의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 60세가 되면 장수하였다하여 환갑잔치를 풍성하게 마련하던 것도 옛말이 되었고, 2040년 즈음엔 일부 지역에선 환갑이 평균나이보다 밑도는 나이가 된다고 한다. 노인에 속하는 법적연령이 65세이지만 대부분의 생각은 70세는 되어야 노인대접을 받는다한다. 산업인력의 감소, 부양능력의 한계 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인지라 국가예산의 3할 이상이 복지예산으로 투여되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그러다보니 법적, 제도적인 장치가 갖추어진 민간단체에 그 역할을 일부 기대게 되는 것이다. 많이 소유한 자가 어렵고 소외된 이들에게 베풀던 시혜나 온정의 도움으로 시작된 나눔이 현재에 이르렀고, 요즘은 자원봉사나 여러 기부 등도 통틀어 나눔이라는 의미로 귀착되고 있다. 최근 재능의 기부가 특히 돋보인다. 현금이나 물품을 나누어 주는 것만 기부로 여기던 인식이 바뀌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것도 기부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변호사의 무료변론, 의료계의 무료시술, 군경들이 지역아동들 위해 지원하는 자원교사, 연예 스포츠 스타들의 무료이벤트공연 등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들도 져야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특히 공기업은 기업평가에 사회공헌 부문이 있어 필수이니 사회 공헌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펴고 있기는 하다. 문제는 이러한 이익의 사회 환원에 얼마나 진정성을 내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환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 계획없는 중복지원으로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을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오너들이 회사의 이익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소유한 자산의 일부도 기부하는 문화가 이미 발달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가진 자들의 도덕적 의무로 인식되기를 기대해보지만 아직은 요원하다. 공동모금회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라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당연하고 일반적인 흐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나 혼자 잘 사는 것보다 이웃과 더불어 행복을 나누는 것이 건강한 미래사회이다. 나아가 잘 사는 나라가 못 사는 나라를 끌어안으며 공존하는 것이 평화로운 지구를 지켜가는 방법은 아닐까. 가까이는 배고픈 이웃과 나누고, 멀리는 세계의 기아와 빈곤 퇴치를 위하여 나누는 것. 그것이 세상을 구하는 작은 힘이다. 강학봉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난 TV 프로그램 중 동물관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동물들의 최대 관심거리(본능)는 생명연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식량이다. 맹금류인 사자나 호랑이는 힘이 세고 빨라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뿜으며 먹이를 낚아채지만 오래 달리지를 못한다. 반면 육식동물의 먹이가 되는 초식동물들은 각자 체득한 방식대로 육식동물로부터 자신을 지켜가며 살아간다. 그들의 생존방식은 동물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수억년 동안 목숨을 담보로 생존환경에 따라 개선된 방식이다. 상품이 유통되는 전통시장이나 대형유통센터도 동물의 생존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이나 유통센터는 여러명의 상인들과 그들이 유통시키는 상품, 그 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로 이루어진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동물들이 먹이를 먹고 그 먹이로 인해 에너지를 얻어 활동하듯이 시장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들이 들고 날며 시장을 채우고, 소비자들은 하루하루 계절과 유행에 따라 변해가는 상품들을 사기 위해 시장을 이용한다. 그러나 대형유통센터가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며 유통시장에 젖어들어 왔음에도 우리의 전통시장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의 생존방식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 이제라도 전통시장은 자신들만의 생존방식을 찾아야 한다. 전통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아내에게 왜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지 물은 적이 있다.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조금 불편하지만, 싸고 싱싱하기 때문이란다. 전통시장은 싸고 싱싱하며 식재료들이 그날그날마다 바뀌며 진열된다. 대형유통센터는 이것저것 한꺼번에 사기에는 편할지라도 순환이 빠르지는 않다. 전통시장은 산지 농민조합, 생산자조합 등과 직거래 방법을 개발해 싸고 싱싱한 물건을 당일 유통시킴으로써 떠나가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아야 한다. 동일한 질의 물건 중 싼 것을 찾는 것은 소비자의 본질임을 잊지 말고 이점을 존중하며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역으로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우리나라는 경쟁국들보다 앞서기 위해 세계 각국과 무역협정을 맺고 있다. 앞으로는 시장전반에 걸쳐 거센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농산물 분야가 그렇다. 그 한가운데 우리의 전통시장이 서있다. 우리 전통시장의 경쟁상대는 이제 대형쇼핑몰뿐 아니라 전세계일 수도 있다. 얼마 전부터 시행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제한의 효과가 전통시장으로 옮겨가지 않는다는 것과 그 제도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오는 현 시점에서 우리의 사라져가는 전통시장만이 가진 강점, 흉내 낼 수 없는 유통구조와 소비자들의 신뢰 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윤건모 수원시 팔달구청장
