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교)’를 살리자

敎育(교육)이란 한자는 맹자의 得天下英才而敎育之(득천하영재이교육지-천하의 영재를 모아 교육하다)란 글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글자로만 보면 敎(교)는 매를 가지고 아이를 길들인다는 뜻이고 育(육)은 갓 태어난 아이를 살찌게 한다는 뜻으로 기른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리 교육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학생인권조례 시행으로 스승이 사랑의 매도 들지 못한다. 우리 학교에 敎(교)가 사라진 것이다.體罰(체벌)은 일정한 교육적 목적으로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에게 가하는 육체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일종의 징계다. 체벌이 무한정 정당화될 수는 없으나 교육적 목적이라면 사회통념상 어느 정도 용인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9월에는 소위 엎드려뻗쳐 교사에 대해 도교육청에서는 징계를, 교과부에서는 징계 취소결정을 했다고 한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경기도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변화에 대해 선생님들은 61%가 부정적이며 학생들은 68%가 긍정적이라고 한다. 시각의 충돌이다. 또한, 학생들간 인권 침해사례는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영화 도가니에 이런 장면이 있다. 교육청 간부가 장애우들에게 문제가 생기자 어디서 발생했느냐를 묻고 학교면 교육청이, 복지시설이면 시청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학교 안에서는 학생이고 학교를 나서면 청소년이란 얘기다. 여기서도 敎(교)가 사라진 것이다. 청소년은 9세 이상 24세 이하이고, 아동은 18세 미만이며 미성년자는 만 20세에 달하지 않은 자라고 한다. 9세 이상 18세 미만의 초중고생은 학생이면서 청소년이며, 아동이고 미성년자다. 이들을 위한 법령도 있고 그 책임기관도 각기 다르다. 학생이야 당연히 교과부이고 아동은 보건복지부, 청소년은 여성가족부, 미성년자는 법무부다. 여기서 각종 정책이 쏟아져 나온다. 기관이 서로 다르기에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려면 다자간 협의가 필요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그러나 올해 도교육청의 유치원 무상급식은 그러지 못했다. 혼란을 부추긴 것이다. 역시 敎(교)가 사라진 것이다. 敎(교)를 살려야 학생다워지고, 청소년다워지며 아동과 미성년자로 인정받는 것이다. 도의원으로서 학부모로서 敎(교)를 되살려 달라고 도교육청에 충정의 고언을 드리고 싶다.신현석 경기도의원

인천국제공항과 제3연육교

인천국제공항의 건설은 1990년대 초부터 시작돼 올 3월29일 개항되었다. 1990년대 1단계 공항 건설과 함께 영종대교를 건설하였으며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인천국제공항고속철도가 통과하고 있다. 2000년대에는 2단계 공항 건설과 함께 인천대교를 건설하였으며 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및 제3경인고속도로가 통과하고 있다. 2010년대에는 3단계 공항 건설이 진행 중이며,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연육교 및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간의 통과가 논의되고 있다.지난 10년간 인천국제공항은 동아시아에서 주요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천국제공항을 명실공히 지속적으로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은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첫째, 국내 각 지방과 인천국제공항 간의 접근성 제고를 위한 육상교통로 확보이다. 즉, 영종-청라 제3연육교, 영종-신도-강화 간 연육교, 영종-인천역 간 해저터널, 영종-영흥-서산 간 해저터널의 확보이다. 둘째, 국내 각 지방과 인천국제공항 간의 접근성 제고를 위한 항공교통로 확보이다. 즉 인천국제공항과 국내공항 간의 환승 편의를 위한 국내항공노선 확충이며, 현재 제주공항, 김해공항, 대구공항에 한정된 국내항공노선을 울산공항, 포항공항, 광주공항, 여수공항 및 양양공항 등으로 확충하여야 한다. 셋째, 인천국제공항과 서해안 각 지역과 도서 간의 환승 내지 해상 레저 편의를 위한 항구와 해상교통로 확보이다. 즉, 용유도 왕산항이 추진되어야 한다. 넷째, 중국과의 항공노선을 30여개 수준에서 푸동 및 홍차오공항 수준의 60여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베이징 및 광저우 수준의 90여개 수준을 지향하는 것이다. 다섯째, 인천국제공항 배후물류제조단지를 확충하여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의 장점을 활용하여야 한다.이러한 전략적 과제 중에서 영종과 청라 간 제3연육교 건설이 지지부진하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관리회사의 수입보장이 관건이다. 영종대교 및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수입보장은 검암IC 신규 개설과 북인천 IC와 함께 서울로의 진출입로 개방으로 가능할 것이다. 인천대교의 수입보장은 일정한 개발사업의 협상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제3연육교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인천국제공항과 강원도 평창 간 신속한 접근을 위한 영종-인천역 간 해저터널, 개성 및 해주 연계를 위한 영종-신도-강화 간 연육교 및 충청과 호남 연계를 위한 영종-영흥-서산 간 해저터널로 이행하기를 기대한다.최정철 인천지식재산센터 센터장

