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 매체를 통해 다문화가족과 관련한 크고 작은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생소하거나 놀라운 일을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에서 성사된 국제결혼은 모두 7천 806건으로 전체 혼인건수 7만8천471건의 9.9%이다. 전국 최고 수준으로 10쌍 중 1쌍은 국제결혼이라는 것이다. 국제결혼의 형태는 한국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경우가 5천999건(76.9%)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남녀성비불균형으로 여성 수보다 남성 수가 더 많은 데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결혼을 늦게 하거나 하지 않아 국내에서 신부감을 찾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이들 결혼이주여성들의 국적은 중국이 44.1%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32.3%), 필리핀(5.5%) 순으로 동남아시아 국가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다인종 다문화사회로 급격히 전환되는 과정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새로운 한국사회에 적응하면서 야기되는 문화차이, 인권문제, 언어장벽, 가족관계 등의 사회통합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들중 83.7%가 결혼 후 1년 이내에 임신을 했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도 전에 임신, 출산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만난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의 출산문화 적응에서 산후 미역국을 먹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인데도 말이 안통하는데다 시댁이 어려워 하루 세끼에 야식까지 합쳐 네 번을 한달 내내 약 먹듯이 먹어야 했으니 고역이었을 것이다.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의 미역국 대신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푹 삶은 국물을 먹는다고 한다. 임신과 출산은 친정과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경험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첫 출산 후 음식은 한국 문화에 동화를 강요하기보다는 산모에게 모국음식으로 심리적인 안정과 충분한 영양섭취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어떨까?
결혼이주여성들이 둘째 아이를 출산할 즈음엔 김치도 잘 먹고 미역국도 직접 끓여서 잘 먹는다. 맛도 느낀다. 이렇듯 대부분 음식문화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한국문화에 동화돼간다.
글로벌시대에 이들에 대한 타자화, 배재의 시선보다는 모국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해 준다면 사회통합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정정순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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