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체육의 발달사

가정의 달 오월을 맞아 각 학교와 지자체 등에서 운동회와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의 체육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궁금해진다. 전통사회에서 우리 민족이 체력을 단련하는 방법으로 평민들은 농한기나 명절 때 씨름, 그네뛰기, 널뛰기, 석전놀이 등을 하였고 양반 등 지배층은 격구, 투호, 등을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자유롭게 신체활동을 하기 보다 여러가지를 삼가고 절제할 것을 요구하는 유교정신의 제약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전통사회에서는 체육이란 개념이 없었다. 몸을 기르는 체육은 지, 덕, 체의 세 가지 교육체계 속에서 성립된 말로서 우리나라의 근대체육은 신교육이 도입되는 과정과 그 흐름을 같이 한다. 스포츠는 엄격한 규칙이 따르는 운동과 경기이다. 우리나라는 한말에 체육을 국가정책으로 받아들이며 국민적 통합을 이루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체육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보급된 것은 1895년 학제가 공포되어 체조가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교육목표로 건강한 신체를 만들려면 체육을 해야한다는 내용으로 소학교 필수과목이 된 것이 병식체조였다. 체조를 소학교 과목으로 채택한 것은 학생들에게 군사적 훈육을 시키려는 목적이 컸기 때문에 체조교사는 현역무관이 파견되었다. 이러한 병식체조는 일제 통감부 통치기에 차츰 학교체조로 바뀌어갔다. 이 체조에서 시작한 근대 체육은 넓은 공간에서 달리기를 중심으로 벌이는 운동회로 나아갔다. 운동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퍼져나가 각 학교 연합운동회로 커지기도 했다. 운동회는 학생들이 중심이었지만 학부모를 비롯한 일반 사람들에게 체육을 보급시키고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사회체육의 성격을 지니며 발전하였다. 근대 스포츠가 들어오며 야구, 축구, 유도 등이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었다. 1920년대 제1회로 각각 열린 야구대회와 축구대회가 큰 인기를 모으며 우리나라 사람들 취향에 맞는 경기라 여겨지게 되었다. 또한 생활스포츠로 인기있던 것은 스케이트였다. 스포츠는 근대 문명이 가진 속도와 쾌감을 대표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러한 스포츠를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신체활동을 문명적인 것으로 여기며 받아들였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 스포츠 또한 여러 사실에 드러나듯 정치, 사회적으로 이용되며 돈과 권력에 의해 움직이기도 한다. 엄격한 규칙이 적용되는 스포츠정신을 다시금 되새겨볼 시점이다. 정 상 종 한국문화원연합회 경기도지회장

[천자춘추] 소풍길

어릴 적에 학교에서 봄가을 소풍가는 날이 미리 정해지면 왜 그리도 날짜가 안 가는지, 그 날이 손꼽아 기다려지곤 했다. 그러다 정작 소풍 가는 날이 되면 왠지 들뜬 마음으로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소풍은 주로 걸어서 갔다. 좀 먼 곳은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가 내려서 걷기도 했다. 거의 매일 쳇바퀴 돌듯 지루한 학교생활에 얽매여 있다가 야외로 소풍을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즐거움이었다. 오가는 동안 친구들과의 대화와 장난치기, 둘러앉아 나누어 먹는 점심, 그 후에 벌어지는 공차기, 등말타기, 술래잡기, 보물찾기 등 재미있는 게임, 그렇게 하루 종일 뛰놀다 돌아오는 길에는 때로는 지쳐서 피곤하기도 했다. 어린 날 소풍의 추억은 이렇게 아름답고 즐거운 것으로 남아있다. 우리네 인생길도 소풍길 같은 것이다. 이 길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말로 우연히, 어쩌면 조물주의 섭리로 시작되는 길이다. 미지(未知)의 영원한 침묵의 세계에서 밝고 햇빛 가득한 이 세상으로 잠시 소풍을 나온 것이다. 인생 70~80년, 어찌 보면 긴 세월이나 영겁(永劫)의 눈으로 보면 그야말로 짧은 소풍길인 것이다. 누구나 나올 때는 혼자 나와서 평생을 같이 할 좋은 반려자를 만나고, 가족과 수많은 친구동료들을 만나지만, 마지막에는 역시 혼자서 돌아가는 소풍길. 모처럼 나선 길이기에 이 길은 힘들고 짜증나는 어려운 길이 되기보다는 즐겁고 아름다운 보람 있는 길이 되어야 한다. 맑은 하늘에 흰 구름 둥실둥실 떠 있고 저 멀리 호수 건너로 산줄기가 겹겹으로 아련히 보이는 길. 가을바람에 코스모스 산들산들 피어 있는 걷기 좋은 상쾌한 길. 내가 기억하는 어릴 적 소풍길은 늘 그런 길이었다. 우리가 희구하는 복지선진국은 바로 이런 길이다. 산림을 푸르게 가꾸고 길도 평탄하게 닦고 길가에 아름다운 꽃과 가로수도 심어 주변 풍경을 다듬어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서로 도우며 손잡고 같이 걷다가 도중에 비바람을 만나면 잠시 쉴 곳도 만들어 놓고 돌아오는 길 막바지에 피곤하여 걷기 힘들어질 때 편히 타고 갈 것도 마련하여, 쾌적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여유 있게 인생을 즐기면서 살다가야 한다. 인생길이 이처럼 편안하고 아름다운 소풍길이라면 모두 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투지도 욕심내지도 무리하지도 않고 서로 도우면서 오순도순 즐기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 이런 복지사회를 하루 속히 만들어 갑시다. 인경석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천천히 걸으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며 사는 것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느림의 미학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슬로시티(slowcity), 슬로푸드(slowfood) 등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느린 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특히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지로의 걷기여행은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인지 각 지역마다 걷기 좋은 길을 조성하고 있고,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자연을 벗삼아 산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원도봉산, 수락산을 비롯하여 천보산, 사패산, 중랑천, 백석천 등 산과 하천이 어우러진 빼어난 경관을 갖고 있는 우리 의정부시에도 소풍길을 조성하였다. 2011년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으로 선정되어 총사업비 10억원의 50%를 국비로 지원받아 추진한 사업으로 최근 소풍길 탐방객이 급증하고 있어 내심 마음이 즐겁다. 큰 계획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소풍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평소 지나치던 정겨운 풍광과 그동안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장면들이 자주 눈에 띈다. 소박하지만 생명력있는 자연과 마주하며 새삼 감탄하게 되고, 걷는 호흡에 집중하면 어느새 복잡했던 상념도 사라져 모든 생각이 정리되는 듯 하다. 이래서 도보여행을 치유여행이라고 하는 가 보다. 요즘은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걸으며 마음을 비워내면 제대로된 나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갈수록 세상이 험악해진다고들 하지만 자만심이 아닌 스스로의 자존감을 깨우칠수록 세상은 좀 더 살만해 지리라. 자연과 함께 천천히 걷는 것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금 시대에서 잘 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현대는 산업화ㆍ정보화시대를 넘어서면서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이다.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곧 삶이므로 매사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삶에 대한 관심과 통찰을 갖는 시간이 있어야만 모두가 인정하는 좋은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것이다. 녹록치 않은 현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그마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인근의 좋은 길들을 많은 사람들이 걸었으면 좋겠다. 혼자만으로도 의미 있고 여럿이 함께하면 더욱 즐거운 이 길을. 故 천상병 시인의 말씀처럼 아름다운 이 세상 제대로 소풍할 수 있도록 말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

