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이웃

우리나라 국민은 정이 많은 민족이다. 남의 기쁜 일을 보면 함께 즐거워하고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면 같이 슬퍼하는 인정이 많은 민족인 것이다.

 

지난달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승한 선수, 아깝게 탈락한 선수들을 보면서 얼마나 기뻐하고 또 안타까워했던가.

 

그러나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을 때는 이기심에 빠진 또 다른 우리나라의 국민성을 보게 된다.

 

며칠 전 민원이 있다하여 찾아간 현장에서 “왜 하필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 임대주택을 지으려 하느냐”고 거세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분양전환되는 분양아파트와 다름없다고 설명해도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임대아파트가 들어오면 자기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또 하나의 사례를 들어 보자. 몇 년전 지방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분양아파트 주민들이 임대아파트와 통하는 길을 철책으로 막아 버린 사건이 있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때문에 불안하고 자기 자식들이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어울리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른들의 이기적인 행동이 그동안 가깝게 지내던 순진무구한 동심에 크나큰 상처를 준 셈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노숙자를 비롯하여 비닐하우스, 쪽방에 거주하는 최저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국민들이 상당수 있다. 그들도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주거의 권리를 갖고 있는 우리국민이다.

 

한 나라의 국민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재고율이 15%이상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임대주택 재고율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친다.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은 임대주택, 분양주택 등 다양한 수요에 맞춰 공급되고 있다. 보금자리 명칭에 걸맞게 국민의 안식처가 되리라 본다. 우리는 흔히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한다. 우리사회의 따뜻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여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는 법정 스님의 마지막 말씀이 우리를 뒤돌아보게 하는 아침이다.

 

/조성필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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