‘대학거부자’들의 용기와 도전

최근 대학가에는 구조조정, 반값 등록금 요구, 각종 감사 등으로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지난 1일 발표된 일부 학생들의 대학거부선언이다. 대학을 자퇴하거나 진학을 포기한 그들은 입시위주의 교육과 취업학원으로 변질한 대학교육을 거부하며 무한경쟁과 주입식 교육 반대, 등록금 인하를 위한 교육예산 확보 등 대학거부 8대 요구사항도 함께 발표했다. 오로지 명문대라는 한 길만을 강요하는 교육, 수능과 입시라는 거대한 서열화의 장, 대학으로 인간의 가치가 결정되는 대학중심사회, 학벌사회의 폭력을 거부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거부선언이 젊은이들에게 또 우리 국민에게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한편 걱정되기도 한다. 그들의 부모님들조차도 그들을 진정 이해해 줄 수 있을지.최근 유명을 달리한 스티브 잡스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을 만들어낸 마크 저커버그는 모두 대학을 중퇴했다. 넓은 의미로 볼 때 이들은 대학거부를 선언한 선지자들이기도 하다. 물론 그들의 부모들도 그런 자식들을 믿고 오히려 격려해주기까지 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모습이다. 2010년 교육통계에 의하면 국내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79%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는데, 일반계 고교 졸업자는 81.5%로 더 높게 나타났고 특히 특성화고(전문계고) 졸업생들조차도 71.1%가 대학에 진학했다.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의 대학진학률이 50% 안팎임을 볼 때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높은 대학진학률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대학이 너무 많아 의지만 있다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과 실제적인 능력과는 상관없이 일생동안 학벌로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대학에 진학한 우리 학생들은 금방 사회현실에, 대학교육에 절망한다.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정부의 정량적 기준에 의한 대학평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대학의 어려운 사정도 있지만, 대학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한 고민이 최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 한 축사에서 지금 여러분의 짐과 아이디어를 싸서 여기를 떠나십시오, 자퇴하십시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겼지만, 오늘 대학거부를 선언한 우리 젊은이들은 단순히 대학을 떠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와 더 큰 각오로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은 소수이지만 그들의 용기와 도전에 희망을 걸어본다.박동삼 인천대 교수

창조는 융합이다

세상은 간단하지 않다. 모든 것을 2분법으로 나누거나 오직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세상을 경계해야 한다. 모두를 평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시각이나 모든 것을 경쟁체제로 몰아가려는 주장도 주의해야 한다. 문화의 출발점은 부끄러움을 아는 일로부터 시작한다. 염치와 측은지심을 가지고 그 위에 선비 정신으로 둘러싸인 사회가 희망적인 좋은 사회다. 지금까지 수많은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면면히 이어온 한국적 문화의 뿌리야말로 미래 한국의 가능성이다. 자긍심과 창조성으로 빛나는 긍정의 나라가 이제부터 우리가 열어야 할 미래다.우리는 경계인이어야 한다. 아니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 우파의 부패와 좌파의 독선을 함께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하고 오히려 어느 한 쪽에 안주하려 하지 말고 옳은 쪽이 어디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좌우로 흔들리면서 중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고정의 틀을 깨고 더욱 나은 제3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융합의 길이다. 실제로 융합은 창조의 길이다. 일반적인 경우 모방을 통해 창조가 나타난다. 창조와 모방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아무 형태도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이 나타나지 않고 모방을 통해 나타난다는 점에서 같다. 창조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재창조다. 기존의 산소와 수소가 만나 새로운 물로 창조되는 것처럼 세상의 일은 본래 다 있어왔던 것들이 다시 새로운 목적 아래 새로운 가치로 태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들을 겸손히 수용하고 융합하면서 숙성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좋은 것을 모방하고자 하는 자세야말로 훌륭한 창조 전략의 일환이다.엄밀히 말해서 창조의 다른 이름은 융합이다. 그리고 책임감이자 무한도전이다. 이제 지금을 융복합의 시대라고 한다면 산업과 산업 간의 융, 복합뿐만 아니라 문화와 문화와의 가로지르기도 중요하다. 이미 우리에게 세종르네상스가 있었다는 자각과 함께 다시 새로운 르네상스를 준비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시대와 시대와의 융, 복합이야말로 우리가 이 시점에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과제이다. 이제 하나의 방법론으로 세종의 역사를 통한 미래의 재창조란, 세종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감동으로 세종을 재해석하고, 오늘의 교육현장에서 되살리는 일이다. 세종르네상스를 창조적으로 부활시켜 보다 나은 삶의 품격을 회복하는 일이다. 창조는 우리가 닮아가고자 하는 모방으로부터 출발한다. 아울러 고행과 명상을 통해 스스로 도(道)의 경지를 열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열반을 깨닫는 참선도 창조의 길이다.이청승 경기창조학교 사무총장

현금영수증 꼭 챙기세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현금을 내면 점원이 소득공제 영수증 필요하십니까?라고 묻는다. 근로자가 연말정산할 때 소득공제 받을 수 있도록 현금영수증을 발행해 주겠다는 말이다. 현금영수증 발행금액에 대해서는 연말정산 시 사용금액의 20%를 소득에서 공제해 주므로 수입이 정해진 근로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절세수단이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현금으로 계산하면 간이영수증을 써 주었는데, 국세청에서 파악하기 어려워 사업자들이 현금매출을 신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현금매출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가 재정수입이 줄어들고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근로자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불공평한 결과가 초래된다. 국세청은 현금거래의 투명성과 공평과세를 위해 2005년 현금영수증 제도를 도입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현금결제 할 때 휴대전화번호나 카드, 주민번호를 제시하면 판매자가 발급장치를 통해 현금영수증을 발행하고 결제명세가 국세청에 통보된다. 국세청에서 현금매출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사업자는 세금을 신고할 때 매출액을 숨기기 어렵다. 다만, 소비자는 현금영수증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번호와 카드번호를 등록해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2008년 7월 이전에는 건당 5천원 이상에 대해서만 현금영수증을 발행했는데, 지금은 소비자가 요구하면 모든 현금결제에 대해 현금영수증을 발행해야 한다. 사업자가 발급을 거부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발급한 경우, 소비자가 현금영수증 홈페이지에 신고하면 미발급액의 20%를 포상금으로 받을 수 있으며 발급을 거부한 사업자는 미발급액의 50%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담해야 한다. 2010년 4월 1일부터 고소득 전문직 등 일부 업종은 소비자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발급하도록 의무화되었다. 해당 사업자는 건당 30만원 이상 현금거래에 대해 반드시 현금영수증을 발행해야 하며, 미발행하면 50%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업종은 변호사, 회계사, 공인노무사 등의 전문직과 병원, 학원, 부동산중개업, 예식장, 장례식장, 유흥주점, 산후조리원 등이다. 지난해 현금영수증 거래 건수는 49억5천만 건으로 76조원에 달했다. 이는 시행 초기인 2005년과 비교해 11배 증가한 수치이며, 건당 1만원 이하인 거래가 전체 발급 건수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소액 현금거래의 투명성이 매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일부에서 가격 인하를 미끼로 현금거래를 유도하는 사례가 있는데, 앞으로 불법적인 탈세를 막고 건전한 국가재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현금영수증 발행에 적극 동참해 주기 바란다.송바우 안산세무서장