[천자춘추] 어머니

어느 해인가 어머니 날이라 남양에서 버스를 내려 걸어서 고향집에 들어서니 비어있다. 아차,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신지 오래 전인 것을 까맣게 잊었구나. 조카 내외는 밭에 나갔군 하고 되돌아오는데 모퉁이 개울가 오솔길에는 어린 시절이 아른거리고 어디선가 마주칠 듯 선명한 어버이 모습에 계실 때 못다함이 아쉬워 가슴이 뭉클하며 눈시울이 뜨거웠다. 돌문이 고개에 올라 고향집 돌아보니, 어둔 밤에 집에 오며 이 고개에 오르면 방문을 여시고 등불 저으시며 불 밝혀 주시던 어머니. 먼 길 떠나며 이 고개 돌아보면 굽은 허리 힘주시며 손 흔드시던 어머님의 손길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4남3녀의 막내로 태어나 암죽을 먹고 자라 서너 살 넘어서도 엄마 품이 그리워 틈만 있으면 품에 안겨 빈 젖을 물고 이마에 땀방울, 쪽에 꽂은 비녀를 보며 잠이 들었다. 대여섯살 되어서는 엄마가 즐겨 읽으시던 춘향전, 홍길동전, 사씨남정기 등을 따라 읽으며 한글을 깨쳐 밤이면 동네 할머니들 안방에 모여 앉아 들으시고 울고 웃으며 즐기셨다. 어머니는 어린 두 팔에 실타래 걸고 솔솔 풀리는 실을 재미있게 감으시다가 실이 엉키면 엉킨 것을 잘라냈다. 새 가닥을 감지 않고 조용히 숨죽이고 이리저리 엉킨 것을 풀어 감으셨다.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면 까치 밥으로 두 서너 개 남겨놓아라 당부하시고, 부엌에서 일하는 형수와 누나에게는 쥐 밥을 남겼다. 또 뜨거운 물 식혀서 버리라고 하시며 까치, 쥐, 지렁이 모두가 다같이 살아야 우리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셨다. 어느 날 새벽 집 근처 숙지산을 걷다가 눈이 내려 옷 위를 가볍게 굴러 떨어지더니 옷깃에 붙기도 하였다. 어머니는 눈을 맞고 집에 가면 옷깃을 털어 주시고, 비를 맞고 들어서면 젖은 옷을 말려주셨다. 그 때마다 손길이 그리워 살며시 부르며 품에 안겨 조용히 잠들고 싶었다. 취직시험에 실패할 때 한 두 번이 무어냐 삼세번이 있단다 하시며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하시어 용기를 얻기도 하였다. 어머니는 밤길 걸어오는 우리들을 보시며 자식들 제삿날 오는 길 밝게 달 밝은 날 잠자듯이 가고 싶다하셨다. 결국 어머니는 텔레비전 방송이 끝날 때까지 보시고 음력 오월 열 엿새 새벽에 옆에 주무시던 아버지도 모르시게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면서도 자식들을 사랑하셨다. 어머니는 하나님께서 바빠 대신 보내주신 분이 틀림없구나 송홍만 법무사

[천자춘추] 지구촌도 반한 슈퍼 푸드 ‘김치’

입맛 잃기 쉬운 봄철이다. 근래엔 낮 기온이 30℃를 웃돌며 더운 탓인지 도통 밥맛이 없다며 식사메뉴를 한참동안 고민하는 사람들도 꽤나 만난다. 그럴 때마다 잠자던 입맛을 깨울 비장의 무기 하나로 김치가 들어간 음식을 권하곤 한다. 쫑쫑 썰어낸 김치에 새콤달콤 양념을 더해 국수와 버무린 비빔국수, 시원한 김치 국물에 얼음을 동동 띄워 밥을 넣은 김치말이밥, 이것저것 귀찮을 땐 찬물에 밥을 말아 잘 익은 김치를 척척 얹어만 먹어도 밥 한 그릇이 어느새 뚝딱이다. 맛도 맛이지만 김치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듯이 건강식품으로도 제일이다. 김치는 발효식품 가운데 가장 풍부한 영양성분을 함유한 음식에 속한다. 요구르트, 낫또 등 기존의 발효식품이 한두 가지 원료를 숙성시키는데 반해 김치는 신선한 채소와 갖은 양념을 함께 발효시키기 때문에 다양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김치는 식이섬유, 비타민 B군, C, 칼슘, 철, 인 등이 풍부하다. 또 마늘과 고추, 생강 등 부재료로 사용되는 천연재료가 발효를 거치면서 유산균, 맛을 좋게 하는 유기산, 다양한 기능성 물질 등 우리 몸에 좋은 여러가지 영양성분을 탄생시킨다. 이에 우리 김치는 여러 채소 저장방법 중에서도 유일무이한 발효식품으로 인정받으며 무형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농촌진흥청 역시 한식, 그 중에서도 김치의 우수성에 대한 다각적 연구를 통해 아주대병원과 공동연구를 거쳐 잘 익은 김치가 비만 억제와 혈압 강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치의 효능이 점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김치 수출과 김치 산업도 점점 각광받고 있다. 김치 생산 자체를 넘어 김치와 관련한 유통, 포장, 건강, 외식, 문화 관광 등 여러 방면의 산업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년이 넘도록 우리와 함께 해온 가장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음식, 김치가 한류 열풍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김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 사랑받기 위해선 김치가 갖고 있는 유산균을 이용해 김치 캔디, 김치 아이스크림 등과 같은 응용제품을 개발해서 기호식품화해 소비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세계 각국의 입맛에 맞고, 현지에서도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레시피 보급 등 끊임없는 연구와 홍보 전략을 세워 실행해 나가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식탁을 책임지던 소박한 찬(饌) 김치. 김치가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많은 사람들이 김치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라 승 용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천자춘추] 감사

