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으로 온 나라가 분노로 들끓었다. 대구에서는 한 중학생이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여 목숨을 버렸고, 이에 앞서 대전에서는 같은 이유로 한 여고생이 아파트 8층에서 뛰어내려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관계 당국에서 가해자를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하고, 학교 폭력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폭력실태를 조사하고, 전문상담교사를 일선학교에 배치하며, 공익근무요원을 학교안전보조요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등 예방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예방책으로만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밖으로 드러난 환부만 치료하고 몸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종양의 뿌리는 그대로 둔다면 언제 또다시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어느 재미교포인 한 정치인이 미국은 인종차별이 심하여 살기가 힘든 나라지만, 한국은 인간 차별이 심하여 살기가 어려운 나라다 라고 했다. 서로 존중과 배려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차별하는 사회 풍토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민주국가도, 복지국가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사실 그동안 물질적인 풍요만 추구하다 보니 정신적으로는 나약해져 가고 있다. 이기심으로 이혼 가정이 늘고 가정은 해체되고 있다. 또, 저출산 현상으로 자녀 수가 적다 보니 가정에서 자녀가 황제 대접을 받으며, 지나친 보호를 받고 자란다. 자연히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굳어져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 줄을 모른다. 이런 성장 과정을 거쳐 학교에 들어오다 보니 학교에서도 제대로 지도할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사는 교실에서 권위를 잃어가고 지나친 간섭과 규제로 학교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교실 붕괴로 이어지고, 교실 붕괴는 병영(兵營)붕괴로 이어지며, 또다시 직장 붕괴나 사회 붕괴로 이어져 국가나 사회의 건전성마저 위태롭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제는 특정한 인연만을 중요시하고 차별과 편견으로 서로 대하는 전근대적이고 구시대적인 가치관은 사라져야 한다. 특히 남의 권리를 짓밟으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특정한 인연에 기대여 반칙 승부를 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자신의 노력과 능력만으로 진검 승부를 펼쳐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인정을 받는 공정한 사회로, 선진 사회로, 정의 사회로 변화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사회이다. 새해는 화합과 배려로 소통하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김 정 렬 인천남부중학교협의회 회장
오피니언
김정렬 인천남부중학교협의회 회장
2012-01-04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