문화를 수출하는 나라

40~50대 이전 세대에서는 우리 문화로 대표되는 음악 장르가 없던 시절이라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되는 팝뮤직에 심취해 올드팝 몇 곡쯤은 부를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7080세대를 열광시켰던 팝스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국공연을 기획하고, 한국 팬들을 만나 교감했던 것은 십여 년 전부터 한국에 7080세대 콘서트 문화가 정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성장시킨 동력이 됐던 넥타이 세대가, 중년의 아줌마들이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또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나타났던 것이다.제대로 된 우리 문화가 없던 암울한 시대를 지낸 지금 우리 문화의 현주소는 무엇인가?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배용준의 욘사마로 시작된 한류열풍은 이제 유럽에서까지 열광하는 K-POP로 이어지고 있다. 서구 문화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추종해왔던 예전과는 달리 전통적인 동양문화와 우리의 전통문화를 절묘하게 융합시켜 선풍을 일으킨 것이 바로 한류열풍이었다. 또 한류열풍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발굴해내고, 상품화시킴으로써 국민에게 자부심을 불어넣음은 물론 국가 이미지 강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일본에서 사용되는 극존칭인 사마를 한국 인기 연예인에게 사용하고, 광고 모델을 선정함에 있어서 그토록 틈새를 보여주지 않던 SONY사가 배용준을 모델로 선택한 것은 우리 문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물일 것이다.요즘은 또 어떠한가? 전 세계적으로 K-POP이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다. TV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들어서 K-POP이 유럽이나 남미까지 파고들면서 우리의 7080세대가 청년기에 느꼈던 문화적 충격을 역수출하고 있는 셈이 되었다. You Tube, Facebook, twitter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우리의 문화를 전파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드라마를 시작으로 영화와 음악, 의상, 음식, 스포츠까지 전파 분야의 폭도 넓어졌다. 이처럼 문화 수입국에서 문화 수출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근간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다. 우리의 삶과 정서가 배어 있는 전통문화에 세계적 흐름을 제대로 읽고, 시장을 치밀하게 공략한 기획자들의 안목이 적중한 것이다. 민간 영역에서 만들어낸 우리 문화의 국제적 위상은 이제 정부 차원의 국가 이미지 제고와 경쟁력 확대라는 과제로 주어졌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K-POP 열풍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수많은 기획자와 문화예술인들의 열정과 노고에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오용원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사촌오빠와 내연남

최근에 공중파 코미디 프로그램 중 애정남이라는 코너를 즐겨 보고 있다. 애정남 개그맨팀은 이미 검찰에까지 초청을 받아 특별시연을 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우리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매한 것들에 대해 촌철살인의 재치로 명쾌하게 구별하거나 정의해 주는데, 단순한 웃음을 넘어서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게 하는 묘미가 있다. 말이 애매한 경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말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애매한 경우도 있다. 사람은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 말을 한다고 하지 않던가!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의뢰인을 신뢰해야겠지만, 혹여 의뢰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별하려고 노력한다. 수임단계에서 의뢰인의 말과 증거를 대조해 보고 가능한 한 정직한 판단을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의뢰인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어느 날, 50대라고 보기 어려운 미모의 부인이 50대로 보이는 남자와 같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 부인은 이혼을 원하지만, 남편이 응해주지 않고 있다며, 남편과는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하나도 없고 평생 남편이 일하지 않고 자신이 벌어서 먹여 살렸으며, 각방 쓴지 7년이 되었다며 이혼을 하게 해 달라고 하였다. 나는 자꾸만 옆에 있는 50대 남자가 마음에 걸려 누구냐고 물어보자, 사촌오빠라고 하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돌려서 질문하기를, 혹시 남편이 역으로 부인의 흠을 잡는다면 어떤 것이 있겠느냐고 넌지시 물어보자, 전혀 없다고 하였다. 남편에게 의처증 같은 것이 있느냐고 하자, 맞다며 마치 나를 용한 무당 보듯이 보았다. 사촌오빠라는 사람은 혹시 이혼이 안 될 수도 있느냐며 과도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경험상 재판상 이혼사유 여부와 관계없이 일방이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하여 이혼상담을 할 정도면, 상대방도 이미 어느 정도 이혼을 각오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가사사건의 70~80% 정도는 당사자 합의에 의한 조정절차로 사건이 종결되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상대방이 이혼 못하겠다고 끝까지 고집하지 않는 이상 실무에서는 재판상 이혼사유 여부와 관계없이 조정으로 이혼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설명을 한 후, 일단 이혼소장을 접수해 보기로 했는데 상대방이 전혀 응하지 않아 화해권고결정으로 사건은 쉽게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나중에 소문에 의하면 그 사촌 오빠는 다른 사무실에서 비슷한 시기에 이혼했고, 현재 둘이 같이 살고 있다고 한다. 애정남은 사촌오빠와 내연남을 어떻게 구별할까? 김정혜 변호사