감사의 사전적 의미는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을 말한다. 자의적인 스스로의 잣대일진데 그 쓰임이 잦아서 나쁠 건 없겠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진함이 곁들어져야 할 것이다. 며칠 전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지금까지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경례라는 주례 선생님의 말씀과 더불어 터져 나온 신부와 친정 부모님의 눈물이 식장을 잠시 숙연케 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에 대한 공감이 하객 모두에게 감동을 준 것 같다.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양존하는 만족과 불만, 긍정과 부정, 사랑과 미움 등은 자신의 선택적 결과에 따라 내 마음속의 천재성을 일깨우는 절대적인 힘이 될 수 있다. 어느 조직에서나 다양한 형태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그 속에는 사랑과 미움이 공존한다. 저 녀석은 늘 내 우위에 있는 것일까?, 왜 꼭 내 의견에 반대만 하고 나서는 것일까? 하겠지만 그 원망 속에서 나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한다면 천하에 바보스러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그 경쟁상대가 있기에 앞서가기 위한 노력의 계기가 되고 매사에 신중하고 준비된 마음을 갖게 된다면 이것은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될 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것이 당연하다. 우리는 흔히 긍정과 부정을 말할 때 물컵에 아직도 물이 이렇게 많이 남아있구나 또는 아니 이것 밖에 남아 있지 않구나, 또 힘든 일을 할 때 시작이 반이다와 이 일을 언제 다할까? 등의 예를 흔히 든다. 감사를 느낄수 있는 자만의 시각차다. 존 디마티니는 감사의 효과라는 책에서 911의 사태를 전적으로 파괴 일변도의 사태로만 보지 않았다. 한쪽에서는 파괴의 전쟁이 있지만 재건과 평화가 공존하고 분열과 통합, 분리와 결합, 친절과 잔혹함이 손을 마주잡고 걸어가고 있는 것으로 말한다. 이 거대한 재앙에서, 기회와 평화를 볼 수 있다는 것, 미움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겸허한 자세로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것은 바로 긍정의 마음으로 감사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얼마 전 12명의 도의원들은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꿈을 위해 19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모두 실패를 했다. 또 이 시각 김문수 경기도지사께서는 도의원들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염불은 뒷전에 있고 잿밥에만 관심을 두는 형국으로 행보하는 사람들, 어떻게 진정성을 담보하고 임할 수 있겠는가? 지금 처해 있는 위치와 모든 것들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 때 우리는 진정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김경표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사회적기업, 충분한 존재가치 만들어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삼포세대, 거마대학생, 신빈곤층 등장 등 경제 신조어는 경제적 성장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의 현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사업으로 사회적기업을 내세우며 자금, 인력, 홍보 등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2006년 말부터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하고 2007년 7월1일 시행, 2011년 12월 기준으로 644개의 사회적기업이 유지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이미지의 향상을 떠나 세계의 흐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그 존폐가 거론 될 만큼 많은 문제점을 수반하고 있다. 먼저 정부의 육성정책에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사회적기업의 일차적 목적이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에 맞춰져있다. 사회적기업의 본질적 목적은 사회 문제의 해결이다. 사회적기업의 취약계층 일거리는 대부분 가장 기본적이고 쉬운 반복 소일거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일자리 제공이 취약계층에만 맞춰져 있다 보니 활동성 있는 전문 인력이 부재하고 사회적기업의 최종 목표가 자립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정부가 사회적기업에 대해 가장 간단하고 보기 좋은 통계치로 목표를 세우는 것도 문제이다. 정부는 올해까지 1천개의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실적의 수량화는 보기만 좋은 떡이다. 2010년 사회적기업 491곳 중 영업이익을 낸 곳은 71곳으로 전체의 14.4%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30여개 사회적기업의 보조금 지급도 중단됐다. 경영컨설팅 관련 전문가들은 많은 사회적기업이 기초 경영, 전문지식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내실이 부족하다 보니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다. 정부지원이 줄어드는 2, 3년 뒤에 이윤 창출을 하기가 힘든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위기 속의 기회를 잡으려거든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한다. 대부분의 사회적기업들이 소비자의 양심과 동정에 그들의 상품을 호소한다. 사회적기업의 타겟 또한 일반 기업과 다를 바 없는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구매자이다. 소비자들의 1차 목적은 좋은 질의 물건과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회적으로 좋은 취지의 상품을 구입하는 만족감까지 줄 수 있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의 착한 판매, 착한 소비는 매우 좋은 취지이다. 하지만 그것이 실로 착해지려거든 의지만으로는 힘들다. 경영 목표가 뚜렷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한다. 똑똑해져야한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의 부족한 부분이 충족 될 수 있는 충분한 존재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김성철 ㈔인천산업진흥협회장