내 고향 남양 오리정 길가에는 큼직한 대리석 비 하나 서있다. 남양부사윤계순절비(南陽府使尹棨殉節碑)이다. 어릴 적 아버지는 몇 번이고 일러주셨고,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은 충신의 고장이라며 자랑을 하셨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임금님은 남한산성으로 몽진(蒙塵)하였으나, 청나라 군사들이 성을 포위하고 이웃 고을을 약탈했다. 이 때 이 고을 남양부사는 군병을 불러 모아 맞대결을 하였지만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궤멸되자 관아의 뜰 아래 두 개의 깃발을 마주 세워놓고 대청마루에 팔짱을 끼고 앉아 산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적장이 무릎을 꿇으라고 다그치자 머리가 잘릴지언정 무릎은 구부릴 수 없다(頭可截膝不可屈), 죽을지언정 너희 오랑캐를 따르지 않겠다. 왜 빨리 죽이지 않느냐(死不汝從胡不速殺)며 호통을 치셨다. 적병은 더욱 성이 나서 마침내 창을 어지럽게 휘둘러 몸에 살 한 점도 없이 하였으나, 꾸짖기를 계속하자 적이 혀를 잘라 공(公)은 순국하시었고, 현리(縣吏), 관노(官奴), 가복(家僕)까지도 다 함께 순국하였다. 공의 자는 신백(信伯)이요 본관은 남원(南原), 할아버지 윤섬(尹暹)은 임진왜란 때 상주(尙州)에서 순국하셨고, 아우 윤집(尹集)은 삼학사의 한 분으로 청나라에 잡혀가 죽임을 당하였다. 공은 효심과 우의가 두텁고 지극하여 집안을 잘 단속하였으며, 벼슬에 올라서도 오직 평온하고 조용하여 충성된 마음이 간절하고 지극하셨다. 수라상을 맡은 관리가 아무런 준비가 없을 것을 염려하여 진수(珍羞)를 진달(進達)하려 하였으나 세 번 모두 되돌아오자, 그 때부터 입에 어육(魚肉)을 대지 않으셨다. 효종은 한 집안에 충신 세분이 있는 것은 매우 귀한 일이라 하셨고, 현종은 현리(縣吏) 등 5인들에게 증직(贈職)하시고 자손에게 부역을 면제해 주셨고, 읍인(邑人)들도 공의 충의를 잊지 못하고 비석을 세우려고 글을 청하였다. 생각해보니 충의한 성품은 하늘로부터 균일하게 받은 것으로 성현(聖賢)이나 길 가는 사람이지만, 그 마음을 온전하게 지니는 사람은 드물건만 공만은 배운 바가 바르고 수양한 바가 깊어서 이와 같이 간직하였도다. 신하들의 진청(陳請)과 두 분 임금님의 포숭(褒崇)과 읍인 들의 추모가 어울려 그렇게 하기를 바라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고, 그리 하라고 한 바도 없는데 그렇게 하였다(亦所請不期然而 無所爲而爲者矣)는 말과 같이 되었구나. 우암선생(尤菴先生)이 지으신 비문이다. 임들의 하나 같은 충성심에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 송홍만 법무사
낮 기온 30℃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이다. 바야흐로 떠나고 싶은 계절, 여름이다. 예년에 비해 빨리 온 더위로 휴가 계획을 세우는 손길들이 바빠졌다. 1년 중 딱 한 번 주어지는 휴가! 여행계획을 짜면서 사람들의 마음은 설레임으로 가득 찬다. 요즘 여행 트렌드인 걷기와 체험, 환경과 먹거리를 경험하는 것도 놓칠 수 없다. 이렇게 최근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그린 투어리즘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여행지로 우리 농촌마을이 뜨고 있다. 각각의 마을마다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취향 따라 골라가는 재미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농촌마을로 향하고 있다. 도로에서 버리는 시간이 아깝다면 경기도 지역 내 농촌마을로 떠나보자.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용문산 자락 보릿고개 마을은 가난한 시절 먹었던 보리개떡과 꽁보리밥 등을 슬로푸드로 되살려 건강한 장수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마을에서 생산한 콩을 맷돌로 갈아 가마솥 순두부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5일장인 용문장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신비의 늪, 우포 가시연꽃마을은 풍경이 장관이다. 멸종위기 식물인 가시연꽃 군락이 2m의 거대한 잎으로 늪을 뒤덮고, 그 잎을 뚫고 나와 자주색 꽃이 핀다. 갈댓잎 배 띄우기, 풀피리 연주, 풀잎 화살 쏘기 등 풀잎생태놀이는 초중학생들에게 인기다. 도선국사가 터를 닦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전남 광양 도선국사마을은 광양의 명물, 매실을 이용한 음식이 별미다. 매실백김치 등 다양한 매실음식을 맛볼 수 있고, 풍수지리상 명당에 위치해 다도에서 손꼽는 찻물로 유명한 사또약수터가 자리하고 있어 계절에 따라 만드는 차(茶)를 시음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새콤한 유자향과 바다내음이 어우러진 경남 남해 해바리마을에서 즐기는 바다체험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난다. 한밤 중 썰물에 횃불을 들고 나가 게와 낙지를 잡는 홰바리와 낮 시간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개바리 체험은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해준다.