인권 감수성

한국에서 40년을 넘게 근무한 일본인 모모세 타다시가 쓴 책에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가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일본인의 눈으로 한국 사회와 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꼬집어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는 또 얼마 전에 여러분 참 답답하시죠?를 써서 우리를 또다시 부끄럽게 했다.여러분 참 답답하시죠?는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세계 10위권임에도 선뜻 선진국이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를 예를 들어가며 실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품격의 모자람을 지적한다. 품격이 모자라기 때문에 기업이 탈세와 변칙을 일삼고, 고통받는 어린이와 고용이 불안한 청년, 가난한 노인이 많으며, 일부 사람들만 부를 독점한다. 이렇게 품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한국은 선진국일 수 없다는 것이다.영화 도가니는 어떠한가. 광주광역시 인화학교 교직원들의 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답답함을 넘어 우리를 분노케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이런 분노에 넘쳤던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8세 여아를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 때도, 혜진예슬이 사건 때도 온 국민은 분노하지 않았던가!이러한 현상을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 문제로 치환시켜 보자. 인권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가장 일상적이고 기본적인 삶의 조건이다. 인권의 개념은 모든 생명체들의 존재와 삶에 대한 예의라 하여 그 적용 범위가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인권 감수성이란 이러한 인권에 대한 민감성,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거부 의지를 뜻한다. 인권 감수성이 예민해야 사회 정의가 확립된다. 남을 존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일도 인권 감수성의 발로가 아닐까.그러면 무엇이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을 메마르게 하고 있을까. 지나친 경쟁에서 비롯된 피로감이 아닐까? 과도한 경쟁 때문에 사회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가정교육이 어려운 빈곤층이 확대되고 소외당하고 방치되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그 아이들은 무관심하고 지쳐 있고 화를 잘 낸다. 아이들의 꿈까지도 양극화되고 있다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교육이 나서야 한다. 누구나 방치됨이 없이 최상의 교육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혁신교육이 추구하는 공공성의 이념이다. 인권친화적 학교문화를 만들어 누구나 존중받고 인정받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 교권보호헌장과 학생인권조례의 취지이다. 앞으로 이러한 노력을 강화해서 인권 감수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김국회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현명한 병원선택의 기준

한국사람은 남과의 경쟁심이 유난히 강하고 1등 지향적이다. 국제적인 경기에서 1등을 못하고 2등을 하게 되면 몹시 억울해하고 국민에게 크게 미안해하고 죄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 세계인들이 겨룬 시합에서 2, 3등이라도 한 것이 얼마나 대견한 일인가. 근래에 와서 한국의 위상이 여러 분야에서 크게 높아졌다. 자원도 별로 없고 축적된 기술도 별로 없던 나라가 이만큼 발전한 것은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고 첫째만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의학분야에서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조선 말기의 통상수교거부정책 때문에 뒤늦게 서양현대의학을 받아들였다. 후발주자였지만 선진국에 뒤지지 않으려고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 이제는 한국의학이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게 된 것이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최고, 일류만을 좋아하는 우리의 습성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요즈음 전 세계적으로 불황인데도 우리나라의 명품시장은 호황이라고 한다. 지방에 사는 학생들이 지방대학은 외면하고 서울의 명문대학으로만 몰려들어 교육의 지역편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지방에도 좋은 대학병원, 종합병원이 많이 있는데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려와 서울의 유명병원에서는 3~6개월, 심지어 1년이나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경증환자까지 대학병원으로 몰리면 정작 대학병원에서 전문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환자는 진료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진료를 지연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병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 유능한 의사, 고급의료장비, 좋은 시설, 친절도, 병원이용의 편의성 등을 고려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들 요소 중에 특히 고가의료장비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두는 경향이 있다. 우수 의료진을 갖췄어도 첨단의료장비가 없으면 2, 3류 병원으로 낮게 평가된다. 병원의 규모나 질환의 경중을 고려해 볼 때 첨단장비가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 첨단장비가 없으면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다 보니 작은 병원에서도 출혈하면서 경쟁적으로 비싼 장비를 구입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병원 마다 필요 이상의 고가장비를 구입하다 보니 우리나라가 환자 수 대비, 국민소득대비 첨단장비(CT, MRI, PET 등)보유율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그러니 외국의 의료기기 제조회사들이 한국을 봉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환자들이 이용할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이 우수의료진보다 고가의료장비 보유 여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현명치 못한 관행은 결국은 돌고 돌아서 우리 국민의 의료비 상승으로 귀착되는 것이다.김현승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장

苛政猛於虎(가정맹어호)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을 지나고 있는데 한 부인이 무덤가에 앉아 슬피 울고 있어, 공자가 자로를 시켜 그 까닭을 물으니 시아버지와 남편과 자녀가 차례로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무서운 곳에서 왜 살고 있느냐고 묻자 부인이 대답했다. 이곳에서 살면 무거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듣고 공자는 너희는 가슴에 잘 새겨 두어라. 가혹한 정치가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보다 더욱 두렵다는 것을 이라고 말했다.도의회 사상 최초로 국비 예산이 삭감돼, 혜택 못 받는 1천200만 경기도민은 분노하고 억울해하고 있다.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고양시 대곡역 복합환승센터 국비지원 예산 7억5천 만원을 지사의 역점사업이라는 이유로, 국비 5억 지원으로 추진하는 여주의 지역 행사 예산도 정부의 4대강 사업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로 삭감했다. 민주당은 확고한 당론으로 정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서도 명분상으로는 국비도 국민의 혈세라면서, 국비를 삭감하였다.예산은 도민을 더 잘 섬기기 위한 가치의 배분이다. 예산안 심의에 있어, 도민의 혈세를 불요불급 한 곳에 낭비하거나 부당하게 진행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의회 의장이 소관 상임위회에 심의권을 주고 있다.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삭감한 국비삭감 또한 민주당 의원들이 포함된 상임위원회에서 심사숙고한 끝에 국비 예산을 원안통과 시킨 예산이었다.또 이상한 일도 벌어졌다. 보건복지 공보위원회에서 대변인실 예산 2억원 증액되었다. 계수조정 막판에 밀실로 이루어졌다. 보건복지공보위원회 위원장은 물론 계수조정에 들어간 보건복지공보위원들조차 알지 못했다. 대변인조차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보건복지공보위원들은 내년 대변인실 예산안은 예결위에서 심의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예결 특위에서 상임위원회의 심의결정을 번복하여 예산을 증액하고 국비를 삭감하는 행위는 소관 상임위원회를 무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결정을 하게 된다면 소관 상임위원회 예결특위위원이나 해당 상임 위원장과 상의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싶다. 예산 삭감으로 도민이 받을 수 있는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도민들은 걱정하고 있다. 국비라 해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심의한 것이다. 내년도 본예산을 앞두고 가혹한 정치가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것을 명심하고 내가 먼저 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길은 무엇인지 당리당략을 떠나서 역사와 도민 앞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민주당의원들도 아낌없는 동참을 요구하고 기대한다.신현석 경기도의원