[천자춘추] 정보가 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다. 요즘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조금만 손품을 판다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손수 발품을 팔아 정보를 얻는 것이 있으니 바로 부동산이다.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형성되는 국지적 시장으로 다른 시장과는 이질적으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정보 수집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은 기본적으로 비효율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장의 비효율성은 정보의 비대칭으로부터 나오기도 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거래의 한 쪽이 다른 한 쪽보다 더 많거나 좋은 정보를 가지는 상황을 의미하는데 부동산 매매는 사인간의 거래인데다 공개의무가 없어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최근 경기도 용인시에서 토지를 구입하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속칭 기획부동산 투기 사건이 있었다. 기획부동산 업자는 원주민으로부터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를 싼값에 사들여 필지 분할 등기를 한 뒤 개발예정지역으로 오해할 수 있도록 아주 정교하게 만들었다. 이후 텔레마케터를 채용해 불과 6개월 만에 50여명에게 약 20억원 이상을 매각한 후 잠적했다. 결국 50여명은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됐다. 피해자들은 현장에 가서 토지까지 보고 매수를 했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 투자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매수자들이 실제 매수한 토지는 개발과는 아주 거리가 먼 토지였다. 그들은 발품은 열심히 팔았을지 모르지만 손품은 놓쳤기에 잡목이 우거진 토지를 곧 자신에게 큰 이윤을 남겨줄 황금색 땅으로 보았다. 이는 대박에 눈 먼 투자자를 현혹한 대표적인 기획부동산의 사기분양인 셈이다. 부동산 시장의 특성인 정보의 비대칭이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확산되면서 사라지고 있다. 20여년 전 지가공시법이 제정되며 토지 가격을 공시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주택 공시가격, 실거래가 자료 등이 부동산정보 포털서비스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정보 서비스가 매우 활성화 돼있는데 그 중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온비드(www.onbid.co,kr)는 전자입찰을 통해 부동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된 인터넷 공매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이러한 온비드(1588-5321)와 같은 부동산 정보공개 사이트를 잘 활용한다면 어떤 한쪽도 우위의 정보를 갖지 않고 공정한 부동산 시장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건전한 부동산 시장거래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양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집을 말하다

건축학개론이라는 영화가 흥행을 이어가며 화제다. 내용이 언뜻 제목만으로 건축에 관한 것인가 생각할 수 있으나 첫사랑의 추억을 집 짓는 과정에 담았다고 한다. 집은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삶에 대한 어떠한 얘기도 집과 관련지어 가능하다 하겠다. 개항과 발맞추어 우리나라에도 일본과 서구의 건축문화가 들어오게 된다. 외국인이 그들의 활동을 위한 공간을 지어야했고 호텔과 교육시설, 기독교 종교시설이 필요해짐에 따라 새로운 건축문화가 들어왔다. 이 무렵 서울 대부분이 초가집이었다. 개항 뒤에 새로운 문물에 자극을 받은 개화파 지식인들은 불편한 기존의 집을 바꾸고자 했으나 당시 사회, 경제 상황이 어려웠기 때문에 쉽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1920년대부터 도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도시가 커지고 그에 따라 새로 생겨나는 동네에 도시형 한옥이 들어서게 되었다. 옛 모습을 따르면서도 새로운 생활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맞추어 일부를 개량해 지어 주택 개발업자가 일종의 상품처럼 대량 공급한 주택이다. 그러나 도시형 한옥은 한옥의 기본 요소와 뼈대를 유지하였기 때문에 생활의 큰 변화보다 전통양식을 지속시킨 편이었다. 1960년대까지 대표적인 도시주택은 바로 이 도시형 한옥이었다. 중산층을 위한 집이었던 도시형 한옥과 달리 문화주택은 고급주택으로 이 이름은 문화주의가 한창인 일본에서 들어왔다. 주로 건축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가가 만든 고급주택으로 경제력이 뒷받침되었던 친일인사를 비롯한 조선인 상류층과 일본 사람이 살았던 집이다. 재료에서도 시멘트, 타일, 페인트 등 그 때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을 썼으며 주로 2층이었다. 아파트는 일본인이 노동자를 위해 지은 집단생활을 위한 기숙사 형식이 시작이며 우리나라 도시형 아파트의 원형이다. 1930년대 미쿠니(三國)아파트와 유림아파트가 들어섰다. 당시 잡지나 여행기 번역문 등에서 근대적인 도시 생활을 보여주는 주거로서 아파트를 소개하고 있지만 일반인에게는 아직 외래어인 아파트가 낯설었던 것으로 보인다. 농토를 잃거나 농촌에서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빈손으로 도시로 몰리며 이들은 셋방을 얻어 살거나 행랑살이를 해야 했다. 그마저도 안되는 사람들은 묘지, 강바닥, 다리 밑 등에 토막(土幕)을 짓고 살았다. 요즘은 공인중개사로 바뀌었으나 동네 사랑방 같은 복덕방이 부르기 익숙한 세대가 많을 것이다. 복덕방은 한자어인 가쾌나 집주름이라는 우리말을 썼다. 집주름은 동네 사정을 잘 안다는 뜻으로서 이들은 한 동네에 오래 살면서 집집의 속사정까지 잘 아는 노인들이었다. 그것이 경제활동으로 변하게 되었는데 복덕방이 복 있는 집으로 안내하는 방이라니 매우 인간적이고 정이 가는 말이라 하겠다. 정상종 한국문화원연합회 경기도지회장

[천자춘추] 우리 청소년들의 꿈

가끔 학교의 요청으로 강의를 나갈 때가 있다. 주로 월드비전의 모금프로그램 안내, 세계빈곤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때가 종종 있다. 현재처럼 전세계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세계화 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에게 꿈이란 그 꿈을 성취했을 때 나의 역할이 나의 가까운 주변과 나아가 인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 한 고등학교에서 강의를 마친 뒤 몇 명의 학생들로부터 이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자신의 직업, 나아가 이루고자 하는 꿈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월드비전 강의를 통해서 자신의 꿈이 조금 수정되었다고 고백을 했다. 단순히 진로의 문제를 넘어서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내가 행복하고 그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함께 누리는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모든 청소년들은 최소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저마다 모두 1등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모두가 반드시 1등이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남들이 쉽게 해내기 어려운 최고, 1등, 세계적 리더만을 꿈꾸는 것은 반드시 옳지는 않다. 꿈은 지위가 아닌 역할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사건, 사고 많은 요즘 세상에서 정작 큰 사고를 치는 사람들은 대개가 소위 우리 사회에서 이름있고 리더로 인정받는 위치에 있는 큰 인물들임을 우리는 각종 매스컴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리더로서의 꿈을 꾸되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 나의 역할이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사유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청소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약 2만개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 부모들이 원하는 자녀의 직업은 10가지에 불과하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기 때문에 어떤 직업이든 사회와 인류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다. 세계는 감성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 내가 최고가 되었을 때 여러가지 이유로 최고가 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대한 공감의 감수성을 키우지 못한다면 올바른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은 사람이다. 어떤 이유로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도덕적 감성이 풍부한 리더가 진정 필요하다. 최소한 필자가 월드비전 활동을 통해서 만났던 청소년들은 그러한 꿈에 대한 고민과 현실속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다. 나 자신뿐 아닌 모두를 행복하게 할 꿈을 꾸고 이뤄나갈 수 있도록 우리 기성세대가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결혼, 체면과 통념에서 벗어나보자

