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는 당신

우리는 무한경쟁 시대의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모두 “바쁘다”만을 외치고 있다. 그러기에 남을 배려하고 남을 이해하려는 것에 어느 순간부터 인색해 왔다. 그렇다면 닫힌 우리의 마음을 열어 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스포츠를 즐기면서 땀을 흘리고 협동하는 마음을 나눈다면 마음이 약간은 열리지 않을까? 스포츠는 혼자서도 즐길 수는 있지만 혼자하는 스포츠는 지루해 보람과 지속성을 가질 수가 없다. 사람들과 어울려 땀 흘리며 울고 웃는 스포츠의 과정에서 기쁨과 정은 무한히 샘솟아 날 수 있다. 또한 스포츠의 매력은 각본 없는 드라마와 같은 감동을 수도 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생사를 걸고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오르는 산악인의 모습과 세계를 감동시킨 김연아의 모습,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선수가 된 스포츠 영웅들은 우리에게 많은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

 

우리 축구의 메신저 박지성의 축구 인생에서 히딩크와의 인연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박지성은 자신의 일생을 바꾸어 놓은 순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를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가 바로 히딩크 였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박지성은 내성적인 성격을 갖게 되며 매사에 적극적이지도 능동적이지도 못하였다. 처음 히딩크에 발탁돼 첫 경기는 10분 뛰고 다음에는 20분, 그 다음에는 전반 그리고 전 경기 출장의 기회를 가졌으나 한 순간에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잃어 락커룸에서 풀 죽어 있는 지성에게 통역을 대동하고 히딩크가 나타나 한 말이 “너의 정신력은 아주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바로 박지성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간 것이다. 이때 박지성은 누군가 자기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노력해 인생을 한 순간에 바꿔 지금의 박지성이 된 것이다.

 

박지성은 이렇듯 자신은 아주 나약하고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던 순간에 자기를 알아봐 주는 히딩크의 눈이 자신을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해준 것라고 말한다. 아주 사소한듯 하지만 나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히딩크의 눈이 동양의 한 선수를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냈듯 조금만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험난해져 가는 사회에 있어 서로에게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장윤창 경기대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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