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고 다른 휴양지와 비교했을 때 손색없는 농촌마을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농촌이 활기를 띄고 있다. 농가소득이라는 경제성을 넘어 농촌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멋과 맛, 흥을 느끼는 문화적 공간으로 진정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땀과 정성으로 일군 땅, 넘치는 정이 존재하는 농촌은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가 지키고 알려야 하는 소중한 환경이다. 뜨거운 여름, 어디로 갈까 고민 중이라면 진정한 쉼표가 있고 재밌는 놀이가 기다리는 농촌마을로 떠나보는건 어떨까. 라승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2010년 6월 선거의 쟁점은 인천시의 천문학적 부채문제였다.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재정파탄의 주범으로 안상수 시장을 지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상수 시장이 연임한 8년 사이 인천시와 산하기관의 부채는 2002년 6천462억원에서 2010년 거의 10조원에 다다랐다. 결국 선거는 송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그 역시 같은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송 시장은 인천시의 재정이 매우 어려운 상태에서 시장직을 맡았다. 현실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과시용 행사들을 과감히 정리했어야 했다. 그러나 전 시장의 행보를 바로잡지 못하고 그대로 밟았다. 세계도시축전, 월미 은하레일 건설은 전임 시장의 대표적인 실책이었다. 세계도시축전은 적자 규모가 100억원대이며 축전 개막에 맞춰 건설하려던 은하레일은 853억원을 들여 건설했지만 부실공사로 최근 6억원을 더 들여 안전성 검증에 나서겠다고 한다. 아시안게임과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문제는 전임 시장을 우려먹기엔 이제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인천도시철도는 400억원의 손해를 보며 완공을 2년 연기한다고 발표했지만 서구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아시안게임 예산을 알아서 하겠다던 인천시는 이제서야 국비 예산을 받기 위해 노력중이다. 지난 19일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 국비 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초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현재 경기장 30%, 도로건설 50%의 지원비를 경기장 75%, 도로 70%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3천814억원이었던 국고 보조금이 1조 1천371억원이 되는 것이다. 한시름 놓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안심만은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가 짙다했다. 국제행사를 치룬다는 것은 그 영광만큼 짊어져야 할 짐이 많다. 먼저 아시안게임을 치렀던 부산은 경기장 관리비만 연간 170억원이 들어간다. 부산보다 5개 많은 17개의 경기장을 건립해야하는 인천시는 경기장 관리비만 연간 3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의 교육, 경제, 문화 분야의 사업이 모두 정지되어 있다. 인천시는 정부의 도움을 받아 급급하게 아시안게임을 치루기만하면 끝이 나는 것이 아니다. 송 시장은 아시안게임의 후폭풍을 대비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이후 들어갈 경기장 유지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갚아야 할 돈은 어디에서 충당할 것인지 시민들과 논의해야한다. 더이상 시민들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듯이 세금을 퍼 나를 순 없지 않은가. 김성철 ㈔인천산업진흥협회장
아파트 베란다 넘어 대나무의 자태가 푸르다 못해 찬란하고 창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초여름 볕은 유난히도 눈부셔 마음 설렘을 주체할 수 없다. 이럴 때면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은 아련하고도 애잔함이 온몸을 휘감으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수많은 사연을 담은 그리움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그 옛날 아지랭이 따라 호흡하고 개나리 꺾어 온통 노란빛으로 장식했던 어린 시절 내 꿈의 삶터, 지금은 부르기만 해도 시려오는 아버님, 겨우내 얼었던 얼음 거둬내고 시냇물에서 고기들과 노닐다 버들피리 만들어 내가 만든 나만의 화음 내고 노란 배추 순으로 허기를 달랬던 파란 추억. 자연의 품안에서 꿈과 사랑이 있었던 그곳이 그립다. 초등학교 운동장 모퉁이에 제일 먼저 봄을 알리던 백옥처럼 하얀 목련꽃, 그들도 함께 놀던 동무였다. 지금도 변함없이 등교하는 개구쟁이들을 반겨주고 있는지, 그곳에 가고 싶다. 봄소풍이었던가? 어쩔 수 없이 내 등에 업혀 개울가를 건넜던 소녀, 초등학교 졸업 후 가난 때문에 일 찾아 떠났던 그녀의 안부가 아리도록 궁금하다. 한 여름밤 온 사방을 수놓았던 수많은 반딧불은 참 아름다웠다. 밤이 깊어지면 어머니 품에 안겨 쏟아질듯 한 별을 보면서 옛 이야기 듣던 날들, 여름방학 때면 친구들과 바닷가 근처로 소 먹이러 가 실컷 멱 감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질 무렵이면 조급한 마음으로 찾아나섰다가 흩어지지 않고 함께 모여있는 녀석들을 보면 얼마나 반가웠던지, 커다란 눈망울에 워낭소리 내던 그 녀석들이 보고 싶다. 가을이면 먹을 것도 풍성하고 많았다. 지천에 널려 있는 것이 감이고 밤이며 또 미처 다 알지 못하는 수많은 열매들 그러나 우리는 골라 먹을 수 있었다. 