5월의 신록은 참으로 아름답다. 왠지 오감을 통해서 직접 느끼고 싶어진다. 그래서일까 월중 계획표에는 각종 기념일과 행사 등으로 빼곡하다. 주말마다 결혼식도 많다. 저출산 시대에 결혼은 당연히 축복받아야 하고 환영해야 할 일이다. 일단 결혼을 하게 되면 출산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에 있어서 젊은 2030세대와 50~60대 부모세대와는 분명히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부모세대는 산업화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이룩하였고 더불어 개인의 물질적인 삶도 향상되었으며 능력에 따라 누릴 수도 있었다. 그 능력이란 좋은 학교에 따라 평가되었고 좋은 학교는 높은 연봉과 좋은 배우자도 얻는다는 등식이 성립되었다. 따라서 개인의 일생이 상당부분 예측 가능하였기 때문에 성인이 되면 누구나 결혼을 해서 관계적 안정감을 얻으려했다. 또한 여성은 대부분 결혼과 함께 사회활동을 중단하였다. 그래서 일부 여자대학에서는 결혼 때문에 학업이 중단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금혼학칙까지 제정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젊은 2030세대에 있어서 결혼은 어떠한가? 우선 처한 상황이 많이 다르다.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청년하면 실업이 먼저 연상되듯이 취업문제가 심각하다. 세계 최고의 대학진학률을 자랑하고 개개인이 예전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진입의 문은 쉽지않다. 어느새 이태백이나 88만원 세대 그리고 삼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세대가 2030세대의 특징이 되어버렸다. 이들의 미래가 불안하고 불확실하다. 이들에게 경제력은 매우 중요하다. 취업을 통해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립하여 안정감을 얻으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공동체적인 우리라는 가족의 관점보다는 나 중심의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으로 변화하면서 결혼을 늦게하거나 기피 혹은 포기까지 선택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부모세대와 달리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 중심의 결혼관이 성립되고 있다. 결혼 후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캥거루족이나 어느 정도 경제력이 안정된 연상녀와 연하남의 결혼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에서도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결혼, 숫가락 하나들고 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고 말하는 2030세대도 많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비용 혼수, 빚내어 마련한 집장만 등 부모세대의 체면문화와 사회적 통념에 용기와 관심을 가지고 제동을 걸어보자! 정정순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배려하는 마음

옛날 러시아 왕국에 아주 훌륭한 임금이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에 매우 용맹하여 직접 전쟁에 참전해 국토를 크게 넓혔고 선정을 베풀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얼굴을 다쳐 오른쪽에 아주 보기 흉한 흉터가 남아 있었다. 임금이 되자 어진(御眞), 즉 얼굴 모습을 그려 전국에 배포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전국의 유명한 화가들을 궁으로 불러 어진을 그리게 하였다. 첫 번째로 나선 화가는 흉터 없는 미남형의 얼굴을 그려 올렸다. 그러자 임금은 이 그림은 나의 실제 모습과 다르지 않느냐. 국민들이 사실과 다른 나의 모습을 보고 존경심을 거두지 않겠느냐 하며 퇴짜를 놓았다. 그러자 두 번째 화가가 나섰다. 이번에는 흉터가 있는 모습 그대로 그려 올렸다. 임금은 이 흉한 얼굴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그대로 보일 수 있느냐 하며 다시 퇴짜를 놓았다. 고민 끝에 세 번째 화가가 그려서 올린 그림이 합격되었다. 그는 옆얼굴을 그린 것이다. 흉터가 있는 쪽은 가려지게 하고 한쪽 얼굴만 그리는 기법을 쓴 것이다. 이를 프로파일(profile) 기법이라 한다. 요즈음 정부의 고위직 인사가 있을 때 신문에 나오는 프로필은 바로 이를 말하는데, 대개 그 사람의 장점만 쓰게 마련이다. 이 이야기는 필자가 어릴 때 읽은 러시아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가끔 하는 결혼식 주례사에서 신랑, 신부에게 상대방의 단점은 알고도 덮어주는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상대방의 장점만 보고 행복하게 잘 살기 바란다고 당부 말씀으로 인용하는 동화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이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점이다. 동물들은 자기 이외의 존재에 대해 배려할 줄을 모른다. 자기 혼자의 욕구만 채우면 되고 남을 생각하지 않는다. 철저한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원칙이 지배하고 약자는 도태되게 된다. 인간의 삶에서 남을 배려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늘날처럼 생존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남을 배려하다 보면 경쟁에 뒤떨어지기 쉽다. 그러나 배려하는 삶이 당장은 손해인 듯하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득이 되는 것이 아닐까. 배려하는 마음이 가까이는 가정 안에서, 친구 간에, 직장 동료 간에, 사회에서 그리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필요한 것이다. 더불어 사는 복지사회는 국민 간에 이 배려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룩하기 어렵다. 인경석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다면…”

