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술자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안주는 무엇일까? 아마도 삼겹살일 것이다. 소주 한 잔에 노릇노릇 구워진 삼겹살 한 조각을 상추쌈에 싸 한 입 크게 먹을 땐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돼지고기 중 삼겹살에 대한 지나친 편애로 인해 소외받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지방이 적은 뒷다리와 앞다리, 등심, 안심 등이다. 실제 한국육가공협회에서 우리나라 소비자의 돼지고기 소비 성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삼겹살과 목심에 대한 선호도는 무려 93%에 달하는 반면 뒷다리와 등심은 2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 한 마리에서 생산되는 삼겹살의 양은 18% 정도로 미미한 편이다. 수요는 많고 공급 물량은 부족하다 보니 국내 생산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지난해 수입량만 해도 15만5천t에 이른다. 자연스레 가격도 뒷다리 살에 비해 2∼3배 비싸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는 커지고 있다지만 삼겹살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듯하다. 삼겹살의 경우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각각 14.9%, 31.5%인 반면, 뒷다리 부위는 20%, 19.5% 정도로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삼겹살에 대한 편애는 구이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문화 때문이다. 지방 함량이 적은 부위들의 경우 불판에 올려놓고 직접 구워먹으면 뻣뻣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방 함량이 많은 부위인 삼겹살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같은 소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저지방 부위 중 구이용으로 적합한 부위들을 찾아냈다. 꾸리살과 부채살, 주걱살, 홍두깨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경우 구워도 맛이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하며 육즙이 풍부하다.
또 저지방 부위에 적합한 요리법을 찾기 위해 오는 12일 수원하나로마트에서 ‘S라인 몸짱 요리 콘테스트’를 열 계획이다. 50여명이 참가하는 이날 행사에서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함량이 낮아 웰빙 삼총사로 알려진 뒷다리와 등심, 안심 등 저지방 부위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인다. 꾸리살과 부채살, 주걱살, 홍두깨살 등 저지방 부위에서 찾은 구이용 부위 시식회도 함께 열린다.
며칠 전 상반기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 삼겹살 보다는 값이 싼 다리살 등 저지방 부위가 많이 팔렸다는 보도를 읽었다. 농촌진흥청은 이같은 소비패턴에 맞춰 착한 가격의 저지방 부위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콘테스트에서 전한다.
국내에서 삼겹살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가 황사철과 휴가철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휴가철에는 지갑도 가볍고, 몸도 가볍게 삼겹살보다 가격이 저렴한 저지방 부위를 먹고 예뻐지는건 어떨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