원시반본과 역사적 기념

인천의 긴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 특징은 원시반본으로 규정할 수 있다. 수천 년 전부터 바다의 항구 역할을 했던 영종도는 인천역사에 있어서 가장 먼저 선진적인 문명을 받아들였던 곳이다. 결국, 2001년에 하늘의 항구인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였다. 인천이 명실 공히 황해의 허브로서의 명성을 되찾는 쾌거이며, 한민족의 자랑스러운 주체적 개항인 것이다.백제가 372년에 주체적으로 개항하였던 연수구 능허대에 2013년에 대형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인천 신항이 개항된다. 현재 인천 내항이 있는 제물포는 1883년 이전에는 한강을 통하여 한성(서울)으로 접근하는 외국군함을 방어하는 제물진이 있었던 곳이며, 그러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작은 포구였던 제물포를 일본은 강제로 1883년에 개항시켰다. 능허대는 주체적 개항지이며, 제물포는 강제개항지인 것이다.따라서 인천인이 2013년을 개항 130주년으로 기념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매우 그릇된 역사인식이다. 2013년은 개항 1641주년이며, 근대개항 130주년인 것이다. 그리고 주체적 개항지인 능허대 앞에 제물포 개항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떨치고 주체적으로 인천 신항이 원시반본으로서 개항됨을 인천인은 기념하여야 할 것이다.인천은 비류백제를 세울 때 미추홀이었으며, 고려시대에는 경원부 또는 인주였고, 조선시대에는 인주군, 인천군, 인천도호부, 인천현 등이었다. 인천은 고려시대에는 고려가 해양국가로서 예성강 벽란도, 교동도, 강화도와 교동도 사이의 석모수로를 거쳐서 황해로 나아갈 수 있었으므로, 인천세력과 강력한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인천세력이 출구를 막으면 개성세력은 해양으로 진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동맹의 상징으로서 왕비를 여러 명 맞이하였다.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세워진 후 태종 13년인 1413년에 주를 산이나 천으로 개명하게 하여 인주가 인천으로 변경되었다. 2013년을 인천 정명 600주년으로 기념하고자 한다면, 이것은 전국적인 단순 행정개편을 기념한다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인천을 역사적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역사와 수치스러운 역사를 모두 기억하는 것이다. 우선 자랑스러운 역사인 인천국제공항 개항, 인천항 개항, 미추홀 도읍 또는 인주 등을 먼저 기념하고, 1866년 병인양요, 1871년 신미양요를 깊이 각인하고, 수치스러운 근대개항, 단순 행정개편 정명 600주년을 돌아보아도 늦지 않다.최정철 인천지식재산센터 센터장

카드수수료 인하도 상생협력 차원에서

영세상인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목소리가 높다. 재래시장의 카드수수료를 백화점 같은 1.5% 수준으로 인하하라는 주장은 당연하다. 똑같은 카드를 쓰는데 백화점은 1.5%로 낮고, 재래시장은 약 3%로 높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카드수수료 인하 건은 카드사와 소상공인 간의 자율협의에 맡길 것이 아니라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문제는 우리 소상공인 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정부는 여러 가지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체감되지 못한다. 문제는 정부가 해 줄 수 있는 것에 비해 소상공인의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270만 소상공인 중에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소상공인에게 카드수수료를 특별 인하해 주고, 골목슈퍼 1만개를 나들가게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나머지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이들에게 정부정책이 피부에 와 닿을 리 없다.우선 정부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소상공인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해 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카드사와 소상공인 단체가 자율적으로 협상을 통해 카드수수료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카드수수료를 연매출 규모에 따라 차별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여 소상공인이 억울하게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또한, 정부는 규제해결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한편, 소상공인에게 정책자금을 융자하고 보조함으로써 최대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자금력과 영업능력이 취약한 소상공인의 나 홀로 창업도 도와 서비스나 제품을 공동 생산하고, 기술개발이나 마케팅, 브랜드 전략을 공유하는 공동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카포스라는 자동차 정비브랜드는 이미 나들가게 슈퍼마켓 지원사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러한 공동 브랜드 전략을 시작했고, 지금은 2만여 정비사업체가 뭉쳐 대기업 계열의 자동차 정비사업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정부는 이렇게 자구 노력을 기울이는 소상공인들을 발굴해서 우선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소상공인이 미래준비와 자기 변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소상공인은 스스로 경쟁력이 취약하다 보니, 대외적인 경제변화와 위기 그리고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창업단계에서부터 과밀업종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하고, 필요하다면 교육을 통해서라도 새로운 기회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정부는 270만 소상공인을 즐겁게 하고, 상생하는 사회복지정책 차원에서 소상공인 문제를 다뤄야 한다. 이현재 전 중기청장

