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세상을 구하는 작은 힘

한 때 지구는 인구폭발로 재앙이 불어 닥칠 것이라고 떠들썩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프리카 저개발국들을 제외하면 산업인구의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

60세가 되면 장수하였다하여 환갑잔치를 풍성하게 마련하던 것도 옛말이 되었고, 2040년 즈음엔 일부 지역에선 환갑이 평균나이보다 밑도는 나이가 된다고 한다. 노인에 속하는 법적연령이 65세이지만 대부분의 생각은 70세는 되어야 노인대접을 받는다한다.

산업인력의 감소, 부양능력의 한계 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인지라 국가예산의 3할 이상이 복지예산으로 투여되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그러다보니 법적, 제도적인 장치가 갖추어진 민간단체에 그 역할을 일부 기대게 되는 것이다.

많이 소유한 자가 어렵고 소외된 이들에게 베풀던 시혜나 온정의 도움으로 시작된 나눔이 현재에 이르렀고, 요즘은 자원봉사나 여러 기부 등도 통틀어 ‘나눔’이라는 의미로 귀착되고 있다.

최근 재능의 기부가 특히 돋보인다. 현금이나 물품을 나누어 주는 것만 기부로 여기던 인식이 바뀌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것도 기부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변호사의 무료변론, 의료계의 무료시술, 군경들이 지역아동들 위해 지원하는 자원교사, 연예 스포츠 스타들의 무료이벤트공연 등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들도 져야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특히 공기업은 기업평가에 사회공헌 부문이 있어 필수이니 사회 공헌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펴고 있기는 하다. 문제는 이러한 이익의 사회 환원에 얼마나 진정성을 내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환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 계획없는 중복지원으로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을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오너들이 회사의 이익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소유한 자산의 일부도 기부하는 문화가 이미 발달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가진 자들의 도덕적 의무로 인식되기를 기대해보지만 아직은 요원하다.

공동모금회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라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당연하고 일반적인 흐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나 혼자 잘 사는 것보다 이웃과 더불어 행복을 나누는 것이 건강한 미래사회이다. 나아가 잘 사는 나라가 못 사는 나라를 끌어안으며 공존하는 것이 평화로운 지구를 지켜가는 방법은 아닐까. 가까이는 배고픈 이웃과 나누고, 멀리는 세계의 기아와 빈곤 퇴치를 위하여 나누는 것. 그것이 세상을 구하는 작은 힘이다.

강학봉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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