전에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해있을 때 강의실에서 한 학생의 한자공부를 곁눈질 하다가 되새겨 본 친(親)과 효(孝)자의 유래입니다.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면이 있어 옮겨봅니다. 시골 어떤 지역에 닷새만에 장이 서고 장이 서게 되면 아들은 그동안 모은 나뭇짐을 지게에 지고서 장에 팔러 나갑니다. 늦은 저녁이 되어 어머니는 이제나 저제나 아들을 기다리고 그래도 돌아오지 않으면 걱정이 되어 동구 밖까지 나가봅니다. 이윽고 멀리서 한 사람씩 보이기 시작하면 어머니는 좀 더 자세히, 좀 더 멀리 보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이러한 어머님의 애틋한 마음을 한자에서는 어버이 친(親나무위에 올라서 멀리 바라다 보는)이라고 표기합니다. 아들은 시장에 가서 나무를 팔아 그 돈으로 어머니께 드릴 반찬과 몇 가지 일용품을 사들고 오다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를 만나고 아들은 어머니에게 말합니다. 어머니! 다리 아프실텐데 어찌 여기까지 나오셨습니까? 제가 업어드릴 테니까 이 지게 위에 타십시오 그래서 노인을 지게 위에 태우고 오는 아들의 모습이 바로 한자의 효도 孝(효)자라 설명하고 있더군요.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그 세월만큼의 생각이 쌓이게 됩니다. 같은 봄이라도 13살때의 봄과 20살때의 봄, 45살의 봄이 다 다르듯이 말입니다. 문득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어느 시인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지금 알고 있는 지혜로운 사실들(솔직히 이런 사실들은 지금에 와서야 알 수 있는 것들이지, 어떻게 보면 그 때에는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일 것입니다)을 그 때, 과거에 알았더라면 지금의 내 삶은 크게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지금 알고 있는 건 지금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통해서 성공을 배우듯이 지금에 알고 있는 것들은 내가 여태까지 그것을 알기 위한 과정을 통과해왔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입니다. 자식을 키우면서 부모의 정을 알았듯이 부모님의 품 안에서는 그 분들의 무한한 사랑을 알 수 없었던 것처럼.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모두 5월에 기념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가 부모님에 대한 효를 혹여 지금 알지 못해서 행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의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을 먼 훗날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또 다른 아쉬움과 회한으로 남기지는 말아야하겠지요. 안병용 의정부시장

[천자춘추] 광교산 길 따라 걸어 내려오며

재작년 뇌경색으로 지팡이에 의지하여 방안을 걷다가 꽃샘추위가 끝나자마자 수원 광교산 오르는 버스 종점에서 저수지 둑까지 개울 따라 이어진 길을 이일 저일 생각하며 걸어 내려왔다. 이 산에서 고운 빛 신령한 기운 하늘 높이 솟아올라 어둔 길 밝게 사는 크고 바른 가르침 영원무궁하다고(光華靈氣 敎訓無窮), 고려 태조가 광교산(光敎山)이라 이름 지어주었다. 지창산 중턱에는 창성사와 진각국사원조탑비가 있었고, 목은 이색(牧隱 李穡)은 그 비문에 진각국사 천희(千熙)는 두루두루 냇물처럼 흘러 다녔고, 맑고 빛나기는 저 해와 같다고 했다. 개울 건너 관어당 유허비에 자산부사를 지내신 정응정(鄭應井)은 관어당(觀魚堂), 관어정(觀魚亭)을 세웠다 하니, 개울에 뛰노는 고기를 보시며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닿고 물고기는 즐거운 듯 연못에서 뛰네 이 시(詩)를 읊으며 국태민안을 기원하셨겠지. 창산과 형제봉 사이에서는 이때야 말로 충신이 국가의 은혜를 보답할 때 라며 병사에게 독전하는 김준룡(金俊龍) 장군의 외침 소리, 청나라 군사를 크게 물리친 승전의 함성 들린다. 비석거리 마을에는 망천 이고(忘川 李皐)의 제단이 있다. 임의 뜻 받들어 수원공업고등학교 세워 큰 인물 길러내는 훌륭한 후손들 바라보며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즐겨 베푼 젊은 날을 즐기시겠지. 자주 걸어야 해요, 무리하면 안돼요.나물 파는 할머니의 정겨운 한마디, 살아가는 맛이 난다. 산기슭엔 아직 얼음장 남아있는데 양지바른 모래톱에는 무자맥질 마치고 쉬는 오리 쌍쌍이 정겹다. 족한 줄 아는 자는 부자다,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날아갈 때에는 두 발 쭉 뻗어 놀던 물 더럽히지 아니하고, 이웃을 탐내지 아니하며 제 몸과 같이 사랑하고 있구나. 문암골에는 명산대천 섭렵하던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이 시회를 열고 즐겨 지은 시 한 수 어느 바위에 새겨져 있을 텐데. 백로 한 마리 새파란 물 위를 얕게 날라 흰빛 더욱 희니,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 어머님이 지으신 시조 가마귀 싸호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난 가마귀 흰 빛을 새오나니 떠오른다. 오늘날 어머니의 가슴도 매한가지겠지. 무엇이 그리도 바빠 달려만 온 삶이었나, 걷기 불편해서야 천천히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하루 해가 즐거움 속에 저무는구나. 송홍만 법무사

[천자춘추] 모순

모순은 이치상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초나라의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창은 어떤 방패로도 막지 못하는 창이라 하고 방패는 어떤 창으로도 뚫지 못하는 방패라 하여,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하였다는 데서 유래됐다. 논리적, 철학적, 사회적 테두리 등에서 양산되는 다양한 형태의 모순들이 주위에 늘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는 긍정적으로 이해되어 용서될 수도 있는 반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 그것들을 바로 비극이라 일컫으며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이다. 나는 얼마전 쉰들러 리스트와 안네의 일기의 무대가 된 폴란드의 아우슈비치 Auschwitz 죽음의 수용소에 방문한 적이 있다. 수용소 정문에 일하면 자유로워 진다라는 뜻의 ARBETT MACHT FREL라는 강압적인 문구를 붙혀 놓고 이 곳으로 끌고 온 사람 70~80%를 도착과 동시에 학살하여 200여만명의 유태인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고 한다. 죽도록 일해서 자유로울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은 나치의 잔인하고도 야만적인 만행이 얼마나 모순적 선동이며 행동인가! 과연 모순과 함께하는 인간의 이 무서운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하면서 무거운 여운을 오래도록 지울 수가 없다. 현실 속에서 우리의 지도자들도 모순에 모순을 낳는 실망스러움으로 세상을 슬프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얼마전 올림픽 영웅, IOC위원, 교수 직책등을 동시에 등에 업고 감동의 인간승리자로 선정되어 정당의 공천을 받고 스포츠 정신을 외치며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치인의 박사 논문표절이 그렇다.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억울함을 호소하며 발뺌을 하는 정의롭지 못한 모순된 행동은 모든 국민들을 분노케 하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김문수 지사님! 지난 선거 때 임기 중 경기도지사일 뒷전에 놓고 대통령을 하겠다는 공약을 했다면 어찌 지금의 위치에 서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는 한술 더 떠서 도민께 사죄하며 모든 것을 털고 이제 다른 길을 가겠노라가 아니라,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통령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하니 모순에 모순을 낳고 있는 형국이다. 지사의 행동은 중국 초나라 상인 입에서 나오는 삶의 냄새가 짙은 단순함을 띄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도민들에게 엄청난 혼돈을 야기하고 있으며 여기에 나온 피해 또한 경기도민의 몫일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가족이 삶 속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내가 술을 마시고 인사불성 되어 늦게 귀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행동을 너무 자주해서 아내와 아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있으니 입버릇처럼 사랑해 하는 내 말에 분명 모순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절제를 약속해야 한다. 김경표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누에의 무한변신