세종에게 길을 묻다

이제 와 새삼스러운 고백은 아니지만, 졸업식 전날 자퇴하여 나는 졸업장이 없다. 졸업장에 매달리는 삶을 살지 않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우리 사회의 관행상 여러 가지로 제약을 받았다.이번에 세종에게 길을 묻다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처음 하게 된 고백이지만, 한때 홍익대학교로부터 총장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마지막 단계에 가서 나는 총장 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때까지 치열한 경쟁자였던 다른 한 분을 추천했다.대학 졸업장이 없어서 남들처럼 순탄한 삶을 살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억압받지 않고 자유로웠다. 기존 관행과 결별함으로써 새로운 만남의 의미를 되새겼고, 철저히 자립함으로써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부는 학력파괴의 바람을 보면서 나는 또 다른 배신과 자괴감을 느낀다. 나 자신의 인생과 지금까지 내 곁을 지나간 많은 사람의 면면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역시 안 배운 놈이 배운 놈보다는 못하다는 사실 때문이다.정말 괜찮게 생각했던 초등학교 출신의 한 사업가가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의 이윤밖에 모르는 파렴치한이었다.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 오히려 더 본능에 충실했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문제는 최소한의 도덕적인 기준도 모른다는 것과 세상을 사는 기본 도리가 서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바로 학교가 학문만 익히는 곳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자기 또래의 아이들과 학교라는 한 공간에서 어울리면서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나와 남과의 관계를 익히고 공동체의 의무와 책임을 배우기 때문이다.물론 결론은 사람이다. 사람 나름이다. 배움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담는 인성이었다. 옛날에는 학교에서 이를 확실히 가르치고 있었는데 지금 학교에서는 별로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서울의 전 현직 교육감들이 줄줄이 형무소를 가 이제는 교육도 믿을 만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아니 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역할과 제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그냥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만약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거나, 일감을 지시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우리 시대에 새로운 교육의 창조가 필요하다면 창조의 바다였던 세종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어려서는 열심히 공부하고, 왕이 되어서는 지극정성으로 백성을 하늘처럼 섬겼던 세종을 오늘에 되살리면서 오늘도 한 번쯤 세종에게 길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이청승 경기창조학교 사무총장

부가가치세와 전자세금계산서

우리가 지불하는 물건값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매일 물건을 사면서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고 있지만, 세무서에 세금을 내러 가지는 않는다.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는 납세의무자는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금을 내는 납세의무자와 실질적으로 세금을 부담하는 조세부담자가 다른 세금을 간접세라고 한다. 한편, 소득세나 법인세같이 납세의무자와 조세부담자가 동일한 세금은 직접세로 분류된다. 부가가치세는 사업자가 고객에게 물건을 팔 때 세금을 받아 두었다가 3개월마다 세무서에 납부하므로 조세를 부담하는 소비자는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는 조세저항이 적고 징세가 편리하며 조세수입의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활용한다.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는 1977년 7월 1일부터 34년 넘게 시행됐는데, 세금계산서는 부가가치세 제도의 바탕을 이루는 핵심요소이다. 세금계산서란 납세의무자로 등록한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때에 부가가치세를 거래징수하고 이를 증명하고자 공급받는 자에게 교부하는 세금영수증이다. 세금계산서는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 간에 거래할 때 발급하며, 음식점이나 소매점에서 최종소비자에게 물건을 팔 때는 세금계산서 대신 영수증이나 카드전표를 발행한다. 사업자는 매출처 및 매입처와 주고받은 세금계산서를 모아 두었다가 세금계산서 합계표와 신고서를 작성하여 세무서에 세금을 신고납부한다. 그동안 세금계산서는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종이 용지에 수기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발행해 왔다. 그런데 종이 세금계산서는 종이 사용과 우편발송 등에 따른 납세협력비용이 발생하고, 합계표가 자동으로 계산되지 않고 일일이 기재하여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불편함이 있었다. 최근 국세청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고 전송할 수 있는 전자세금계산서를 개발하여 시행 중이다. 올해부터 법인사업자는 반드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며, 종이로 발행하는 경우 공급가액의 2%에 달하는 미발급가산세가 부과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 개인사업자들도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 관내 사업자들에게 새롭게 도입된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를 설명해 주려고 지난 9월 28일 안산세무서는 신안산대학교에서 무료세금교실을 개최하였고, 오는 25일 안산상공회의소에서 추가로 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다. 향후 모든 과세사업자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자세금계산서라는 변화의 물결에 잘 대비할 수 있도록 사업자 스스로 이해하고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송바우 안산세무서장

창의적 체험학습과 재능기부

2012학년도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주 5일제 수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올해까지 격주로 진행한 놀토(노는 토요일)가 안정적으로 정착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매주 토요일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제도가 새롭게 추진되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주 5일 근무와 같은 패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진 것이다.반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학생이나, 가정 형편상 부모의 보살핌이 어려운 학생들의 경우는 주 5일제 수업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학생들이 누군가의 보호에서 방치될 수도 있다는 점은 크게 우려해야 할 일로, 학교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문제로 표출될 것이다.2012년 주 5일제 수업에 대비해 교육인적자원부가 부랴부랴 창의적 체험학습(창체)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는 지방자치단체와 일반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원한 일이라 생각된다. 창체를 진행해야 할 문화기반시설이 대부분 자치단체에서 관리, 운영되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박물관, 도서관, 문예회관, 문화원, 문화의 집 등의 프로그램을 창체 프로그램과 어떻게 연계하여 추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지역 교육지원청과 해당 시설과의 유기적인 협의와 관계 맺기가 시급하게 이뤄야 할 것이다.이와 함께 창체 활동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해 활성화되고 있는 재능기부 활동일 것이다. 재능기부는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이 토요일에도 학교나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 일반인들이 예체능적 재능을 학생들에게 기부하여 그 학생들의 잠재적 역량을 개발하고, 학생들이 성장하여 또 다른 재능기부자가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우리 사회를 더욱 성숙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재능기부일 것이다. 재능기부는 시민사회와 국민의 자발적인 힘이 발휘될 때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교육복지의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문화예술 단체와 국민 개인의 재능기부 의식이 향상될 수 있도록 재능기부의 순기능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모범 사례를 발굴하여 본보기로 제시한다면 2011년 실시를 앞둔 창의적 체험학습이 조기에 정착할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다.2012년 새 학기가 불과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 체계적인 준비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우리의 자세일 것이다. 오용원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응급의료

