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소통·배려·교감의 아이콘 ‘도서관’

공공도서관이 시작된 후 도서관은 남녀노소, 빈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에게 개방된 명실상부한 소통의 중심지대로 자리매김 해 왔다.

우리나라도 잠시 공부방으로 전락한 시절이 있었지만 문화소통의 거점이자 책을 바탕으로 한 지식, 지혜의 나눔의 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 어느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집에서도 얼굴 한 번 부딪치기 힘든 어르신과 어린 아이들의 눈맞춤이 매주 책읽어주기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진다. 관심사만 같다면 동아리를 통해 신분과 나이는 쉽게 파괴되며 열띤 독서토론도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인문학 열풍이 불어오면서 야간에 나이 든 분들과 청소년들이 클래식에 대해 서로의 관심사를 나눈다. 내부에서만 아니라 도서관은 지역에 있는 문화 ,예술, 교육 분야 등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지역민과 더 친밀해질 수 있는 소통의 길을 지속적으로 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서도 활발히 고객들과 소통에 힘쓰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그 매개로 책을 이용하는 지혜는 도서관이 지닌 소통의 기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량의 컨텐츠를 보유한 도서관은 배려에 있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보소외로 인해 사회에서 멀어진 장애인, 다문화가족, 미혼모 등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사회 중심으로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들 주변엔 상처 입은 이들이 너무도 많다. 도서관은 이들이 물질적 따스함보다 정신적 따스함으로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직접 찾아가서 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보 활용교육, 영화 상영, 독서치료 등 완전하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부족함을 메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쩌면 숨어서 세상을 보는 이들에게 세상 보는 창을 좀 더 크게 내어 드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도서관은 이제 소통과 배려에 더불어 교감의 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일방향식의 소통이 아닌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어린이에겐 연령별 맞춤형 책읽기와 체험활동, 주부들에겐 동화 구연 강의, 직장인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와 동아리 활동,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서툰 중도입국청소년들에겐 한국어교육과 병행 문화체험을 지원하고 있다. 미리 짜여진 틀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가는 함께 하는 도서관으로 변모하고 있다.

소통, 배려, 교감의 아이콘 ‘도서관’은 미완성이자 현재진행형이다. 도서관과 이용자들이 긴밀하게 함께 소통할 때 완성형으로 더 다가갈 것이다.

배창섭 인천 율목도서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