오솔길 따라 한없이 늘어서 한들거리던 코스모스 모습은 마치 막내딸 시집 보내고 돌아오는 부모님의 마음처럼 쓸쓸하고 스잔한 느낌이었다. 이런 마음을 늘 함께 동무해 달래주던 친구 복일이가 그립다. 이렇게 어린날의 추억들이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다가설 수 있음은 자연 속에서 서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순수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내 삶터 광명, 도덕산과 구름산에서 만들어 내는 행함들이 먼훗날 알알이 그리움으로 남겨지길 노력할 것이다. 요즘 경기도의회의 원구성에서 내거티브 등으로 빚어지는 많은 갈등과 서로에 대한 미움들이 우리 의원들의 냉철하고 슬기로움으로 잘 극복되어 시간이 지난 언젠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이제 천자춘추를 마감하면서 많은 분들의 격려를 가슴에 담고 이 또한 그리움으로 기억될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으면서 감사로써 마치고자 한다. 김경표 경기도의원
기업의 유일한 책임은 경제적 이익을 내는 것이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말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와 같은 정신으로 최대의 이윤, 최고의 효율성을 목표로 경쟁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기업들은 무조건적인 이익만을 추구할 수 없게 됐다. 기업은 그 존재가 독립된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체들과의 끊임없는 관계로 맺어져 있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의 최고의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기업의 올바른 사회적 기여, 즉 사회공헌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근간을 구축하는 공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위해 특성을 살려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도 희망리플레이(Replay)라는 이름 아래 사회공헌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삶의 희망을 찾고 재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주력을 두고있는 희망리플레이는 금융소외계층과 서민들이 삶의 희망을 다시 보고, 인생에 재도전을 의미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캠코는 4대 핵심영역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첫째 기초생활 나눔은 취약계층 생활지원을 위하여 장학금 지원 사업, 생필품 정기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둘째로 금융소외계층 신용교육, 청소년, 대학생 경제교육을 실천하는 신용지식 나눔 활동을 진행한다. 셋째는 자활기회 나눔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행복잡이 지원, 사회적 기업 활성화, 금융소외계층 채용 및 취업 알선 등의 활동을 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문화역량 나눔을 통해 취약계층의 문화 향유 지원과 문화체험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캠코는 사회공헌전담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기존의 봉사단을 새롭게 재편성해 공익을 위하여를 뜻하는 프로보노(Pro Bono Publico)를 딴 희망프로보노봉사단을 발족하였다. 이는 전 임직원들 자신이 보유한 전문지식, 기술, 자문능력을 활용하여 본인의 적성에 부합하는 봉사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부금을 통한 불우이웃 지원, 복지시설 방문 등은 이미 일반화된 사회봉사활동이 됐다. 물론 이러한 활동들 역시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위해 필요하지만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 홍보나 우수한 경영평가 성적을 위한 단발성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업과 사회, 국민과 기업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캠코를 비롯한 공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이 각각의 특성을 활용해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캠코의 희망리플레이는 재활의지를 가진 금융소외계층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되고 있다. 김양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최근 들어 언론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화두로 학교폭력과 청소년들의 자살문제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고민하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고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등 학교가 신음하고 있다. 자살과 같은 행위는 대부분 개인의 정신적 문제이고, 폭력은 개인의 윤리적 결함 때문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며 그 시각 또한 맞는 말이다. 하지만 폭력과 자살의 문제가 과연 개인적인 문제로 보는 것이 전부일까? 아마도 모두가 그것만은 아니라고 여길 것이다. 