한 여대생이 여름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바닷가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여학생은 수영을 즐기다가 모터보트의 스크루에 휘감기는 사고를 당하였다. 이 사고로 여학생은 대퇴부위가 개방골절이 되고, 내부 장기가 손상되어 복막 안에 심한 출혈이 발생하는 중상을 입게 되었다.친구들이 119안전센터에 전화하니 구급차가 도착하는데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여 급한 나머지 여학생을 가해자의 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인근 보건소로 여학생을 데려갔고 피서철이어서 보건소까지 가는데 1시간이 걸렸다.보건소에서는 다시 큰 병원으로 가라며 129민간 구급차를 불러서 여학생을 이송하였다. 129민간 구급차는 특수구급차임에도 아무런 의료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고 의료진이 함께 타지 않아, 여학생은 아무런 처치도 받지 못한 채 결국 병원에 도착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숨을 거두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당시 인근에 구급차가 있었으나, 인력 부족으로 평일에만 운행하고 주말에는 운행하지 않았다고 한다.이는 가상의 얘기가 아니라, 얼마 전에 우리나라 해수욕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고, 현재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과연 위 여학생이 미국에서 사고를 당하였다면 손 한 번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을까?미국은 1930년대부터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200개가 넘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중증외상센터 설치를 보류해 오다, 지난 3일에야 2016년까지 전국에 16개의 중증외상센터를 설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단계적으로 전국 16개소에 병원시설과 의료장비, 의료진을 확보하고자 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선택적,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배분에 따른 중증외상센터는 그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병원과 의료진만 갖춰졌다고 해서 중중외상센터로서 역할을 다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것은 구급차에만 의존하는 환자 이송체계이다. 자동차 정체가 심하고, 운전자들이 구급차에 통로를 확보해 주거나 양보해 주지 않는 우리나라의 실정상 구급차는 신속성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헬기를 사용하여 이송하는 방법이 반드시 강구되어야 한다. 당장 헬기를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우선 소방헬기, 경찰헬기, 병원헬기 등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면 어떨까 한다. 김정혜 변호사

‘얼간이’를 위한 교육혁신

얼마 전 우리 대학에서 교수법과 학습법 개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직원으로부터 인도 영화 세 얼간이(3 Idiots)'를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추천받은 적이 있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지난 연휴 때 우연히 이 영화를 발견하곤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관을 찾았다.세 얼간이는 영화 시작부터 나를 몰입하게 하였다. 공과대학 그것도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주인공인데다가 인도의 대학교육 현실이 우리나라와 너무나도 흡사하게 그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인도에서도 천재들만 들어간다는 명문 공과대학에 입학한 세 학생이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일류 직장에 취업해야 한다만을 최우선 교육철학으로 삼는 대학과 교수에 도전하면서 결국은 그들이 원했던 분야로 진출하여 진정한 승자가 된다는 줄거리다.강요된 선택에 몸부림치며 저항하고,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할 때 서로 격려하며 마침내 뜻을 이루어 가는 그들. 이러한 행동은 우리도 알고 있고 또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나,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우리 대학교육의 문제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으며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학계에서도 많은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큰 틀에서의 대학개혁을 포함한 융합?통섭학문이나 인문학적 소양의 계발 강조, 현장에 바탕을 둔 창의적 설계 등 자기주도적 학습의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교육현장에서의 실천이다. 의사나 법조인만이 최고라는 학부모의 의식, 최근 개선되어 가고는 있지만, 대학서열이나 스펙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기업의 직원채용 관행,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 오직 직장의 장래 안정성만 추구하는 학생들의 단견, 여기에 기존교육의 틀 속에서 안주하는 교육계의 풍토 등 이러한 모든 것들이 변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얼간이를 키워낼 수는 없다. 상황이 이럴진대 4년 재학기간 동안 스펙 쌓기에 전념하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얼간이가 되라고 말할 용기는 차마 없다. 이제 우리 모두의 고정관념과 거대한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에 방울을 달 수 있는 또 다른 얼간이의 출현이 필요한 시점이다. 10초 만에 만들어낸 기막힌 발명품으로 선배를 기겁하게 한 왕초 얼간이, 위기에 처한 임산부와 새 생명을 위해 정전상태에서도 강의실 물품들로 순식간에 출산 보조품을 만들어 내던 얼간이, 최고의 과학자로 성공했으나 2세 얼간이를 기르고자 교단에 선 원조 얼간이, 그런 얼간이들을 우리 현실에서 만날 수 있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박동삼 인천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

세계 최고 수준 한국 의료 복지

우리나라에서 우리 의료수준과 의료환경에 불만족해하고 불평을 말하는 사람을 가끔 본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지위가 높거나 돈 많은 사람 중의 일부는 더 좋은 치료와 서비스를 받겠다고 미국으로 가곤한다. 그러나 그들 중에 불치병이나 난치병을 완치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거의 들어본 기억이 없다. 이제는 국내에서 못 고치는 병은 외국에서도 고치지 못한다고 봐야 할 정도로 한국의학 수준이 높아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임상의학 수준은 세계최고의 수준이지만 그에 비해 진료비는 상대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 그동안 싼 게 비지떡이라는 통념 때문에 우리의 의학 수준을 과소평가해 온 우리 국민이 차차 한국의 의술과 의료보험제도에 대해 옳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한국처럼 최고의 의료를, 최저의 비용으로, 최단시간 내에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의료에 관한 한 한국 국민은 낙원에서 살고 있다. 이런 훌륭한 의료환경을 만들어온 의료인들의 헌신적 노력에 감사해야 한다.나는 오랫동안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후에 지방의 도립병원에서 병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과거에는 미처 알지 못했었는데 지방에서 주민을 위한 복지시설과 주민건강을 위한 각종 제도가 참 잘 갖추어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주민회관이나 노인복지회관 등에서 많은 사람이 운동도 하고 건강교육도 받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즐겁고 유익하게 소일하고 있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이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이제는 상당한 수준의 복지국가가 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게 된다.한편, 무료로 진료받는 환자 중에 필요 이상으로 일반환자보다 더 많은, 더 고가의 검사와 약을 요구하며 더 불평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사실 의사들은 환자의 경제 적 사정에 따라 차별적인 진료를 하지 않는다. 우리 병원도 모든 계층의 환자에게 차등 없이 정성을 다하여 진료하고 있다. 병원에 올 수 없는 환자를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무료이동진료팀을 구성하여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공공병원이 예전과 달리 의료의 질도 높아졌고 환자를 가족처럼 정성껏 모시면서 주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최근에 한국의 높은 수준의 의료가 외국에 널리 알려지면서 외국인들이, 심지어 미국에서도 치료를 위해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다. 우리 공공병원도 시설과 의료장비에 좀 더 투자하고 우수 의료진을 갖추면서 조금만 더 개선하면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현승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장

