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형 인간과 거미형 인간

지식정보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거미형 인간이 적합하다는 말을 한다. 산업사회에서는 개미나 꿀벌처럼 열심히 일하는 인간형이 우세했지만 정보화사회에서는 곳곳에 그물을 쳐서 기다리는 거미형 인간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미가 매일 거미줄을 관리하는 과정은 개미 못지않은 희생과 근면함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젠 고인이 된 피터 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은 강점에 초점을 맞추어 강점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미에게 있어서 강점은 거미줄이라고 할 수가 있다. 거미줄을 분석해 보면 부착반, 가로줄, 세로줄, 구명줄 등으로 분류해 볼 수가 있다. 부착반은 거미줄이 나무나 기둥에 접착되는 부분이고 정보나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의 본인의 강점이 되겠다.

 

세로줄은 힘이 센 부분이다. 가로줄보다 힘이 세며 사람에게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호응도와 같은 것이 되겠다. 우선은 공감력을 가져야 한다. 가로줄은 매우 끈적거리는 것으로 먹이감을 잡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는 창의성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창의성은 가로줄처럼 계속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거미의 구명줄은 위기 관리 능력이자 여유에 해당하는 것이다. 거미에게 구명줄은 2가닥으로 구성되어 있고 하나가 끊어지면 바로 대체가 가능해 안정성과 동시에 매우 효율적인 장치이기도 하다. 여유가 있다는 평판은 여기서 나온다.

 

반면에 거미형 인간의 단점도 있다. 일은 안 하고 타인의 피를 빠는 이기적 본능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단점 관리와 관계가 된다. 강점에 집중하다 보니 단점을 개선할 여유는 없어지고 단점은 관리하거나 대체하고 네트워킹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 정보화사회의 과제라고 할 수가 있다. 개미형 인간의 입장에 서면 자신의 단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과제에 허우적거리게 마련이고 이는 고비용 구조인 반면 조직사회에 기여도는 미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거미형 인간의 등장은 한마디로 프로페셔널의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진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지방정부의 교육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몸으로 느끼는 것 같다. 스타급 강사가 들어서면서 공무원은 좀더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약점을 네트워크를 통해 처리해야 할 것 같다.

 

장성욱 인천 인재개발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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