비슷한 형태의 문제들이 반복되며 전염병처럼 번진다면 그것은 사회구조적인 원인이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원인이나 위험요인을 찾아 차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에서는 청소년들의 인성과 인권감수성 등의 공감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것의 기본은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발전되어 남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발전 시켜가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소중하단다. 그렇기에 너희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서로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고 교육하면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그런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주고는 있는지 자문해본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그들의 변화만을 요구해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 문제를 바라보면서 빈곤의 문제와 거의 유사하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사람들은 흔히 빈곤에 대해 두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개인적 문제로서 천성적이고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과 하나는 사회적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도 거의 일치한다라고 봐야한다. 개인적인 변화와 함께 사회적인 변화도 동반해야 한다는. 학생인권조례처럼 개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차츰 우리 아이들을 위한 사회적인 노력들이 더욱 많아 져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장하준 교수님의 쪽지에 적힌 말로 마무리 해본다.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100년 전에 여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하면 감옥에 집어 넣었습니다. 50년전에 식민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테러리스트로 수배 당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지부장
요즈음 소통(疏通)이 세간의 화두로 많이 등장한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소통이 잘 안 되어 갈등이 심각하다고 걱정이 많다. 갈등지수가 OECD 국가들 가운데 네번째로 높다고 한다. IT 강국으로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대한민국이 아닌가?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 사건을 생각해본다. 한 족속이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이며, 또 한 뜻을 가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탑을 쌓아갈 때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함으로써 탑을 무너뜨렸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 언어가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과 서로간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이며 한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며 강조해왔다.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대간 계층간 등 소통이 잘 안된다고 아우성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바벨탑이 무너진 이유가 단지 언어를 혼잡하게 했기 때문일까? 뜻을 같이한 그들에게 언어를 혼잡하게 함으로써 신뢰가 무너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말에도 신뢰가 따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고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소통부재의 해결방법 중 하나로 많은 말보다 신뢰있는 말을 통하여 뜻을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하나 단일민족으로 민족주의가 강한 우리나라가 세계화 국제화시대가 되면서 외국인 근로자, 국제결혼 이민자, 유학생 등이 국내로 유입되어 지금은 다인종다민족이 공존하는 다문화사회가 되었다. 다문화가정 100만 시대를 넘은지도 오래다. 그렇다면 다인종다민족다문화시대의 소통은 어떻게 해야할까? 한마디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와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화이부동은 공자가 논어 자로(子路)편에서 君子는 和而不同하고 小人은 同而不和하다고 말한 데서 비롯된 사자성어이다. 군자와 소인을 비교하여 군자는 남과 조화를 이루나 남과 같아지지는 않으며, 소인은 남과 같은 척 하지만 실제로는 남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화이부동은 평화와 공존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다름과 틀림에 대한 분별을 요구한다고 본다. 민족주의의 뿌리가 강하지만 누구나 인정해야하는 다문화시대에 있어서 우리와 문화가 틀린다고 생각하여 차별하며 같아지기를 강요하기보다는 화이부동의 자세로 문화가 다름을 인정이해하고 배려하여 사회통합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문화가족들의 외침이다. 다름이 틀림이 아니다! 정정순 사회통합위원회 경기지역협의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