1천2백만 경기도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완연한 가을이다. 경기도가 제출한 3차 추경예산처리에서 4대강, GTX가 싫어 국비도 반납한 민주당 예결위 위원들은 도의회 회기가 끝나자마자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3차 추경 예산안이 민주당의 단독처리로 한나라당의 예결위 연찬회 보이콧에 이어, 민주당과 3차 추경 안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박수영 도 기획관리실장이 사의표명으로 이어지는 등 추경 안 파동으로 비화한 시점에서 민주당은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처럼 보란 듯이 제주 칼 호텔로 떠났다.22년 만에 경기도에서 열리는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준비로 도 집행부뿐만 아니라 도의회도 정신없이 분주한 상태에서 예결위 연찬회를 제주에서 굳이 열 필요가 있느냐는 도민들의 걱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도 집행부 실국장 수십 명과 같이 떠났다.해당 상임위원회에서 모두 원안 통과시킨 국비 지원 예산을 민주당이 뒤엎고 예결위를 다수당의 거수기로 만들고, 한 푼이 아쉬운 국비를 대폭 삭감하여 단독처리를 한 다수당 민주당에 한나라당과 집행부 공무원들이 예산안을 지키고자 다수당인 야당과 맞서 싸웠다. 유치원 무상급식에 억지로 어린이집 아이들을 끼워 맞춘 전형적인 아마추어 행정의 극치를 보면서도, 결과적으로 도지사에게 한나라당 도의원들은 딴지를 걸은 꼴이 되었다.도지사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해줬다. 인사권을 내 놓으라면 내주고, 시장, 군수가 해야 할 일도 민주당이 시키면 하겠다고 했으며, 이번에는 정부가 지원해 준예산까지 정치적으로 삭감했는데 도지사는 보고만 있었다. 수해 복구를 위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큰 틀에서 이해해달라는 도지사의 깊은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특히 집행부로서 다수당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만, 도민에게 돌아갈 국비 예산을 포기하는 의견 까지 무차별적으로 따르는 것은 다수결 만능주의일 뿐이다.본래의 예산심의 기능을 포기하고 민주당의 거수기로 전략한 예결위원회 활동에 대해 소수당인 한나라당은 반대토론을 하고 논리를 피력하면서 야당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수적 열세에 눌려 역사와 도민 앞에 죄인이 될 수 없는데도 민주당의 비민주적이고 불합리한 행태를 바로 잡고 도민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 예결위 활동을 잠정 중단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신현석 경기도의원

수도권 규제완화도 복지차원에서

수도권 규제가 국가 전체의 경쟁력에 미치는 폐해가 심각해 규제를 풀지 않고서는 국가경쟁력 제고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09년 초, 성장관리권역, 과밀억제권역이 일부 완화되는 등 수도권 규제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미흡하다.수도권에 가해지는 규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에 의한 경기도 내 규제면적은 1만167㎢로 전체 면적의 86%에 이르고 있다. 이 법으로 공장총량 등 공업입지가 제한되고, 대학 신증설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연수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는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연천군과 파주시를 비롯한 경기지역 27개 시군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주택 등 구조물의 신증축이 어려운 탓에 개발이 뒤떨어지고 있다.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한 팔당특별대책지역 규제는 남양주시, 광주시 등 팔당수계지역 7개 시군에 걸쳐 각종 개발을 가로막고 있다. 이 지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과 숙박시설, 음식점, 공장이 들어서지 못한다. 우사와 돈사 등 축사도 불허하고 있고, 양식장, 어업행위도 허용되지 않는다. 소위 그린벨트라 일컫는 개발제한구역은 하남시와 과천시 등 도내 21개 시군이 대상이다. 경제성 있는 기업들이 경기도로 공장을 확장 또는 이전하고 싶어도 대부분 그린벨트로 묶여,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린벨트 위반자는 이행강제금을 물어, 수많은 범법자로 전락했다.이처럼 경기도는 10여개의 규제법과 제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규제왕국에 갇혀 있다. 수도권 규제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비틀고 있다. 낡고 불합리한 규제는 국가경쟁력 상실과 함께 경제회생, 민생안정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 주민들을 괴롭혀 온 불필요한 규제를 이제는 복지차원에서 검토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입법적 활동이 절실하다. 이를테면 지난 2008년 그린벨트 내 불법창고를 양성화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필자가 아이디어를 내 국토해양부에 강력하게 요구하여 양성화 원칙에 동의한 바 있다. 실례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하남시 친환경 물류단지 조성사업도 그동안 규제 탓에 피해당한 계층에 대한 복지차원의 규제완화 대안으로 꼽을 수 있다. 수도권 주민들이 소외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복지차원에서 접근하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든다. 이제 복지차원의 규제완화는 시대적 요청이다. 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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