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힘이다

해와 달 설화는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흥미진진한 옛 이야기이다. 부모의 자식 사랑, 아이들의 기지, 권선징악 등 온갖 교육적 요소가 복합돼 있어 어린이 정서 교육용으로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이 설화에는 피해를 준 장본인에게 피해자들이 어떤 보복이나 징벌을 하지 못했다. 그저 하늘이 알아서 처리해 주는 것에 감사할 뿐이었다. 우리는 어려서 배운 이런 교훈 때문인지 북한으로부터 피해를 당하면서도 늘 속만 썩였다.

 

동해 56함 침몰, 청와대 공격, 울진삼척 공비침투, 판문점 도끼 만행, 아웅산 폭파, 천안함 폭침 등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지만 북한에게 우리의 국가 안보를 해치면 꼭 그만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보여 준 적이 있는지 과문한 나로서는 들은 적이 없다. 그때마다 엄포만 있었고 실제로는 우리의 피해를 복구하는 수준이었다.

 

지난 1천년간 최고의 지도자로 선정된 징기즈칸은 가능하면 평화를 지키려고 최선의 노력을 했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만 잔인하게 보복을 감행했다. 그는 금나라, 송나라, 탕가트 등과도 선린우호를 지켰다. 그러나 그들이 몽골 사신을 잔인하게 죽이고 모욕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자 이들을 반드시 징벌했을 뿐이다.

 

징기즈칸은 보복 원칙을 법령으로 정해 그대로 시행케 했다. 그는 ‘개인의 몸은 힘들더라도 나라가 힘들면 안된다’며 평화와 국가의 안전을 밤낮없이 지킬 수 있는 방안 100가지를 정했다. 이 중에는 ‘말을 훔친 자는 한 마리당 9마리를 변상하고, 말이 없으면 아들을 내 줘야한다. 아들이 없으면 양처럼 죽어야 한다’ 등 확실하게 재발을 방지하는 변상법까지 들어 있었다. 또 국가를 위해 죽은 병사들의 후손은 3대가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원호원칙도 포함돼 있었다.

 

우리 대통령이 우리 영토와 국민을 공격하면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정부는 군과 국민이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완벽한 교범(FM)을 만들어야 한다. 꼭 보복한다는 교범보다 더 큰 힘은 없다.

 

신현덕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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