봄이 되면 빠질 수 없는 패션 아이템, 스카프가 아닐까 싶다. 스카프는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날씨에 멋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온 효과도 그만이다. 누에가 만들어 낸 명주실은 오래 전부터 인기있는 천이었다. 그 덕에 비단 실을 뽑아내는 누에 역시 천충(天蟲, 하늘의 벌레)이라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비단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부(富)의 상징으로 대표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랬던 누에가 언젠가부턴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생활패턴이 서구화되면서 비단을 찾는 손길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전세계 75% 이상을 차지한다는 중국의 값싼 원사도 원인 중 하나다. 가격 경쟁에서 밀린 누에 농장이 하나 둘 문을 닫으면서 누에산업은 점차 사라져갔다. 하지만 인간과 함께 5천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온 누에를 기억 속에 묻기엔 아까운 곤충이다. 최근 자연스레 잊혀지는 듯 했던 누에가 찬란한 반란을 일으켰다. 발상의 전환을 통한 변화가 누에산업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나섰다. 비단실만 뽑았던 누에의 가치에 대한 편견을 뒤집은 것이다. 섬유산업에 치우쳐 보이지 않던 누에의 가치는 다양했다. 천연 건강식품으로써 누에가 갖고 있는 탁월한 효능을 끄집어냈다. 지혜로운 우리 조상들은 동의보감을 통해 누에와 관련된 많은 양잠산물 즉 뽕잎, 누에똥, 누에번데기 등은 소갈증인 당뇨병에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농촌진흥청은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연구한 끝에 누에 유충이 양잠산물의 종합이라는 점에 착안, 누에분말 혈당강하제를 개발했다. 또 누에의 몸에 신비의 균이라 불리는 동충하초균을 인위로 접종해 야생에서 수집되는 동충하초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도 세계 최초로 만들어 냈다. 누에의 변신은 생활용품과 의료용 소재로도 빛났다. 누에에서 뽑아낸 실크단백질을 이용해 화장품과 치약, 비누로 재탄생했고, 인공고막과 인공뼈, 인공체 보형물 등 의료용 소재로도 인정받아 첨단 신소재로 발돋움하며 연구가 한창이다. 최근엔 생명공학기술을 만나 별도의 염색 없이 칼라 형광 실크를 생산할 수 있는 형광누에로 재탄생되며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천연 빛깔을 뽐낼 수 있게 됐다. 시선의 폭을 넓히고 생각의 틀을 깨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현재 우리 농업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마술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비단 뽑는 벌레라는 타이틀에 얽매여 있던 누에. 그동안 몰라봤던 누에의 무한 변신을 통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거듭날 누에산업의 놀라운 미래를 기대해본다. 라승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천자춘추] 고령화사회의 세대공존

채근담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하루해가 벌써 저물었으되 오히려 노을이 아름답고, 한 해가 장차 저물려 해도 귤 향기가 더욱 꽃답다. 그러므로 일생의 말로인 만년은 군자가 마땅히 정신을 다시 백배할 때이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원숙해지고 깊어지는 지혜를 가진 노인을 잘 비유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평균 생활수준의 향상과 첨단 의학기술의 발달 등으로 평균수명은 계속 길어지고 그에 따라 고령화 사회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불로불사를 소망하는 것은 비단 중국의 진시황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의 오랜 소망인 장수가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비율의 감소, 고령층 부양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경제전반에 큰 부담으로 치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른 연령별 인구구조를 보면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가 급진전됨에 따라 총인구중 65세 이상 비율이 1970년 3.1%였던 것이 2000년에는 7.2%로 증가했으며 2017년 14.0% 그리고 2026년에는 20.8%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2010년에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6.6명당 노인1명을 부양했지만, 2020년에는 4.5명당 노인 1명, 2040년 1.7명당 노인 1명, 2060년 1.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저출산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속도가 선진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경제적인 문제와 심리적인 문제가 끊임없이 회자될 것이며 이는 사회적으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경제적인 문제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저출산과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 전반적인 경제능력 감소다. 충분히 일 할 능력과 의지가 있어도 정년퇴직으로 인해 노동 가능한 노인들도 노동의 기회를 잃고 경제활동에서 밀려나고 있다. 가정에서의 위치는 축소되고 기성세대에 짐이 되어버린 노인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깊은 연구와 고민에 따른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다. 국가와 산업계, 복지계가 공존하여 노인복지정책을 얼마나 심도 있게 고민하느냐에 따라 고령화 사회의 알맞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진다. 국가에서는 출산 장려 제도를 시행하고 노인복지제도를 강화하고 있지만 급속한 고령화의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무리가 있다. 복지제도 자체도 미흡하고 퍼주기식의 경제 보조를 앞세울 것이 아니라 깊이있는 연구를 통한 노인 일자리 마련 등 고령화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 노인이 된다. 기성세대와 미래세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그래도 희망을 가져볼 만한 미래가 될 것이다. 김성철 ㈔인천산업진흥협회장

[천자춘추] 캠코의 ‘착한 대출’

