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경로당 어르신을 대상으로 욕구조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연령별로 욕구에 대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60대 어르신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충분히 일할 수 있는 건강과 체력이 있는데 일자리가 없다고 한탄하고 계셨다. 70대 어르신들은 대부분 외로움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났다. 혼자되신 경우가 많고 자녀의 바쁜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로 인해 어르신을 외롭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80대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건강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났다. 아프지 않으면 살겠는데 온몸이 아파 견딜 수가 없고 혹시나 자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시는 모습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졌다.
10년이 지난 요즘 다시 욕구조사를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60대 어르신은 스스로 노인임을 인정하지 않으시고 70대 어르신은 일자리를 요구하시고 80대 어르신은 건전한 여가생활을 위한 욕구를 강하게 표현하실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노인을 평가하는 것은 이미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전략은 미래를 예측하면서 계획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경기도는 노인 인구 100만명을 돌파했다.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으로 ‘건강 100세 프로젝트’를 지난 9월8일 사회복지의 날을 기념하여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그동안 추진해온 고령화 대책 관련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다만 10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가정에게 효행장려 및 확산을 위해 효도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삽입되어 있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얼마 전 일본TV 뉴스에서 100세 이상의 고령자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가 수당을 받기 위해 100세 이상의 어르신에 대한 사망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100세 어르신의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게 제기될 수도 있다.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맞이하도록 국민건강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복지예산을 최소화 시키고 부족한 사회적 인력을 확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일에 더 이상 인색하지 말아야 하겠다. 고인정 경기도의원·道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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