고객님은 00만원까지 즉시 대출 가능하십니다 **머니 조용히 잠자고 있던 휴대폰이 번쩍이며 알려오는 대출문자다. 하루에도 몇 개나 받는 스팸문자라 바로 삭제를 하고 휴대폰을 내려놓지만 저 문자를 외면하지 않을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올해 총가계빚이 1천조원을 넘어섰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가 되는 건 담보도 없고 신용도까지 낮은 서민들이 시중은행의 대출을 이용할 수 없자 제2금융권을 거쳐 결국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대부업체로 발을 돌린다는 것이다. 안쓰러운 일이다.봄바람에 포근하고 푹신해져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빚이라는 무섭고 무거운 짐으로 아직 시베리아 한가운데 서있는 것 마냥 춥고 어둡다. 그렇다면 서민들이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대출이자로 하루하루 숨이 턱턱 막히는 사람들에게 대출이 방법이라는게 이상한 소리로 들릴 지도 모르지만 착한 대출을 받으라는 것이다. 이름도 생소한 착한 대출은 바로 바꿔드림론이다.바꿔드림론은 대부업체나 제2금융권에서 연 30~40% 이상의 고금리로 대출받은 저신용자들에게 최고 3천만원까지 10% 내외의 은행권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전환대출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서민금융지원제도의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바꿔드림론은 특별한 광고 없이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출문의와 신청자수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8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9만명이 넘는 채무자들이 바꿔드림론을 이용했고, 그 결과 채무자들 1인당 평균 1천100만원 정도의 이자절감 효과를 보았다.이와 함께 채무를 줄여가는 서민들에게 또 다른 착한 대출이 손짓을 한다. 캠코에서 전환대출 또는 다른 채무제도를 이용하는 고객들 중 1년 이상 성실하게 상환한 고객에게 최고 500만원까지 생활안정자금을 연4% 저금리로 최대 5년간 대출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캠코두배로희망대출 이다. 채무를 줄이면서 저금리 대출도 받고 금상첨화 아닌가? 아직 이러한 정보를 모르고 고단한 몸과 마음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따스한 봄내음에 몸은 나른해지고 눈꺼풀이 세상 무엇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전에 볼 수 없었던 이같은 제도로 서민들은 희망의 빛으로 손을 뻗고 달려나 갈 수 있을만큼 훨씬 가벼워질 것이다.김양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망고나무스쿨을 아시나요?

아프리카 가나에는 오지마을마다 커다란 망고나무가 하나씩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프리카에 웬 망고나무일까 생각할 수 있지만 과거 선교사들이 아시아 등지에서 망고나무 묘목을 가져다 아프리카에 심은 것이 퍼져있는 것이라고 한다.이 커다란 망고나무는 마을마다 그늘을 만들어 태양을 피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교의 역할을 한다.몇해 전 함께 이 지역을 방문한 수원 모 중학교의 교장선생님은 이 장면을 보고 망고나무스쿨이라고 표현했다.우리나라는 교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 결과, 세계에서 손꼽는 교육열을 가진 나라가 됐음을 잘 알고 있다.개발도상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이 그 국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교육기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빈곤이다.대다수 아프리카 국가의 아이들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면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고 미래에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라는 답변을 자주 듣게 된다.그런 아이들에게 우리는 일시적인 먹을 것을 주고자 한다. 나의 도움이 당장의 성과(?)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교육만이 무기력함을 이기고 그들 스스로 빈곤의 원인을 해결하여 빈곤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실제로 개발도상국가의 가족구성원 중 단 한 명이라도 초등교육을 수료한다면 그 가족의 곡물생산능력이 13% 향상된다는 통계도 있다. 취학연령 아동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가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루하루의 삶의 문제로 인해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개발도상국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히 학교를 지어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나라의 교육청, 지역정부와의 협력 그리고 부모교육, 식수환경개선과 같은 삶의 여건까지도 고려하여 지원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개발도상국 사람들(아동을 포함한) 대부분은 게으르거나 무지해서 빈곤을 겪는 것이 아니다. 발전이라는 사다리에 올라설 수 있도록 교육이라는 주춧돌을 놓아주는 역할을 우리가 해 준다면 그 후로는 그들 스스로 사다리를 오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월드비전은 경기도내 많은 학교들과 교육청들의 후원으로 1997년 이래 매년 1개 이상의 학교시설을 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에 세워주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빈곤이라는 폭력으로 고통받는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한 평화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확신한다.최성호 월드비전 경기지부장

[천자춘추] 결혼이주여성과 출산문화

최근 언론 매체를 통해 다문화가족과 관련한 크고 작은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생소하거나 놀라운 일을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2010년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에서 성사된 국제결혼은 모두 7천 806건으로 전체 혼인건수 7만8천471건의 9.9%이다. 전국 최고 수준으로 10쌍 중 1쌍은 국제결혼이라는 것이다. 국제결혼의 형태는 한국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경우가 5천999건(76.9%)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남녀성비불균형으로 여성 수보다 남성 수가 더 많은 데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결혼을 늦게 하거나 하지 않아 국내에서 신부감을 찾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이들 결혼이주여성들의 국적은 중국이 44.1%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32.3%), 필리핀(5.5%) 순으로 동남아시아 국가가 대부분이다.이렇듯 다인종 다문화사회로 급격히 전환되는 과정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새로운 한국사회에 적응하면서 야기되는 문화차이, 인권문제, 언어장벽, 가족관계 등의 사회통합문제가 대두되고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들중 83.7%가 결혼 후 1년 이내에 임신을 했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도 전에 임신, 출산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만난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의 출산문화 적응에서 산후 미역국을 먹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인데도 말이 안통하는데다 시댁이 어려워 하루 세끼에 야식까지 합쳐 네 번을 한달 내내 약 먹듯이 먹어야 했으니 고역이었을 것이다.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의 미역국 대신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푹 삶은 국물을 먹는다고 한다. 임신과 출산은 친정과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경험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첫 출산 후 음식은 한국 문화에 동화를 강요하기보다는 산모에게 모국음식으로 심리적인 안정과 충분한 영양섭취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어떨까?결혼이주여성들이 둘째 아이를 출산할 즈음엔 김치도 잘 먹고 미역국도 직접 끓여서 잘 먹는다. 맛도 느낀다. 이렇듯 대부분 음식문화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한국문화에 동화돼간다. 글로벌시대에 이들에 대한 타자화, 배재의 시선보다는 모국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해 준다면 사회통합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정정순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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